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Owlboy (아울보이, 부엉이소년)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D-Pad Studio

플랫폼 : PC

발매연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Owlboy]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알고 가야 할 사실이 하나 있다. ‘8년’. [Owlboy]의 제작 기간이다. 규모에 따라 다르지만 한 편의 게임을 완성하는 데 걸리는 평균 기간은 2~3년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8년은 굉장히 긴 시간인데, 1년마다 후속작을 내놓는 게임 시리즈가 있다는 사실까지 고려하면 [Owlboy]는 게임계에서 손에 꼽을 정도로 긴 제작 기간을 가진 작품이 될지도 모른다. 이처럼 긴 제작 기간을 가진 작품은 언제나 여러 가지 생각을 가지게 한다. 우선 ‘어떤 게임이길래 저리도 완성하는 데 오래 걸린 것일까?’라는 호기심과 긴 제작 기간에 비례하는 기대감을 형성한다. 제작 기간이 길어진 이유는 분명히 존재하기에 그에 대한 호기심이 형성될 수밖에 없고, 제작 기간이 길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다고 해석되기에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제작 기간이 길어진다고 해서 그 시간만큼 완성도가 높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러나 커져 버린 호기심과 기대감만큼 큰 우려도 동반한다. 8년은 꽤 많은 것이 달라지는 시간이다. 게임 그래픽은 상상도 못할 만큼 큰 발전을 일궈내고, 콘솔의 세대가 몇 번이나 교체되며, 유행하는 장르가 바뀌면서 새로운 장르가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게임에 대한 인식에 큰 변화가 일어나는 등 정말 많은 것들이 달라지는 시간이니 말이다. 그래서 ‘8년 동안 일어난 게임계의 변화를 따라잡을 수 있을까?’ 같은 우려를 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 더군다나 긴 제작기간을 거쳐 세상에 나왔지만 큰 실패를 맛본 선례들도 있기에 [Owlboy] 역시 기대감이 커진만큼 작품의 완성도와 발매 이후의 성공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발매 전부터 주목을 받은 것은 물론 수상실적도 존재할 만큼 검증이 된 [Owlboy]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앞선 우려들은 모두 기우(杞憂)에 불과하다. [Owlboy]는 개발 기간 동안 여러 번에 걸쳐 개발상황을 공개해왔고 이를 통해 게임 매체들로부터 꾸준한 기대와 주목을 받아 왔다.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 ‘보다 깔끔하고 정돈된 도트 그래픽’, ‘아름답고 매력적인 디자인’ 등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것은 물론 ‘아직 발매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너무나 애통하다'라는 감정이 잔뜩 담긴 찬사까지 들어왔다. 그뿐만 아니라 Game Developers Conference 2015, Norwegian Game Award 2010 에서 수상하고, Indipendent Game Festival 2010 에서 후보에 선정, Penny Arcade eXpo 2013 에서 주목을 받는 등 발매 이전의 미완성 단계에서부터 상당한 성과를 일궈 냈다. 대단하지 않은가? 발매 전부터 호평을 받으며 상을 받았다면 완성된 모습은 얼마나 멋질까? 그리고 11월 2일, 드디어 세상 밖으로 [Owlboy]가 나왔으니 우리가 할 일은 단 하나다. 그 안에 무엇이 담겨 있는지 살펴보자!

