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분을 만나 뵙고 왔습니다. Xbox를 10년 넘게 다뤄오셨으며 미국 Microsoft가 공식적으로 인정한, 전 세계에 53명 밖에 없는 Xbox MVP이자 국내 유일한 Xbox MVP입니다. 동시에 가족과 함께 게임을 즐길 줄 아는 자상한 아버지시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국 Xbox의 현황과 전망, 그리고 학부모로서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과 게임으로 자녀와 대화하는 방법 등을 들어보고 왔습니다. Xbox MVP 김유정(유정군)님입니다.

전 세계 단 53명, 그리고 국내에서는 유일한 Xbox MVP이신 김유정(유정군)님

종미니멈 : 입을 푸는 시간을 먼저 가져볼게요. 유정님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시겠어요? 나이라든지, 직업이라든지, 기타 등등…

유정군 : 기본적인 것부터 하죠. 나이는 40살. 40살이고 나이에 비해서는 동안으로 보인다고 합니다. 하는 일은 마케팅대행사에서 주로 IT 쪽을 다루고 이외에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요. 새로운 제품에 대한 프로모션을 기획하고 실행하는 마케터라고 보면 돼요. 그리고 세미나 같은 것들도 하고요. 프로모션 마케터 정도라고 하면 되겠네요.

종미니멈 : 방금 마케팅을 하고 계신다고 하셨잖아요. 혹시 그게 엑스박스 MVP 활동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유정군 : 주로 연결되는 클라이언트가 마이크로소프트가 있어요. 개인적으로는 10년 넘게 함께 일을 했고요. 그 전부터 꾸준히 엑스박스를 즐겨왔고 커뮤니티에 활동하다가 회사에 들어오니까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일부터 엑스박스 관련 일까지 하게 되더라고요. 거의 10년 넘게 한국 엑스박스 프로모션 관련 일을 해오다 보니까 조금 더 애정이 생기게 되었고, 마이크로소프트 담당자는 그동안 많이 바뀌어 왔지만 저는 10년 넘게 엑스박스를 만져오면서 그만큼 마음이 많이 가게 되었죠. 그래서 엑스박스에 대한 관심이 더 가지고 활동을 하게 된 거죠.

종미니멈 : 원래 게임 자체는 오랫동안 해오셨고, 프로모션 대행사에서 일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와 연결이 돼서 자연스럽게 MVP 활동으로 이어졌다고 이해하면 되겠네요?

유정군 : 엑스박스가 국내에 처음 출시되었을 때가 2002년인가요? 그때 [헤일로] 나왔을 때부터 엑스박스는 즐겨왔어요. 물론 그전부터 Playstation 2도 즐겨왔지만요. 그러다가 엑스박스 360이 나오고, [기어스 오브 워]가 처음 나왔을 때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주최한 이벤트에 응모했어요. 그리고 거기에 당첨돼서 미국에 있는 ‘에픽 게임즈’ 본사에 다녀오는 이벤트에 당첨이 됐어요.

종미니멈 : 와…(감탄)

유정군 : (웃음) 그때 다녀오고 나서 후기를 올렸는데 반응이 뜨겁고 굉장히 좋았어요. 그때 디스이즈게임 측에서도 제가 올린 글로 기사를 썼었고요. 그러다가 아는 사람 한 명이 “엑스박스 활동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MVP 추천 해줄 테니까 한번 해보는 게 어떻겠냐?” 해서 시작을 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죠.

‘대우 재믹스’부터 ‘Playstation 1′까지 학창 시절을 콘솔 게임과 함께 하셨다

종미니멈 : [기어스 오브 워]가 언급되었으니 이번에는 게임 경험 전반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볼게요. 게임은 언제 처음 하셨나요?

유정군 : 게임이라고 하면 어떻게 범위를 둬야 하나요? PC게임? 콘솔 게임?

종미니멈 : 전부 다 합쳐서요.

유정군 : 초등학교 3학년인가? 그때는 국민학교죠. (웃음) 아직도 기억나는 게 1988년에 TV에서 서울 88올림픽 할 때 굴렁쇠 굴리는 소년 아시죠? 그 당시에 아버지께서 광주에 있는 환희 백화점에서 게임기를 하나 사오셨어요. 내가 살던 곳은 정읍이라고 촌구석이었는데 (웃음) 게임을 정말 구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그 시절에 아버지께서 '대우 재믹스 V'라고 빨간색 삼각형 게임기를 사 오셨어요. 정읍이 시골 촌구석이기도 하고, 그때는 전국적으로 오락실이 생기기 이전 시절이니까 온 동네 친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와서 했던 게임이 [갤러그]부터 시작해서 MSX 계열이었죠. 그 이후로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닌텐도 패미컴'를 주로 했고요. 그때 처음으로 [드래곤 퀘스트]를 하면서 '아! 이런 게임도 있구나!’ 싶었죠. 그리고 중학교 2학년 때 '슈퍼 패미콤'이 나왔는데 그 당시에 [스트리트 파이터 2]가 나왔어요. 그래서 '이건 사야 해!'해서 사게 됐고 동네 친구들이 매일 우리 집에 모여서 놀았죠. 물론 그 이전에는 오락실에서 했지만. 그다음에는 또 [소닉]이 나온다고 하니까 '메가 드라이브'도 샀고요. 그러다가 중학교까지는 거의 콘솔 게임을 하다가 고등학생 때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콘솔 게임을 안 했어요. 

종미니멈 : 이유는요?

유정군 : 그때는 PC 쪽에 전략 시뮬레이션에 한창 맛을 들렸던 시절이었어요.

종미니멈 : [스타크래프트] 막 나왔을 때네요.

유정군 : 맞아요. 고등학생 때는 '플레이스테이션 1’ 으로 [철권]이랑 [릿지 레이저]를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때는 일본어를 잘 몰랐어요. 그래서 내가 일본어를 공부하면서까지 콘솔 게임을 해야 하나 싶어서 안 하게 되었죠.

종미니멈 : 맞아요. 그때는 한국어 지원을 잘 안 했으니까요.

유정군 : 그렇죠. 그래서 사실 나한테 콘솔 게임 역사를 이야기하라고 한다면 '슈퍼 패미콤'이랑 '메가 드라이브'까지는 잘 알아요. 그러다가 '플레이스테이션 1’, '세가 새턴’, '드림 캐스트’, '닌텐도 64’ 시기는 모르고요. (웃음) 대신 '플레이스테이션 2'부터는 다시 했으니까 잘 알죠. 그리고 대학교 입학 후에 4년 정도 게임 메카 라는 사이트에서 전략 시뮬레이션 게시판에서 시삽(sysop, 게시판 관리자 겸 운영자)을 맡기도 했죠. 지금은 없어졌지만, 그 당시에는 규모가 엄청 컸거든요. 게다가 당시에는 [스타크래프트]가 워낙 인기가 많아서 여러 커뮤니티 중에서 전략 시뮬레이션 게시판이 가장 규모가 컸죠.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게임존21 이라는 사이트도 있었고요. 아무튼, 게임메카에서 3~4년 동안 활동하다 보니까 그 당시에 게임 기자분들하고도 많이 알게 됐어요. 그리고 그때는 단순히 게시판 관리자가 아니었어요. 제가 약간 아웃사이더인게, [스타크래프트]가 너무 인기가 많다 보니까 다른 좋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들, [커맨드 앤 컨커] 시리즈를 비롯해서 재미있는데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임들을 알리기 위해서 국내 게임 개발사들한테 일일이 연락을 다 돌렸죠. 그때는 국내 전략 시뮬레이션 개발사가 정말 많았거든요. “게임 좀 제공해달라. 그러면 게임 메카를 통해서 홍보를 많이 해주겠다.” 해서 게임도 협찬받고 홍보도 했었고요. 그 당시에 알게 된 분 중에서 유명한 개발자도 있고 기자분도 있고 아직 형, 동생 하면서 지내고 있죠. 그렇게 하다가 2000년대 초반에 '플레이스테이션 2'가 발매됐고, 아시다시피 한글화도 참 잘 되던 시절이었죠. 이제 PC게임은 조금 지겨우니 다시 콘솔 게임으로 가야 할 때가 왔다 싶어서 '플레이스테이션 2'로 돌아왔죠. 그때 [소콤]을 엄청 좋아해서 클랜까지 가입했죠. 그리고 졸업작품으로 플레이스테이션 포스터를 만들었어요.

종미니멈 : 아! 디자인 전공하셨죠?

유정군 : 맞아요. 그런데 그때 혼자 만든 게 아니고 직접, 지금은 SICK. 당시에는 SCEK라고 불렸던 소니에 전화해서 마케팅 담당자랑 미팅을 하게 됐죠. ‘내가 대학생이고 게임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 게이머인데 졸업 작품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을 활용하고 싶다!’ 해서 관련 디자인 자료를 다 받아서 졸업 작품을 냈죠. 그래서 단순히 엑빠가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도 열심히 했고 졸업작품도 낼 정도였죠. 그러다가 졸업할 즈음에 기자분이 연락이 오셨죠. “YBM 게임부서에서 사람 뽑는다더라. 해볼래?” 그래서 재미 삼아 면접 봤죠. 그런데 면접은 토요일이었는데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하라고 해서 짐 싸 들고 서울로 올라온 게, 지금까지 이어지게 된 거죠. 너무 길었나? 설명이? (웃음)

종미니멈 : 아뇨! 단순히 게임을 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라 커뮤니티 관리나 홍보 같은 게이머 이상의 활동을 많이 하셨네요.

유정군 :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루리웹에 각 지역별 게시판이 엄청 활발했었어요. 나는 그때 광주에 살았으니까 광주 게시판이 주력이었죠. 광주에 있는 콘솔 게이머들 다 끌어모아서 정모도 자주 하고 게임도 같이하고 했죠.

Xbox MVP지만 세 기종 모두 좋아하고 기종별로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종미니멈 : 지금까지 살아온 일대기를 들은 느낌이에요. (웃음) 그런데 방금 한탄하는 느낌으로 말씀하셨는데 엑스박스뿐만 아니라 플레이스테이션도 잘 알고 있다고 하셨어요. 그러면 실제로 엑스박스를 가장 좋아하시는 건가요 아니면 MVP 활동 때문에 대외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건가요?

유정군 : 개인적으로 선을 그어서 이야기할 건 없어요. 이 세상에 완벽한 건 없기 때문에. (웃음) 나 같은 경우는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 닌텐도 계열의 모든 게임기를 모두 좋아합니다. 그리고 각자 장단점이 너무 뚜렷해요.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이게 좋다 고하면 엑스박스에서는 이게 좋고, 닌텐도는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에는 없는 게임들이 고유한 색깔이 있잖아요. 그래서 다 좋아해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순수한 게이머의 입장에서 이야기하자면. 10대때부터 게임을 해오던 입장이었으니까요. 처음 시작한 건 '대우 재믹스'지만 '패미컴'이나 '슈퍼 패미컴’ 계열을 어릴때 많이 했고, 그때가 게임을 알아가던 시기였는지는 모르겠어도 게임 본연의 재미는 닌텐도를 가장 좋아합니다. 현세대로 본다면 ‘엑스박스 원’, ‘플레이스테이션 4′, ‘위 유’로 나온 게임 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즐겼던 게임은 [슈퍼 마리오 3D 월드]죠.

