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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vity Rush 2 (그라비티 러쉬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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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Shantae; Half-Genie Hero (샨테 하프지니 히어로)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WayForward

플랫폼 : Playstation 4, X-Box One, Wii U, PC

발매년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물지만 각 게임개발사는 회사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캐릭터, 그리고 얼굴에 해당하는 마스코트(mascot)가 존재한다. Nintendo의 마리오, Sega의 소닉, Capcom의 록맨이 이에 해당되며 Wayforward의 ‘샨테’ 또한 마찬가지다. 소닉이나 마리오, 록맨 만큼 오래되진 않았지만 2002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Wayforward의 마스코트이자 대표작으로써 그 역할을 맡아왔다. 물론 오랫동안 작품을 이어왔다는 것만으로 마스코트가 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캐릭터들 못지않은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있고, 게임의 완성도가 훌륭하며, 평단의 평가도 좋아 마스코트라 불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다만 평가에 비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워낙 낮다 보니 마스코트라고 인정하는 것은커녕 샨테라는 캐릭터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게이머가 부지기수였을 뿐이다.

개발사 간 협력과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발매로 서서히 인지도가 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Shantae] 시리즈의 개발사 Wayforward가 [Rockman Zero], [Mighty No.9] 등을 개발한 Inticreates와 협력을 맺으면서 큰 이슈가 되었고,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가 스팀(steam)으로 발매되어 조금씩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과거 GBC(Gameboy Color)로 발매한 초대 [Shantae], 개발 중단과 함께 너무 오랜 기간 발매가 늦춰진 [Shantae; Risky’s Revenge]의 낮은 인지도를 생각하면 굉장히 분위기가 좋아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진행한 [Shantae; Half-Genie Hero]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어느 누구도 샨테를 듣도 보고 못 한 캐릭터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높아진 인지도와 별개로 과제가 하나 남았다. ‘인지도가 낮았을 뿐 게임의 완성도는 뛰어나다'라는 걸 [Shantae; Half-Genie Hero]를 통해 증명하는 것. 과연 샨테는 이를 증명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모두 훌륭한 도트 그래픽이었지만 아쉬움과 괴리감이 항상 존재했다

성공적인 펀딩과 높아진 인지도에 부응이라도 하듯 [Shantae; Half-Genie Hero]는 지금까지의 샨테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다른 모습이란 바로 그래픽. 이전 작품인 [Shantae](2002), [Shantae; Risky’s Revenge](2010),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2014)는 도트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도트 그래픽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도트그래픽으로써 충분히 훌륭한 모습을 갖췄고 발매 기종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나쁘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샨테를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의 매력을 게임으로 구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물론 게임 진행 중에 볼 수 있는 각종 일러스트를 통해 캐릭터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는 좀 더 나은 그래픽에 대한 욕구와 일러스트-그래픽 사이의 괴리감만 낳을 뿐이었다.

고해상도 카툰풍 그래픽으로 탈바꿈하고 2D와 3D의 멋진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WayForawrd도 이를 인지한 듯 [Shantae; Half-Genie Hero]는 도트가 아닌 카툰(Cartoon)풍의 그래픽으로 탈바꿈했다. 샨테를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이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 그대로 다시 만들어졌고, 몬스터들 역시 카툰풍으로 재디자인되어 전작보다 더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단순히 카툰풍으로 바뀐 것뿐만이 아니라 Full HD의 높은 해상도를 통해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깔끔한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도트그래픽과 일러스트 사이에 발생한 괴리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통일감을 형성하는 것을 물론 캐릭터의 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그래픽의 향상과 함께 프레임(fps, frame per second)도 향상되었는데, 캐릭터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샨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밸리 댄스(Valley Dance)는 ‘섹시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멋진 모습이 되었다. (여담으로 전작은 도트그래픽이기에 밸리 댄스 특유의 섹시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도트 그래픽의 각진 느낌과 어색한 모션으로 인해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외에도 캐릭터는 2D로 만들되 배경과 사물은 3D로 만들어 충분한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2D와 3D 중 어느 한쪽만이 눈에 띄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고 있기까지 해 여러모로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샨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변신술이 부활했으며 변신종류도 많이 늘어났다

그래픽의 발전만큼 환영할만한 요소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샨테의 변신술이 부활했다는 것. 전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작중 이야기 흐름상 변신술을 사용할 수 없어 해적 도구를 활용해 게임이 진행되었다. 해적 도구를 이용한 연계 기술과 속도감 있는 게임 진행은 기존의 [Shantae] 시리즈와는 다른 재미를 주었지만, ‘밸리 댄스를 추며 변신하는’ 샨테만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Shantae; Half-Genie Hero]에서 변신술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전작보다 속도감은 떨어졌을지언정 샨테의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게다가 3~4개에 불과했던 변신술이 12개로 증가하기까지 했으니 더 다양한 게임 방식을 갖추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2개의 강력한 마법까지 더한다면 밸리 댄스로 사용하는 마법과 변신술은 총 14개)

학습이 간편한 원 버튼 시스템이지만 타이밍 요소를 반영해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다만 변신을 위한 조작방법이 초대 [Shantae]에서 사용하던 커맨드 입력 방식이 아니라 [Shantae; Risky’s Revenge]의 원 버튼(one button) 방식이 적용되었다. 이는 분명히 조작하는 재미를 반감한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게임을 조금만 진행해보면 오히려 원 버튼 방식을 적용한 게 더 나은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본작의 변신술(+댄스마법)은 총 14가지. 여기에 커맨드 입력 방식을 적용할 경우 플레이어가 학습해야 할 요소가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변신을 자주 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변신은 필수인데, 14종의 커맨드가 존재할 경우 잘못 변신하거나 커맨드를 기억하지 못해 커맨드 리스트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게임의 흐름이 자주 끊기는 것은 물론 몰입을 해치고 짜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래서 원 버튼 방식의 간단한 시스템을 도입해 학습 부담을 줄이고 더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은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원버튼 방식이 커맨드 입력 방식만의 조작하는 재미를 담지 못한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변신 버튼을 누른 후 타이밍에 맞춰 방향키를 누르는 방식을 함께 도입하여 원 버튼 시스템의 단조로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

메트로배니아 색깔이 강한 전작과 달리 일직선 플랫포머에 더 많은 무게를 뒀다

이야기 전개에 따라 임무를 부여받고 여러 스테이지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는 게임 방식은 변함없다. 그러나 전작의 강점은 살리되 약점은 보완함으로써 좀 더 짜임새 있고 탄탄탄 게임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먼저, 스테이지 구성이 크게 달라졌다.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일직선 구조의 플랫포머(Platformer)에서 메트로배니아(Metroidvania) 구성으로 점진적으로 바뀌는 특징은 동일하다. 그러나 일직선 플랫포머와 메트로배니아 중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었는지는 전작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전반부 스테이지는 일직선 플랫포머지만 후반부 스테이지는 미로 형태의 완전한 메트로배니아 구성을 보여, 게임 초반과 후반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반면 [Shantae; Half-Genie Hero]는 거의 모든 스테이지를 일직선 플랫포머 구성으로 만들었으며, 스테이지 곳곳에 ‘변신술을 활용해야만 진입할 수 있는’ 숨겨진 공간과 우회로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메트로배니아 구성을 조금씩 섞는 방법을 사용했다.

게임성은 똑같지만, 게임이 가벼워지면서 변신술의 비중을 더 크게 높이게 됐다

스테이지 구성의 변화는 두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첫째, 게임이 한층 가벼워졌다. 전작의 메트로배니아 구성은 스테이지를 한 바퀴 도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렸다. 미로처럼 얽힌 공간에서 퍼즐을 풀어가며 길을 찾는 것이 메트로배니아의 재미이긴 하나, 스테이지를 반복 진행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플레이어가 다소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본작의 일직선 구조는 길을 찾거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부담이 적고 스테이지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기에 짧은 호흡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변신술의 비중을 늘어났다. 전작도 해적 도구를 활용하여 게임을 진행하도록 만들긴 했으나 특정 퍼즐과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해적 도구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본작은 변신술을 사용하지 않으면 진입/해결 자체가 불가능한 요소를 많이 담아내 변신술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 게다가 변신을 하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면 일직선 구조의 플랫포머의 특성이 나타나지만, 변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수록 점차 메트로배니아 특성이 드러나는 독특한 게임성을 갖추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의 습득과 활용이 아주 유기적으로 짜여있어 물 흐르듯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음으로, 유기적 게임 구성은 여전히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해적 도구 습득 - 즉시 활용 가능한 스테이지 - 퍼즐/스테이지 해결 - 해적 도구 추가 습득'이라는 짜임새가 일품이었는데, [Shantae; Half-Genie Hero] 역시 해적 도구가 변신술로만 바뀌었을 뿐 같은 흐름을 갖추고 있다. 가령 원숭이 변신술을 얻은 직후에 진행하는 스테이지는 너무 높아서 올라갈 수 없는 구간이 존재하며, 인어 변신술을 얻은 직후에는 ‘물속에 있는 OO를 찾아라'는 임무가 부여된다. 그리고 변신술을 활용하여 퍼즐을 풀고 임무를 해결하면 또 다른 변신술을 얻을 수 있게 되며, 새로운 변신술은 다음 임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아주 정교하게 짜여있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게임 진행이 가능하며 퍼즐 풀이나 길 찾기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줄여주기까지 한다.

한층 늘어난 변신술의 종류만큼 퍼즐도 더욱 다양하고 오밀조밀하게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퍼즐 요소가 대폭 강화됐다. 메트로배니아 특성이 녹아있는 이상 퍼즐 요소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다만 스테이지의 길이가 짧은 일직선 구조가 되었기 때문에 미로형 구조를 활용한 큰 그림의 퍼즐보다는 한 화면에 담길 만큼 작지만 좀 더 머리를 써야 하는 퍼즐로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전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진 변신술 덕분에 퍼즐의 종류와 수도 대폭 늘어났다. 거미 변신술과 박쥐 변신술의 독특한 이동방식을 활용하여 즉사 구간을 빠져나가야 하는 퍼즐, 쥐 변신술을 사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작은 미로, 코끼리 변신술의 힘을 활용한 블럭 맞추기 등 형태가 매우 다양해졌다. 게다가 일부 보스에 한해서도 퍼즐 요소를 반영해두었는데, 단순히 보스의 공격을 피하면서 체력을 깎아가는 조작 중심의 전투가 아니라 상호작용이 가능한 구조물을 활용하여 공격하는 형태를 담아내 매우 참신하게 다가온다.

신나는 배경음은 반복 진행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지루함을 완벽하게 상쇄한다

배경음(BGM, Background Music)은 전작에서도 매우 훌륭했는데, [Shantae; Half-Genie Hero]는 한 단계 더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전작은 스테이지 컨셉(concept)에 맞는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형성하는 것은 물론 분위기 환기를 위해 신나는 음악을 시기적절하게 배치했다. 특히 미니게임 스테이지에 사용된 배경음 중 하나인 ‘Run Run Rootytops'는 게임 외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을 만큼 대단히 멋진 음악이었다. 그러나 밝고 어두운 음악이 섞여 있던 전작과 달리 본작은 전반적으로 밝고 신나며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채워냈다. 단편적으로 볼 때 음악의 다양성이 줄어들어 퇴보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다. 본작의 음악은 반복진행의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로써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Shantae; Half-Genie Hero]는 거의 모든 스테이지가 일직선 구조로 바뀌면서 한번 진행하는 시간이 짧아졌는데, 스테이지 길이가 짧아진 만큼 더 많은 반복 진행을 요구하게 되었다. 특정 구간의 반복은 필연적으로 지루함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신나고 중독성 있는 배경음을 통해 완벽하게 해소하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신나고 중독성있는 것이 아니라 각 스테이지의 컨셉과 잘 맞는 음악이기에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즐겁게 게임에 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첫 스테이지의 배경음이자 [Shantae; Half-Genie Hero]의 주제곡-보컬곡인 ‘Dance through the Danger'는 음악 자체가 훌륭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사를 통해 샨테라는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어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대단히 만족스럽고 성공적인 변화를 일궈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그래픽, 부활한 변신술, 가벼워졌지만 더 짜임새 있어진 스테이지 구성, 다양하고 복잡해진 퍼즐 등 전작보다 한층 더 발전한 [Shantae; Half-Genie Hero]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법 간 활용도 격차나 게임의 난이도 등의 게임 내 밸런스 부분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으며, 게임 진행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부수적 요소들에 조금 더 투자를 했으면 싶다.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몇 가지만 더 손을 보았다면 훨씬 매력적인 게임이 되었을 거라는 큰 아쉬움이 생긴다.

