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Shantae; Half-Genie Hero (샨테 하프지니 히어로)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WayForward

플랫폼 : Playstation 4, X-Box One, Wii U, PC

발매년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요즘에는 보기 드물지만 각 게임개발사는 회사를 대표하는 작품이자 캐릭터, 그리고 얼굴에 해당하는 마스코트(mascot)가 존재한다. Nintendo의 마리오, Sega의 소닉, Capcom의 록맨이 이에 해당되며 Wayforward의 ‘샨테’ 또한 마찬가지다. 소닉이나 마리오, 록맨 만큼 오래되진 않았지만 2002년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시리즈를 이어오면서 Wayforward의 마스코트이자 대표작으로써 그 역할을 맡아왔다. 물론 오랫동안 작품을 이어왔다는 것만으로 마스코트가 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한 캐릭터들 못지않은 독특한 개성으로 무장하고 있고, 게임의 완성도가 훌륭하며, 평단의 평가도 좋아 마스코트라 불릴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다만 평가에 비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워낙 낮다 보니 마스코트라고 인정하는 것은커녕 샨테라는 캐릭터가 있었는지도 모르는 게이머가 부지기수였을 뿐이다.

개발사 간 협력과 새로운 플랫폼에서의 발매로 서서히 인지도가 쌓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다. [Shantae] 시리즈의 개발사 Wayforward가 [Rockman Zero], [Mighty No.9] 등을 개발한 Inticreates와 협력을 맺으면서 큰 이슈가 되었고, 시리즈 세 번째 작품인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가 스팀(steam)으로 발매되어 조금씩 게이머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과거 GBC(Gameboy Color)로 발매한 초대 [Shantae], 개발 중단과 함께 너무 오랜 기간 발매가 늦춰진 [Shantae; Risky’s Revenge]의 낮은 인지도를 생각하면 굉장히 분위기가 좋아진 게 틀림없었다. 그리고 인지도가 올라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킥스타터(Kickstarter)에서 진행한 [Shantae; Half-Genie Hero]의 펀딩을 성공적으로 마치기까지 했다. 이쯤 되면 어느 누구도 샨테를 듣도 보고 못 한 캐릭터라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높아진 인지도와 별개로 과제가 하나 남았다. ‘인지도가 낮았을 뿐 게임의 완성도는 뛰어나다'라는 걸 [Shantae; Half-Genie Hero]를 통해 증명하는 것. 과연 샨테는 이를 증명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모두 훌륭한 도트 그래픽이었지만 아쉬움과 괴리감이 항상 존재했다

성공적인 펀딩과 높아진 인지도에 부응이라도 하듯 [Shantae; Half-Genie Hero]는 지금까지의 샨테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그 다른 모습이란 바로 그래픽. 이전 작품인 [Shantae](2002), [Shantae; Risky’s Revenge](2010),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2014)는 도트그래픽으로 만들어졌다. 도트 그래픽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도트그래픽으로써 충분히 훌륭한 모습을 갖췄고 발매 기종까지 고려한다면 결코 나쁘다고 말할 수 없었다. 그러나 해상도가 그리 높지 않았기 때문에 샨테를 비롯한 여러 등장인물의 매력을 게임으로 구현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물론 게임 진행 중에 볼 수 있는 각종 일러스트를 통해 캐릭터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지만, 이는 좀 더 나은 그래픽에 대한 욕구와 일러스트-그래픽 사이의 괴리감만 낳을 뿐이었다.