종미니멈 : 그러면 각 콘솔의 장단점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유정군 : 회사의 방향성에 따른 색깔이라고 볼 수 있을 거예요. 플레이스테이션 4 기준으로 본다면, 이건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기 위해 최적화된 느낌이 들어요. 인터페이스부터 가로-세로 형식으로만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죠. 물론 세부 설정을 들어가면 복잡해지지만, 인터페이스부터 '이건 게임기다'라는 인상이 강하죠. 그리고 한국의 경우에는 한글화도 잘 되어 있으니까요. 그래서 누군가 나한테 '어떤 게임기를 사야 하나'라고 묻는다면 엑스박스 MVP지만 일차적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 4를 권합니다.

종미니멈 : 이거 인터뷰 들어가도 돼요? (웃음)

유정군 : 괜찮아요. (웃음) 맞는 말이니까요. 게임 자체도 많고, 한글화 게임도 가장 많으니까. 그래서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으면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라고 하죠. 게임에 최적화된 게임기니까요. 엑스박스 원 같은 경우는 필 스펜서 체제로 바뀐 뒤로는 게임기에서 많이 돌아서긴 했는데, 마이크로소프트 정책상 원래 목표가 엑스박스 원과 윈도우를 통한 거실 통합, 멀티미디어 통합이었거든요. 이건 빌 게이츠부터 해오던 말이고. 그래서 엑스박스를 켜면 게임기라는 느낌보다는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라는 느낌이 강해요. UI가 여러 번 바뀌긴 했지만,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시켜보면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닌텐도 게임기보다 엑스박스를 어려워해요. 접근 방식 자체가. 게임 CD 넣고 돌리는 건 쉽지만 설치를 어디에 해야 하고 폴더를 어떻게 들어가고 가 어렵죠. 조금 공부를 해야 하는 게임기? 첫 느낌이 그렇죠. 그래서 사람들의 인식이 ‘게임기라기에는 어렵다’인 것 같아요. 그리고 해외는 다를지도 모르겠는데 국내에는 플레이스테이션에 비해 차이가 크게 나니까 접근성이나 구매도가 더 떨어지지 않나 싶네요. 반면에 장점은 플레이스테이션과 비교해서 멀티미디어 기능이 세분화되어 있죠. 초보자가 아닌 게임을 깊게 아는 사람들이라면 플레이스테이션에는 없는 게임과 각종 컨텐츠를 즐길 수 있죠. 그래서 순수하게 게임을 즐기고 싶으면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되, 그 이외에 다른 색깔의 게임을 즐기고 싶다면 엑스박스를 사라고 말하는 편이에요.

종미니멈 : 그러면 콘솔에 입문할 때는 플레이스테이션을 하되, 더 깊고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엑스박스로 넘어가라 정도로 볼 수 있겠네요.

유정군 : 그건 아니죠. '제대로'라고 하면 플레이스테이션에는 제대로 된 게 없다는 느낌이 되니까 '또 다른'이라는 표현이 맞죠. 사실 플레이스테이션으로는 아무리 제대로 된 FPS 게임이 나와도 패드로는 엑스박스를 따라갈 수 없거든요.

종미니멈 : 맞아요!

유정군 : 그래서 내가 말하는 건 FPS를 비롯해서 플레이스테이션에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게임성을 즐기고 싶다면 엑스박스를 추천한다는 거죠. 여기에 다양한 게임이 한글화가 되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현재로는… (침묵) 그리고 마지막으로 닌텐도 같은 경우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더 게임기 같은 게임기. 이건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닌텐도는 그냥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은 조금 더 심화된 게임기. 엑스박스는 게임기이긴 한데 종합 멀티미디어 기기.

종미니멈 : 그러면 장점에 반대되는 것들이 단점이라고 봐야겠네요. 가령 닌텐도는 너무 게임에만 치중해있다거나.

유정군 : 그런데 이렇게 말하면 닌빠 같아 보일 수도 있는데… 요즘 세상이 너무 전문화되고 복잡해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너무 욕심을 부리는 모습인 것 같아요. 문어발처럼 이것저것 하느니 하나만 집중하는 게 좋다고 봐요. 닌텐도가 분명히 불편한 점이 많죠. 물론 국가코드는 '닌텐도 스위치'로 넘어오면서 없어졌지만. 사실 멀티미디어, 라이브, 온라인 같은 면은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에 비하면 많이 불편해요. 하지만 이런 점만 개선되면 닌텐도 콘솔은 더 이상 게임기로써 손색이 없죠.

종미니멈 : 역시 MVP인 것과 개인의 선호는 다르군요. (웃음)

유정군 : 그렇죠. (웃음)

유정군이 뽑은 Best 5 - 모두 게임 역사에 지워지지 않을 한 획을 그은 작품이다

종미니멈 : 그러면 가장 좋아하는 게임 다섯 개만 꼽으신다면요? 지금 머리 속에 바로 떠오르시는 걸로.

유정군 : 지금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타이탄폴 2]. 솔직히 현세대 FPS 게임 중에 가장 재미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

종미니멈 : 진짜 오랜만에 듣네요. (감탄)

유정군 : [철권]도 좋긴 한데 [버추어 파이터] 쪽이 더 좋더라고요. 콤보 보다는 즉흥적인 느낌이 강하기도 하고요. 고전으로 넘어가면 [파이널 판타지] 중에 5탄하고 6탄. 많은 시리즈 중에서 굳이 5~6탄이 머리에 남는 이유는 '슈퍼 패미컴’ 처음 켰을 때, 그 당시 그래픽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특히 6탄에 설원 걸어가는 그 모습. 그리고 또 하나는 [스트리트 파이터 2]. 그건 국민학교 5~6학년 때 처음 나왔고 그 시절을 같이 했으니까. 사실 요즘 나온 [스트리트 파이터 5]는 너무 어렵고, [스트리트 파이터 4]까지가 딱 좋은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내 인생 게임이라고 할 수 있고, 아직도 OST가 잊혀지지 않은 게임인데 [드래곤 퀘스트 5]. 이렇게 다섯 개가 내가 좋아하는 게임인데… 아! [타이탄폴 2]는 빼야겠다. 다른 거로. [슈퍼 마리오]

종미니멈 : 역시! 아까 닌텐도 좋아하신다고 했는데 왜 이야기 안 하시나 싶었어요. (웃음) 그러면 [타이탄폴 2]는 최근에 했던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거고 지금까지 했던 걸 꼽는다면 [슈퍼 마리오]가 그 자리에 들어가는군요.

유정군 : 맞아요. [파이널 판타지] 5~6탄. [스트리트 파이터 2], [버추어 파이터], [드래곤 퀘스트 5]. 그리고 [슈퍼 마리오].

종미니멈 : 전부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들이네요.

유정군 : 어찌 보면 내 나잇대가 행운이에요. 게임의 역사와 함께했잖아요.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넘어오는 세대였기 때문에 모든 고전 게임의 시작과 발전, 성공하고 망하는 모습을 모두 지켜봐 왔으니 감회가 새롭기도 하죠. (웃음)

종미니멈 : (웃음) 그러면 앞으로 나올 게임들도 성공 여부가 어느 정도 감이 오시겠네요?

유정군 : 대부분 다 맞췄어요.

종미니멈 : '닌텐도 스위치'도 잘 될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유정군 : 그렇죠. 그런데 이건 게임기가 잘되고 아니고를 떠나서 게임 자체가 워낙 뛰어나니까. 그런데 솔직히 [젤다의 전설 : 야생의 숨결]이 이정 도로 흥할 줄 몰랐어요. 한글화가 안 되었으니 관심이 적기도 했고.

종미니멈 : 빨리 한글화가 돼야겠군요. (웃음)

Microsoft MVP 인증 - MVP 활동을 얼마나 오래 해오셨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종미니멈 : 이제 본격적으로 엑스박스 MVP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볼게요. 엑스박스 MVP에 대해 모르는 분이 많으세요. 간단히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유정군 : 엑스박스 MVP로는 전 세계에 53명 있고요. 한국 기준으로 마이크로소프트 MVP는 130~150명가량 있어요. 마이크로소프트가 제품 종류가 많기 때문에 직원이 아닌 제품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를 통해 사람들에게 제품을 알리고 개선점을 듣고자 만든 제도가 MVP에요. 그래서 MVP는 각 분야에 전문가라고 볼 수 있는 분들을 선별하죠. 본사 차원에서 여러 번에 걸친 심사를 통해 선발하고, 한번 선발된다고 끝이 아니라 매년 새로 심사를 하죠. 선발됐다가 활동이 적어서 다음 해에 떨어지는 경우도 많아요. 윈도우 뿐만 아니라 오피스 계열의 파워포인트, 엑셀, 워드, 원노트 같은 여러 분야로 MVP로 나누어져 있고요. 그리고 MVP들이 자기 분야에 대해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알리는 거죠. 그중에서 저는 엑스박스 MVP인데 컨슈머(consumer, 소비자) 쪽으로 담당하고 있고요. 내 역할은 엑스박스가 쉽고 재미있는 게임기라는 걸 사람들에게 알리는 거죠.

종미니멈 : 그런데 아까 전 세계 엑스박스 MVP가 53명 있다고 하셨잖아요. 그러면 국내 엑스박스 MVP는 몇 명이 있나요?

유정군 : 국내에는 항상 저를 포함해서 2명이 있었는데, 작년부터 개인적인 사정으로 못하시게 되면서 저만 남았죠. 그리고 국내에서는, 엑스박스 MVP를 떠나서 MVP 자체를 10년 이상 한 사람은 저를 포함해서 손에 꼽는 거로 알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그러면 아까 여러 번의 심사를 거쳐 선발된다고 하셨는데, 선발 기준이 따로 있나요?

유정군 : 선발 기준은 블로그가 되었건, 커뮤니티가 되었건 온라인 활동을 전반을 포함하고요. 유튜브 활동이나 방송 활동도 반영을 하죠. 그리고 온라인 활동이 아닌 경우라면 관련 저서를 쓴 이력을 확인하기도 하고요. 이런 활동 내역을 취합해서 보고하는 건데, 예전에는 한국~싱가포르~본사 세 단계를 거치면서 심사가 진행되다가 작년부터 엑스박스 MVP는 따로 분리가 돼서 본사에서 직접 관리하게 됐어요. 그래서 나 같은 경우는 활동 내역을 전부 미국에 있는 마이크로소프트 본사에 보내야 하죠.

종미니멈 : 그럼 엑스박스 MVP 활동을 정확히 몇 년 하신건가요?

유정군 : 올해까지 11년째죠.

종미니멈 : 그리고 계기는 앞서 말씀하셨던 프로모션 사업을 하면서 함께 하게 되었다?

유정군 : 그렇죠. 그런데 내가 아웃사이더인게… 솔직히 MVP하기 이전에도 플레이스테이션이 잘 나갔거든요. 그 시절에 엑스박스 구입하면서 [킹덤 언더 파이어]나 [헤일로] 같은 게임을 해보니까 '이것도 괜찮은 게임인데 왜 국내에서 안 팔리지?'라는 의구심이 생겼죠. 그러다가 [기어스 오브 워]가 나왔을 때. 그건 완전 센세이션, 충격 그 자체였죠. 게다가 나는 발매되기 이전에 본사에 가서 직접 본 입장이었잖아요. 에픽 게임즈 본사에서. 아마 [기어스 오브 워] 처음 나왔을 때 모든 게이머가 충격을 받았을 거에요. 비주얼적으로. 그래서 '와! 이거 끝내준다!’ 싶었고 엑스박스 360부터 활동을 시작해서 11년째 이어져 온 거죠. 

종미니멈 : MVP로서 역할은 마이크로소프트 측에 피드백을 주는 거잖아요? 피드백을 준다는 건 마이크로소프트에게 도움을 주는 건데, 거꾸로 MVP로서 얻는 이점 같은 게 있나요?