대단히 치밀하고 아름다운 도트그래픽은 8년이라는 제작 기간이 납득될 만 하다

본작의 제작 기간이 8년이나 걸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자 가장 뛰어난 장점은 단연 작품 전체를 색칠하고 있는 도트 그래픽이다. [Owlboy]의 감독인 Simon Andersen은 처음 작품을 구상할 때 다음과 같은 고민을 했다. “3D를 뛰어넘는 2D 그래픽의 장점을 보여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리고 이러한 고민으로 시작해 완성에 이른 것이 바로 현재의 [Owlboy]다. 3D를 넘어서는 2D 게임을 만들고자 했던 감독의 바람대로 [Owlboy]는 이제껏 그 어떤 게임에서도 볼 수 없었던 뛰어난 도트 그래픽을 보여주고 있는데, 게임을 하는 내내 감탄사가 나오는 것은 물론 도트 게임의 패러다임(Paradigm)을 바꿔버릴 만한 수준이다. 높은 해상도를 통해 깨끗하고 깔끔한 도트 그래픽을 그리고 있지만, 해상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점(dot)으로 그려진 특유의 느낌을 그대로 살려냈다. 그리고 플랫폼과 배경의 표현방법에 차이를 두어 두 공간의 구분이 뚜렷할 뿐만 아니라 여러 층(layer)이 존재하는 게 분명히 보여 2D 그래픽임에도 상당히 입체적으로 느껴진다. 또한, 게임 전반에 걸친 디자인이 미적으로 매우 뛰어나며, 등장인물을 포함한 모든 요소들에 대한 묘사가 세밀해 게임 화면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예술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여기에 마치 3D 게임에서나 나올법한 살아 움직이는 듯 수시로 변화하는 배경(Background)과 환경요소(예를 들어 쉴 새 없이 변화하는 구름, 흔들리는 나뭇잎, 흐르는 물, 타오르는 불길, 서서히 바뀌는 빛과 그림자 등)는 언제나 경이로움을 선사한다. 그리고 상당히 많은 작업 시간을 필요했을 캐릭터의 부드러운 움직임까지! 이 모든 것을 한 화면에 담아내었기에 ‘3D를 뛰어넘는 2D의 장점'을 보여주었다고 분명히 말할 수 있으며, 8년이라는 긴 제작 기간이 충분히 납득이 될 만큼 플레이어에게 큰 감동을 준다.

세심한 작업이 눈에 띄는 도트 그래픽만큼 배경음에도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발매 이전에는 그래픽 측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지만, 예상외로 대단히 뛰어난 요소가 더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배경음(BGM, Background Music). 성우가 따로 존재하지 않아 캐릭터의 목소리가 거의 없고(과일 먹을 때 ‘냠'하는 소리는 있다) 각종 효과음은 꼼꼼하게 만들었지만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 소리(Sound) 관련 요소들은 주목할 것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게임 진행 중에 지속해서 듣게 되는 배경음은 작중 분위기를 형성하는 데 굉장히 탁월하다. 계곡의 평화로움을 시작으로, 고대 부엉이 사원의 음울함, 해적선에 잠입할 때의 긴장감 등 상황에 맞는 분위기와 감정을 아주 잘 끌어낸다. 무엇보다 불과 게임 중 20초 남짓 진행되는 짧은 구간이라 할지라도 해당 구간만을 위한 음악을 깔아두어 분위기를 아주 확실하게 잡아내기에 배경음을 활용한 연출에 많이 신경썼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참고로 본작의 사운드트랙은 68개나 된다)

음악 하나로 캐릭터 특성을 만들어버릴 만큼 배경음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장 인상적인 배경음을 꼽으라면 해적 대장 몰스트롬(Molstrom)과 만났을 때 들을 수 있는 위압감 있는 음악. 몰스트롬은 최종 보스라 생각될 만큼 거대한 몸집과 독특한 외모를 가지고 있는 해적 대장이다. 다만 작품 전체가 아기자기한 디자인이어서 첫인상은 위엄을 느끼긴커녕 오히려 귀엽게 보인다. 그런데 주인공 일행과 조우하는 이벤트씬에서 주인공 일행을 단번에 쓰러뜨리고 마을을 파괴하는 몰스트롬의 모습은 해당 구간에 흘러나오는 배경음과 시너지를 일으키며 단번에 위엄있고 두려운 캐릭터로 탈바꿈하게 된다. 게다가 스토리 진행을 위한 이벤트씬이나 컷씬에서만 모습을 보이고 직접 싸우는 일이 없어 상대적으로 약해질 수 있는 해적 대장의 존재감을 단 한 곡의 음악만으로 완벽하게 살려내는 데 성공한다. 이 외에도 게임 초중반에는 꽤 가벼운 캐릭터로 느껴지는 해적 간부 더크(Dirk) 역시 후반부 배경음을 통해 꽤 무게 있는 캐릭터로 탈바꿈되며, 굉장히 폭력적인 성격으로 묘사되는 상점 주인(Buccanary)도 귀여운 배경음 때문인지 그저 귀여운 인물로 보인다. 이처럼 [Owlboy]에 담긴 수많은 배경음은 작중 분위기 형성은 물론 캐릭터의 인물상까지 영향을 미치는 등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주인공과 달리 오투스는 모든 면에서 나약한 조금은 독특한 인물이다