십여 가지가 넘는 변신술이 존재하지만, 게임 중 활용도의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

게임 내 밸런스 측면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점은 크게 세 가지. 첫째, 일부 변신술의 활용도가 지나치게 떨어진다. [Shantae; Half-Genie Hero]에서 사용하는 변신술은 총 12가지로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다양한 변신술을 활용해 퍼즐을 풀이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 방식은 흥미롭다. 하지만 변신술 사이에 활용도 격차가 매우 큰데, 가령 원숭이 변신술을 퍼즐 풀이가 아닌 상황에 활용해도 매우 유용한 반면 거미 변신술은 퍼즐 풀이 외에는 효용성이 매우 떨어져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다. 또한, 박쥐 변신술의 특수 기술은 단 하나의 퍼즐 풀이 외에는 사용되는 일이 없으며, 각종 변신술의 공격 기능 역시 위력적이지 않아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변신술이 존재함에도 변신술 간의 효용성과 활용 빈도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게임의 분량을 조금만 더 늘려서 다른 변신술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면 한층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양한 마법이 있지만 ‘시미터’ 외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사용할 일이 없다

둘째, 다양한 마법이 추가되었지만, 효과적인 마법은 극히 소수다. 댄스 마법이 아닌 상점에서 구입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일반 마법도 다양하게 추가되었는데, 전작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던 시미터(Scimitar, 파이크볼, pikeball)를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많이 떨어진다. 중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마법이 두 종류나 있지만, 공격력이 너무 약해서 사용하나 마나 한 수준이며, 데미지 감소나 무적 모드 등 방어 마법도 추가되었으나 게임 자체의 난이도(다음 문단에서 상술)가 높지 않아서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 부분은 마법의 공격력을 상향 조정하고 ([Rockman]의 약점 무기 활용과 비슷한 형태로) 속성을 부여하여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거나, 전반적인 게임 난이도를 높였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잘했지만 몇 가지 요소로 인해 전투 난이도가 크게 떨어지게 되었다

셋째, 전투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낮다. 게임 구성 요소 중 전투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말 많다. 그중에서 [Shantae; Half-Genie Hero]의 전투 난이도를 낮추는 요인은 ‘지나치게 높은 회복 아이템 제공률'과 ’보스를 비롯한 몬스터의 약한 공격력'에 있다. 어느 한쪽만 존재하더라도 난이도를 낮추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나,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하다 보니 시너지를 일으켜 난이도를 큰 폭으로 낮추게 된다. 스테이지 진행 과정에서 생명력(HP, Health Point)이 바닥나 게임오버가 되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며, 보스전은 공격 패턴을 훌륭하게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퍼즐 요소를 제외하면 적당히 맞아가면서 싸워도 쉽게 이길 수 있다. 더군다나 추락/가시밭 등에 의한 즉사 포인트 역시 체력을 조금 깎고 체크포인트로 되돌릴 뿐이다. 물론 [Shantae] 시리즈가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전투 중심의 게임이 아닌 퍼즐 중심의 게임으로써 이어져 왔기에 반드시 전투 난이도가 높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보스전이 훌륭하지만, 너무 쉽다'라는 아쉬움이 꾸준히 제기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내용물만으로도 어렵게 만들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여러 방면에 큰 변화를 준 [Shantae; Half-Genie Hero]에서만큼은 조금 달라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더빙과 컷씬의 부재 - 한층 더 높은 매력을 발산하려면 차기작에서는 꼭 필요하다

부수적인 요소에서의 아쉬움은 ‘부족한 더빙'과 ‘컷신에서의 애니메이션 부재'에 있다. 더빙의 경우 킥스타터 펀딩 당시 모금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진행하기로 했으나, 아쉽게도 더빙을 위한 목표 금액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더빙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할 순 없다. 하지만 드물게 들어볼 수 있는 샨테와 리스키의 목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전작에서도 훌륭한 일러스트에 비해 맞는 더빙이 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컷신/애니메이션은 이야기 진행에서 더 높은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되었을 법한데 따로 제작되지 않았다. 캐릭터의 감정표현은 몇 장의 일러스트를 활용하고 있으나, 특정 상황에서 캐릭터의 감정 상태와 중립 자세가 썩 어울리지 않아 몰입을 조금 해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전작에서도 조금 지적되었던 부분이었을 뿐만 아니라, [Shantae; Half-Genie Hero]에서 보여준 그래픽 기술이라면 충분히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대로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준다면 다른 마스코트들 못지않게 유명해질지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Shantae; Half-Genie Hero]가 아주 멋진 그림을 완성해냈다. 다른 게임이라고 느껴질 만큼 멋지게 만들어낸 그래픽, 더 단단한 짜임새를 갖춘 게임 구성, 신나는 음악과 게임으로써 재미까지 충분한 완성도를 갖췄다. 이제 게임의 완성도와 평가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성공적인 펀딩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증명했고, 멋진 게임을 내놓음으로써 훌륭한 게임시리즈라는 것 또한 증명했다. 더 이상 ‘훌륭하지만 아무도 해본 적 없는 게임’(Video Game Award 2014)이라는 부끄러운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대로라면 [Shantae] 시리즈는 점점 더 유명해질 것이며, 소닉, 마리오, 록맨에 버금가는 캐릭터가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보자.

못다 한 이야기

- 이번 작에서 아쉬웠던 점을 한 방에 해결하는 방법은 '변신술을 활용하도록 보스전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변신술의 활용도가 골고루 분배될 뿐만 아니라 조작도 까다로워져 난이도가 자연스레 올라가게 된다. 더군다나 이는 어느 정도 [Rockman] 시리즈가 보여준 '보스전에서의 약점 무기 활용'과 비슷한 꼴이 될 수 있기에 확실하게 호평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 작중 이야기도 큰 진전이 있었다. 전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에서 샨테의 어머니와 해적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세계관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본작 [Shantea; Half-Genie Hero]에서는 지니 왕국의 존재와 샨테의 어머니가 생존했음에 드러나는데, 이로 인해 차기작은 더 풍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악당이지만 악행의 규모가 작았던 리스키도 이번에는 지니 왕국을 타락시키겠다는 엄청난 계획을 세우기에 악역의 면모도 더 강하게 부각되었는데, 조력자로서 비중이 컸던 전작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으며 향후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얼마나 악당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크게 기대된다.

- 리스키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로 게임이 가능한 DLC가 준비 중이라고 한다. 전작에서 해적 도구를 활용한 게임 방식이 사라져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리스키 DLC에서 해적 도구를 활용한다고 하니 DLC 발매 이후에는 게임이 더 재미있어 질듯하다.

- 일반 마법인 '시미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사실상 사기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성능이 좋다. 사용하면 샨테 주위로 칼날이 돌아가는 데 한방이 데미지가 약하지 않고 회전속도가 빨라서 단위 시간당 데미지를 크게 높여준다. 단적으로 적의 공격을 맞아 무적시간이 발생할 때 시미터와 일반공격으로 때리면 더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어, 맞으면서 싸워도 보스를 쉽게 이길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사기 마법...이랄까?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PC )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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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해외 게임 웹진 IGN에서 올린 “Sonic Was Never Good”이라는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Sonic Mania]가 공개되고 난 뒤 IGN에서 대대적으로 소닉 시리즈를 비판한 영상 중 하나입니다. 사실 비판도 아닙니다. 비꼬고 깎아내리는 아무런 영양가 없는 영상이었죠. 이에 대해 해외 게이머들과 소닉팬들, 그리고 소닉 제작진들까지 분노에 가득 차 IGN을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닉의 불모지인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홀로 “IGN - Sonic Was Never Good”을 반박한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종미니멈은 그 모습에 너무나 깊은 인상을 받았고, 즉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그래서 만나보았습니다.

종미니멈 : 추억님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실까요?

추억 : 실명은 ‘류진'이고요. 나이는 30살 가까이 되어가고 있고,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 (웃음)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고민) 제가 활동하고 있는 건 블로그랑 유튜브 채널인데 블로그를 주로 활동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티스토리로 옮겨갔고요. 유튜브에서는 간간히 게임 영상이나 번역 작업한 자막 영상이라던지 올리고 있어요. 전에는 트위치에서 간혹 방송을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게임 자체를 못하다 보니까 방송은 못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종미니멈 : 블로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계시고 유튜브나 트위치를 간간히 했는데 요즘은 방송은 못 하고 유튜브는 조금씩하고 계시다는 거죠?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그러면 블로그랑 유튜브를 같이 하시는데, 블로그 메인을 보면 이렇게 쓰여 있어요. “레트로 게임부터 현세대 게임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추억들을 새겨보고자 만든 게이밍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나 유튜브 활동을 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추억 : 일단 게임이라는 문화 매체가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있기도 하고, 블로그는 사실 운영한 지 엄청 오래되었어요. 네이버 블로그 시절부터. 물론 그때는 정확한 주제를 가지고 운영한 것은 아니었죠. 그런데 주제를 확실하게 잡고서 제대로 취미생활로써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 생각을 해서 시작을 한 거고요. 유튜브에서는 즐겨보는 해외 채널들이 있는데, 그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국내에는 그런 채널이 많이 없다는 게 느껴져서 그런 위치에서 활동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조금씩 배워가면서 하고 있는 거예요.

종미니멈 : 방금 국내에는 '그런 채널'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런 채널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추억 : 국내에서 게임 방송하는 분들은 콘솔 게임이나 레트로 게임은 활동을 잘 안 하고 계시고, 제가 즐겨보는 채널이 게임 플레이를 띄워놓고 여러 명이서 게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설명하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영화 DVD에서 볼 수 있는 '코멘터리’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거든요. 그런 형식의 유튜브 채널이 없는 것 같았고, 콘솔 게임은 아직까지 비주류니까 좀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미니멈 : 콘솔이나 레트로 게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단순히 플레이만 하는 방송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코멘터리를 나누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거군요?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그러면 블로그와 유튜브의 내용에 대해 여쭤볼게요. 제가 인터뷰를 요청한 건 'IGN - Sonic was never good’ 영상 때문인 것도 있지만 소닉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게 겉으로 드러나요. 당장 블로그 메인 사진만 봐도 소닉 인형을 들고 있는 캐릭터를 사용하고 계시잖아요? 상당 부분을 소닉에 대해 다루고 계시는데, 소닉에 집중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추억 : 아무래도 가장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중 하나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여건이 많지 않은데 그중에서 그나마 관심 있는 걸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국내에서는 소닉팬들이 많지도 않고 여러 가지로 비주류라서 어떤 점에서 많이 알리고 싶다, 좋은 점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에요. 소닉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90년대 메가드라이브 시절 게임만을 생각하는데, 최근까지도 나오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알리고 싶다는 거였죠.

종미니멈 : 소닉이 국내에서는 비주류이기 때문에, 동시에 추억 님이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거군요?

추억 : 네

캐나다에 잠시 있을 때 만났던 [Sonic Adventure 2 Battle]이 소닉을 좋아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

종미니멈 : 그러면 이제 몸풀기 질문을 좀 드려볼게요. 소닉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추억 : 되게 어려운 것 같네요.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 시절에 이 질문과 비슷하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좋아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더라고요. 사람이 좋아하는 게 있으면 팬심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건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거든요. 그나마 논리적으로 설명해보자면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속도감이 좋았고, 소닉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자유분방한 성격이 저와 반대되는 부분이라 닮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계기라고 하면 제가 처음 했던 소닉 게임은 [Sonic the Hedgehog 2]였던가 싶었는데 콘솔로 한 게 아니었어요. 게임이 4000개씩 들어있는 PC게임 있잖아요? 거기서 한번 해보고 말뻔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쯤 캐나다에 한 달 정도 가 있던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홈스테이하는 집에서 게임큐브를 가지고 있었고, 여러가지 게임 중에 하나가 [Sonic Adventure 2 Battle]이었어요. 저도 당시에는 국내에서 알려진 게 아니었으니까 소닉이 더 나오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거기 가서 알게 되었어요. 계속 나오고 있구나. 또 가뜩이나 했던 게임이 명작이다 보니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종미니멈 : 처음에는 클래식 소닉을 먼저 접한 뒤 잊혀지다가 외국에서 [Sonic Adventure 2]를 보고 제대로 좋아하게 되었다는 거죠?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이게 참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Sonic Adventure 2]가 전체 시리즈에서 가장 평가가 좋잖아요. 하필 그 작품을 보고 다시 좋아하게 되셨다니 뭔가 느낌이 묘하네요. (웃음)

추억 : 그렇죠. 가서 영어 공부하라고 했더니 게임만 하다 와서…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소닉 시리즈는 다 즐겨보셨나요?