고해상도 카툰풍 그래픽으로 탈바꿈하고 2D와 3D의 멋진 조화를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WayForawrd도 이를 인지한 듯 [Shantae; Half-Genie Hero]는 도트가 아닌 카툰(Cartoon)풍의 그래픽으로 탈바꿈했다. 샨테를 비롯한 모든 등장인물이 일러스트에서 볼 수 있었던 모습 그대로 다시 만들어졌고, 몬스터들 역시 카툰풍으로 재디자인되어 전작보다 더 귀여운 모습으로 등장한다. 그리고 단순히 카툰풍으로 바뀐 것뿐만이 아니라 Full HD의 높은 해상도를 통해 전작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깔끔한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다. 덕분에 도트그래픽과 일러스트 사이에 발생한 괴리감은 전혀 느껴지지 않으며, 통일감을 형성하는 것을 물론 캐릭터의 매력을 여과 없이 드러내고 있다. 무엇보다 그래픽의 향상과 함께 프레임(fps, frame per second)도 향상되었는데, 캐릭터의 움직임이 부드러워졌을 뿐만 아니라 샨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밸리 댄스(Valley Dance)는 ‘섹시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올 만큼 멋진 모습이 되었다. (여담으로 전작은 도트그래픽이기에 밸리 댄스 특유의 섹시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도트 그래픽의 각진 느낌과 어색한 모션으로 인해 우스워 보이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외에도 캐릭터는 2D로 만들되 배경과 사물은 3D로 만들어 충분한 공간감을 형성하고 있으며, 2D와 3D 중 어느 한쪽만이 눈에 띄지 않도록 균형을 잘 맞추고 있기까지 해 여러모로 보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샨테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변신술이 부활했으며 변신종류도 많이 늘어났다

그래픽의 발전만큼 환영할만한 요소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샨테의 변신술이 부활했다는 것. 전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작중 이야기 흐름상 변신술을 사용할 수 없어 해적 도구를 활용해 게임이 진행되었다. 해적 도구를 이용한 연계 기술과 속도감 있는 게임 진행은 기존의 [Shantae] 시리즈와는 다른 재미를 주었지만, ‘밸리 댄스를 추며 변신하는’ 샨테만의 개성을 드러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었다. 그러나 [Shantae; Half-Genie Hero]에서 변신술을 다시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전작보다 속도감은 떨어졌을지언정 샨테의 개성이 확실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게다가 3~4개에 불과했던 변신술이 12개로 증가하기까지 했으니 더 다양한 게임 방식을 갖추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2개의 강력한 마법까지 더한다면 밸리 댄스로 사용하는 마법과 변신술은 총 14개)

학습이 간편한 원 버튼 시스템이지만 타이밍 요소를 반영해 단조로움을 해소한다

다만 변신을 위한 조작방법이 초대 [Shantae]에서 사용하던 커맨드 입력 방식이 아니라 [Shantae; Risky’s Revenge]의 원 버튼(one button) 방식이 적용되었다. 이는 분명히 조작하는 재미를 반감한다는 아쉬움이 있으나 게임을 조금만 진행해보면 오히려 원 버튼 방식을 적용한 게 더 나은 선택이었음을 알 수 있다. 왜냐하면, 본작의 변신술(+댄스마법)은 총 14가지. 여기에 커맨드 입력 방식을 적용할 경우 플레이어가 학습해야 할 요소가 지나치게 많아진다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변신을 자주 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상황에 따른 즉각적인 변신은 필수인데, 14종의 커맨드가 존재할 경우 잘못 변신하거나 커맨드를 기억하지 못해 커맨드 리스트를 다시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 게임의 흐름이 자주 끊기는 것은 물론 몰입을 해치고 짜증을 유발하게 된다. 그래서 원 버튼 방식의 간단한 시스템을 도입해 학습 부담을 줄이고 더 간편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은 매우 효과적인 선택이라 볼 수 있다. 여기에 원버튼 방식이 커맨드 입력 방식만의 조작하는 재미를 담지 못한다는 약점을 보완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변신 버튼을 누른 후 타이밍에 맞춰 방향키를 누르는 방식을 함께 도입하여 원 버튼 시스템의 단조로움을 어느 정도 해소하고 있다.