유정군 : 우선 엑스박스 MVP뿐만 아니라 모든 MVP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요. 오피스 프로그램부터 개발키트까지 전부 무료로 받을 수 있죠.

종미니멈 : 게임도 포함되나요?

유정군 : 게임은 아니에요. 프로그램만. 그래도 이것만 해도 장난 아니죠. 오피스부터 시작해서 윈도우까지 가격이 만만찮으니까요. 그리고 개발자들이 상업적 용도로는 못 쓰더라도 이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죠. 그리고 엑스박스 MVP는 특화가 된 게 퍼스트파티 계열 게임은 무료로 받을 수 있어요. 간혹 서드파티 게임들도 제공되고요. 여기에 엑스박스 라이브 골드 1년 이용권도 제공되고, 사이사이에 이벤트나 혜택이 있죠. 대표적으로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엑스박스 MVP 써밋'이라고 해서 본사에서 열리는 게 있어요. 비행기 값은 내가 내야 하지만…(웃음)

종미니멈 : 그렇군요. (웃음)

유정군 : 비행깃값만 내면 돼요. 숙박, 식사 모두 제공되고 마이크로소프트 직원과 만나서 피드백할 수 있는 미팅도 할 수 있고요. 그리고 E3 같은 경우도 비행깃값만 내면 참석할 수 있죠. 저는 올해 처음으로 가봤고, 다양한 관계분들 만나고 왔어요.

종미니멈 : '엑스박스 스콜피오'도 미리 보고 오셨나요? (참고 - 현재는 Xbox One X라는 공식명칭이 공개 되었으며, 인터뷰 당시에는 코드네임만 알려진 상태)

유정군 : 스콜피오는 보진 못했어요. 이야기만 들었죠.

2017 Xbox Summit 참석을 위해 미국에 다녀오셨다 (출처 - 김유정 페이스북)

종미니멈 : 그러면 미국에 다녀오신 이야기 좀 들을 수 있을까요? 공개 가능한 범위에서만요.

유정군 : 아! 그런데 참가조건이 '외부 유출 금지'에요. 그래도 전체적인 이야기 정도만 하자면 향후 1년간 있을 스케줄에 대한 발표에요.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팀이 '우리가 이런 걸 준비하고 있다. E3 전에는 무얼 준비하고, 이후에는 이런 일정으로 홍보할 예정이다'는 이야기를 하고, 인디 게임 개발자, 엑스박스 UI 팀이 모여서 의견을 주고받는 거죠. 거의 토론 느낌이에요.

종미니멈 : 조금 더 깊이 있는 피드백을 나누고 의견을 주고받는 거네요.

유정군 : 그걸 3박 4일 동안 내내 하는 거죠. 사실 나는 영어가 안돼서 듣기만 했는데, 게임 이야기다 보니까 반 정도는 알아듣고 나머지는 흘려보냈죠. (웃음)

종미니멈 : 어찌 보면 일정에 관해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 자체가, MVP도 마이크로소프트의 계획에 대해 알고 있어야 향후 MVP 활동을 어떻게 할지 방향을 잡을 수 있으니까 그런 거겠네요.

유정군 : 그렇죠. 이번에 엑스박스 게임 패스(Game Pass / 넷플릭스처럼 월정액으로 엑스박스로 지원하는 많은 게임을 무료로 즐길 수 있는 제도) 같은 것도 시행되기 전에 이야기를 들었고, 먼저 이용할 수 있게 지원을 받았죠.

종미니멈 : 한국에는 게임 패스가 지원이 안 되는데 유정님 계정은 된다는 거군요?

유정군 : 우리 같은 경우는 게이머 태그에 다 심어주죠. 내 계정으로 접속하면 게임 패스는 기본이고 다른 혜택이 많이 적용되죠.

종미니멈 : 그렇군요. 종합하면 MVP는 직원이 아니라 외부인으로서 마이크로소프트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위치이며 동시에 여러 혜택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유정군 : 사실 이걸 해서 돈을 더 받거나 그런 건 없어요. 받아봤자 게임 몇 개 더 받는 정도죠. (웃음) 그보다는 명예죠.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애정. 여기에 다른 사람에게 엑스박스의 좋은 점을 알리는 재미로 하는 거죠.

콘솔에 관심이 있다면 알 수 있는 사실이듯 한국 엑스박스는 상황이 썩 좋지 않다

종미니멈 : 조금 민감한 이야기일 수 있어요. 이제 엑스박스 국내 상황에 대해 여쭤볼게요. 이런 말이 있어요. '엑스박스의 국내 프로모션이 너무 소극적이다.’ 마침 프로모션 대행사에서 일하고 계시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정군 : 내가 볼 때는…(고민) 당연히 엑스박스가 지금 상황에서 플레이스테이션만큼은 아니더라도 비등하게 팔리면 그게 오히려 비정상적이죠. 게임기 같은 경우에는 한국에서 상황이 특이할 수밖에 없는 게 전 세계가 대부분 영어권이에요. 그리고 남미 쪽의 스페인어, 아니면 중국어 정도. 그래서 영어, 스페인어, 중국어 정도만 해도 게임을 즐기는 데 무리가 없어요. 그런데 한국은 한국어를 사용하죠. 그래서 별도의 마케팅보다는 한국에서만큼은 현지화가 중요해요. 최고의 마케팅이죠. 그리고 다양한 게임을 출시해주는 것. 그런데 이게 양날의 검인 게 한국은 시장이 작으니까요. 프로모션이 없어서 게임기가 안 팔리는 게 아니라 당연히 해줘야 할 한글화를 안 하고 게임 출시를 안 해줬기 때문에 안 팔리는 게 아닌가 싶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한국 시장에 한해서는 플레이스테이션보다 엑스박스가 한글화 타이틀이 부족해서 안 팔린다고 봐야겠네요?

유정군 : 그렇죠. 그런데 이게 앞으로도 좋아질 것 같지는 않아요.

종미니멈 : 사실 올해만 해도 엑스박스는 신작이 몇 개 안 나왔는데, 플레이스테이션은 쏟아지고 있죠.

유정군 : 이것도 있어요. 엑스박스는 주문형 게임(다운로드 게임) 체제로 많이 넘어가고 있어요. 미국이야 시장이 워낙 크니까 다운로드로 게임을 많이 사더라도 오프라인 시장에 영향이 적죠. 근데 한국은 안 그래도 시장이 코딱지만 한 데다 여러 게임기가 그걸 나눠 가지게 되면 파이가 더 작아지게 되죠. 그러니까 판매자들이 플레이스테이션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고 자연스레 엑스박스에 관심이 줄어들 수밖에 없죠. 이런 상황에서 더 잘될 것 같지는 않아요. 여기서 물꼬를 트려면 가장 큰 역할을 해줘야 하는 게 마이크로소프트 본사고 아시아 시장이 신경을 써야겠죠. 하지만 지금은 플레이스테이션을 뒤따라 가는 시점이다 보니까 가장 큰 시장인 미국하고 유럽을 우선적으로 신경 쓰고 있으니 상대적으로 아시아 시장은 덜 신경 쓸 수밖에 없죠. 그나마 대만이나 싱가포르는 영어권 국가니까 상관없는데 한국은 또 다른 언어권이잖아요. 그래서 더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모든 책임은 본사가 제일 크고, 거기에 더 대응을 못 하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도 책임이 있고요.

‘석고박스’라고 불린 [Final Fantasy XV] 커스텀 Xbox One 등의 사건-사고가 유난히 자주 발생했다

종미니멈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응에 관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지금까지 사건-사고가 많았어요. [프로젝트 스파크] 발매 당일 한글화 취소 사건이 있었고, [고스트리콘 : 와일드랜드]는 엑스박스 버전만 한글화가 누락 돼서 추가 업데이트를 했고요.

유정군 : [고스트리콘] 같은 경우에는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고 유통사 쪽 문제에요. 유비소프트와 인트라링스의 실수죠.

종미니멈 : 이건 마이크로소프트와는 상관없군요. 그리고 [파이널 판타지 XV] 한정판 콘솔 이벤트에서 공지가 잘못 돼서 논란이 있었죠. 이에 대해서 여러 의견을 들어보니 한국 마이크로소프트 잘못이 아니라 싱가포르 지부 쪽 잘못이라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어느 쪽이 진짜 문제였는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요?

유정군 : 내가 볼 때는 해석의 차이라고 봐요. 게임 타이틀의 한글화 취소는 [프로젝트 스파크] 말고도 [포르자 호라이즌 2]도 한글화가 된다고 했다가 안 된다고 했잖아요. 엑스박스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 아시겠지만, 한국어 지원뿐만 아니라 언어 지원에 대한 설명이 전무합니다. 반대로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경우는 어떤 게임이 한국어가 지원되는지 명확하게 나와 있어요. 엑스박스는 한글화 지원 여부를 거의 표기하지 않았고요. 그러다 보니 게이머가 직접 게임을 사서 한글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이고, 고객센터에 문의를 해봐도 담당자들도 몰라요. [포르자 호라이즌 2]나 [프로젝트 스파크]의 경우는 원래 한글화가 안 되었던 게임인데 싱가포르 지부에서 정보를 제대로 전달을 안 해주고, 그 정보를 받은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도 확인을 제대로 안 했기 때문에 문제가 생겼다고 봐요. 게임을 한번이라도 해봤으면 이런 사건이 없었을 텐데 말이죠. 커뮤니케이션의 부재. 또는 게임을 잘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랬던 게 아닌가 싶어요. 

종미니멈 : 커뮤니케이션의 부재가 핵심이군요.

유정군 : [파이널 판타지 XV] 커스텀 콘솔 같은 것도 해외에는 전시용으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전시용이라는 건 전혀 문제가 안 되는 거죠. 그런데 한국에서 홍보할 당시에 내가 아시아 여러 국가의 홍보 글을 검색해서 비교해봤거든요. 그런데 한국하고 어떤 나라 한곳이 전시용이 아니라 플레이도 가능하다는 뉘앙스로 쓰여 있었어요. 번역이 잘못 된 거죠. 그래서 거의 모든 사건-사고의 원인은 커뮤니케이션의 부재라고 보고,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 있었다면 한 번 더 확인을 했을 거라고 봐요. 그런데 이런 일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 불신이 생기게 된 거죠. 

종미니멈 : 안타까워요. 게임기는 충분히 매력적인데 언어 문제라거나 게임 외적인 사건-사고로 이미지 자체가 안 좋아져서 평가절하당하는 것 같네요.

유정군 : 그건 당연한 업보라고 봐요.

종미니멈 : 그래도 360시절은 좋았잖아요

유정군 : 그렇죠. 좋았는데 그마저도 후반에 불법 복사 때문에 주춤했지만요.

성능이 아무리 좋더라도 한글화 타이틀이 부족하면 전망이 어둡다는 솔직한 생각

종미니멈 : 불법 복사. 게임계 전반의 문제군요. 지금은 상황이 암울하지만 이를 반전시킬 기회가 엑스박스 스콜피오라고 보는 분이 많아요. 스콜피오 관련 발표에서 다시 게임기로써 초점을 맞추겠다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의지가 보였거든요. 전망은 어떨 것 같나요? 국내 엑스박스의 상황.

유정군 : 솔직하게 말하면 되죠?

종미니멈 : 네

유정군 : 진짜 솔직하게?