추억 : 전부 다는 아니죠. 워낙 많으니까…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즐기신 것 중에 추억님은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세 개만 꼽으신다면요?

추억 : 가장 기억에 남 는건 클래식 시리즈 중에 [Sonic the Hedgehog 3 & Knuckles]고요. 저한테 가장 의미가 있는 건 [Sonic Unleashed]고, 가장 좋아하는 건 [Sonic Generations]고요.

종미니멈 : [Sonic Adventure 2]는 어디 갔죠?

추억 : 이게 세 개만 꼽으라면 힘든 거에요. (웃음) 클래식 소닉 중 하나는 꼭 들어가야 하겠고…

종미니멈 : 그렇죠. [Sonic the Hedgehog 3]가 국내에서는 가장 유명하니까요.

추억 : 맞아요. 완성도도 높고 하니까 어쩔 수 없네요. (웃음)

종미니멈 : 아쉽게도 [Sonic Adventure 2]는 못 들어가는 걸로…(웃음)

추억 : 한 4위 정도로 둘게요. (웃음)

2008년 作 [Sonic Unleashed] - 직접 돈을 모아 콘솔을 살 만큼 좋아했던 소닉

종미니멈 : 그런데 아까 [Sonic Unleashed]가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하셨잖아요? 왜 그런가요?

추억 : 실질적으로 제가 돈을 모아서 처음 구입한 게임이 X-Box 360인데, 엑박을 사게 된 계기가 [Sonic Unleashed] 때문이에요. 그게 나왔을 때가 2008년이고, 제가 엑박을 산 건 2009년이에요. 집안에서 게임하는 걸 워낙 좋게 보지 않고 엄격한 분위기이다 보니까 몰래 사게 됐거든요. 그래서 돈을 조금씩 모아서 샀던게 [Sonic Unleashed]였고, 친구랑 영상을 보면서 엑박으로 살 거냐 플스로 살 거냐 고민을 하다가 플스는 로딩 시간이 조금 길더라고요? 그래서 엑박을 사게 되었고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스스로 구입한 첫 게임이 [Sonic Unleashed]였고,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준 점도 있어서 의미가 있는 거에요.

종미니멈 : 그렇군요. 사실 처음 [Sonic Unleashed]가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 이전 작품인 [Sonic the Hedgehog](2006) 때문인 줄 알았거든요.

추억 :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더라고요. (웃음)

종미니멈 : 그때 완전히 시리즈가 사장될만큼 망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죽을뻔하다 되살아난 게임이라서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웃음)

추억 : (웃음) 실은 실질적으로 느낄 수 없었죠. 넥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2006년도 그 작품이. 그 정도로 큰 문제였다는 걸 체감하기 힘들었어요. 대한민국에 있으니까. 해외 웹진에서는 정말 말이 나왔던 듯한데 이게 얼마나 문제인지 체험을 못 해봤으니까 체감을 못 했죠. 그래서 그 당시에 망할 뻔 했다는 건 잘 몰랐죠.

종미니멈 : 저는 뒤늦게 해보고 '망할만한데?'라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그 당시 상황에는 몰랐으니까 알기 어렵다는 거군요.

추억 : 그렇죠.

2010년 作 [Sonic Generations] - 군 복무 중임에도 한정판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후문

종미니멈 : 세 번째는 [Sonic Generations]를 꼽아주셨는데, 뒤늦게 소닉에 입문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 작품 때문에 소닉을 좋아하게 되시거든요. 어떤 점 때문에 [Sonic Generations]를 세 번째로 꼽으셨나요?

추억 : 이게 순위는 아니에요. (웃음) 순위를 굳이 꼽자면 [Sonic Generations]가 1~2위 중 하나일 거에요. [Sonic Generations]는 굉장히 의미가 있죠. 20주년이고, 클래식과 모던이 만났고, 과거 명작 스테이지를 재해석했고요. 더군다나 그 안의 내용물도 굉장히 좋았고요. 이런 선물이 없어요. 팬들에게는. 물론 스토리나 최종 보스는 아쉽지만, 의미가 크다는 건 변함이 없죠. 개인적으로는 호주에서 한정판 구하고, 일본에서는 초회판을 구할 정도로 돈을 많이 쓰긴 했죠. 그만큼 좋은 게임이에요. (웃음)

종미니멈 : 한정판을 구할 정도로 많은 열정을 쏟으셨군요.

추억 : 그거 나왔을 때가 2011년이잖아요. 제가 그때 군대에 있었거든요. 구하기 진짜 힘들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발매되고 조금 지나서 구한 거겠네요?

추억 : 아뇨. 발매할 때 샀죠.

종미니멈 : 군 복무 하시면서?

추억 : 그렇죠.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마지막 몸풀기 질문.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군가요? 

추억 : 아무래도 주인공이니까 소닉이 가장 좋다고 하면 진부한 대답이 될 것 같은 데 (웃음) 아무래도 아까도 말했다시피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캐릭터성이 변질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예전 드림캐스트 시절에 많이 강조되었던 쿨함. 그런 점들은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니까, 조금이라도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소닉이 가장 좋고요. 하나 덧붙이자면 요즘은 에그맨이 엄청 좋더라고요.

종미니멈 : 왜죠?

추억 : 예전에는 그냥 악당이었잖아요. 이용이나 당하고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소닉과 대립하는 위치가 약해지면서 오히려 정이든 느낌이 많이 나더라고요. 오래 지내다 보니 친해졌는지 투닥거리는 모습도 자주 나오고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들어요.

소닉팬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출처 : 추억TV)

종미니멈 : 지난번에 올려주셨던 'IGN - Sonic was never good'에 대한 반박영상에 대해 질문을 드릴게요. IGN의 망언은 소닉 뿐만 아니라 여러 사건이 참 많아요. 대규모 게임회사들에게는 굉장히 후한 점수를 주는 반면 인디게임들은 불필요하게 많이 비판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요. 그래서 이미 신뢰를 많이 잃긴 했지만 이번 'Sonic was never good'은 정말 큰 실수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 이 영상을 봤을 때 어느 정도는 알아들었지만, 해외 영상이다보니 정확히 어떤 망언을 했는지 답답했었는데, 마침 추억님 영상을 보고 속이 시원했어요. 그런데 어찌 보면 해외영상이다 보니 추억님 혼자서 기분 나쁘고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인데 영상까지 만드셨단 말이죠. 어떤 심정으로 만드신 건가요? 

추억 : IGN이 실수하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경우는 정말 많죠. 그 영상에서도 나와 있지만 IGN이 편파적인 의견을 많이 내비치고 있다는 건 팬이라면 다 알고 계셨을 거에요. 저도 못 보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해외에서는 IGN의 망언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리액션을 하는 영상을 많이 올렸더라고요. 이 영상이 굉장히 반응이 크고 소닉 공식 채널에서도 IGN 영상에 댓글을 달아둘 정도였어요. 물론 장난식으로 '우리 쪽으로 와서 이야기해보자'라는 식이었지만요. 게다가 에그맨 성우도 그 영상에 댓글을 달았어요. 그러니까 엄청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영상인지. 그래서 'Sonic was never good’ 영상을 직접 찾아보니까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화가 나고, 답답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해외에는 이것저것 말이 많이 나왔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소닉팬들조차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소닉팬이 아니더라도 다른 게이머분들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이런 일은 알리는 게 좋겠다 싶었죠. 처음에는 자막만 달아서 올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박을 해야겠다 싶었고 살을 붙이다 보니 영상이 만들어지게 되었죠.

종미니멈 : 추억님 영상을 보면서 IGN 기자들이 굉장히 무지하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찌 보면 그 사람들이 소닉에 대해 그 정도로 소닉에 대해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린힐'이 [Sonic the Hedgehog 2]에 나왔다는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봐요. 저조차도 워낙 많은 시리즈를 하다 보니 스테이지가 헷갈릴 때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외에 것들은 게임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서 닌텐도 NX 로고에 대해서만 까내리고 있으니…

추억 : 그렇죠. (웃음) 얼마나 할 말이 없으면 그랬을까 싶었죠.

종미니멈 : 조금 아쉬운 건 추억님 반박 영상의 조회 수가 높지 않았다는 거랄까요?

추억 : 맞아요. 한 800 정도 되던가?

종미니멈 : 그래도 굉장히 논리적으로 잘 만드셔서 나무위키에도 등록이 되어 있거든요. 알고 계세요?

추억 : 아? 그래요?

종미니멈 : 나무위키의 IGN 항목 제일 마지막에 추억님 영상이 링크되어 있어요.

추억 : 영광이네요. (웃음)

종미니멈 : 제가 올린 건 아니고요. (웃음)

추억 :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소닉팬이라면 절대 실패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Sonic Mania]

종미니멈 : 이제 신작 이야기를 조금 해보죠. IGN은 '소닉은 별로다’ ’[Sonic Mania]는 과거의 짜집기일 뿐이다'라는 표현을 했는데, 사실 [Sonic Mania]가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만 봐도 퀄리티가 굉장히 높아요. 게다가 과거 클래식 소닉 시리즈를 ios버전으로 리메이크한 '크리스천 화이트헤드'가 참영를 해서 제작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처음 [Sonic Mania] 트레일러를 봤을 때 엄청 소리를 질렀거든요. 드디어 소닉의 부활이구나!

추억 : 저도 그랬어요. (웃음)

종미니멈 : 25년 만에 드디어 다시 빛을 보는구나! 제대로 된 게 돌아왔구나! 싶었는데, 추억님은 어떤 기분이었나요?

추억 : 저는 25주년 기념 파티를 생중계로 보고 있었어요. 트위치에서. 만약 발표 이후에 소식을 접했으면 반응이 덜했을 듯한데, 생중계에서 새로운 게임을 공개합니다라면서 트레일러를 틀어줄 때 '과거로 돌아갑니다'까지는 흔히 있는 일이라서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제작자가 딱 뜨는 순간. '야! 됐다! 이건 성공할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기다리지? 파티가 7월 즈음에 열렸잖아요? [Sonic Mania]가 나오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니까 환장할 것 같고 엄청 인상 깊었죠. 제작진 선택을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종미니멈 : 크리스천 화이트헤드랑 또 누구였죠?

추억 : 헤드 캐넌. 그리고 음악 쪽에는 티로페즈가 참여했죠.

종미니멈 : 클래식 소닉 시리즈를 이식한 사람이 소닉의 팬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매우 인상 깊었고, 지금까지 공개된 플레이 영상만 봐도 실패할 수 없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소닉 팬들은 다들 비슷비슷하네요?

추억 : 그럴 수밖에 없죠. (웃음)

‘소닉 2017′에 코믹스 캐릭터가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

종미니멈 : 이제 '소닉 2017'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소닉팬들에게 2017년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작이 두 개나 나오잖아요? [Sonic Mania]가 5월에 나오고, '소닉 2017'은 홀리데이 시즌에 나와요. 그런데 '소닉 2017'은 트레일러 이외에 정보가 거의 없어요. 트레일러 달랑 하나. 거기서 알 수 있는 건 [Sonic Generations]처럼 클래식 소닉과 모던 소닉이 함께 나온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고, 오랜만에 소닉팀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고 해서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하나 더 공개된 정보가 있다면 신규캐릭터가 나온다는 게 있어요.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추억 : (고민) 아무래도 정보가 적은 데다 추측할만한 근거가 없으니 쉽지 않네요.