메트로배니아 색깔이 강한 전작과 달리 일직선 플랫포머에 더 많은 무게를 뒀다

이야기 전개에 따라 임무를 부여받고 여러 스테이지를 반복적으로 진행하는 게임 방식은 변함없다. 그러나 전작의 강점은 살리되 약점은 보완함으로써 좀 더 짜임새 있고 탄탄탄 게임 구성을 갖추게 되었다. 먼저, 스테이지 구성이 크게 달라졌다.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일직선 구조의 플랫포머(Platformer)에서 메트로배니아(Metroidvania) 구성으로 점진적으로 바뀌는 특징은 동일하다. 그러나 일직선 플랫포머와 메트로배니아 중 어느 쪽에 무게 중심을 두었는지는 전작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전반부 스테이지는 일직선 플랫포머지만 후반부 스테이지는 미로 형태의 완전한 메트로배니아 구성을 보여, 게임 초반과 후반의 느낌이 상당히 다르다. 반면 [Shantae; Half-Genie Hero]는 거의 모든 스테이지를 일직선 플랫포머 구성으로 만들었으며, 스테이지 곳곳에 ‘변신술을 활용해야만 진입할 수 있는’ 숨겨진 공간과 우회로를 배치하는 방식으로 메트로배니아 구성을 조금씩 섞는 방법을 사용했다.

게임성은 똑같지만, 게임이 가벼워지면서 변신술의 비중을 더 크게 높이게 됐다

스테이지 구성의 변화는 두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첫째, 게임이 한층 가벼워졌다. 전작의 메트로배니아 구성은 스테이지를 한 바퀴 도는 데 시간이 굉장히 많이 걸렸다. 미로처럼 얽힌 공간에서 퍼즐을 풀어가며 길을 찾는 것이 메트로배니아의 재미이긴 하나, 스테이지를 반복 진행해야 하는 게임 특성상 플레이어가 다소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본작의 일직선 구조는 길을 찾거나 퍼즐을 풀어야 하는 부담이 적고 스테이지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짧기에 짧은 호흡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게 해준다. 둘째, 변신술의 비중을 늘어났다. 전작도 해적 도구를 활용하여 게임을 진행하도록 만들긴 했으나 특정 퍼즐과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해적 도구를 활용할 일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본작은 변신술을 사용하지 않으면 진입/해결 자체가 불가능한 요소를 많이 담아내 변신술의 비중을 크게 높였다. 게다가 변신을 하지 않고 게임을 진행하면 일직선 구조의 플랫포머의 특성이 나타나지만, 변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수록 점차 메트로배니아 특성이 드러나는 독특한 게임성을 갖추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기술의 습득과 활용이 아주 유기적으로 짜여있어 물 흐르듯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다음으로, 유기적 게임 구성은 여전히 큰 강점으로 작용한다.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해적 도구 습득 - 즉시 활용 가능한 스테이지 - 퍼즐/스테이지 해결 - 해적 도구 추가 습득'이라는 짜임새가 일품이었는데, [Shantae; Half-Genie Hero] 역시 해적 도구가 변신술로만 바뀌었을 뿐 같은 흐름을 갖추고 있다. 가령 원숭이 변신술을 얻은 직후에 진행하는 스테이지는 너무 높아서 올라갈 수 없는 구간이 존재하며, 인어 변신술을 얻은 직후에는 ‘물속에 있는 OO를 찾아라'는 임무가 부여된다. 그리고 변신술을 활용하여 퍼즐을 풀고 임무를 해결하면 또 다른 변신술을 얻을 수 있게 되며, 새로운 변신술은 다음 임무에서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이 아주 정교하게 짜여있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게임 진행이 가능하며 퍼즐 풀이나 길 찾기에 대한 부담도 어느 정도 줄여주기까지 한다.