종미니멈 : 네

유정군 : 저는 전망도 크게 차이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스콜피오가 나오면 당연히 기계적인 성능은 좋겠죠. 그런데 기계 성능이 좋다고 해서 사람들이 한글화도 잘 안 해주고 신작 출시 자체도 안 해주는 게임기를 살 것인지 생각해보면, 제가 보기에는…(침묵) 물론 엑스박스 매니아들은 반응이 있을 거예요. 엑스박스 자체가 매니아들이 움직이는 시장이기 때문에. 매니아들이 사서 초반에는 인기몰이를 할 수 있을지라도 그 선에서 끝날 것 같아요. 이게 완벽한 4K가 지원되고 UHD가 지원되더라도 그걸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커뮤니티에서 맨날 4K니 뭐니 싸우는데 그걸 제대로 활용하는 사람은 극소수라고 봐요. 내가 볼 때는 기존에 엑스박스 원이 깔린 상황이기 때문에 메인은 엑스박스 원을 중심으로 갈 것 같고요.

종미니멈 : 한국에서요?

유정군 : 전 세계적으로. 애초에 엑스박스 원이 메인이기도 하고. 스콜피오는 초반에 소수의 매니아들에게 어필하면서 점차 키워나갈 거라고 봐요. 그래서 한국에는 스콜피오가 나오더라도 결국 중요한 건 게임이라서 확보가 안 돼서 잘은 안 될 것 같아요. 스콜피오가 나온다고 해서 한글화를 안 하던 서드파티들이 한글화를 갑자기 할 이유도 없고요.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나마 퍼스트파티니까 한글화를 하겠지만, 그것만으로는 역부족이죠. 그리고 지금 대부분의 퍼스트파티 게임이 윈도우10으로 연동이 되는 상황이니까 쉽지 않죠. 

종미니멈 : 국내는 워낙 PC 보급이 잘되어 있어서 엑스박스 보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유정군 : 그런데 아마 그것도 미미할 거에요. 윈도우10으로 퍼스트파티 게임을 해보면 아시겠지만, 최적화가 썩 잘되어 있진 않아요. [기어스 오브 워 4]나 [포르자 호라이즌 3]도 윈도우 버전은 사양이 엄청 높아야 해요. 그리고 최적화도 잘 안 돼 있기도 하고. 그런 게임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전체 시장의 파이를 보면 대세에는 영향이 없다고 봐요. 그래서 사람들이 윈도우10으로 엑스박스 게임을 할 수 있으니까 엑스박스를 안 산다는 말을 하는 건 핑계라고 생각해요. (웃음)

종미니멈 : 오히려 고성능 컴퓨터를 사는 게 돈이 더 많이 드니까…

유정군 : 그렇죠.

종미니멈 : 전망이 썩 좋지는 않네요. 안타깝게도…

유정군 : 조건이 필요하죠.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엑스박스 스콜피오로 나오는 모든 퍼스트파티 게임을 한글화하겠다. 그리고 서드파티와 연계를 해서 더 많은 게임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하지 않는 이상 스콜피오는 그냥 소수의 매니아에게 화제가 되고 그럭저럭 팔리는 게임기가 될 것 같아요.

Xbox가 현 상황을 타개하려면 무조건 더 많은 한글화 타이틀을 확보해야 한다

종미니멈 : 엑스박스가 플레이스테이션에게 밀리는 이유가 한글화 타이틀의 부재인데, 이것과 관련된 재미있는 논쟁이 있어요. 게이머들이 게임을 많이 사서 한글화를 활성화해야 하냐. 아니면 한글화를 해줘서 게이머들이 사게 만들어야 하냐.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죠.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유정군 : 회사가 먼저 움직여야죠. 사는 사람은 아쉬울 게 없거든요. (웃음) 극소수의 매니아는 '이걸 우리가 사줘야 한글화가 될 거야!'라고 생각할 순 있어요. 물론 한국은 콘솔 시장이 극소수의 매니아가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플레이스테이션은 한글화가 안 될 것 같았던 타이틀이 많이 한글화가 되고 있다고 볼 수도 있죠. 그런데 솔직히 한글화가 우선이죠. 게다가 현재 한글화 상황은 게임사 측에서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고 어느 정도 팔리고 있으니 계속해서 한글화를 해주고 있다고 봐요.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게이머보다는 제작사가 한글화를 해야죠. 그런데 여기에 맹점이 있다면, 한글화를 하더라도 게임이 재미가 없으면 안 팔려요. 

종미니멈 : 재미없는 게임?

유정군 : 그러니까 핵심은 게임이 재미있어야 한다는 거죠. 재미없는 데 한글화했다고 잘 팔리는 경우는 없어요. 한 장 팔릴 거 서너 장 더 팔리는 정도는 되겠지만. 결국은 재미있는 게임이 한글화가 되는 게 베스트죠. 아무리 한글화를 잘 해줘도 평가가 안 좋으면 금방 덤핑 되잖아요. 한글화가 되는 건 부가적인 거고, 게임의 재미가 핵심이죠.

종미니멈 : 어쨌든 요점은 파는 사람이 움직여야 한다는 거군요.

유정군 : 그렇죠. 그래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전부 다 잘해줘야 해요. 게임 출시도 많이 해줘야 하고, 한글화 지원도 더 많이 해줘야 하고요. 물론 한글화해도 안 팔리는 게임이 있을 순 있어요. 하지만 게이머 인식 자체가 '엑스박스는 한글화도 안 하고 게임 출시도 거의 안 해준다'로 박혀 있으니까… 이걸 바꾸려고 노력해야죠. 그래서 엑스박스가 한국에서 흥하려면 마케팅이나 관리도 좋지만, 사람들 인식을 바꿔줘야 해요. 대신 일반인이 아니라 매니아의 인식을 먼저 바꿔야죠.

종미니멈 : 매니아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매니아들은 기종 성능 비교를 많이 해요. 그런데 이게 전체적인 판매량이 큰 영향을 미칠까요?

유정군 : 미국같이 큰 시장은 영향력은 있을지언정 대세의 판도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에요. 큰 시장일수록 소비자가 다양하기 때문에 매니아만으로 움직이기는 쉽지 않아요. 그런데 한국은 시장이 작을 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걸 사려는 특징이 있는 것 같아요. 솔직히 나는 기종 세 개를 다 가지고 있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나 별반 차이를 못 느끼겠어요. 1080p. HDR. 4K TV. 모르겠어요. (웃음) 켜고 해봐도 끄고 해봐도 좋은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한국은 이런 게 먹히죠. 그래서 매니아의 의견을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봐요.

종미니멈 : 이런 점에서는 엑스박스는 미래가 어둡군요.

유정군 : 바뀌지 않는 한!

종미니멈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바뀌지 않는 한?

유정군 : 한국 마이크로소프트가 아니라 본사.

종미니멈 : 시장 정책?

유정군 : 정책 자체가 바뀌어야 하죠. 글로벌 회사다 보니까 정책에 따라 움직이는 거죠. 문제는 나라마다 특성이 달라서 특성에 맞춰서 융통성 있게 움직여 줘야 하는데, 한국에 그렇게 해주지 않고 있다는 거죠. 한국 시장에 맞지 않는 정책을 적용하니 게이머뿐만 아니라 파는 분들도 반발이 있죠. 반대로 플레이스테이션은 한국 게임 시장 특성에 어느 정도 맞춰서 판매하고 있어서 잘 되고 있다고 봐요.

부모와 자녀가 함께 게임을 즐기자는 메시지를 담은 컨텐츠 ‘아빠랑 게임하자’

종미니멈 : '아빠랑 게임하자'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게요. 컨텐츠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유정군 : 원래부터 아이들이랑 자주 게임을 하는 편이에요. 그리고 이제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 즈음 되니까 컨트롤러를 잡고 게임을 할 줄 알더라고요. 유튜브는 예전부터 하고 싶긴 했는데, 남들이 하는 걸 하자니 특화된 게 없는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이왕 하는 거 새로운 게 없을까 고민을 많이 했죠. 3~4개월 동안 유튜브랑 트위치 보면서 다른 사람은 어떻게 하나 지켜봤어요. 그러다가 딸아이(예서)랑 추억을 만들고 싶기도 했고, 요즘 아이들이 동영상으로 지식을 많이 습득한다고 해서 예서 친구들에게 동영상 컨텐츠를 보여주고 싶었죠. 이게 '아빠랑 게임하자'를 시작한 세 가지 이유 중 두 가지고. 나머지 하나는 빅픽처인데… (웃음) 한국 특성상 아이들이 부모님과 게임을 하는 걸 안 좋아해요. 사실 게임은 나쁜 게 아닌데 게임에 대한 인식이 안 좋다 보니까. 그런데 게임을 부모와 자녀가 함께 즐기면 부모가 자녀를 조금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고 대화도 할 수 있어요. 내가 오래전부터 딸아이랑 게임을 하면서 게임만 한 게 아니라 대화도 많이 했어요. 물론 어려서 아빠랑 이야기하는 걸 수도 있지만요. 내 꿈은 예서가 중학생, 고등학생, 20대가 되더라도 나랑 게임도 하고, 많은 이야기를 했으면 하는 거에요. 이 생각을 가지고 예서한테 많은 이야기를 하면서 게임의 좋은 점을 알려주면서 대화를 하고 있죠. 이러면 나중에 예서가 커서 게임을 하더라도 아무 게임을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좋은 게임을 골라서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래서 이 모습을 나만이 아니라 전국에 있는 아빠 엄마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죠. 아직은 컨텐츠가 많지 않아서 딸과의 취미로 생각하고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게 잘되면 나중에 게임 중독과 관련한 강의도 해보고 싶어요.

종미니멈 : 학부모님들이 게임을 부정적으로 본다고 하셨는데,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유정군 : 인식 차이죠. 학부모들은 하루 종일 스마트폰 보면서 아이들한테는 공부하고 책보라고 하죠. 그러면 아이들이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죠. 내가 볼 때는 부모가 바뀌어야 해요. 아이들 입장에서는 아빠 엄마가 스마트폰하고 TV 보는 건 나하고 똑같은데 왜 나한테만 그러나 싶을 수 밖에 없죠. 그래서 내가 보기에는 인식의 차이에요. 아빠가 낚시하는 것도 나쁜 게 아니고 엄마가 드라마 보는 것도 나쁜 게 아닌데 서로 이해를 못 하는 거에요. 그런데 솔직히 한국은 그냥 이유가 없어요. (웃음) 게임은 그냥 나쁜 거에요. 아이가 공부를 해야 하는데. 

종미니멈 : 공부라는 게 무시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웃음)

유정군 : 최근에 주변 애들을 보니까, 스마트폰을 못하게 하는 애들이 더 스마트폰에 환장하더라고요. 다행히 우리 아이들은 스마트폰을 안 하는데, 내가 스마트폰을 안하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리고 주말에 아이들이랑 게임을 같이 하기도 하고요.

종미니멈 : 그러면 평소에는 예서가 게임을 많이 하지는 않나요?

유정군 : 평일에는 학교 다녀와서 30분 정도? 아빠랑은 콘솔 게임을 하지만 학교 친구들이랑은 스마트폰 게임으로 이야기하거든요. 그래서 전화는 안 되고 게임만 되는 스마트폰이 하나 있는데 그걸로 30분씩 하는 거죠.

종미니멈 : 부모의 입장에서 통제하시나요? 아니면 자유롭게 두나요?

유정군 : 통제라기보다는 하루에 30~40분 정도만 해라고 권유하는 정도요. 대신 게임하기 전에 할 일은 다 해놓고 하라는 식으로 말하죠. 그래서 게임하려고 숙제할 것 미리 다 하니까 딱히 윽박지르거나 그런 일은 없죠.