종미니멈 : 저 같은 경우는 미국의 아치 코믹스 <Sonic Universe>를 사서 읽고 있는데, 거기서 '스커지'라는 캐릭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팬들의 추측 내용을 보면, 10주년에는 쉐도우(Shadow the hedgehog)가 나왔고, 15주년에는 실버(Silver the Hedgehog)가 나왔어요. 그런데 공통점이 이름이 S로 시작하고 고슴도치라는 거에요. 마침 스커지가 또 여기에 딱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추억 : 그러네요. (웃음)

종미니멈 : 코믹스에 있던 캐릭터가 게임으로 올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Sonic Boom]의 '스틱스'가 역수입되어 [마리오와 소닉 올릭핌] 시리즈로 넘어온 걸 보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억 : 근데 개인적으로는 코믹스 캐릭터가 넘어올 것 같지는 않아요. 소닉팀에서는 어느 정도 코믹스랑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코믹스와 협업을 하려면 진작부터 했을 거에요. 왜냐하면 코믹스도 굉장히 오래된 시리즈잖아요? 게임 캐릭터 만화로는 최장수 시리즈이기 때문에 협업을 하려면 진작부터 했어야했다고 생각하고, 실질적으로 협업했던 건 [Sonic Spinball] 하나밖에 없어요. 그마저도 스핀오프 작품 중 하나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코믹스 캐릭터가 올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S로 시작하고 고슴도치 캐릭터라는 건 흥미롭네요. 제가 보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가 나올듯해요. 다만 그게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나올 것 같지는 않아요.

종미니멈 :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추억 : 제가 보기에는 이번에도 소닉 위주로 갈 것 같아요. 트레일러가 보여주는 구성이 [Sonic Generations]와 완전히 똑같아요. 

이렇게 많은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정작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소닉 뿐…

종미니멈 : 신 캐릭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Sonic Adventure 2]까지는 신 캐릭터가 정말 많이 나왔어요. 특히 2세대 소닉은 신 캐릭터로 플레이도 가능했고, [Sonic the Hedgehog 06]에 실버가 등장하면서 고슴도치 세 마리가 괜찮은 구도를 형성했죠. 그런데 게임이 터져버리면서 소닉 위주로 바뀌게 된 거고요.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이에 대해서는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려요. 소닉 중심으로 게임이 흘러가는 게 더 낫다는 사람도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왜 써먹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어요. 추억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억 : 다른 캐릭터들은 3D로 제대로 넘어오지 못한 것 같아요. 그나마 어드벤처 시리즈가 잘 표현해주긴 했는데, 그래 봐야 테일즈는 소닉을 따라다니는 거, 너클즈는 에메랄드 조각 찾는 거잖아요. 어찌 보면 이건 전통적인 플랫포머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을 추구한 거고, 그래서 성공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하지만 소닉팬들은 원하는 건 소닉으로 진행하는 스테이지를 다른 캐릭터로 진행하되 다른 경로를 찾는 방식인 것 같아요. 하지만 소닉팀을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듯해요. 그래서 2008년부터 계속 소닉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고요. 제가 보기에는 모던 소닉은 [Sonic Generations]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봐요. 레벨 디자인이나 연출이라든지 여러 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더 다듬는 게 좋다고 봐요.

종미니멈 : 여러가지 캐릭터를 사용하기보다 소닉을 중심으로 더 개선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시죠? 

추억 : 네.

‘소닉은 망겜이다!’라는 소닉망겜론에 대한 소닉팬의 솔직한 생각은 다음과 같다

종미니멈 : 이번에는 소닉팬들에게는 조금 기분 나쁠 수 있는 질문이에요. 소닉이 파란색이잖아요? 옆 동네 파란색 로봇이 사라졌거든요. 새로 만드니 싶었는데 그마저도 죽었고요.

추억 : 제가 그쪽도 팬이라서 마음이 아프네요. (웃음)

종미니멈 : 불안한 것도 사실이에요. 소닉이 세가의 간판 캐릭터인 건 사실이지만 실상 수익을 많이 내고 있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언제든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물론 이런 부분은 회사 측에서 해결할 문제니까 팬으로써는 어찌할 방법은 없지만요. 그런데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있어요. '소닉은 망겜이다!’ 소위 소닉망겜론이라고 하는 이야기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보시나요?

추억 : 여 러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제가 보기에는 소닉 시리즈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 같아요. 게임을 평가할 때 말이죠. 예를 들면 [Sonic Genertations]는 소닉팬 입장에서 봤을 때 이것보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 없어요. 3D 시리즈에서는. 그런데 정작 평점은 그렇게 높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거에 마리오와 경쟁 구도를 펼쳤던 그때의 소닉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요.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그래서 평작을 뽑으면 망작으로 취급받는거죠.

종미니멈 : 마리오와 비교되면서 평가절하당하게 된다는 거군요?

추억 : 그렇죠.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저야 알 수 없지만, 평가 기준이 굉장히 높게 되어있고, 애초부터 까고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잡혀있는 듯해요. 그래서 평점이 생각보다 높지 않고 점수만을 보고 게이머들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종미니멈 : 실제로는 괜찮은 게임인데 너무 높은 기준치로 인해 평론가들 사이에서의 점수가 높지 않아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는 거죠?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저도 그 부분은 생각한 적이 있긴 해요. 소닉이 만들어진 계기가 마리오에 대항하기 위한 세가의 마스코트를 만들자는 취지였으니까요. 딱 한 번 뿐이긴 하지만 마리오를 판매량에서 이긴 적이 있었고, 그 이후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서 이어져 오고 있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소닉은 계속 들쭉날쭉한 데 마리오는 가면갈수록 좋은 평가를 받아요. 지인 중에서 한 사람이 '마리오는 계속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냐? 그러면 소닉은 게임을 못 만드니까 평가를 못 받는 게 아니냐?'라는 말도 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추억 : 제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마리오는 계속 좋은 평가를 받고, 소닉은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잖아요. 대체 뭐가 다른걸까라고 생각해봤는데 소닉은 이상하리만치 도전을 많이 해요. 게임을 개발할 때 새로운 기믹을 넣고 전과는 다른 걸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까 새로운 요소가 이전 것만큼 다듬어지지 않아서 이상하게 보이게 되는 거죠. 마리오는 정해진 틀이 있잖아요. 마리오의 이동방식이나 움직임 같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소닉은 3D로 넘어오면서 시리즈마다 전부 달라요. [Sonic Adventure]는 가속도가 붙고 스핀대쉬를 하고 이런데, [Sonic Heroes]는 팀베이스 방시그로 바뀌잖아요. 그런데 이게 그 이후로는 또 나오지 않는 거죠. 게다가 외전이긴 하지만 [Shadow the Hedgehog]는 갑자기 총을 쏴요. (웃음) 그리고 [Sonic the Hedgehog 06]로 넘어가면 캐릭터마다 성능이 다 달라요. 거기다가 소닉의 스핀대쉬는 있으나 마나 한 기능이 되어버렸고, 더 충격적인 건 소닉이 점프를 해서 적을 죽일 수 없어요. 무조건 호밍어택을 써야해요. 그래서 클래식 시리즈를 하던 사람들은 납득을 할 수 없죠. 여기에 [Sonic Unleashed]로 넘어가면서 부스트가 생기고, 웨어호그가 추가되요. 낮과 밤이 다른 게임 스타일 말이죠. 그런데 또다시 [Sonic Colors]로 가면서 웨어호그라는 전투시스템은 싹 없어지고 부스트가 남고, 컬러파워가 추가되요. [Sonic Lost World]로 넘어가면 부스트마저도 사라지고요. 그러니까 이게 정해진 규칙이 없다 보니까 퀄리티가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는거죠. 정해진 틀 안에서 다듬으면 되는데 말이에요. 마리오가 그렇잖아요. 정해진 틀 안에서 다듬고 추가를 하는데, 소닉은 확 바꿔버리는 거죠.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종미니멈 : 소닉은 시도는 좋지만, 마리오에 비해 너무 변화를 많이 추구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거군요?

추억 : 너무 많이 변화를 추구했던 결과라 보는 거죠.

종미니멈 :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마리오가 비판 받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거든요. 전작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게 또 재미있으니까 좋은 평가를 받거든요. 저도 소닉 메인 시리즈를 다 해봤지만, 세대마다 다르고, 작품마다 다르고 그래서…딱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찌보면 [Sonic Generations]가 호평 받은 이유가 클래식 소닉을 그대로 옮겼고, [Sonic Unleashed]의 웨어호그와 [Sonic Colors]의 컬러파워는 없애되 부스트만 딱 남겨뒀기 때문이라고 봤거든요. 

추억 : 그렇죠. 그게 맞죠.

종미니멈 : 그러면 앞으로 소닉이 부활을 하려면 마리오처럼 정형화된 틀을 갖춰야 한다고 보시나요?

추억 : 그것도 어려운 것 같아요. 계속 바뀌는 것도 소닉의 정체성이거든요. 클래식 시리즈보다 모던 소닉이 더 오래됬어요. 클래식 시리즈는 기껏해야 10년이고 나머지 15년이 모던 소닉이거든요. 그래서 더 긴 기간을 변화만 해왔거든요. 정체성이 된 거죠. 그래서 다음 시리즈는 어떻게 바뀔까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다만 개인적인 희망 사항은 마리오를 벤치마킹해서 어느 정도 정형화해두고 그 안에서 조금씩 추가하는 형태로 바꾸는 게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정형화된 틀이 필요하다?

추억 : 그렇죠.

2017년 하반기에 발매될 ‘소닉 2017′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거라는 의견

종미니멈 :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질문. 소닉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추억 :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여쭤보시는 거죠?

종미니멈 : 네. 사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거거든요. 5년 뒤에도 남아 있을까?

추억 : 사실 이미 바닥을 한번 친 적이 있잖아요. 게임계에서 사장 당 할뻔만큼! 10년 전에. 정확히 10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희망적이라고 봐요. 그리고 일본 본사 쪽은 모르겠지만, 미국 회사 쪽은 SNS 활동이 이슈가 되고 있어요. 소닉 공식 채널도 트위터를 통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호평을 많이 받고 있어요. 소닉팬이 아닌 사람도 재밌다고 하면서 찾아보고 있을 정도로 홍보 효과가 좋더라고요. 저도 가끔 보는 데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 자주 보이더라고요. SNS 담당자가 소닉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좋지 않겠냐라고 해서 시도를 했는데 대박을 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닉에 대한 입지가 북미에서는 굉장히 좋아졌어요. 25주년이 올해고, 올해 나온 작품도 평작수준이긴 하지만 큰 문제 없이 잘 흘러갔어요. 작년 이맘때랑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작년 이맘때 소닉은 아무런 희망도 없었어요.

종미니멈 : 아! 아마 [Sonic Boom] 게임이 나왔을 때였죠?

추억 : 네. 맞아요. 어느 정도 살려놨는데 [Sonic Boom] 또 시리즈를 망쳐버린 거죠. 그래서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올해 25주년 파티를 기점으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어요. 관건은 그거에요. '소닉 2017’. 이게 망하면 정말 희망이 없어요.

종미니멈 : 단두대라는 건가요?

추억 : 정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거에요. 이게 망하면 SNS에서 홍보해왔던 게 무의미해지는 거란 말이죠. 3D 소닉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게 되는 거죠. 그래서 [Sonic Mania]는 실패할 이유가 없는데, '소닉 2017'은 정보가 없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되긴 해요. (웃음) 게다가 [Sonic Generations]와 같은 구도로 간다는 것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애초에 이벤트성 작품이었는데, 지나치게 클래식 소닉을 많이 끌어들인다는 느낌이 들어요. 25주년 기념으로 나온 것들을 보면 모든 게 다 클래식 소닉이에요. 모던 소닉은 없어요. 굿즈만 봐도 클래식 소닉만 나와요. 이렇게 되면 너무 클래식 소닉을 오래 붙잡고 있는 느낌이 되어버려요. 그렇다 보니까 모던 소닉의 자리를 클래식 소닉이 꿰차는 꼴이 되어버리는 거죠. 각자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걱정이 많이 되긴 하죠. 아무튼 '소닉 2017'이 얼마나 잘 나오느냐가 관건이고 판매량이 좋다면 앞으로도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겠죠.

종미니멈 : 내년 이맘때쯤까지는 조마조마하겠네요. (웃음) 오늘 인터뷰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추억 : 제가 더 감사하죠. (웃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정말 오랜만이라서요.

종미니멈 : 유튜브나 블로그는 계속 활동하실 거죠?

추억 : 네. 계속해야죠. 다만 유튜브는 제가 최근에 게임을 못하고 있어서 잘 못 하고 있고, 블로그는 꾸준히 하고 있고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스트리밍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할 생각도 있어서 계획을 세워보고 있어요.