한층 늘어난 변신술의 종류만큼 퍼즐도 더욱 다양하고 오밀조밀하게 담겨 있다

마지막으로, 퍼즐 요소가 대폭 강화됐다. 메트로배니아 특성이 녹아있는 이상 퍼즐 요소는 필수일 수밖에 없다. 다만 스테이지의 길이가 짧은 일직선 구조가 되었기 때문에 미로형 구조를 활용한 큰 그림의 퍼즐보다는 한 화면에 담길 만큼 작지만 좀 더 머리를 써야 하는 퍼즐로 변화를 주었다. 그리고 전작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해진 변신술 덕분에 퍼즐의 종류와 수도 대폭 늘어났다. 거미 변신술과 박쥐 변신술의 독특한 이동방식을 활용하여 즉사 구간을 빠져나가야 하는 퍼즐, 쥐 변신술을 사용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아주 작은 미로, 코끼리 변신술의 힘을 활용한 블럭 맞추기 등 형태가 매우 다양해졌다. 게다가 일부 보스에 한해서도 퍼즐 요소를 반영해두었는데, 단순히 보스의 공격을 피하면서 체력을 깎아가는 조작 중심의 전투가 아니라 상호작용이 가능한 구조물을 활용하여 공격하는 형태를 담아내 매우 참신하게 다가온다.

신나는 배경음은 반복 진행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지루함을 완벽하게 상쇄한다

배경음(BGM, Background Music)은 전작에서도 매우 훌륭했는데, [Shantae; Half-Genie Hero]는 한 단계 더 발전하기에 이르렀다. 전작은 스테이지 컨셉(concept)에 맞는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형성하는 것은 물론 분위기 환기를 위해 신나는 음악을 시기적절하게 배치했다. 특히 미니게임 스테이지에 사용된 배경음 중 하나인 ‘Run Run Rootytops'는 게임 외적으로도 많은 주목을 받을 만큼 대단히 멋진 음악이었다. 그러나 밝고 어두운 음악이 섞여 있던 전작과 달리 본작은 전반적으로 밝고 신나며 중독성 있는 음악으로 채워냈다. 단편적으로 볼 때 음악의 다양성이 줄어들어 퇴보한 것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사실 그렇지 않다. 본작의 음악은 반복진행의 지루함을 해소하기 위한 장치로써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Shantae; Half-Genie Hero]는 거의 모든 스테이지가 일직선 구조로 바뀌면서 한번 진행하는 시간이 짧아졌는데, 스테이지 길이가 짧아진 만큼 더 많은 반복 진행을 요구하게 되었다. 특정 구간의 반복은 필연적으로 지루함을 유발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신나고 중독성 있는 배경음을 통해 완벽하게 해소하고 있다. 게다가 단순히 신나고 중독성있는 것이 아니라 각 스테이지의 컨셉과 잘 맞는 음악이기에 분위기를 해치지 않고 즐겁게 게임에 임할 수 있다. 이외에도 첫 스테이지의 배경음이자 [Shantae; Half-Genie Hero]의 주제곡-보컬곡인 ‘Dance through the Danger'는 음악 자체가 훌륭한 것은 물론이거니와 가사를 통해 샨테라는 캐릭터가 가진 개성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어 인상적이기까지 하다.

대단히 만족스럽고 성공적인 변화를 일궈냈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한 그래픽, 부활한 변신술, 가벼워졌지만 더 짜임새 있어진 스테이지 구성, 다양하고 복잡해진 퍼즐 등 전작보다 한층 더 발전한 [Shantae; Half-Genie Hero]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마법 간 활용도 격차나 게임의 난이도 등의 게임 내 밸런스 부분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것들이 있으며, 게임 진행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플레이어에게 즐거움을 제공할 수 있는 부수적 요소들에 조금 더 투자를 했으면 싶다.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지만 몇 가지만 더 손을 보았다면 훨씬 매력적인 게임이 되었을 거라는 큰 아쉬움이 생긴다.