게임을 할 때도 부모와 자녀의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출처 - 김유정 페이스북)

종미니멈 : 어찌 보면 부모와 아이의 가장 이상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 있네요. 대부분의 학부모는 게임 중독이 아니라도 게임을 한다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가지는 경우가 많거든요. 스스로 통제를 못 한다고 생각을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이가 스스로 게임을 조절하는 방법에 대해 학부모님들이 고민이 많으실 텐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유정군 : 아직 어리기 때문에 솔직히 완벽하게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걸 이끌어 주고 있는 거죠. 그런데 부모가 이끌어 주려면, '어떤 사람을 알기 위해서는 그 사람과 친해져야 한다'는 말처럼 '왜 우리 아이가 게임에 빠져있을까?'를 알기 위해서는 부모가 게임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수험생들이 수능 공부할 때 부모들도 같이 밤새우면서 지켜보고 시간 보내주는 것처럼 게임도 마찬가지예요. 게임도 함께 알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봐요. 저 같은 경우는 예서 외에도 교회에서 중고등학생과 이야기를 많이 하는 편이에요. 학생들이 하는 말이 자기 부모님은 스마트폰 게임을 많이 하면서 자기는 못하게 한데요. 그런데 나는 게임에 대해서 잘 알고 “이거 OO게임 맞지?”, “뭐가 재미있어?"라면서 이야기를 같이 해주니까 신기해하더라고요. 그래서 교회 애들은 나를 '게임을 같이 이야기해주는 아저씨'라고 인식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중요한 건 대화에요. 게임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게 아니라 게임에 대해 함께 이야기하는 게 중요하죠. 말이 좀 어렵나?

종미니멈 : 그러니까 게임에 대해 이해를 하고 있어야 대화를 통해서 조언해주거나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다 이거군요?

유정군 : 그렇죠. 아이들 입장에서는 '엄마, 아빠는 게임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나한테 뭐라고 하지?'라고 생각할 수 있거든요.

종미니멈 : 유정님은 게임에 대해 잘 아시니까 예서양한테 이야기를 해주면서 게임을 조절하면서 즐길 수 있는 거군요.

유정군 : 나는 게임에 대해 좋은 점을 이야기해주면서 하는 거죠. 그런데 이런 적도 있었어요. 예서가 너무 게임을 하고 싶어하니까 아예 그날은 스마트폰을 주면서 질리도록 해라고 내버려 둔 적도 있어요.

종미니멈 : 몇 시까지 하던가요?

유정군 : 새벽 2~3시까지 했어요. (웃음) 그런데 그때 딱 한 번이고 그 이후로는 그런 적이 없었죠.

종미니멈 : 시원하게 하고 나니까 스스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거군요.

유정군 : 이제는 게임 때문에 딱히 걱정하지는 않아요. 게임도 하면서 친구랑도 잘 어울리고 공부도 잘하고 있어서 걱정은 없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면 게임 이전에 어떤 주제로든 대화하고 함께 어울리는 시간을 가지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이게 제일 큰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없으니까 아이들이 놀이의 도구로써 게임을 접하게 되는 거고 거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건데, 일반적인 학부모님들은 아이와의 대화 부족을 생각하지 못하고 게임 중독만 생각한다는 거군요.

유정군 : 그렇죠. 그리고 대화의 접근 방식도 중요해요. '이 게임 하지마!'가 아니라 '이 게임은 뭐가 재미있어?'라는 식으로 다가가야죠. 하지 말라고 하면 반발심이 생기거든요. 그런데 게임에 관해 물어보면 관심을 가진다고 생각하게 되니까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죠.

종미니멈 : 그리고 그 과정에서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거군요.

유정군 : 그렇죠.

종미니멈 : 사실 게임에 대한 조절과 통제라고 하면 '셧다운제'를 그냥 넘어갈 순 없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유정군 : 저는 중요한 게 셧다운제보다는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교육이라고 봐요. 셧다운제가 문제가 아니고 사회가 문제죠. (웃음) 셧다운제를 할 거면 게임을 셧다운 할 게 아니라 공부도 셧다운 시키고, 12시부터는 푹 쉴 수 있게 해줘야죠. 어쨌든 셧다운제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셧다운제 이전에 어린 시절부터 스스로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종미니멈 : 그리고 그 역할을 학부모가 해야 한다?

유정군 : 그렇죠. 사실 말은 쉬운데 사회 전반에 그런 분위기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죠. 나도 말은 이렇게 하지만 예서가 고학년 돼서 게임하는 데 성적이 떨어지면 어떻게 될지 모르죠. (웃음)

사회 구조가 진짜 문제임에도 그 원인을 게임에 두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하셨다

종미니멈 : 그러면 게임 중독이 발생하는 원인은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조절 능력도 중요하지만 외적인 요인, 사회적 요인도 없지는 않다고 보이는데…

유정군 : 원래는 게임 중독 문제가 그리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애를 키워보고 주변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생각보다 문제가 심각하기는 하더라고요. 내가 IT 계열에서 일하고 있어서 조금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걸 수도 있지만 (웃음) 해커 같은 사람이 온 세상에 모든 서버를 다 마비시켜서 인터넷이 안되는 세상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요. 내가 아날로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긴 한데, 요즘 세상은 디지털화가 되다 보니 세상이 너무 빨라졌어요. 세상이 빨라지니 주어진 시간은 똑같은데 더 많은 일을 해야 하고, 그리고 더 많은 일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거기에 매달리게 되겠죠. 아이들도 그러한 세상에 맞추기 위해 그만큼 더 많이 공부해야 하고 그만큼 시간이 빼앗기게 되고요. 이러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이들이 놀 시간이 없어지게 되는 거죠.

종미니멈 : 시간이 없으니 선택지는 게임밖에 없다?

유정군 : 그렇죠. 또 세상이 각박해지고 무서워지고 하니까 학부모는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걸 걱정할 수밖에 없죠. 그리고 학교 체육 시간에 체육 활동을 시키면 학부모들이 '왜 운동시키냐? 자습시켜야지!'하는 식으로 하니까. 이런 것들. 내 생각에는 아이들한테 건전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해줘도 거기에 에너지를 소비할 거고 자연스레 게임을 덜 하게 될거라고 봐요. 그런데 모든 걸 통제해버리니 에너지를 발산할 곳이 게임밖에 없는 것 같아요.

종미니멈 : 학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탈출구가 게임밖에 없다는 거군요.

유정군 : 네. 입시 위주의 교육이 문제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것보다도 사회 전체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어른이 만들고 아이들이 만든게 아닌 그런 문제요. 복합적인 문제죠. 그래서 항상 하는 말이 가족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는 거고, 게임을 하는 것에 대해 윽박지를 게 아니라 왜 게임을 하는지 대화하고. 이런 것만 해줘도 나비효과가 돼서 큰 변화가 생길 거에요.

종미니멈 : 사회적으로 많이 바뀌어야겠네요.

유정군 : 나는 아날로그 시절이 그리워요. 집에서 게임을 할 게 아니라 운동장에 나가서 친구들이랑 모여서 놀고…

종미니멈 : 그러고 보니 그 시절도 게임이 있긴 했지만 주된 놀이 도구는 아니었잖아요. 밖에서 놀다가 잠깐 집에 가서 하는 정도였으니까요.

유정군 : 그러죠. 지금은 놀러 가자고 하면 다들 PC방 가고 그러니까. 사회가 원인이 돼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건데, 사회는 게임을 현상의 원인으로 돌리고 있으니 답답하죠.

아이들이 원하면 계속할 것이며 더 다양한 컨텐츠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유정님

종미니멈 : 다시 '아빠랑 게임하자'로 돌아가서 이야기해볼게요. 촬열하실 때 준비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유정군 : 원활하게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알아야 하니까 예서랑 같이 게임을 하면서 적당한 게임을 골라요. 그리고 그 게임 중에서 예서가 어렵지 않게 하는 게임을 골라서 설명해주죠. 게임도 같이하고요. 10~20분 정도. 그리고 바로 촬영을 시작하죠. 대본 같은 건 전혀 없고요. 그렇게 해야 게임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아요. 그리고 아직은 '아빠랑 게임하자'에 적용하지는 않고 있는데, 오래전에 해둔 생각이 있어요. 예전에 어떤 아동용 게임이 나왔어요. 어떤 기자가 그 게임에 대한 리뷰를 썼는데 엄청 혹평했어요. 너무 단순하고 지루하다는 식으로. 왜냐하면 어른들 시선에서 바라봤으니까. 하지만 아이들 시선에서는 굉장히 잘 만들어졌다고 느낄 수 있어요. 그래서 교회 아이들이랑 같이 그 게임을 해봤는데 아이들이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그때 들었던 생각이 '만약 아이들이 리뷰어가 되어 평가했다면 더 좋은 평가를 하지 않았을까?’, '전문 리뷰어가 내리는 평가가 과연 정답인가?'라는 거였죠. 그래서 예서한테 게임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을 들어보고 싶었고, 아이들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게임에 대한 소감 같은 걸 담아보고 싶어요. 하지만 아직은 예서가 너무 어리고 영상을 촬영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까 나중에 감이 생기면 조금씩 설명을 들어보고 영상으로 구성해볼까 생각 중이에요.

종미니멈 : 또 다른 컨텐츠에 대한 계획도 있으신가요? 가령 몇 년 전에 엠엔캐스트에서 '유정군이 간다’ 같은 영상도 올리신 적이 있으시잖아요.

유정군 : 지금 듣고 보니까 유튜브 유행하기 전에 내가 엄청 앞서서 했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웃음) 엠엔캐스트 시절이 10년 전인데 그 당시에 조회 수가 110만 정도 됐어요. 그때 엠엔캐스트에서 연락도 왔었거든요. '유정군이 간다’ 영상만 56편까지 만들었던가? 그런데 갑자기 엠엔캐스트가 없어지면서 컨텐츠 활동을 못 했죠. 지금은 엑스박스 MVP이기도 하니까 '아빠랑 게임하자'에서는 엑스박스 게임을 중심으로 할거에요. 우리 애들이 계속하겠다고 하는 이상 이어지죠. 그리고 나중에 둘째가 조금 크면 아들도 같이 삼인체제로. (웃음) 그리고 엑스박스 MVP로서 게임을 소개하는 컨텐츠도 생각 중이고요. 그 외에는 게임리뷰 영상 같은 것도 만들고 싶어요. 지금은 취미로 하고 있는데, 돈이 벌리기 시작해서 한 달 월급보다 돈이 더 나온다면 전업으로 하고 싶기도 해요.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한 명이라도 내 영상을 보고 '부모와 아이가 같이 게임을 하면 좋구나'라고 생각하면 좋겠어요. 지금으로써는 그 정도만이라도 만족해요.

종미니멈 : 앞으로도 더 좋은 컨텐츠 보여주시면 좋겠고, 엑스박스 MVP로써도 많이 활동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엑스박스도 지금보다 더 흥행했으면 좋겠네요.

유정군 : 저도 엑스박스가 더 잘되면 좋겠어요. 말은 잘 안될 거라고 하지만 잘돼야 MVP로서 내가 할 일이 더 많아지니까요. (웃음)

종미니멈 : 꼭 그러길 기원하겠습니다. 인터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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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 예서양과의 대화 요약

- 혼자 게임하는 것보다 아빠나 동생이랑 같이 게임하는 게 더 재미있다고 합니다. 보통 혼자 시간에는 잠깐 게임을 할 뿐 대부분 함께 게임을 한다고 하네요.

- 학교에서 친구들과 게임으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고 친구들은 스마트폰 게임을 주로 즐긴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주된 대화 주제가 스마트폰 게임이라고 하네요.