종미니멈 : 알겠습니다. 앞으로 활동도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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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Final Fantasy XV (파이널 판타지 15)

장르 : 액션, RPG

제작사 : Square Enix

플랫폼 : Playstation 4, X-Box One

발매연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1987년부터 시작되었으며, JPRG(Japanese Role-Playing Game)의 거대한 줄기 중 하나이자, 수많은 걸작을 배출하고, 게임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게임시리즈. [Final Fantasy]. 그러나 앞선 수식어들이 무색하게도 이 시리즈는 어느덧 힘을 다해가고 있었다. 전통 있는 게임시리즈이기에 탄탄한 팬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전의 명성에 맞지 않은 평가를 받으며 서서히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상업적 성과는 좋았을지언정 시리즈에 거대한 오점을 남겼다고 회자되는 [Final Fantasy XIII], 현재는 상황이 좋으나 첫 출발이 너무나도 나빠 큰 위기를 겪은 [Final Fantasy IV] 등 최근에 나온 작품들의 상태가 썩 좋지 않았기에 문제가 심각했다. 더군다나 시리즈 최고의 명작이라 불리는 [Final Fantasy VII]의 리메이크가 예정되어 있지만, 이는 과거의 명성을 재현할 뿐이며 발매까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어 새로운 활로를 열어줄 무언가가 필요했다. 이러한 이유에서 시리즈 사상 가장 거대한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는 [Final Fantasy XV]는 정말 중요한 위치에 설 수밖에 없었다.

영화와 애니메이션까지 선행한 [Final Fantasy XV]였지만 뭔가 조금 이상하다

[Final Fantasy XV]는 출발부터 남다르다. 10년이 넘는 세월이 걸린 개발 기간은 물론이거니와 게임 발매 이전부터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 여러 매체를 활용(Media Mix, Media Franchise)하기에 이르렀다. 주인공 ‘녹티스'와 동료들의 과거 이야기를 다룬 애니메이션 [Brother Hood], 게임 내 프롤로그에서 보여준 루시스 왕국의 비극에 대해 다른 영화 [Kings Glaive], 녹티스 왕자의 아버지 레기스 113세의 과거를 다룬 외전 게임 [A King’s Tale]이 그것이다. 지금껏 게임 발매 이전에 이만한 대우를 받은 작품은 없었다. 대중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고 예정되었던 발매일을 미뤄가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공헌한 제작사의 발언까지 더해지면서 기대감을 하늘을 찌르는듯했다. 정말 ‘전무후무'한 대규모 프로젝트라 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기대감을 해소해줄 열쇠이자, 침체된 시리즈의 분위기를 반전시켜줄 카드인 [Final Fantasy XV]가 드디어 발매되었다. 그런데 뭔가 조금 이상하다. 좋아 보이는 것 같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다. 기대감이 너무 컸기 때문일까? 대체 뭐가 문제일까?

영화와 애니메이션은 나름 훌륭했지만 정작 ‘게임’으로써는 문제가 너무 많다

기뻐하면서 슬퍼하는 것이 가능한 사람이 있는가? 지금 이 말을 하는 이유는 [Final Fantasy XV]가 딱 이런 꼴이기 때문이다. 사실 기뻐하면서 슬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완전히 상반된 감정이며 공존할 수 없는 감정이다. 이는 작품 내 특정 요소가 ‘훌륭하면서 문제가 있다'라고 말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의미인데, 아이러니하게도 [Final Fantasy XV]는 장점이 많으면서 동시에 단점도 많다. 그것도 같은 요소 안에서 장단점이 무수히 많이 쏟아진다. 이게 [Final Fantasy XV]의 가장 심각한 문제이며, 좋아 보이는 것 같지만, 썩 만족스럽지 않은 이유다. 하나씩 뜯어보자.


스토리 - 거대하고 인상적인, 그러나 구멍이 많은

거대한 세계관 안에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충분히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Final Fantasy] 시리즈의 명성에 걸맞게 작중 세계관은 굉장히 거대하며 그 안에 방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 충분한 매력이 있다. 세계를 정복한 니플하임 제국과 최후의 최후까지 맞서 싸운 루시스 왕국, 역대 왕의 힘이 서려 있는 무기, 여섯 신의 존재 등은 이 작품이 얼마나 거대한 세계관을 담고 있는지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는 요소다. 그리고 그 안에서 루시스 왕국의 왕자 녹티스(Noctis Lucis Caelum)를 중심으로 수많은 인물이 얽힌 채 흥미로운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주인공 4인방(녹티스, 이그니스, 프롬프트, 글라디올러스)은 각자 독특한 매력으로 무장하고 있으며 이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를 통해 네 사람의 우정을 멋지게 표현해냈고, 왕국의 함락으로 인해 오랜 세월 동안 만나지 못한 녹티스와 약혼녀 루나프레나(Lunafreya Nox Fleuret)의 애틋한 관계는 여느 작품 못지않게 가슴을 아리게 한다. 또한,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 다수의 조연, 작품 내내 호기심을 자극하는 인물, 충격적인 반전까지 꽤 괜찮은 내용을 담고 있다. 여기에 게임 발매 이전에 만들어진 애니메이션 [Brother Hood], 영화 [Kings Glaive], 외전 [A King’s Tale]까지 더하면 ‘왕과 왕자의 이야기'라는 이름의 장편 소설로 봐도 무방할 정도의 대단히 많은 분량이 만들어지기까지 한다.

사건의 발단을 지나치게 단편적으로만 제공하여 향후 스토리를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다른 미디어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쓴 탓인지 정작 [Final Fantasy XV]만의 이야기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초반부 이야기에서 제국의 침략과 왕국의 함락에 대해 다루는데, 이를 짧은 분량의 컷씬(Cutscene) 하나로 요약해버린다. [Final Fantasy XV]의 핵심소재 중 하나가 왕국을 되찾고 제국에 복수하는 녹티스의 여정임을 생각해볼 때 왕국의 함락 과정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며 행동에 당위성을 가지기 데 필요한 내용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런 내용을 작품 안이 아닌 영화 [Kings Glaive]를 통해 다루고 있어, 영화를 보지 않은 게이머라면 당위성이 없다고 느끼는 것은 물론 작중 이야기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좌) 글라우카, (우) 레이버스 - 이야기의 연결고리지만 거의 다루어지지 않는다

인물의 비중도 같은 이유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사실상 영화 [Kings Glaive]의 주역들 대부분은 게임 내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Final Fantasy XV]의 중심 사건의 시발점이 영화 [Kings Glaive]라는 점에서 게임과 영화로 분리되어있다 할지라도 하나의 연결된 이야기로 봐야 한다. 그리고 연결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 등장해 이야기를 이어줄 인물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핵심 인물이 [Final Fantasy XV]에서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는다. 그 중에서 ‘글라우카'와 ‘레이버스'는 그 정도가 심하다. 녹티스의 아버지를 죽이고 왕국을 무너지게 하는 데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글라우카'는 영화 [Kings Glaive]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지만 정작 게임 진행 중에는 영화의 내용을 요약한 컷씬 외에 등장하지 않는다. 내용상으로 왕국 침략을 완수함과 동시에 사망했다고 하는데, 영화를 보지 않고서는 사망했다는 정보를 알기 어렵다. 이로 인해 ‘대체 왕을 죽인 그 인물은 어디 간 거지?‘라는 의문에 싸인 채 게임에 임할 수밖에 없고, 게임을 마무리하더라도 찝찝함이 남게 된다. 그리고 루나프레나의 오빠이자 제국의 총사령관 ‘레이버스'도 마찬가지. 주인공 4인방을 일순간에 제압하는 인상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왕국을 향한 분노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왕자의 약혼녀인 동생을 보호하는 중간자적 입장을 가진 독특한 인물로 나타난다. 핵심적인 대립 관계를 형성하는 두 집단에 모두 관계가 있는 인물인지라 이야기의 중요한 축을 담당할 거라 생각 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고 어느순간 급작스럽게 사망해버린다. 더군다나 사망하는 과정도 보여주지 않고, 왜 사망을 했는지 그 어떤 정보도 주어지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오빠와 여동생이 왜 서로 다른 국가에 소속되어 있는지도 알 방도가 없으며 해당 인물이 작품에 등장한 이유를 알 수 없게 되는 등 의문투성이로 남게 된다. 그러나 레이버스의 행동에 대한 것도 영화 [Kings Glaive]에서 다루고 있어 영화를 보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이며, 레이버스의 사망에 한해서는 영화를 봐도 받아들일 수 없는 수준으로 앞뒤가 맞지 않은 전개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이야기의 완결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며 게임 발매 이전 영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다져놓은 이야기의 짜임새를 무너뜨리게 된다.

왕국을 잃은 왕자의 여정이라고 하기에는 매우 어울리지 않는 작품 내 분위기

또한 ‘제국을 향한 복수'라는 다소 무거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음에도 작품 전반의 밝은 분위기, 등장인물의 활기찬 태도 등으로 인해 몰입과 감정이입이 힘들다는 단점도 존재한다. 나라를 잃고 친구의 아버지가 살해당한 상황에 라면의 재료를 찾으러 가자는 글라디올러스, 제국의 전초기지에 잠입하러 가는 와중에 사진을 찍자는 프롬프트, 신의 힘을 계승하러 가는 길에 새로운 요리법를 찾았다며 기뻐하는 이그니스, 나라를 잃었어도 힘을 내라면서 인형을 건네는 아이리스를 보면 한껏 고양된 감정이 단번에 곤두박질치게 된다. 그리고 녹티스와 동행하는 글라디올러스, 이그니스, 프롬프트의 과거는 거의 다루지 않는다는 문제도 있다. 그러다 보니 네 사람이 어떻게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으며 어째서 여행에 동행하게 되었는지 알 방법이 없다. 사실 이들의 과거는 애니메이션 [Brother Hood]에서 다루고 있는데, 영화 [Kings Glaive]와 마찬가지로 게임을 접하기 전에 애니메이션을 보지 않으면 네 사람의 관계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선행하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들 이야기 외에도 작중 인물의 이해하기 힘든 감정표현, 중후반에 들어서면서 지나치게 빨라지는 이야기 전개 등 자잘한 문제들이 상당수 존재한다.


그래픽 - 멀리서 보면 예술, 가까이서 보면 낙서

배경과 거대 몬스터, 영상미 넘치는 시네마틱 컷씬은 엄청난 수준을 자랑한다

그래픽은 더할 나위 없이 멋지다. 게임 진행 중 볼 수 있는 광활한 배경은 오픈월드(Open World) 구성의 게임답게 매우 인상적이다. 이동하는 데 일정 수준 이상 시간을 들여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지루함을 해소해줄 요소가 필요한데 멋진 그래픽으로 그려내는 배경이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다양한 지형과 환경은 감탄이 절로 나오며 이동하는 도중 자연스럽게 배경을 감상하게 된다. 특정 위치에서 사진을 찍을 경우 절경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 아주 멋진 사진이 나오기까지 하여 여러 지형과 환경을 감상하는 맛이 충분하다. 여기에 종종 만날 수 있는 거대 몬스터들은 독특한 디자인과 엄청난 크기로 플레이어의 시선을 압도해버리며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한다. 특히 게임 내 가장 거대한 몬스터인 ‘움직이는 산-아다만타이'는 어마어마한 위용을 자랑하며 시각적으로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을 웃도는, 가장 멋진 요소는 바로 시네마틱 컷씬(Cinematic Cutscene). 작품 내 다양한 형태의 컷씬이 존재하지만, 그 중 시네마틱(Cinematic) 컷씬은 앞선 그래픽 요소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만큼 뛰어난 영상미를 갖추고 있다. 게임 발매 이전에 개봉된 영화 [Kings Glaive]에서 수준 높은 그래픽을 보여준 바가 있는데, 그에 못지않게 뛰어난 그래픽을 자랑하며 그 자체로 영화속 한 장면이라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게다가 (본작의 여러 문제로 인해 몰입과 감정이입이 약해진 상태에서도) 단번에 몰입이 가능할 만큼 강렬하기에 뇌리 깊숙이 컷씬 속 장면들이 자리 잡게 된다.