십여 가지가 넘는 변신술이 존재하지만, 게임 중 활용도의 차이가 지나치게 크다

게임 내 밸런스 측면에서 보완했으면 하는 점은 크게 세 가지. 첫째, 일부 변신술의 활용도가 지나치게 떨어진다. [Shantae; Half-Genie Hero]에서 사용하는 변신술은 총 12가지로 매우 다양하다. 그리고 다양한 변신술을 활용해 퍼즐을 풀이하고 임무를 수행하는 게임 방식은 흥미롭다. 하지만 변신술 사이에 활용도 격차가 매우 큰데, 가령 원숭이 변신술을 퍼즐 풀이가 아닌 상황에 활용해도 매우 유용한 반면 거미 변신술은 퍼즐 풀이 외에는 효용성이 매우 떨어져 거의 사용하지 않게 된다. 또한, 박쥐 변신술의 특수 기술은 단 하나의 퍼즐 풀이 외에는 사용되는 일이 없으며, 각종 변신술의 공격 기능 역시 위력적이지 않아 잘 사용하지 않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다양한 변신술이 존재함에도 변신술 간의 효용성과 활용 빈도에 큰 차이가 발생한다. 게임의 분량을 조금만 더 늘려서 다른 변신술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면 한층 더 재미있는 게임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

다양한 마법이 있지만 ‘시미터’ 외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아 사용할 일이 없다

둘째, 다양한 마법이 추가되었지만, 효과적인 마법은 극히 소수다. 댄스 마법이 아닌 상점에서 구입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일반 마법도 다양하게 추가되었는데, 전작에서 높은 활용도를 보였던 시미터(Scimitar, 파이크볼, pikeball)를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많이 떨어진다. 중장거리 공격이 가능한 마법이 두 종류나 있지만, 공격력이 너무 약해서 사용하나 마나 한 수준이며, 데미지 감소나 무적 모드 등 방어 마법도 추가되었으나 게임 자체의 난이도(다음 문단에서 상술)가 높지 않아서 필요성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이 부분은 마법의 공격력을 상향 조정하고 ([Rockman]의 약점 무기 활용과 비슷한 형태로) 속성을 부여하여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거나, 전반적인 게임 난이도를 높였다면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디자인은 잘했지만 몇 가지 요소로 인해 전투 난이도가 크게 떨어지게 되었다

셋째, 전투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낮다. 게임 구성 요소 중 전투의 난이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정말 많다. 그중에서 [Shantae; Half-Genie Hero]의 전투 난이도를 낮추는 요인은 ‘지나치게 높은 회복 아이템 제공률'과 ’보스를 비롯한 몬스터의 약한 공격력'에 있다. 어느 한쪽만 존재하더라도 난이도를 낮추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나, 두 가지가 모두 존재하다 보니 시너지를 일으켜 난이도를 큰 폭으로 낮추게 된다. 스테이지 진행 과정에서 생명력(HP, Health Point)이 바닥나 게임오버가 되는 경우는 없다시피 하며, 보스전은 공격 패턴을 훌륭하게 설계했음에도 불구하고 큰 피해를 주지 못하기 때문에 퍼즐 요소를 제외하면 적당히 맞아가면서 싸워도 쉽게 이길 수 있다. 더군다나 추락/가시밭 등에 의한 즉사 포인트 역시 체력을 조금 깎고 체크포인트로 되돌릴 뿐이다. 물론 [Shantae] 시리즈가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전투 중심의 게임이 아닌 퍼즐 중심의 게임으로써 이어져 왔기에 반드시 전투 난이도가 높을 필요는 없다. 하지만 ‘보스전이 훌륭하지만, 너무 쉽다'라는 아쉬움이 꾸준히 제기되어왔을 뿐만 아니라 지금 가지고 있는 내용물만으로도 어렵게 만들 수 있었음에도 그러지 않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여러 방면에 큰 변화를 준 [Shantae; Half-Genie Hero]에서만큼은 조금 달라졌으면 어땠을까 싶다.