아름다운 그래픽과 효과적인 배경음도 뛰어나지만, 작품 안에 담긴 이야기도 그에 못지않게 인상적이다. 동료를 모아 사건을 해결한다는 큰 흐름은 여느 게임 속 이야기와 다를 바 없으나 세부적인 요소들은 다른 작품들과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그리고 다름을 느끼게 하는 것은 작중 등장하는 ‘캐릭터'이며, 그 시발점은 바로 주인공 오투스(Otus, 본작의 제목이 의미하는 부엉이 소년)다. 일반적인 게임 속 주인공과 달리 오투스는 시종일관 나약하다. 대게 게임 속 주인공은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성장하기 마련. 그러나 오투스는 그러지 못한다. 부엉이면서 제대로 날지 못하고 겁이 많고 소심해 말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며 육체적으로도 약해서 쉽게 쓰러지고 기절해버린다. 이러한 오투스의 ‘나약함'은 게임 시작부터 끝까지 변함없어 스승에게 벌을 받고, 해적의 침략을 막지 못하고, 가장 친한 친구로부터 실망감을 얻는 등 가슴 아픈 사건들을 계속해서 겪어 나간다.

누가 주인공인지 헷갈릴 만큼 대단히 많은 활약을 하는 게디, 알퐁스, 그리고 트윅

하지만 오투스의 나약함은 오히려 동료들의 활약을 부각해준다. 오투스의 가장 친한 친구인 마을 경비병 게디(Geddy), 해적임에도 불구하고 올바른 선택을 위해 오투스를 돕는 해적 간부 알퐁스(Alphonse), 시도때도 없이 오투스 일행을 방해하지만 해적에게 속았다는 것을 알고 동료가 되길 원하는 말썽장이 트윅(Twig)이 바로 그 동료다. 이들은 오투스와 함께 온갖 역경을 헤쳐나가며 오투스가 쓰러질 때마다 오투스를 일으켜 세우는 존재다. 분명 ‘조력자'에 위치하지만 사건을 해결하는 데 매번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오투스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되기에 이들의 중요성은 매우 크게 느껴진다. 동시에 오투스를 포함한 네 인물이 하나의 팀이 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갈등관계의 중심이 된다. 말이 없는 오투스 대신 세 인물의 대화를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며, 동료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이를 해소하는 과정이 작중 이야기에서 큰 비중을 차지해 세 인물의 존재감이 잘 드러난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소심하고 나약한, 아주 전형적인 인물에 해당하는 오투스와 달리 게디와 알퐁스, 그리고 트윅은 꽤 독특한 행보를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로서 세 인물은 예측할 수 없는 행동의 변화는 항상 흥미롭게 느껴진다. 다시 말해, 주인공의 곁에서 끊임없이 도움을 주는 조력자, 예측할 수 없는 행보를 보여주는 입체적인 인물, 갈등 관계를 형성하는 이야기의 중심, 그리고 오투스와 다소 상반된 특징들로 인해 대단히 큰 존재감을 가지게 되면서 캐릭터의 개성이 한층 더 잘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주인공 오투스는 물론 모든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려내어 더욱 흥미로운 이야기