(좌) 손이 옷안으로 들어가거나 (우) 눈을 의심케하는 저질 텍스쳐 등 자잘한 문제

그러나 전반적으로 멋진 그래픽을 가졌음에도 눈에 거슬리는 부분도 많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이는 가까이에 보이는 요소들에서 아주 많이 나타나는데, 게임 진행 중 일시적으로 캐릭터의 얼굴이 뿌옇게 보이는 현상부터 시작해 캐릭터의 신체 일부가 사라져버리는 현상, 보이지 않던 것이 갑자기 보이는 현상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여기에 독특한 헤어스타일은 구현을 잘했지만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작은 구멍들이 굉장히 신경 쓰이며, 사물을 가까이에서 바라볼 경우 전반적으로 멋진 그래픽에 비해 텍스처의 수준이 매우 낮은 요소들을 상당수 발견할 수 있다. 사실 이런 자잘한 그래픽 문제들은 다른 게임들에도 나타나기는 하나 [Final Fantasy XV]는 발생 빈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데 문제가 있다. 특히 임무 수행을 위해 NPC(Non-Player Character)와 대화하는 중 위의 현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데, 임무의 수주-완료-보상의 과정이 필연적인 게임의 특성상 높은 확률로 문제 현상들을 발견할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멋진 배경과 그 안에 담긴 거대 몬스터, 영화를 보는 듯한 시네마틱 컷씬이 분명히 눈을 즐겁게 해줌에도 불구하고, 자잘한 문제들이 자주 보여 작품 자체의 완성도가 떨어져 보이기까지 한다.


전투 - 멋드러진 변화, 하지만 시시한 구성

턴제에서 액션으로 변화함에 따라 연출력 또한 향상되어 눈이 매우 즐거워진다

[Final Fantasy XV]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투가 턴제(Turn-base)에서 실시간 액션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존 [Final Fantasy] 시리즈 대부분은 턴제 전투로 몬스터와 만나 별도의 전장으로 돌입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공격을 주고받는 형태였다. 그러나 본작에서는 실시간 전투로 바뀜과 동시에 액션 게임이라고 불리는 형태를 지니게 되었다. 실시간 액션으로 전투 방식이 바뀌면서 조작의 다양성이 늘어나 조작하는 재미가 향상되었으며, 플레이어의 의도에 따른 자유로운 움직임과 다양한 기술은 화려한 전투 상황을 만들어 내므로 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 특히 전투 도중에 볼 수 있는 다양한 연출은 앞서 언급한 그래픽만큼이나 대단한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한다. 자유자재로 무기를 소환하고 종횡무진 움직이며 싸우는 녹티스의 독특한 검술, 화면을 가득 메우는 마법, 녹티스와 동료들이 보여주는 합동 공격 등은 크고 작은 전투마다 수시로 볼 수 있는 멋진 장면이며, 스토리 한정으로 신과 싸우는 구간은 경이로움을 느낄 만큼 멋들어진 연출이 가득하다.

이래저래 다양한 시스템을 갖춰놓았지만 짜임새와 전투 밸런스가 그리 좋지 않다

그러나 전투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은 이 정도가 끝이다. 연출 외에 전투 관련 요소들의 구성은 부실하기 짝이 없다. 많은 것을 담고 있어 보이지만 단조로운 패턴의 반복이며 게임을 일정수준 진행한 후에는 시시하게 느껴지기까지 하다. 가장 큰 문제는 RPG의 핵심인 성장에 따른 능력의 향상, 캐릭터 특성에 맞는 역할 담당, 다양한 아이템의 전략적 활용 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플레이어는 녹티스만을 조작해 게임을 진행하지만 대부분 경험치를 공유하기에 성장치(Level)는 네 캐릭터가 항상 비슷한 수준을 유지한다. 그러나 이러한 성장치에 따른 능력의 향상은 녹티스 정도만 체감될 뿐 다른 캐릭터들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녹티스가 강해지는 것도 ‘선왕의 무기'라는 전용 아이템을 장착했을 때만 체감이 되며, 다른 캐릭터는 아이템을 바꿔도 큰 변화를 느끼기 힘들다. 더군다나 동료가 쓰러진 상태로 전투를 이어가도 동료가 있을 때와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그저 특정 스킬을 활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제외하면 동료의 효용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전투 상황에서의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은 정말 다양한데, 50길(GIL-작중 화폐단위)짜리 포션과 1000길짜리 엘릭서만 활용할 뿐 다른 아이템은 거의 쓸 일이 없다. 아니. 쓸 필요가 없다. 평균 레벨이 40인 상태에서 120레벨 몬스터를 사냥할 때 포션과 엘릭서만 충분히 있으면 충분히 레벨 격차를 극복할 수 있을 정도니 말이다. 이 외에도 QTE(Quick Time Event, 버튼 액션)이 존재함에도 사용하는 버튼의 수가 너무 적어 특유의 긴장감을 형성하지 못하거나, 낮은 직관성에 의해 즉각적인 대응이 불가능,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전투임에도 패턴이 지나치게 단순해 긴장감이 떨어지는 등 부실한 요소들이 너무나 많다.


컨텐츠 - 차고 넘치되, 조화롭지 못한

하고 또 해도 마르지 않을 만큼 별의별 컨텐츠가 다양하게 담겨있다는 것은 장점

높은 자유도와 충분한 선택사항이 제공되어야 하는 오픈월드의 특성에 맞게 즐길 거리는 엄청나게 많다. 즐길 거리가 워낙 많다 보니 게임을 끝내고 난 뒤 이야기 진행과 무관하게 자유로운 게임 진행이 가능한 시기에도 임무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사냥과 수집을 포함하여 다양한 목표와 형태로 제공되는 각종 임무, 차량 커스터마이징, 무기 개조 및 해금, 근거지 점령 등 웬만큼 예상할 수 있는 컨텐츠는 모두 담겨있다. 여기에 주인공 4인방이 서로 다른 취미를 가지고 있다는 설정을 살려, 녹티스의 낚시, 프롬프트의 사진 촬영, 글라디올러스의 모의 전투 훈련, 이그니스의 요리까지 독특한 형태로 구성한 컨텐츠도 존재하며, 숙련도가 존재해 취향에 따른 선택적 육성도 가능하다. 게다가 게임 진행 중 임의로 발생하는 이벤트에 따라 새로운 임무가 형성되기도 하는데, 이는 NPC로부터 임무를 수주하는 전형적인 틀에서 벗어나 있어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분위기를 깬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상반된 성향을 가진 것은 단점

그러나 이러한 컨텐츠의 대부분이 작품 내 분위기를 다소 잘못된 방향으로 형성한다는 문제를 가지고 있다. 컨텐츠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다만 컨텐츠의 내용이 작중 이야기가 형성하는 분위기와 잘 맞지 않을 뿐이다. 앞서 언급했다시피 [Final Fantasy XV]의 이야기는 ‘왕국을 되찾기 위한 왕자의 여정'을 다루고 있다. 더군다나 제국에 의해 아버지가 살해당하기에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되면 작품 분위기가 매우 무거워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왕국의 함락과 아버지의 사망으로 인한 무거운 분위기는 한순간일 뿐, 너무나도 밝아 보이는 등장인물들의 태도와 마치 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컨텐츠들은 작품 분위기를 해치게 된다. 가령 녹티스의 낚시. 낚시가 취미라는 설정을 게임 내 컨텐츠로 구현한 것은 좋지만 왕국을 되찾기 위해 여행을 다니고 있는 사람이 할만한 행동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더욱이 액션 게임이라는 장르와 어울리기 힘들어 괴리감까지 느껴진다. 또한, 일부 컨텐츠들은 개연성이 떨어지거나 수행 이유에 대해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녹티스가 왕국의 왕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신문 기사는 이를 빌미로 자신의 부탁을 들어달라고 하는데, 한 왕국의 왕자라는 사람이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 것이 두려워 온갖 잔심부름을 하는 모습은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보조 임무라서 수행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수행하지 않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어 설득력은 더 떨어진다) 또한 왕자라면 얼굴이 어느 정도 알려졌을 법한데도 전혀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은 의아함을 형성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하러 가는 중에 취미에 맞는 요소가 등장했을 때 길을 멈춰 서게 하는 동료들은 분위기를 완전히 뒤집어 놓기까지 한다. ‘스토리-거대하고 인상적이지만 구멍이 많은'에서 언급한 라면 재료를 찾으러 가자는 글라디올러스, 사진을 찍자는 프롬프트, 새로운 요리법이 떠올랐다는 이그니스가 바로 그 예다. 결정적으로 이러한 컨텐츠들은 작중 이야기가 완전히 끝난 뒤에서야 비로소 더 흥미롭게 느껴지는데, 이는 작품 내 이야기가 형성하는 분위기와 컨텐츠가 서로 맞지 않음을 한 번 더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기타 - 지나치게 많이 소비되는 무의미한 시간

이동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길며 이마저도 조작이 단순해 체감시간은 더 길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무의미하게 소비되는 시간이 지나치게 많다. 오픈월드 게임이기 때문에 이동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긴 것은 어쩔 수 없지만 [Final Fantasy XV]는 이동에 제약이 많아 불필요하게 시간이 오래 걸린다. 작중 가장 빠른 이동수단에 해당하는 레갈리아(녹티스 일행이 타고 다니는 차량)는 정해진 경로를 움직일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자연스레 직선 경로가 아닌 우회하는 경로로 이동하게 되어 시간을 더 오래 걸리도록 만든다. 더욱이 직접 운전하는 것이 아닌 버튼 하나만 누르면 목적지까지 자동으로 운전이 되는 시스템이어서 지루함이 생기는 만큼 체감 시간도 늘어나게 된다. 중구난방으로 배치된 임무 수행지도 문제다. 적지 않은 수의 임무들이 수주하는 곳과 수행하는 곳의 거리가 지나칠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어 이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빠른 이동 기능이 존재하긴 하나 이마저도 로딩 시간이 꽤 긴 편이라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매한가지다)

대체 어떤 의도로 넣었는지 이해할 수 없는 ‘도착할 때까지 열차를 산책한다’ 임무

아무런 의미 없이 시간을 보내야 하는 구간도 존재한다.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열차를 타는 구간이 여러 번 등장하는데, 이벤트가 발생하기 전까지 열차 안을 돌아다니며 시간을 보내야 한다. 몇 가지 아이템, 작중 이야기를 이해하기 위한 정보를 얻을 수 있으나 그 외의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게다가 해당 구간의 임무 내용도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열차 안을 자유롭게 산책하세요'다. 적당히 시간을 보내며 기다리라는 의미로밖에 해석되지 않으며, 지루함과 답답함, 그리고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넣은 것이 아닌지 제작자들에 대한 의심마저 생긴다.


사운드 - 충분히 훌륭하지만 이마저도 묻혀버린

소리 관련 요소들은 분명히 훌륭하지만 다른 문제가 너무 많아 덩달아 묻힌다

소리(Sound)에 대해서는 전술한 요소들과 달리 크게 단점이 느껴지지 않는다. 경계 상황에서의 긴장감을 느낄 수 있는 효과음이나 전투 상황에서 들려오는 시원한 타격음, 그리고 각 마을의 분위기를 잘 살려주는 배경음은 그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다. 게다가 시네마틱 컷씬과 함께 깔리는 음악은 듣는 것만으로도 감정이입이 될만하다. 즉, 소리 요소들은 충분히 만족스럽다는 말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작품 전반의 분위기와 게임 구성에 따른 몰입과 집중이 어려우므로 훌륭한 소리요소들도 덩달아 좋게 느끼기 힘들다.


자잘한 단점이 너무 많아 장점조차 묻혀버린

그리고 많은 시도를 했으나 이를 소화해내지 못한 작품

‘친구와 떠나는 머나먼 여정’이었다면 오히려 어울렸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Final Fantasy XV]를 짧게 표현하면 이렇게 말하고 싶다. 영화와 애니메이션, 그리고 게임으로 이어지는 방대한 이야기를 꾸려내려는 시도는 좋았지만 가장 중요한 게임에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애니메이션과 영화가 반응이 좋았다 할지라도 [Final Fantasy] 시리즈는 엄연히 ‘게임'이다. 게임에서 성과를 내지 못했으니 했으니 루시스 사가(Lucis Saga)라고 칭한 이번 시리즈는 실패했다고 봐야 한다. 아마 팬들이 우스갯소리로 말하는 ‘이제 [Final Fantasy VII]뿐이야'라는 말이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까지 쌓아온 [Final Fantasy]의 이름값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기에 후속작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이번처럼 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면 정말 이름 그대로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겠다.

