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Gears of War 4 (기어스 오브 워 4)

장르 : TPS, 액션

제작사 : The Coalition

플랫폼 : X-Box One, Windows 10

발매년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 스포일러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Epic Games(에픽 게임즈)에서 제작한 [Gears of War]는 [Halo] 시리즈와 함께 X-Box 360으로 발매된 액션 게임 중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아온 게임 시리즈다. Unreal Engine 3(언리얼 엔진3)로 만들어낸 수준 높은 그래픽과 멋진 액션을 보여주는 게임성을 통해 많은 게임상을 수상한 2006년 [Gears of War]을 시작으로, 약점을 보완하고 인상적인 멀티플레이를 추가한 2008년 [Gears of War 2]에 이어, 이야기를 깔끔하게 마무리한 2011년 [Gears of War 3]까지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아 왔다. 하지만 Epic Games의 자회사 People Can Fly(피플 캔 플라이)가 만든 외전이자 후속작 [Gears of War : Judgement]는 조금 상황이 달랐다. 제작사가 바뀌고 외전이라는 이유에서인지 전작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으나 게이머들은 이러한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했고 전작에 비해 낮은 평가는 물론 흥행에도 실패하게 된다. 게다가 [Gears of War : Judgment]가 발매된 2013년이 X-Box 360에서 X-Box One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였다는 점과 흥행 실패 이후 후속작에 대한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Gears of War] 시리즈가 이대로 막을 내리는 것이 아닌지 우려까지 나타나기 시작했다.

Microsoft는 [Gears of War] 부활을 위해 단단히 준비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런데 2014년 1월, Microsoft(마이크로소프트)가 Epic Games로부터 [Gears of War]의 저작권(IP, Intellectual Property, 지식재산권)을 사들였음을 발표한다. 시리즈의 지속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그리고 단순히 저작권을 산 것만이 아니었다. Epic Games 소속이자 [Gears of War] 시리즈의 감독이었던 로드 퍼거슨(Rod Fergusson)을 영입해 Microsoft의 자회사 Black Tusk Studios(전 Microsoft Game Studios Vancouver)의 대표로 앉혔고, 회사의 이름을 작중 소재와 관련이 있는 The Coalition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전작의 실패를 만회하고 [Gears of War]를 다시 살려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시간이 흐른 뒤 2016년 10월, [Gears of War 4]가 발매되었다. 과연 그들의 의지대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Gears of War 4]는 Unreal Engine 4로 만들어졌고 여전히 대단한 그래픽을 선보인다

[Gears of War] 시리즈는 자사의 게임엔진 Unreal Engine 3 로 만들어졌으며 해당 엔진을 세상에 알리게 된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Unreal Engine 3 로 만들어낸 그래픽은 [Gears of War] 시리즈의 연출력에 많은 보탬이 되었고 훌륭한 게임성과 융합하여 좋은 평가를 받는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또한, 평가와 흥행 모두 실패했던 [Gears of War : Judgement]조차 그래픽만큼은 최상의 수준을 보여주었기에 게임성이 비판받았을지라도 그래픽은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에서 [Gears of War 4]도 그래픽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 작품에서 사용된 게임엔진은 Unreal Engine 4. 더 발전된 그래픽으로 게이머의 시선을 완전히 압도하는 데 성공했다.