그렇다고 해서 오투스가 주인공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존재감 없는 캐릭터인 것은 아니다. 나약하고 소심한 성격이 지속되는 전형적인 인물이긴 하나 동료들과 함께한 기나긴 여정에서 보여준 모습들, 그리고 예상을 완전히 벗어난 이야기의 결말을 통해 게임을 끝마친 뒤에는 오투스가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특히 본작의 결말은 제목이 왜 ‘부엉이 소년’인지 분명히 알 수 있게 하며 굉장히 강한 여운을 남기기까지 한다. 또한 동료들에 비해 큰 인상을 주지 못하는 오투스라는 캐릭터를 제대로 강조함과 동시에 이야기 진행 과정에서 균형이 맞지 않았던 등장인물 간의 균형을 적절히 맞춰 준다는 점에서 매우 훌륭한 결말이라고 볼 수 있다. 이외에도 기존의 틀을 완벽하게 깨뜨리는 인물, 등장 횟수는 손에 꼽을 만큼 적지만 대단한 매력을 발산하는 다수의 조연 역시 캐릭터의 특성을 잘 살리고 있으며, 이는 이야기를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 만든다.

‘여느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뻔한 게임성이면 어쩌나?’하는 걱정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게임 구성과 게임으로써의 재미는 어떨까? 사실 그래픽이나 음악, 이야기보다 가장 많은 걱정이 되는 부분은 바로 플레이어가 직접 조작(control)하고 놀게(play) 되는 요소들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8년이라는 기간은 유행하는 장르가 바뀌고 새로운 장르가 나타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었다 할지라도 해당 작품의 장르 유행이 식어버리고, 점차 발전되는 게임 구성이 등장한다면 세월이 지난 후에는 같은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대표적으로 RPG가 그러하며 리메이크가 이루어질 경우 게임 구성을 반드시 개선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점에서 8년이라는 시간이 걸린 [Owl Boy]는 다소 시대에 뒤떨어지는 게임 구성을 갖추게 될 여지가 있으며,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나쁘지 않지만 인상적이지도 못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다소 고전적인 장르들을 한곳에 모아 조화롭게 구성하여 색다른 것을 보여준다

[Owl Boy]의 게임 구성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조합'이라고 할 수 있으며, 조금 더 풀어서 말하자면 ‘여러 장르의 특징을 조화롭게 담아냈다'고 할 수 있다. 장르적 구성은 플랫포머(Platform)와 비행-슈팅(Flying Shooting)을 조합한 형태를 기본으로 하여, 메트로배니아(Metroidvania)와 퍼즐(Puzzle), 액션(Action)을 적절하게 녹여내었다. 앞서 언급한 장르는 어느 정도 고전적인 장르이며 현재는 그 인기가 많이 사그라든 장르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Owl Boy]는 해당 장르들을 하나로 모아 특색을 살리고 적절한 조화를 통해 각 요소가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더 많고 색다른 재미를 주는 데 성공했다.

다양한 장르를 한 작품에 아우를 수 있는 것은 많은 고민을 했기 때문이 아닐까?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비행-슈팅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스테이지의 구성이 기존의 플랫포머와 비교해 한층 더 다채롭다. 그리고 그 안에서 다양한 몬스터와 싸우며(액션) 막혀 있는 길을 열고(퍼즐) 구석구석 탐험하는(메트로배니아) 등 여러 요소가 담겨 있는데, 앞서 언급했듯이 이러한 요소들이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라 조화롭게 잘 섞여 있어 어떤 장르로 봐도 무방할 만큼 자연스럽다. 또한, 오투스와 동료들의 능력을 잘 활용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스테이지 및 몬스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진행하는 퍼즐들이 다수 담겨있어 매우 참신하게 느껴진다. 여기에 과하지 않은 분량의 수집요소까지 더해 스테이지를 구석구석 탐사할 기회를 제공하고, 복잡한 패턴으로 충분한 난이도를 갖춘 보스전, 정확한 타이밍과 빠른 반응 속도를 요구하는 비행/플랫폼 구간 등은 조작하는 재미까지 담아내고 있었다. 물론 특정 장르만을 독립적으로 다룬 구간도 존재해 장르의 변화까지주므로 언제나 신선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해놓는 것도 잊지 않았다. 다소 고전적인 성질을 많이 가지고 있는 [Owlboy]임에도 여러 장르의 특색을 잃어버리지 않는 선에서 군더더기 없이 잘 버무려 놓았기에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더욱이 이러한 게임 구성은 언제 내놓아도 게임으로써의 재미는 충분히 보장하는 내용이기에 8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래픽 못지않게 게임 구성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단점을 꼽고 싶지 않다. 이 작품은 도트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것이므로…