못다 한 이야기

- 게임 진행 중 주인공들의 대화를 굉장히 흥미롭다. 시기적절하게 알맞은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또한, 중복되는 대사가 거의 없어서 이들 사이의 대화는 지루함을 상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다만 작품 내 분위기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은 변함없는 문제다.

- 녹티스와 동료들의 모습이 아버지 레기스 113세의 젊은 시절과 완벽히 대칭된다는 점에서 '부자 관계'를 멋지게 표현했다고 생각한다. 다만 게임이 영화와 애니메이션 등에서 더 많이 나타나기에 다소 아쉽다.

- 왕국 함락 소식을 듣고 해머 헤드(지역 이름)로 돌아왔을 때 프롬프트가 하는 말이 있다. "왕국은 함락당했지만 여행은 계속할 수 있겠네?" 이 대사는 본작이 중심 이야기에 걸맞은 분위기를 형성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느 정도 예견하는 듯 하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왕국을 되찾기 위한 여정이라기보다 친구들과 떠나는 자유 여행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 차라리 MMORPG나 영상물로 만들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문제점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버리기에는 너무나 멋진 내용이 [Final Fantasy XV] 안에 많이 들어있다. 그저 조화롭지 못해서 엉망으로 보였을 뿐...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X-Box One )

- 본문에 서술한 그래픽 문제 외 / 약간의 프레임 드랍이 발생한다. Playstation 4에서는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X-Box One에서는 종종 나타나는 현상이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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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The Last Guardian (더 라스트 가디언 / 식인 거대 독수리 토리코)

장르 : 액션, 퍼즐, 어드벤처

제작사 : genDESIGN, Sony Interactive Entertatinment

플랫폼 : Playstation 4

발매연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Playstation 2 시기에 게임을 하던 사람이라면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한국명 - 완다와 거상)에 대해 듣거나 경험한 적이 있을 것이다. 안개의 성에 빠져나가기 위한 소년과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ICO], 소녀를 살리기 위해 거상과 싸우는 소년의 여정을 담은 [Shadow of the Colossus] 말이다. 이 두 작품은 게임 감독이자 디자이너인 ‘우에다 후미토'의 지휘 아래 만들어졌으며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많은 이들에게 명작이라고 회자될 만큼 대단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이유가 여럿 있음에도 불구하고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의 시절을 경험한 이들이 말하는 ‘명작이라 불리는 이유'는 하나로 귀결된다는 점이다. 그것은 바로 이전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함. 현대 미술을 전공한 우에다 후미토의 예술적 성향을 반영된, 게임 전반에 걸친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 감성을 자극하는 색채와 디자인, 플레이어의 상상력과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 전달방법 등이 바로 그것이며 많은 이들이 두 작품을 회상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의 뒤를 이을 후속작 [The Last Guardian]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내용도 두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더욱이 소년과 독수리 토리코(Trico)의 교감을 강조한 [The Last Guardian]이다 보니 앞선 두 작품보다 한층 더 인상적인 이야기와 분위기를 보여주리라는 기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2001년 작 [ICO], 2005년 작 [Shadow of the Colossus] 이후로 10년이 걸렸다

하지만 [The Last Guardian]은 개발부터 완성까지 너무나 오랜 시간이 걸렸다.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의 발매연도는 각각 2001년과 2005년. 두 작품 사이에 4년이라는 시간도 매우 길지만 [The Last Guardian]은 이보다 더 긴 세월이 걸렸다. 2007년에 개발이 시작되어 2016년에 발매, 다시 말해 세상 밖으로 나오기까지 10년이나 걸린 것이다. 이는 개발과정에서 발생한 여러 가지 문제로 인해 불가피하게 개발을 지속하며 발매가 미뤄졌기 때문이다. Playstation 3에 맞춰 우에다 후미토가 원하는 이미지를 만들어내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고, 결국 2011년에 발매 예정이었던 것을 무제한 연기하기에 이르렀다. 비슷한 시기에 우에다 후미토가 소니를 퇴사하여 외부직원으로서의 협력을 시작했으며, 2012년에 목표 플랫폼을 Playstation 3에서 Playstation 4를 목표로 변경해 다시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여기에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어려움과 사업상 갈등 등 복잡한 상황이 얽히게 되었다. 그리고 2016년 E3(Electronic Entertainment Expo)에서 10월 26일에 발매를 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많은 수의 버그가 뒤늦게 발견되어 추가 작업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다시 한번 발매가 연기되었다. 마지막까지 연기가 되었으니 정말 다사다난한 세월을 거쳤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래도 개발이 중단되지 않았으니 언젠가 발매는 되는 법! 2016년 12월 6일, 많은 이들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The Last Guardian]이 세상 밖으로 나왔다.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를 경험한 게이머들이 기대하는 것을 그대로 간직한 채 말이다.

높은 빈도로 발생하는 프레임 드랍은 Playstation 4로 발매된 게임치고 아쉽다

그런데 [The Last Guardian]이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에 버금가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나 문제점이 적지 않다. 아마 개발 과정에서 발생한 기술적 어려움이 [The Last Guardian]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의 원인이 아닐까 싶다. 먼저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게임 전반에 걸쳐 굉장히 높은 빈도로 프레임(fps, frame per second)이 떨어지는 현상이다. 현재 확인된 것에 따르면 Playstation 4 Pro는 평균 30fps, Playstation 4는 평균 24fps으로 구동이 된다고 하는데, Playstation 4는 확실히 눈이 불편해질 만큼 프레임이 큰 폭으로 떨어진다. 이는 2015년, SCEWW(Sony Computer Entertainment WorldWide) 대표 요시다 슈헤이가 “목표 플랫폼을 Playstation 3로 두고 개발하던 [The Last Guardian]의 2009년 트레일러는 아주 낮은 프레임으로 인해 재생 속도를 높인 것"이라고 밝힌 것과 어느 정도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므로 Playstation 4와 Pro로 목표 플랫폼을 변경하여 Playstation 3보다 개선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 수 있으나 현세대 기준으로는 여전히 낮은 프레임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상당히 아쉽게 다가온다.

불편함 시점 -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시점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낄 때가 많다

낮은 프레임 외 다른 문제도 존재한다. 시점과 조작감. 이 두 가지 문제는 결코 웃어넘길 수 없는 수준이다. 시점 문제는 [The Last Guardian] 이전의 많은 게임에서 나타난, 흔하디흔한 문제지만 본작에서는 그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 소년과 토리코의 움직임이 모두 중요한 게임의 특성상 시점의 변화는 매우 다양한 상황에서 발생한다. 소년이 움직일 때, 토리코가 움직일 때, 소년이 토리코에게 명령을 내릴 때, 소년이 토리코에게 매달릴 때 등 시점이 변하는 상황은 수도 없이 많다. 그런데 두 캐릭터가 쉴 새 없이 움직이다보니 시점의 변화가 지나치게 자주 일어나 시각적으로 많은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단순히 플레이어가 직접 번갈아가며 조작하는 것이라면 의도한 시점의 변화이기에 불편함의 정도가 덜하겠지만, 플레이어는 소년만 조작할 뿐 명령을 내리지 않는 한 토리코는 자동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시점의 변화는 더 불편할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시점 자체도 그리 적절하지 못하다. 주변 환경을 관찰해야 하는 퍼즐 게임임에도 시야가 넓지 못하며 시점을 조절할 때의 각도가 애매하여 효과적인 탐색이 어렵다. 더욱이 많은 게임에서 나타나는 ‘좁은 공간에서의 부적절한 시점'은 본작에서도 어김없이 나타나며 그 빈도가 낮지 않다. 토리코의 소년의 간격이 좁아질 때, 소년이 토리코에게 매달린 채 좁은 곳을 통과할 때 등 몇 가지 상황에서 화면이 검게 뒤덮이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 게 그 예이다. 그러다 보니 퍼즐 풀이와 게임 진행을 위해 플레이어는 수시로 시점을 조절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며 이는 간접적으로 조작을 불편하게 만들기까지 한다.

게임 진행 중 토리코에 오르내릴 일이 많으나 그 상황에서 조작감이 영 좋지 않다

조작감은 소년만 움직이는 경우라면 문제가 거의 없다. 복잡한 조작법이 존재하는 게 아니며 소년만 움직일 때는 토리코와 함께 움직일 때만큼 시점 변화가 자주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시점으로 인한 조작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저 상호작용 판정이 여유롭지 않아 조작을 정확히 해야 한다는 것 외에는 불편함이 없다. 다만 토리코와의 함께 움직인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소년이 토리코의 몸을 오르고 내려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는 데, 이때 조작이 굉장히 불편해진다. 소년이 토리코에게 매달리는 위치, 토리코가 취하고 있는 자세에 따라 같은 조작을 하더라도 움직이는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또한, 조작에 따른 이동방향이 시점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 게 아니므로 의도했던 것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여기에 토리코에게 매달린 소년을 조작하는 중에 토리코가 움직이거나 소년이 머리를 아래로 향한 자세로 거꾸로 매달리는 상황이라도 발생한다면, (앞서 언급했듯이 시점이 달라짐과 동시에 조작 방향도 바뀌게 되어) 조작은 한층 더 까다로워진다. 결국 소년과 토리코를 적절히 조작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시점을 조정해야 하는 것은 물론 필요에 따라 처음부터 다시 토리코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 귀찮은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그뿐만 아니라 토리코에게 매달리지 않더라도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어떤 물체에 매달려 있을 때 조작이 상당히 불편하며, 토리코의 다리와 몸통이 붙어있음(앉아 있거나 엎드려있을 때)에도 소년이 다리-몸통으로 곧장 이동할 수 없어 다리-엉덩이-몸통의 순서로 돌아가야 하거나, 다리 앞쪽에서 매달리기를 시도했는데 뒤쪽에 매달려지면서 의도치 않게 조작이 까다로운 상황이 발생하는 등 여러모로 조작에 많은 불편함을 유발하는 요소들이 적지 않다.

토리코에게 명령을 내리는 게 본작의 핵심 조작법이지만 이조차 쉽지만은 않다

문제가 여기까지만 있으면 좋겠지만, 또 다른 문제도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토리코의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이 그리 뛰어나지 못하다는 점이다. 소년과 토리코의 교감이 [The Last Guardian]의 핵심이듯 플레이어는 소년을 조작함과 동시에 토리코에게 명령을 내리면서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퍼즐을 풀이하기 위해서는 소년만이 아닌 토리코를 충분히 이용해야 하며, 적지 않은 수의 퍼즐이 토리코와 소년이 힘을 합쳐야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런데 토리코를 원하는 대로 통제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플레이어가 명령을 내리더라도 명령을 수행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제각각이며, 명령을 수행하지 않고 가만히 서 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결국, 움직이지 않거나 제대로 명령을 수행하지 않는 토리코로 인해 플레이어는 같은 명령을 반복적으로 내리게 되는데, 이때 여러 개의 명령이 겹치면서 토리코를 움직이는 게 더 어려워진다. (연구에 따르면 명령-대기-수행 과정을 거친다고 하며 한 번만 명령을 내린 뒤 기다리는 게 좋다고 한다. 그러나 처음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가 이를 알 수 있을 리 없다) 게다가 앞서 언급한 시점/조작 문제도 영향을 미쳐 플레이어의 의도와 다른 엉뚱한 명령이 입력되기까지 한다. 이에 따라 기껏 힘들게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가 버리거나, 추가적인 명령이 내려질 때까지 특정 행동을 무한정 반복하기도 하며, 같이 움직여야 하는 구간에서 명령을 무시하고 혼자 가버리는 등 웃지 못할 상황이 적지 않다. 이렇듯 플레이어의 명령에 정확히 움직이지 못하는 토리코는 상당한 짜증을 불러일으키며, 토리코의 행동도 그리 빠릿빠릿하지 못하기까지 하여 많은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불편함을 느낌과 동시에 예상치 못한 예스러움 느낌을 느끼고 감정이입이 된다

눈이 불편해질 정도의 낮은 프레임, 효과적이지 못한 시점, 여러 가지 난감한 상황을 만드는 조작감, 게임의 진행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토리코의 인공지능은 [The Last Guardian]을 굉장히 수준 낮은 게임으로 비치게 한다. 기술적 문제는 게임에 대한 몰입을 해칠 수 있으며, 몰입이 되지 않음은 게임의 매력을 반감시킬 뿐만 아니라 작품의 완성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다만 이렇게 많은 불편함이 존재함에도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 그리고 [The Last Guardian]으로 이어지는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플레이어의 감정이입을 약화하지 않는다.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오히려 예스러운 느낌을 끌어내고 더 강한 감정이입이 이루어지게 한다.