세밀한 묘사는 물론 특정 환경에서 느껴질 법한 감각이 간접적으로 느껴질 정도

[Gears of War 4]의 그래픽은 그 자체로 멋지다. 게임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이 보아도 화려하고 사실적이며 세밀한 그래픽임을 한눈에 알 수 있다. 게다가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다양한 형태와 성질을 가진 공간을 마주하게 되는데 어느 한쪽도 부자연스럽지 않으며 묘사가 뛰어나다. 그래픽이 얼마나 세밀하게 만들어졌는지 번개 폭풍이 다가올 때 위압감, 밀폐된 지하실의 높은 습도로 인한 찝찝함, 로봇에 의해 관리되는 통제 구역의 건조함 등 게임 캐릭터가 해당 환경에서 받았을 법한 느낌을 게이머도 그대로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또한 먼 거리에 있는 대상이나 배경도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어 어떤 방향으로 바라보든 굉장히 멋진 장면을 볼 수 있으며 원근감과 공간감이 잘 느껴져 플레이어가 활약하는 공간을 더욱 실감 나게 느낄 수 있다. (모든 구간이 멋지지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게임 전체에서 두 번 존재하는 지하로 내려가는 구간을 들고 싶다. 한쪽은 좁은 공간에서 지하로 내려가고, 다른 한쪽은 넓은 공간에서 지하로 내려가는 데 어느 쪽이든 원근감과 공간감이 대단하다. 지하로 내려가는 중에 시점을 위로 올리면 정말 멋진 장관을 볼 수 있다)

어디를 살펴보더라도 한치의 부족함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수준 높은 연출력

멋진 그래픽만큼 연출력도 대단하다. 게임 진행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컷씬(Cut Scene), 시청각적 효과, 다양한 탈것을 통해 보여주는 액션, 변화무쌍한 시점 등 연출을 위한 요소들은 부족함이 전혀 없다. 그중에서도 ‘컷씬'과 '시점'은 아주 적절하고 균형 있게 활용되고 있어 연출력을 갖추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과하지 않은 분량으로 시기적절하게 재생되는 ‘컷씬’은 마치 영화를 보는듯한 느낌을 주어 충분한 흡인력이 있으며, 컷씬과 게임플레이에서 발생하는 괴리감이 매우 적어 이야기 진행과 게임 진행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세세하게 파고들면 분명히 차이가 있나 직관적인 느낌으로는 괴리감이 거의 없을 만큼 컷신과 인게임 그래픽이 비슷하게 보인다) ‘시점’은 아주 작은 변화만으로 큰 효과를 내고 있다. 3인칭 시점의 게임은 기본 시점이 게이머가 조작하는 캐릭터의 바로 뒤를 따라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Gears of War 4] 역시 기본 형태는 같으나 캐릭터의 움직임에 따라 각도 조절, 줌 인(Zoom In), 줌 아웃(Zoom Out)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주 시점에 변화를 줌으로써 액션을 더욱 역동적으로 보이게 만든다. 더욱이 수시로 시점이 자주 변화하지만, 해당 상황에 가장 적합한 위치로 조정이 되기 때문에 게임 진행도 굉장히 쾌적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이 외에 각종 무기의 시청각적 효과로부터 느낄 수 있는 타격감은 눈과 귀를 모두 만족하게 하기에 충분하다. 무슨 말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고? 그러면 전기톱을 켜고 적을 한 번만 썰어보자. 모든 게 설명될 것이다.

[Gears of War : Judgment]의 실패 때문인지 기존의 형태로 완전히 회귀했다

게임 시스템은 [Gears of War : Judgment]의 실패 때문인지 기존 형태 및 내용으로 돌아왔다. 스코어링 삭제, 기존 인터페이스로 복귀, 호드 모드의 부활 등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보다는 기존의 것을 다시금 활용했다. 이러한 부분은 ‘기존과 너무 똑같은 방식이 아닌가?’라는 의문과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다. 그러나 기존 게임 시스템이 굉장히 잘 갖춰져 있었고, 오히려 변화를 준 [Gears of War : Judgment]가 실패를 했을 뿐만 아니라 [Gears of War 4]가 메인 시리즈로 만들어진 작품이기 때문에 기존의 형태를 재활용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매우 안정적인 전략이다. 무엇보다 [Gears of War]가 아닌 다른 게임 시리즈도 전작을 그대로 이어온 것에 대해서는 매번 호불호가 나뉘어 매너리즘, 계승, 재활용, 유지 등 여러 견해가 나타나기 때문에 무조건 비판만 할 수도 없다. 무엇보다 기존의 장점을 다시 활용한 것이며, [Gears of War 4]만을 생각해 보았을 때(+처음 시리즈를 접한 사람의 기준으로 볼 때)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게임 시스템이어서 기존 시스템을 이어가는 건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다만, 워낙 오랫동안 시리즈가 이어져 온 작품이며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하는 만큼 후속작에서는 어느 정도 변화는 필요할 것이다.