- 게임을 못하게 되면 어떨것 같다는 질문에 '중간'라고 답했습니다. 아직까지는 밖에 나가서 노는 일이 많고 게임 외에 놀이를 즐길 시간이 있어서 크게 의존적이지는 않다고 유정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게임 방송은 하나의 큰 트랜드입니다. 너도나도 게임 방송을 하고 누구나 게임 방송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 게임 플레이에 한정된 방송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임 방송으로 웃음과 즐거움을 느끼는 게 주류이긴 하지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고 있는 방송인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게임을 ‘하는’ 방송이 아니라 게임으로 ‘떠드는’ 방송을 합니다. 게임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남편과 게임을 늦게 알았지만 누구보다 게임을 사랑하는 아내가 함께 방송을 합니다.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의 림바님과 양양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방송하는 게이머 부부 림바(좌)님과 양양(우)님

종미니멈 : 림바님. 양양님. 소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분 먼저 해주시면 좋을까요?

림바 : 저는 림바고요. 나이는 81년생입니다. 항상 느끼는 건데, ‘너를 소개해봐라'라고 하면 한마디로 말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다른 사람처럼 직업이 정해진 게 없는 것 같아서 그냥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은 남자 정도로 할 수 있겠네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있는데, 지금은 게임방송이랑 팟캐스트를 하고 있지만, 내일 갑자기 여행 칼럼이 쓰고 싶어지면 내일 당장 여행을 떠날 사람이죠.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어하는 거 하는 사람.

종미니멈 : 요약하면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남자. 림바’. 좋게 이야기하면 하고 싶어 하는 걸 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남자?

양양 : 오호! 그렇게 되나?

림바 : (웃음) 나쁘게 이야기하면 특출나게 잘하는 건 하나도 없는 사람. 그리고 게으르고.

종미니멈 : 그렇군요. (웃음) 그 다음은 양양님 소개해주실까요?

양양 : 저는 양양이고요. 85년생입니다. 림바랑 4살 차이 나고요. 저도 이것저것 많이 하는 타입이어서 직업을 소개하기가 애매한데 전에는 미술관에서 일했어요. 그리고 림바랑 결혼하면서 3년 정도 방송을 하고 있고, 지금도 팟캐스트를 함께하고 있고요. 꿈이 있다면 성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두 분 다 비슷하시네요?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하고 계신다고 하면 되겠네요.

림바 : 저는 조금 다르다고 보는데, 양양은 저한테 물든 경우죠. 직장 잘 다니던 애가 물들어서 따라오더라고요. 가만히 보면 이게 재미있어 보이거든. (웃음) 일도 안 하는 것 같고. 양양은 흉내 내는 거 같고, 저는 원래 이렇게 살아온 차이가 있지 않아 싶네요.

양양 : 순수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림바 : 왜냐하면 양양은 저랑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 직장 생활을 했어요. 그리고 저한테 이런 이야기도 했어요. 자기는 두 달만 일을 안 해도 불안하다. 자기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러더니 지금은 일 년 넘게 일을 안 하는데도 불안해하지 않아요.

양양 : 이런 걸 조금 미리 알았더라면(웃음)

림바 : 양양은 따라쟁이고, 저는 태생부터 이런 거죠.

종미니멈 : 이걸 또 좋게 이야기하면 부부가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양양 : 생긴 것도 닮아간대요. (웃음)

종미니멈 :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웃음)

림바 : (웃음)

림바님의 친구 Moon-land님이 연재하셨던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 웹툰 中

종미니멈 : 방금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에 일 년 넘게 일을 안 하셨다고 하셨어요. 예전에 루리웹에 림바님 친구분께서 문랜드(Moon-Land)라는 필명으로 웹툰을 연재하죠. 그 내용을 보면 '나 림바는 백수다'라는 내용이 있어요. 실제로 그런 기간이 있으셨나요?

양양 : 지금도 백수죠. (웃음)

림바 : 그렇죠. 지금도 백수죠. 한국에서는 고전적인 백수의 기준이 뚜렷한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직업이 분명하지 않은 사람이잖아요.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어떻게 보면 사업이지만 전혀 수입이 들어오고 있지 않고 게임 방송도 재미있게 몇 년 했지만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돈이 들어오지 않아서 직업이라고 보기 힘들죠. 물론 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바라보기에는 돈도 안 버는데 무슨 직업이냐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는 지금도 백수라고 보는 게 맞겠죠.

종미니멈 : 백수라는 의미가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에 맞춘 거고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서 그런 거군요?

림바 : 그렇죠. 저는 지금 제 직업을 정말 사랑하지만,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종미니멈 : 하루 종일 게임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어떠신지?

림바 : 생각보다 많이 안 해요.

양양 : 맞아요. 저보다도 적게 해요.

림바 : 저는 좋아하는 게임이 나오면 집중해서 하다가, 잊고 살다가, 책 읽고 영화 보면서 살다가, 관심이 가는 게임이 나오면 냉큼 사서 집중해서 플레이하다가 한동안 안 하고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진행하고 있을 때라서 게임을 안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일처럼. 내가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데 할 말이 없으면 안 되니까. 게다가 리뷰도 만들어야 했고요. 리뷰 때문에라도 이틀 만에 밤새워 엔딩보고 하다 보니 웹툰이 그렇게 그려진 것 같네요.

종미니멈 : 실제로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고 방송 준비과정에서 그렇게 그려졌다는 거군요.

림바 : 그렇죠.

종미니멈 : 이번에는 양양님에 대한 질문! 아까도 말씀하셨다시피 림바님보다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하셨어요. 방송에서도 '양양님 매일 엑스박스 접속해계신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양양 : 맞아요. (웃음)

종미니멈 : 얼마나 게임을 많이 하시는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요?

양양 : 저도 최근 한 달 사이에는 게임을 많이 못 했어요. 예전에는 보통 퇴근하고 와서 피곤해도 4~5시간씩 새벽까지 게임하다가 자고 그랬거든요. 특히 한 게임에 미쳐있을 때, [폴아웃]이나 [포르자 호라이즌], [기어스 오브 워] 같은 걸 열심히 했어요. 제가 육성하고 레벨 올리는 거에 집착하는 편이라서 부말 같은 경우에는 10시간씩 하고도 그랬어요. 이러면 림바가 '니가 더 덕후같다'라는 말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게임을 늦게 알았어요. 게임 시작한 지 3년 정도 밖에 안 됬거든요. 인생에서 게임을 하는 시기는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30년이 되도록 게임을 안 했으니까 압축적으로 많이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겠죠. 실제로 재미도 있고요.

종미니멈 : 그러면 아까 양양님이 림바님한테 물들었다고 했듯 게임도 물든 거라고 봐야겠네요?

양양 : 그렇죠.

종미니멈 : 결혼하기 이전에는 게임을 안 하신 건가요?

양양 : 그때는 게임기 자체가 없었어요. 어릴 때 친척 집에 가서 손대본 정도?

2016년까지 진행되었던 시사-정치라디오 ‘新넘버4′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쩐당’

종미니멈 : 정해진 수입이 없다고 하셨지만, 직업은 두분 다 가지고 계세요. 현재 진행하고 계시는 시사라디오 '쩐당’, 이전에는 '신넘버4'에서 진행하셨고요. 이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림바 : 팟캐스트를 하게 된 계기, 그러니까 방송을 시작한 근본적인 이유는 스탠딩 코미디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제가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집에서 놀고 있다가 미국의 루이스.C.K.를 보고 놀랐어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니까. 그야말로 여기는 성역이 없구나. 정치, 종교, 사회 모든 걸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걸 보고 '난 저런 걸 하면 성격에 잘 맞겠다.’ 싶었죠. 그래서 스탠딩 코미디 글도 써보고 친구들 불러서 해보고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연습 없이는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연습으로 뭘 해볼까 하다가 아프리카 방송을 해보자 결정했고. 그리고 주제는 뭐로 할까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게 게임이니까 방송 주제는 게임으로 결정했죠. 그런데 혼자 하면 인기 없을 것 같아서 양양한테 같이하자고 해서 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신넘버4에서 오디션을 본다는 공고를 보고 재미있겠다 싶었죠. 어찌 보면 일종의 스탠딩 코미디와 비슷하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다양한 시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지원했고, 어쩌다 보니 1등으로 선발됐죠.

종미니멈 : 1등. 역시 타고난 아가리 파이터.

림바양양 : (웃음)

종미니멈 : 그 포스터 봤거든요.

림바 : 그거 양양이 만들었어요.

종미니멈 : 놀랐어요.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겠다 싶더라고요.

림바 : (웃음) 그래서 하게 됐죠. 물론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저는 그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가장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이 아닌가. 지금도 '쩐당'을 하고 있고, 순위가 엄청 많이 떨어졌지만, 전혀 불만이 없어요. 내가 재미있으면 하는 거니까요.

종미니멈 : 양양님은 예술 분야에서 많이 일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지금 하는 일과는 분야가 달라요. 지금 하시는 일과 이전에 하시는 일의 차이라던가 그에 따른 느낌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양양 :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저는 미술을 전공했고 관련 직종에서 일을 계속 해왔어요. 그런데 제가 해왔던 게 사무직이 아니었어요. 사람들 앞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말하는 일이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성인들 앞에서 소개하기도 하고 항상 앞에 나서는 직업이었어요. 그런데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원래 약간의 관종끼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림바 : 약간이라니…

양양 : 남들 앞에서 떠는 것도 별로 없어요. 지금 하는 일과 잘 맞고 림바랑 같이 하면서 잘 맞아떨어지는 게 느껴져요. 좋은 파트너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항상 흥분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종미니멈 : 분야는 다르지만,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측면에서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고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겠네요.

평생 게임을 등지고 살다가 남편 덕분에 뒤늦게 게임을 빠지게 되었다는 양양님

종미니멈 : 이번에는 게임 경험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게요. 양양님께 먼저 질문을 드릴게요. 원래 게임을 잘 안 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시작하게 되신 거잖아요.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양양 : 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림바가 3DS랑 게임을 몇 개 사줬어요. 그리고 그 게임을 들고 프랑스로 신혼여행을 가서 3개월 동안 3DS만 잡고 있었어요. 그때 림바랑 같이 했던 게임이…뭐였냐? 마리오?

림바 : 이렇게 기억력이… 그때 줬던 게임이 [포켓몬 XY]였어요. 양양한테 Y를 주고 저는 X를 했죠. 둘이 시작은 같이했고 저는 천천히 하고 있었죠. 그런데 프랑스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양양이 소리를 지르면서 오는 거예요. 그런데 하는 말이 엔딩을 봤데요. 3DS에서는 스탭롤이 올라가고 있고. 그런데 양양이 막 울먹거리는 거예요. 너무 감동을 받아서 그런지. 첫 게임의 엔딩을 봤을 때 누구나 느끼는 그 감동 있잖아요. 성취감 같은 것. 그러더니 갑자기 금단증상이 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뭘 줄까하고 고민을 하다가 [진여신전생]을 줬는데 너무 어려워하더라고요.

양양 : 길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림바 : 처음에는 흥미를 보이더니 나중에는 못하겠다고 하면서 포기했죠. 그런데 그때 제가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취향에 안 맞겠다 싶어서 줄 생각도 안 했는데 갑자기 그걸 가지고 가서 잠깜 해보더니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양양 : 제가 화냈어요. 왜 이런걸 진작 안 줬냐고. 왜 포켓몬 같은 것만 주냐고.

림바 : 그러더니 딱 3일 만에 엔딩을 보더라고요. 완전히 집중해서 끝냈죠. 그리고 갑자기 바하빠가 되서 한동안 [바이오하자드]가 세계 최고의 게임이라고 떠들고 다녔죠.