그렇다면 단점은 없는가? 없다. 더도 덜도 말고 단호하게 ‘단점은 없다'고 말하고 싶다. 8년이라는 세월이 그려낸 아름다운 도트 그래픽, 훌륭한 배경음, 캐릭터를 잘 살린 인상적인 이야기, 여러 장르를 잘 조합해 만들어낸 게임 구성까지 모든 부분이 훌륭하다. 물론 플레이 타임이 짧고 회차연동(또는 반복 플레이) 요소가 없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아쉬움이지 결코 단점이 아니다. 오히려 반복이 아닌 단 한번의 게임 진행만으로 본작에 담긴 모든 것을 느낄 수 있기에 [Owlboy]는 깔끔하게 완결을 낸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한 사람의 고민으로부터 출발해 8년이라는 긴 세월을 거쳐 세상 밖으로 나온 [Owlboy]. 본작은 거대한 시각적 감동으로 우리에게 다가왔지만 결국에는 더 많은 것을 우리에게 전해줬다. 게임을 끝낸 지금도 여전히 게임 속 이미지가 눈 앞에 어른거리고 멜로디가 머릿속을 맴도는 필자는 제작사에게 말하고 싶다. “[Owlboy]를 완성해준 D-Pad Studio에게 진심으로 경의와 감사를 표한다. 당신들의 시간은 헛되지 않았고 당신들은 우리에게 놀라운 경험을 선사했으며 당신들의 작품은 도트 게임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을 거라 확신한다.”

못다 한 이야기

- 배경 묘사 중 '빛' 표현은 정말 도트 그래픽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나다. 단순히 명암을 나타내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빛의 변화 패턴을 세세하게 나누어 표현했기에 시간에 따라 빛의 세기가 강해지고 약해짐이 매우 자연스럽고 분명하게 느껴진다. 게임 진행 중 '부엉이 사원'에 진입하여 거대 부엉이 석상이 있는 곳의 배경을 살펴보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 도트 그래픽이어서 그런지 움직이는 배경은 당연히 일정 주기로 반복되는 움직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요소별로 주기를 미묘하게 달리 설정해두어서인지 전체 배경이 매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각 요소를 따로 나눠서 작업하고 시행착오도 많이 거쳤어야 했을 텐데, 그래픽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하는 부분이다.

- 작중 세계관도 독특하여 이야기가 더욱 매력적이다. 부엉이 인간, 부엉이 사원, 로봇의 반란 등 응용 여지가 있는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 다만 본작은 오투스와 동료들을 중점으로 이야기를 다루기에 더 많은 내용을 풀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오투스의 스승 아시오(Asio)와 해적 대장 몰스트롬(Molstrom) 같은 세계관 내 강자들이 자주 등장하지 않은 것도 이러한 이유인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PC )

- 플랫폼/벽을 뚫고 지나가 정상적인 게임 진행 범위를 벗어나는 돌아오지 못하는 일이 있었다. 당연히 게임 진행도 불가능해져 체크포인트부터 다시 시작했다. 게임 진행 중 딱 한 번 발생한 버그인데, 같은 상황에서 동일한 버그가 발생하지 않은 것을 보니 일시적인 오류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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