어디를 바라봐도 한 장의 그림이 될 만큼 아름다운 그래픽은 예스럽기까지하다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에서 보여주었던 신비로운 분위기는 [The Last Guardian]에도 여전히 잘 깔려있다. 최근 게임들이 추구하는 정교하고 현실적인 느낌은 물론이거니와 한 폭의 그림을 보는 듯한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어 전작들과 궤를 같이한다. 또한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처럼 안개가 있진 않아도 안개에 둘러싸인듯 뿌연 느낌이 은은하게 나며, 파스텔과 수채화로 색을 낸듯한 부드러운 색감 역시 전작의 모습을 변함없이 따라가고 있어 플레이어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여기에 기암괴석과 다양한 식물들이 즐비해 있는 환경, 독특한 디자인과 복잡한 구조를 지닌 거대한 건축물, 그리고 이 두 가지 요소가 조화를 이루어 만들어내는 작품 속 배경은 여느 작품들 못지않게 세밀하고 아름답게 묘사되어 있다. 더군다나 탁 트인 장소에서 볼 수 있는 전망은 게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 만큼 환상적이며 언제 어디서든 어느 곳을 바라봐도 그림이 나올 정도로 멋지다.

이렇듯 보기만 해도 가슴 한쪽이 뭉클해지는 그래픽은 프레임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인해 도리어 예스러운 느낌이 나게 한다. 프레임이 낮아지는 현상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불편함이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60프레임이 기본이 되어버린 시대에서 20~30프레임을 오가는 게임이 매력을 발산하기가 어려운 것도 당연하다. 그리고 이러한 기술적 문제에 불만을 제기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불편함 뿐만 아니라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 시절이 함께 느껴지게 한다. 서로 다른 시대에 나왔으며 발매 시기도 멀리 떨어진 세 작품이지만 어쩐지 하나로 묶여있는 듯한 생각도 든다. 게다가 바람에 흔들리는 풀과 나무, 느릿한 토리코의 움직임 등은 의도적으로 프레임을 낮춰 감성을 자극하는 연출로써 집어넣는 듯해 보일 때도 있어 나쁘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전작 [Shadow of the Colossus]가 Playstation 2에서 낮은 프레임으로 인해 역동감이 살아났다고 평가받다가 Playstation 3로 이식되면서 프레임이 개선되자 역동감이 이식하기 전보다 못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던 것을 생각하면 [The Last Guardian]의 낮은 프레임도 의도치 않게 긍정적인 효과를 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불편함을 극복해나가는 과정은 토리코를 이해하고 감정을 이입하는 과정이 된다

낮은 인공지능, 불편한 조작감, 부적절한 시점도 마찬가지다. 작품의 핵심인 ‘소년과 토리코의 교감’은 ‘플레이어와 인공지능의 교감’과 동일한 위치에 놓을 수 있는데 이를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감정이입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높은 수준의 감정이입은 게임 속에 담긴 소년과 토리코의 여정뿐만 아니라 위의 세 가지 기술적 문제들로부터 느끼는 불편함과 이에 적응하고 해소하는 과정에 의해 이루어진다. 분명 토리코는 말을 잘 듣지 않는다(낮은 인공지능). 소년의 몸으로 거대한 짐승의 몸을 오르내리긴 절대 쉽지 않다(불편한 조작감). 좁은 공간에 거대한 짐승과 함께 있으면 주위가 잘 보일 리도 없다(부적절한 시점). 그러나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소년은 토리코를 어르고 달래서 문제 상황을 헤쳐나가야 하며, 그 소년은 바로 [The Last Guardian]을 플레이하는 게이머가 된다. 처음에는 말을 잘 듣지 않아 토리코에게 짜증과 분노를 느낄 수 있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게임을 끝내기 위해) 토리코의 도움이 필요하다. 어떻게 하면 토리코를 잘 움직일 수 있을지 토리코의 행동을 끊임없이 관찰하면서 여러 가지 명령과 다양한 움직임을 시도하게 된다. 그리고 잘 움직이지 않던 토리코가 조금씩 소년과 플레이어의 생각대로 움직이고 토리코의 도움으로 문제 상황을 해결한다. 이러한 시간이 쌓이고 쌓인 후 플레이어는 불편함에 적응하는 것과 더불어 토리코를 더 효과적으로 움직이는 요령을 익히고 토리코를 의도한 대로 움직였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이 의미는 무엇일까? 바로 소년과 토리코가 가까워짐을 의미하며, 이러한 과정에서 플레이어의 다양한 감정이 반영되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반려동물을 처음 만났을 때 말을 잘 듣던가? 함께하는 시간을 조금씩 쌓아가면서 반려동물의 행동을 이해해야만 생각대로 움직이게 할 수 있지 않은가? (명령-대기-수행 단계가 존재함을 이해하는 과정과 같다) 이처럼 본작의 인공지능, 조작감, 시점은 분명히 불편함을 느끼게 하지만 이와 동시에 소년과 토리코의 교감을 플레이어와 인공지능의 교감으로 대입해주는, 다시 말해 플레이어가 소년이 되는 장치로 작용해 강한 감정이입을 가능케 해준다.

문제점들을 배제하더라도 본작은 그 자체로 강한 몰입과 강점이입이 가능하다

물론 기술적 문제에 의한 의도치 않은 감정 이입이 아니어도 [The Last Guardian]은 플레이어의 몰입을 끌어낼 요소를 포함한 강점이 아주 많다. 앞서 언급한 신비로운 분위기와 그림 같은 그래픽 외에 어른이 된 소년의 시점에서 회상하는 형태의 이야기 전달방식, 게임 진행과 구분이 되지 않은 형태의 컷신, 여러 기법을 활용한 역동적인 연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어른이 된 소년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방식은 ‘소년은 결국 살아서 빠져나갔다’라는 결말을 사전에 제시해준다. 하지만 결말을 미리 알려주는 것은 어떤 과정을 통해 소년이 살아남은 것인지, 소년과 함께한 토리코는 어떻게 된 것인지 오히려 궁금증을 유발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러한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결말이 아닌 이야기의 전개과정과 함께 소년과 토리코의 여정 자체에 더 많은 집중을 하게 만드는데, ‘소년과 토리코의 교감’이 작품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이는 매우 효과적인 이야기 전달방식이라 볼 수 있다. 컷신의 대다수가 게임 진행과 구분 지어있지 않은 형태여서 연결성이 매우 좋다. 그런데 이러한 연결성으로 인해 간혹 데스신(Death Scene, 죽을 때 나오는 신)과 겹치는 형태로 구성한 컷신의 존재는 짧은 순간에 긴장감과 안도감을 교차하게 하여 플레이어의 극적인 감정변화를 일으킨다. 게임 구성상 플레이어가 실수하지 않는 이상 소년이 죽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기에 소년이 죽는 상황이라면 플레이어가 매우 놀랄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이유로 컷신과 게임 진행이 구분되지 않는 상태에서 소년이 죽어버리는 컷신이 나오게 되면 플레이어는 순간적으로 놀라게 되며, 잠시 후 컷신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면 그에 비례하는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다시 말해 컷신으로 인해 플레이어의 감정이 큰 폭으로 변화하며 자연스레 몰입을 끌어냄과 동시에 높은 수준의 감정 이입이 이루어지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슬로우 모션, 다양한 카메라 앵글 등의 다양한 기법을 활용하는 역동적인 연출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퍼즐 장르의 약점을 상쇄시키고 게임을 지속할 수 있게 하며, 높은 곳에 걸친 구조물 위를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소년과 토리코의 모습은 잔잔한 분위기 속에서 색다른 방법으로 눈을 즐겁게 하는 등 시각적인 요소들도 굉장히 훌륭하다.

불편함은 분명 존재하지만 [The Last Guardian]이 가진 감동은 부정할 수 없다

많은 기술적인 문제를 가진 작품을 칭찬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은 일인지도 모른다. 분명 [The Last Guardian]이 아닌 다른 작품에서 본작과 같은 문제가 나타났다면 그 작품은 실패작이라 말했을 것이다. 기술적인 문제는 불편함을 유발하는 것을 넘어 몰입을 해치고 게임의 완성도를 낮추니 말이다. 하지만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간에 [The Last Guardian]이 가진 불편함은 결코 몰입을 해치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한 몰입을 유발하여 플레이어의 감정을 충분히 끌어내기까지 한다. 단순히 운이 좋아서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ICO]와 [Shadow of the Colossus]로부터 이어지는 작품 특유의 분위기, 소년과 토리코의 교감이라는 독특한 소재,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아름다운 이미지, 게이머의 감정을 자극하는 이야기 등이 잘 녹아있기에 불편함이 존재함에도 몰입과 감정이입이 가능한 것이리라 본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한 낮은 프레임을 제외한 기술적 문제는 게임을 지속하면서 충분히 적응이 가능한 것들이기에 게임을 진행 자체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물론 솔직한 심정으로 ‘기술적인 문제가 없었다면 더 나았을까?’라는 생각도 있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은 큰 의미는 없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난 [The Last Guardian]은 충분히 우리의 마음을 움직일 말한 작품이며 [ICO], [Shadow of the Colossus]로부터 느꼈던 감동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으니 말이다.

못다 한 이야기

- 몰입을 위한 요소에 대해 더 이야기하자면, 게임 진행 중에 등장하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병정들은 긴장감을 형성해 몰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년이 병정들에게 잡히면 어떤 공간으로 끌고 가려고 하는데 여기서 빠져나오려면 버튼을 마구잡이로 눌러 소년이 발버둥 치게 해야 한다. 특히 소년의 힘만으로는 병정들을 쓰러뜨릴 수 없으므로 토리코의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될 때까지 버티면서 퍼즐을 풀이하기에, 이러한 구간은 상당한 긴장감 가지고 게임을 즐길 수 있다. 

- 소년과 토리코의 교감이라는 요소는 협동으로 진행되는 퍼즐은 물론 작중 이야기에도 잘 드러나 있다. 소년을 구하기 위해 몸을 내던지는 토리코라던가, 겁먹은 토리코를 위해 위험을 무릎쓰는 소년의 모습은 많은 감동을 불러일으킨다. 

- 동시에 작중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신비로움을 유지한다. 토리코를 포함한 거대 독수리들이 어디서 왔는지, 거대 독수리를 조종해 사람을 납치하는 존재들은 누구인지, 납치된 사람은 무엇에 사용되는지, 소년의 몸에 새겨진 문신은 어떤 것인지 밝혀지는 게 아무것도 없다. 다소 불친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직접 상상을 해볼 여지가 있으며 많은 여운과 궁금증이 남게 된다.

- 토리코의 외형 변화가 매우 인상적이다. 감정 표현이 불가능한 짐승이라 생각되지만, 상황에 따른 감정이 토리코의 얼굴에 잘 드러난다. 단순히 눈동자의 색깔만이 아니라 슬픔, 분노, 기쁨 등의 감정이 느껴질 만한 표정 변화를 보인다. 또한, 처음에는 뿔이 부러져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뿔이 자라나며, 털에 생기가 도는 등 세세한 변화도 모두 묘사되어 있다.

- 필자는 게임 진행 중 무의식적으로 토리코에게 말을 걸만큼 감정이입이 잘 되었다. 정말 반려동물을 키우는듯했고 토리코가 무언가를 해낼 때마다 뿌듯함을 느낄 정도였다. 물론 토리코가 말을 안 들을 때 짜증도 많이 냈다.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Playstation 4 )

- 본문에 서술한 기술적 문제 외 / 소년의 모델링이 붕괴되는 현상이 딱 한번 나타났다. 사물에 매달릴 때 상호작용에 오류가 발생한 것인지 양손이 교차되면서 소년의 팔이 순간적으로 고무처럼 늘어났다가 줄어드는 상황이 있었다. 토리코에게 매달린 상태에서 토리코가 큰 움직임을 보이면 소년이 젤리처럼 흔들리는 데 이와 관련성이 있어 보인다.

- 시점 관련 기술적 문제 / 시점이 토리코의 몸안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두어번 발생했다. 토리코의 몸안은 텅비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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