양양 : 하지만 실제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중에서 좋아하는 건 그 게임 하나고요. 다른 건 싫어합니다. (웃음)

종미니멈 : 장르는 다르지만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도 3DS로 나왔잖아요. 생각해보면 3DS 게임이 마음에 들어서 게임에 빠지게 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양양 : 맞아요.

종미니멈 : 헤일로도 좋아하세요. 그런데 림바님도 헤일로는 엄청 좋아하신단 말이죠. 이것도 림바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양양 : 그렇죠. 사실 제가 혼자서 그런 장르를 좋아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방송에서 같이하면서 실력도 많이 늘었고, 처음에는 조작도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실력이 붙고 재미도 느끼게 된거죠.

종미니멈 : 그러면 방송 외에도 같이 게임을 하시는 경우도 있나요?

양양 : 네. [기어스 오브 워]나 [포르자 호라이즌] 같은 건 멀티플레이를 엄청 많이 해요. 우리 둘 말고도 친구들 불러서 같이하기도 하고요. 오히려 방송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게임을 더 같이 자주 하는 편이에요.

림바 : 그런데 저는 생각보다 멀티플레이를 안 좋아해요. 저는 조금 고전적인 게이머라서 혼자 게임하는 걸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까 가끔은 기이한 모습이 나와요. 저는 혼자서 컴퓨터 앞에서 게임하고 있는데 양양은 제 친구들이랑 멀티플레이 게임을 하고 있죠. 양양이 같이 하자고 해도 나는 혼자 하고 싶다고 그러고 혼자 게임하는 거죠. 나중에는 저는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끼리 게임하더라고요.(웃음)

종미니멈 : 제가 예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네요. 원래는 항상 두분이 같이 게임을 하시는 줄 알았어요. 한명이 게임을 하면 다른 한명을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그런 모습을 생각했거든요.

양양 : 절대 안 그래요. 그리고 방송하면서 게임하다가 림바한테 욕먹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방송 안 할 때도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어요? (웃음)

종미니멈 : 방송에서 림바님이 양양님한테 게임 못한다고 뭐라 하시는 게 컨셉이 아니군요?

림바 : 성격이에요.

양양 : 저 말고도 친구들한테도 그래요.

림바 : 엄청 나쁜 놈 된 거 같다. (웃음)

양양 : 그래서 림바가 혼자 게임하다가 제대로 못 하면 옆에서 다 같이 공격해요. 너도 잘 못 하잖아! 이런 식으로. (웃음)

‘SEGA가 나를 만들었고 Nintendo가 나를 키웠다’ 주옥같은 명언을 남긴 림바님

종미니멈 : 그러면 방금 림바님께서는 스스로를 고전적인 게이머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지금까지 엄청 많은 게임을 접하셨을 텐데,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림바 : 저는 SEGA 게임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했고요. 그런데 SEGA 라는 집단이 다면체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멋지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별로기도 하다가 하는 그런 느낌. 이런 SEGA스러움에 홀딱 반하게 된 거예요. 메가드라이브 할 때도 슈퍼패미콤을 봐도 '니네 게임 잘 만든 거 알겠어'라고 말하면서 시큰둥했고, 오히려 SEGA 게임들이 더 멋져 보였어요. 플레이스테이션1 시절에도 세가 새턴. 세가 새턴이 아니면 게임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고집이 있었죠. 플레이스테이션2가 전 세계적으로 1억대 넘게 팔리던 시절에도 드림캐스트를 좋아했죠. 그러다가 드림캐스트가 망하면서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SEGA의 DNA가 두 갈래로 나뉘기 시작했죠. 절반은 닌텐도 쪽으로, 나머지 절반은 엑스박스 쪽으로. 그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임이 엑스박스 쪽으로 많이 가서 엑스박스를 좋아하게 되었죠. 주류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나 1등이야. 내가 제일 잘 나가!’ 싶으면 '병신. 어쩌라고?’ 하는 식으로. 체질적으로 저는 2등을 좋아하는 게 있나 봐요. 그래서 아마 SEGA가 없었으면 제 게이머 인생도 없었을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그런데 조금 의아한 점이 생기는 게 지금까지 방송을 들어보면 '나 림바는 닌빠다'라고 하셨거든요.

림바 : 질문을 잘해주셨어요. 두 질문이 조금 포인트가 다른 게,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하다가 게이머가 되었냐에 대한 질문이었죠. 그건 SEGA 가 맞아요. 그런데 지금 나한테 최고의 게임회사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무조건 닌텐도가 되죠. 저는 드림캐스트가 망하고 나서 게임큐브를 산 이후로 닌텐도 게임을 본격적으로 접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어릴 때 조금씩 해보긴 했지만요. 처음으로 [젤다의 전설 : 바람의 지휘봉]을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왜 닌텐도를 지금까지 무시했지?’ 충격을 받았어요. 말이 안 될 수준의 퀄리티의 게임이라서 그 이후로 젤다의 모든 시리즈를 다 해봤어요. 마리오 시리즈도 그렇고요. 그때부터 괜히 제왕이 제왕이 아니구나 싶었죠. 닌텐도가 잘 나갈 때는 미웠는데 지금은 또 일인자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마음 편히 즐기고 있죠.

종미니멈 : 정리하면 이렇게 할 수 있겠네요. 1등은 아니야. 그런데 닌텐도가 1등에서 물러나니까 이제는 좋아. 이 정도일까요? 시대는 다르지만 기준은 똑같네요.

림바 : (웃음) 그렇죠. 어찌 보면 반골 기질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요약하면 SEGA 가 나를 만들었고 닌텐도가 나를 키웠다. 이 정도?

종미니멈 : 그 사이에 엑스박스가 있었고요.

림바 : 엑스박스는 꾸준히 재미있게 즐기는 친구 같은 존재죠.

직접 돈을 모아 산 게임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본격적인 컬렉팅을 시작하셨다고

종미니멈 : 게임 컬렉팅을 많이 하세요. 제 생각에는 모든 컬렉팅은 림바님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림바 : 컬렉팅의 시작이라고 하면 대학생 때부터인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까지는 돈이 없고 복사 CD 쓰던 시기였죠.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었고요. 반성을 조금 하자면 발매일 다음 날에 게임샵가면 5천 원주고 복사 CD사서 게임하던 거라서 컬렉팅이라 할 순 없죠. 대학생 때 드림캐스트를 한창 할 때부터였어요. 드림캐스트 CD랑 본체의 로고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더군다나 왠지 드림캐스트 게임은 복사 CD를 쓰면 마음이 찝찝하더라고요. 그래서 정품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 전투적으로 컬렉팅을 시작했죠. 워낙 돈이 없으니까 한 달 겨우 돈 모아서 CD 한 장 사고, 그게 엄청 소중하게 느끼게 되었죠. 그래서 게임 CD가 방에 굴러다니던 게 그 이후로는 책장에 깔끔하게 꽂아두기 시작했고 엄청 뿌듯함을 느꼈죠. 그래서 지금도 그 당시에 샀던 걸 가지고 있어요. 한번도 팔아보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 정품을 가지고 있었고 군대 제대 이후에 경제적 능력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사 모으기 시작했죠. 그런데 제가 다른 컬렉터들에 비해서 훌륭하거나 대단하다는 생각은 안 해요. 특별히 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어릴 때 추억이 있는 물건들을 지금 와서 만지면 엄청 기분이 좋으니까요. 최근에도 메가드라이브1을 샀거든요. 16-bit라고 금색으로 쓰여 있는 거 말이에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컬렉팅을 시작한 건 대학생 때고, 본격적인 건 군대 제대 이후죠.

종미니멈 : 그렇군요. 이번 질문을 조금 조심스럽게 드려볼게요. 실례될 수도 있어서 원치 않다면 답을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림바님은 결혼 이전부터 컬렉팅을 하셨고, 양양님은 결혼하면서 게임을 시작하신 거잖아요. 어찌 보면 양양님은 결혼하는 시기까지만 해도 게임이나 컬렉팅에 대해 꽤 생소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집에 사시게 됐을 때 게임이 집안에 가득 있는 걸 보면서 불편함 같은 건 느끼신적은 없나요?

양양 : 전혀 없어요. 저희는 신혼집이 원래 림바가 살던 집이었어요. 당연히 림바의 공간에 있던 게임과 만화책이었으니까 제가 불편할 이유는 없죠. 당연한 거고 한 번도 의문을 가진 적도 없어요. 싫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

종미니멈 : 이 질문을 드린 이유가 있어요. 콘솔 커뮤니티를 보면 결혼하신 게이머들이 아내가 게임을 못하게 해서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림바 : 게임 사서 숨기고…(웃음)

양양 : 와이프 결제라고도 하더라고요.

종미니멈 : 이런 점에서 두분은 참 보기 좋다고 생각을 해요.

게임에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하고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송을 지향한다

종미니멈 : 아까 계기는 말씀해주셨어요. 스탠딩 코미디 연습의 일환으로 시작을 하셨다고 했어요. 그런데 연습치고는 일전에 5년짜리 프로젝트라고 말씀하신 적 있어요. 이게 스탠딩 코미디의 5년 프로젝트인 것인지, 아니면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의 5년 프로젝트인 것인지 말씀해주신다면요?

림바 : 부더비(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가 5년짜리라는 말이었어요. 그것도 최소한. 내가 게임 방송을 시작했는데 5년도 안 할 거면 뭐하러 하나 싶었던 거죠. 그래서 시청자와의 공약 같은 걸 한 거고요. 물론 잘 지켜지고 있지 않지만. (웃음)

양양 : (웃음)

종미니멈 : 휴식기!

림바 : 맞아요. 휴식기가 너무 잦아서 문제지만. 시청자들한테 약속하는 의미에서 던진 말이었고 그 정도는 해야 나중에 어디 가서 방송이라는 걸 해봤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던진 말이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따로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림바 : 당연히 세계 정복이요.

양양 : (웃음)

종미니멈 : 세계 정복. 맥도날드도 햄버거로 세계정복했으니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어떤 거로 세계정복을 하시려는 건가요? (웃음)

림바 : 게임 방송이라고 하는 게 게임 플레이 위주가 많아요. 물론 게임 플레이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 건 알죠. 하지만 저는 리뷰라는 장르가 일종의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해요. 글로 쓰면 문학이고 영상으로 찍으면 하나의 작품이 되고요. 그런데 게임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이 너무 없는 거에요. 그게 조금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물론 게임 플레이하면서 웃고 떠드는 게 트랜드인걸 알아요. 하지만 그런 건 관음과 비슷하다고 봐요. 영화를 같이 볼 순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반응하고 떠드는 걸 같이 볼 이유는 없어요. 아마 재미는 있겠죠. 유튜브에 리액션 영상들도 많으니까요. 다만 그건 제 취향이 아니에요. 게임에 대해서 공부를 해서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게임에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바라보는 게 저에게는 더 재미있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그래서 ‘게임 리뷰 중에서는 림바라는 녀석이 괜찮았지. 사람들이 게임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때 이 사람은 진지하게 다뤘지.’ 라는 소리를 듣는 게 제 목표죠.

종미니멈 : 아까 게임 방송을 영화에 비유를 드셨어요. 이런 말이 있어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틀어주면 저작권를 걸고넘어지면서 게임은 처음버투 끝까지 플레이를 올리면 왜 아무도 저작권을 걸고넘어지지 않느냐. 그리고 이런 걸로 돈을 버는 게임 실황 방송은 근절되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어요. 반면에 오히려 게임 방송을 해주면 게임 판매량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양 : 게임회사나 개발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지네요.

림바 : 회사마다 다르지. 닌텐도 쪽은 심하게 걸지.

양양 : 회사에서 걸고넘어지지 않는다면 게임 실황을 그만둬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스포일러 당하기 싫으면 안 보면 된다고 봐요.