구조물과 지형, 다양한 적의 등장, 예기치 못한 환경 등은 전략을 활용하게 한다

다양한 전략을 활용할 수 있는 게임 구성은 여전하다. [Gears of War]는 오픈 월드 구성이 아닌 일직선 구성이기 때문에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면서 게임이 진행되므로 정면에서 적을 마주하고 직진만 하게 된다고 오해할 수 있으나 전혀 그렇지 않다. 일직선 진행에서 가장 흔히 접할 수 있는 좁은 공간에서의 전투뿐만 아니라 오픈 월드를 연상케 하는 개방된 공간에서의 전투, 그리고 일정 시간 동안 특정 지역을 방어해야 하는 전투까지 여러 형태로 전장이 구성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엄폐물의 배치와 진행 경로도 다양하게 만들어 전장 구조가 복잡하고 다양하다. 그러다 보니 정면에서 총격전을 벌이는 것만이 아니라 우회로를 탐색하여 유리한 위치를 점하거나 적진으로 몰래 잠입해 암살하는 등 여러 가지 전략을 시도해볼 수 있게 된다. 또한, 배경이라고 생각했던 날씨나 구조물들이 전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기에 상황 변화를 통한 새로운 전략을 사용하도록 유도하기까지 한다. (예시-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수류탄을 사용하면 둥지를 손쉽게 파괴할 수 있지만, 폭풍이 부는 전장에서는 바람 때문에 엉뚱한 곳으로 수류탄이 날아가 버리기 때문에 다른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외에도 서로 다른 특성을 가진 적과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 게임 진행 중 습득할 수 있는 특수한 무기, 특정 구간에서 발생하는 분기점 등도 전략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대교체가 일어나고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되었음을 잘 드러냈지만…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그래픽과 연출, 기존 형태로 회귀한 게임 시스템, 충분한 전략성을 갖춘 게임 구성 등 여러 가지로 만족스러운 [Gears of War 4]지만 안타깝게도 스토리는 상당히 아쉽다. 마커스 피닉스(Marcus Fenix)의 아들 JD 피닉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새로운 적의 등장시켜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진다는 것을 전면에 드러냈으며, 게임 진행 과정에서 볼 수 있는 JD와 마커스의 동행, 이야기 후반부에 등장하여 큰 도움을 주는 전작의 주인공인 데이먼(Damon Baird)와 콜(Augustus Cole)은 세대교체가 일어났음을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새로운 동료인 케이트(Kait Diaz)와 델(Delmont Walker)은 전작의 주인공들 못지않은 독특한 성격으로 충분한 매력을 발산해 존재감을 드러내는 데 성공했다. (직접 드러나지 않지만 작중 행적을 통해 각 캐릭터의 위치와 역할이 뚜렷하며 위급한 상황에도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세 사람을 보면 전작의 주인공들이 연상되기도 한다)

단조로움과 불균형, 그리고 ‘이제 시작이다’는 느낌을 주는 이야기는 조금 아쉽다

그러나 성공적인 세대교체와 새로운 캐릭터의 매력에도 불구하고 전체 이야기 흐름이 단조로워 그다지 인상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기억에 남을만한 인물 간의 대립이 없고, 굉장히 위급한 상황임에도 주인공 일행은 전반적으로 침착해 감정적으로 강하게 몰입되는 부분이 거의 없다. 게다가 목적이 분명히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부분에 더 많은 비중을 할애하고 있어 이야기의 초점이 흔들리며, 게임 후반에 들어서면 이야기 전개가 급격히 빨라지기에 다소 당황스럽다. 무엇보다 이야기가 끝나더라도 의문이 풀리지 않은 부분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고 마지막 장면에서 보여준 요소는 [Gears of War 4]가 기존 [Gears of War] 삼부작의 연장이라는 것을 직접 드러내고 있기에, 하나의 큰 이야기라기보다 프롤로그(prologue)나 인터루드(interlude)에 가깝게 느껴진다. 이러한 이유로 후속작에서는 풀리지 않은 의문에 대해 충분히 풀어내야 할 것이며 좀 더 짜임새를 갖춘 멋진 이야기를 보여줄 필요있다.