더빙과 컷씬의 부재 - 한층 더 높은 매력을 발산하려면 차기작에서는 꼭 필요하다

부수적인 요소에서의 아쉬움은 ‘부족한 더빙'과 ‘컷신에서의 애니메이션 부재'에 있다. 더빙의 경우 킥스타터 펀딩 당시 모금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진행하기로 했으나, 아쉽게도 더빙을 위한 목표 금액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므로 더빙이 되어 있지 않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할 순 없다. 하지만 드물게 들어볼 수 있는 샨테와 리스키의 목소리는 충분히 매력적이며, 전작에서도 훌륭한 일러스트에 비해 맞는 더빙이 있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있었기에 아쉬움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컷신/애니메이션은 이야기 진행에서 더 높은 몰입감을 줄 수 있는 요소가 되었을 법한데 따로 제작되지 않았다. 캐릭터의 감정표현은 몇 장의 일러스트를 활용하고 있으나, 특정 상황에서 캐릭터의 감정 상태와 중립 자세가 썩 어울리지 않아 몰입을 조금 해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는 전작에서도 조금 지적되었던 부분이었을 뿐만 아니라, [Shantae; Half-Genie Hero]에서 보여준 그래픽 기술이라면 충분히 애니메이션을 만들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이대로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준다면 다른 마스코트들 못지않게 유명해질지도?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지만 [Shantae; Half-Genie Hero]가 아주 멋진 그림을 완성해냈다. 다른 게임이라고 느껴질 만큼 멋지게 만들어낸 그래픽, 더 단단한 짜임새를 갖춘 게임 구성, 신나는 음악과 게임으로써 재미까지 충분한 완성도를 갖췄다. 이제 게임의 완성도와 평가에 비해 인지도가 낮다는 말은 옛말이 되었다. 성공적인 펀딩을 통해 인지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증명했고, 멋진 게임을 내놓음으로써 훌륭한 게임시리즈라는 것 또한 증명했다. 더 이상 ‘훌륭하지만 아무도 해본 적 없는 게임’(Video Game Award 2014)이라는 부끄러운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된다. 지금 이대로라면 [Shantae] 시리즈는 점점 더 유명해질 것이며, 소닉, 마리오, 록맨에 버금가는 캐릭터가 될지도 모른다. 앞으로 얼마나 더 멋진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보자.

못다 한 이야기

- 이번 작에서 아쉬웠던 점을 한 방에 해결하는 방법은 '변신술을 활용하도록 보스전을 설계'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변신술의 활용도가 골고루 분배될 뿐만 아니라 조작도 까다로워져 난이도가 자연스레 올라가게 된다. 더군다나 이는 어느 정도 [Rockman] 시리즈가 보여준 '보스전에서의 약점 무기 활용'과 비슷한 꼴이 될 수 있기에 확실하게 호평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 작중 이야기도 큰 진전이 있었다. 전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에서 샨테의 어머니와 해적왕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서 세계관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그리고 본작 [Shantea; Half-Genie Hero]에서는 지니 왕국의 존재와 샨테의 어머니가 생존했음에 드러나는데, 이로 인해 차기작은 더 풍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악당이지만 악행의 규모가 작았던 리스키도 이번에는 지니 왕국을 타락시키겠다는 엄청난 계획을 세우기에 악역의 면모도 더 강하게 부각되었는데, 조력자로서 비중이 컸던 전작 못지 않게 인상적이었으며 향후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얼마나 악당다운 모습을 보여줄지 크게 기대된다.

- 리스키를 비롯한 다른 캐릭터로 게임이 가능한 DLC가 준비 중이라고 한다. 전작에서 해적 도구를 활용한 게임 방식이 사라져서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리스키 DLC에서 해적 도구를 활용한다고 하니 DLC 발매 이후에는 게임이 더 재미있어 질듯하다.

- 일반 마법인 '시미터'에 대해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 사실상 사기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성능이 좋다. 사용하면 샨테 주위로 칼날이 돌아가는 데 한방이 데미지가 약하지 않고 회전속도가 빨라서 단위 시간당 데미지를 크게 높여준다. 단적으로 적의 공격을 맞아 무적시간이 발생할 때 시미터와 일반공격으로 때리면 더 많은 데미지를 줄 수 있어, 맞으면서 싸워도 보스를 쉽게 이길 수 있게 된다. 그야말로 사기 마법...이랄까?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PC )

- 없음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