아쉬움은 있지만, 충분히 만족스러운 [Gears of War 4]. 다시 시작이다

앞서 언급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에 대한 대답은 ‘YES’다. 변함없이 수준 높은 그래픽, 전작의 장점들의 효과적인 활용, 그리고 연출과 전략성 등 TPS가 갖춰야 할 요소에 대해서는 전혀 부족함이 없다. 그리고 전반적인 완성도가 대단히 뛰어나기에 재기가 아닌 새로운 게임시리즈였어도 충분히 성공적이었을 것이다. 단, 전작의 실패로 인해 기존 형태로 돌아왔으나 변화가 전혀 없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있는 게임시스템, 몇 가지 문제점이 있어 아쉬움이 따르는 작중 이야기는 분명히 [Gears of War 4]의 약점이므로 차기작에서는 이에 대해 분명히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그래도 제작사의 변경과 주인공의 세대교체,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점이라는 측면에서는 [Gears of War 4]는 충분히 좋은 출발점이다. 무엇보다 게임의 결말을 본 후에, 전작들을 다시 해보고 싶다는 생각과 후속작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지 기대감이 생겼다는 점을 생각해본다면 [Gears of War 4]는 처음 시리즈를 접하는 게이머나 기존 시리즈를 접해본 적이 있는 게이머 모두를 충분히 만족하게 할만한 작품임이 분명하다. JD와 케이트, 델이 보여줄 앞으로의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마커스와 친구들이 함께 나온다면 더더욱 좋을 테고 말이다.

못다 한 이야기

- 전기톱의 손맛이 정말 대단하다. 사용이 꽤 까다롭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사격하는 것보다 더 재미있고 중독성 있다. 필자의 경우 조준을 해야 하는 TPS와 FPS에 굉장히 약해서 산탄총을 주력으로 하는 근접전투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는데, 전기톱의 존재가 게임의 재미를 크게 살려주었다. [Gears of War 4]에서 삭제가 될 뻔했다가 그대로 유지되었다는 뒷얘기를 들으니 더 마음에 든다.

- 적군의 인공지능은 꽤 훌륭한 편인데, 가끔 당황스러울 정도로 낮은 인공지능을 가진 적들이 종종 발생하기도 한다. 전기톱을 켠 채로 정면에 서 있는 상황임에도 스스로 달려들어 죽거나 엄폐를 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다가 죽는 경우가 있었다. 다만 정말 드문 경우고 대부분의 적은 엄폐물 뒤로 수류탄을 던지면 산개를 하고, 뒤를 노리기 위해 우회로로 진입하면 다른 곳으로 도망갈 정도로 인공지능이 뛰어나다. 단, 빈사상태에 빠졌을 때 절대로 마무리 공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조금 의아한 부분.

- 게임 후반에 이야기 전개가 급격히 빨라진다고 본문에 언급했는데 이는 게임 진행과도 어느 정도 연결이 된다. 게임 후반에 로봇을 조종하여 스웜의 본거지를 공격하는 구간이 해당 부분으로, 인간의 외형을 가진 로봇이고 사람으로 게임을 진행할 때와 별반 다름없는 게임 진행 방식이지만 게임의 난이도가 급격히 낮아짐과 더불어 너무 손쉽게 적진을 쓸어버리는 모습 때문에 이야기 전개가 더 빠르게 느껴진다. 그러다 보니 게임 진행 내내 상당한 재미가 있었던 반면 게임 후반부는 다소 힘이 빠졌다.

-  전작의 주인공들과 본작의 주인공들, 즉, 모든 세대가 한자리에 모였을 때 JD를 필두로한 새로운 주인공들이 '애송이'처럼 느껴졌다. 마커스, 데이먼, 콜 등 전작의 주인공들이 지나치게 인상이 강해서인지 JD 일행의 매력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물론 게임 속 연령대를 생각하면 분명히 JD 일행들은 마커스 일행들에게는 애송이가 맞지만 말이다.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X-Box One )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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