림바 :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 영상을 올리는 걸 적절치 않다고 봐요. 가령 [라스트 오브 어스] 같이 스토리가 엄청 중요한 게임은 영상을 보고 나면 게임을 할 이유가 없어져요. 스트리밍을 한다고 해서 게임 회사에 금전적 이익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점에서는 앞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준 적이 있긴 해요. 그때 시청자가 천 명이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트랜드인가 싶었는데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별로 의미 없는 데, 사람들이 직접 사서 해보는 게 맞는데 싶었죠.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스트리밍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봐요. 이 게임의 매력을 소개해주는 정도로 스트리밍을 해준다면 그게 최선이고, 그 선에서 멈추는 게 좋다고 봐요. 저작권 문제에 관해서는 게임 회사와 게임 스트리머 사이에서 조율이 있어야겠죠. 어쨌든 방금 이야기했다시피 게임의 매력을 보여주는 정도라면 게임 회사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게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는 거라면 훨씬 좋을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짧게 이야기하면 풀버전 영상은 아니지만, 사람들에 흥미를 느낄 정도로 맛보기로 보여준다면 적절할 것 같다는 말씀이시군요.

방송을 위한 자료 준비와 게임 방송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종미니멈 : 방송을 보면 소재가 굉장히 많아요. 유튜브만 봐도 200화가 넘는데 한 화마다 주제가 모두 달라요. 주제 선정은 어떻게 하시나요?

양양 : 림바가 하죠.

림바 : 제가 합니다. 제가 하고요. 처음에는 ‘게망나니’라고 해서, '게임의 역사를 망라하여 나도 알고 니도 알자'라는 코너가 있었죠. 역사 쪽을 파고 싶었어요. 남들이 안 하는 것도 있지만, 저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장르에 비해서 비디오 게임은 역사가 너무 짧아요. 영화는 최소 100년, 미술은 몇천 년까지 가는데, 비디오 게임은 길어봐야 30년 남짓이죠. 그리고 자료가 너무 없어요. 특히 한국에는. 한국어로 된 자료는 잘 안 보이고 제대로 된 자료를 찾으려면 영어권이나 일어권으로 가야죠. 번역기 막 돌려가면서 찾아보고 그랬어요. 저는 역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치 팟캐스트 할 때처럼 현재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거 대통령과 비교하듯이. 소닉의 최근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 하는 사람은 재미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과거 작품을 알고 배경과 음악, 역사 같은 걸 알고 하면 더 재미있어지거든요. 그런데 자료가 너무 부족해지다 보니 다른 쪽으로 찾아본 게 광고나 디자인, 캐릭터 같은 거였고, 쥐어짜 내다시피 했죠. 중요한 건 다양한 측면을 보고 싶었어요. 게임을 하면 리뷰 점수와 재미 여부, 얼마나 팔렸냐 이런 거 말고. 음악은 어떠냐. 미술은 어떠냐. 아니면 기종 비교 같은 것들요. 가령 플레이스테이션3로 나온 게임이 당연히 드림캐스트보다 그래픽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1차원적이라고 봐요. 이건 크래파스로 그렸고 이건 유화로 그렸으니까 유화가 더 멋진 그림이야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거든요. 드림캐스트 게임 중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3 게임보다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레즈] 같은 게임. 아트워크는 폴리곤 잘라서 만든 게임이지만 그래픽 성능과 상관없이 새로운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것처럼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는 게 저희 방송의 취지였다고 봐요. 

종미니멈 : 방송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주제 선정뿐만 아니라 리뷰나 인터뷰 등 여러 방면에서요.

림바 : 어려운 건 게임에 대한 인식 자체의 고민이죠. 열심히 인터뷰하거나 방송을 하다 보면 이런 사람이 있어요. ‘이런 거 하지 말고 게임 플레이나 해주세요.’ 정말 많아요. 답답하죠.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전보다 시청률도 낮아지고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고. 이러면 내가 뭐하러 준비하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 외에는 아까 말했던 자료가 너무 없다는 것 말고는 없었어요. 지금도 당장 하려면 신나서 떠들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결국 자료 외네 어려운 점은 없었네요.

림바 : 자료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재능있는 분들이 많이 번역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자료가 쌓이거나 책이 나오면 좋겠어요. 해외에 나가서 서점에 게임 코너를 살펴보면 책이 엄청 많아요. 이론이나 역사부터 시작해서 게임사 이야기까지. 그런데 그런 책이 번역이 안돼요. 들어오지도 않고.

종미니멈 : 솔직히 잘 안 팔리니까요.

림바 : 난 살건데! (웃음) 그런다고 제가 직접 번역을 하자니 쉽지가 않죠. 그래서 외국어 잘하는 게이머들이 번역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블로그 글도 참고를 많이 해요. 그때마다 항상 조금 더 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종미니멈 : 자료 수집과 방송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아쉬운 거군요.

림바 : 어찌 보면 푸념에 가깝죠. 반응이야 대중의 취향이니 어쩔 수 없죠. 만약 그런 거로 고민했으면 오래 못했죠. 내가 재미있는 거 하고 있으니까 좋은 거죠. 저는 40~50명이 제 방송을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왜 이 사람들이 내 방송을 보고 있지?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웃음) 정말 고맙다는 거죠. 40명이면 고등학교 한 반의 인원이잖아요. 그 인원이 제게 집중하고 있다는 게 기쁜 일이죠.

‘남편 사주세요’ 진행 中 - 역대 방송 코너 중 가장 반응이 좋고 재미있었다고

종미니멈 : 이번에는 양야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방송 대부분이 토크쇼인데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 강해요. 림바님은 게임에 대한 경험치가 어느 정도 쌓이셨고 자료를 직접 찾으시니까 큰 문제가 없을 텐데, 양양님은 게임에 대한 경험치가 조금 부족해서 림바님만 알고 양양님은 모르는 내용이 나올 수 있어요. 토크쇼를 진행하다가 어려운 경험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양양 : 방송 시작한 지 1년 동안은 엄청 어려웠어요. 그때는 직장을 다닐 때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밥 먹고 바로 화장하고 방송을 할 때였으니까요. 실제로 그때는 아는 것도 없었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으면서 방송을 하면서 짜증은 났고요. 이런 상태로 1년 가까이 하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모르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농담이나 반응도 있지만 나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가 준비할 수 있는 코너를 생각했죠. 처음에는 '남편 사주세요'라고 해서 가지고 싶은 게임을 사달라고 조르는 코너였어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림바를 설득하는 내용으로요. 그 코너는 제가 했던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인기도 많았어요. 그 이후에는 '개발사가 궁금해요’ 같은 것들도 있었어요. 양양이 준비한 개발사의 뒷이야기. 그리고 중간중간에 Top 5 같은 것들도 했고요. 그러면서 하면 할수록 개선이 된다는 걸 느꼈죠.

림바 : 제가 '남편 사주세요'를 하기로 하고 어떤 생각을 했냐면, 뭘 사달라고 하려면 알아야 해요. 사고 싶은 게임에 대한걸. 그 이전에 양양이 맨날 방송하고 나서 하는 말이 있었어요. ‘오빠는 다 알고 나는 모르고 맨날 혼나서 짜증 난다.’라고 했거든요. 그러면 '공부를 좀 해.’라고 말을 하는데 막상 공부를 안 해요. (웃음) 그래서 어떻게 게임에 대해 공부를 하게 만들까 생각을 하다가 나온 게 그 코너였죠. 사달라고 조르려면 공부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산 게임은 적어도 열심히 하고, 다음 방송에서 할 이야기도 많아지고요. 그래서 그 코너는 정말 잘 됐어요. 조르는 과정도 좋아했고, 제가 게임을 사주면 시청자들한테 칭찬받고요. 그리고 그 게임을 플레이하면 시청자들도 더 재미있게 봐줬고요.

양양 : 그런데 그 이후로 돈이 없어서 코너가 폐지됐어요. (웃음)

종미니멈 : 나중에 방송하실 때 화면 상단에 써두셔야겠어요. 후원이 일정액수 이상 들어오면 '남편 사주세요’ 코너가 부활한다고. (웃음)

양양 : 그 생각도 하고 있어요.

지스타2016 中 - 시청자가 많지도 않은데도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종미니멈 :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가 시작된 지 2년 정도 되었어요. 지금까지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림바 : 구독자가 많지도 않고 시청자가 많지도 않은 데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G-Star 2016에 초청돼서 방송도 했고, 각종 게임 관련 프로그램에 불러주기도 했고요. 사실 보시는 분들은 '얘네가 다른 애들이란 차별화되어 보인다'라고 이야기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게 제일 큰 성과죠. 그리고 아마도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안 했으면 팟캐스트도 못했을 거예요. 정말 많은 연습이 됐거든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반응하고 방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공부한 셈이 된 거죠.

양양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종미니멈 : 앞으로는 더 성과가 많아지겠네요. 작년에는 휴식기가 많았음에도 여러 행사에 참석하셨으니까요. 스튜디오도 개설하셨고요.

림바 : 열심히 해서 사람들이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구독자도 늘었으면 좋겠네요. 정말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을 만들겠다기보다는 보는 사람들이 인정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양양 : 저도 지금보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림바 : 시청자가 적다는 건, 맥이 빠지면 방송하다가 지치게 되니까요. 시청자가 너무 없으면 왜 하나 싶을 때도 있죠. 그리고 어느 정도 돈은 들어와야 해요. 이 일을 하려면 유지비 정도는 최소한 들어와 줘야 하거든요. 어떨 때는 4시간 떠들었는데 1,000원 들어오고 끝날 때가 있어요. 이럴 때면 ‘대체 왜 하고 있는 걸까?’ 싶을 때가 있어요.

양양 : 특히 준비를 더 열심히 했을 때 그러면 더 허무해요.

림바 : 으쌰으쌰해서 준비했는데 반응이 별로면 그렇게 되죠.

양양 : 눈에 보이는 칭찬이잖아요? 좋아요나 추천 한번씩 눌러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수입이 너무 안들어오면 힘들죠. 일종의 선물 같은 거니까요. 그래서 가끔 성과가 별로인 날은 방송을 끝나고 나면 대체 뭐 하는 건가 싶은 적도 있었죠. 잘하고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고요.

종미니멈 : 그렇죠. 수입이라는 게 무시할 순 없으니까.

림바 : 그렇다고 많은 돈을 벌자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유지할 수 있는 정도만 들어왔으면 하는데 그게 힘들다는 거죠.

종미니멈 : 스튜디오 개설하고 글을 쓰신 걸 보면 앞으로 트위치에서도 방송할 예정이라고 하셨어요. 앞으로 방송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림바 : 요즘은 유튜브의 매력을 알아가는 중이에요. 유튜브가 라이브를 진행하면 바로 저장이 되니까 시청도 편리하고요. 그래서 일단은 유튜브를 먼저 진행할 생각이에요. 트위치 동시 송출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컴퓨터 사양이 따라줘야 하는 문제니까요. 아프리카는 요즘 들어서는 좋아지긴 했는데 화질이나 폐쇄성 문제가 조금 있어서 앞으로는 조금씩 줄이면서 닫을 생각이에요. 그런데 아프리카가 우리는 키워준 플랫폼이고, 아프리카 시청자분들도 남아있으니까 바로 끝내버릴 순 없어요. 시간을 두고 아프리카-유튜브 병행을 하다가 방향을 잡아나가야겠죠.

Studio 1-23의 내부 - 스튜디오와 카페가 공존하는 림바님과 양양님의 꿈의 공간

종미니멈 : 스튜디오1-23. 뭐라고 읽어야 하나요?

림바 : ‘스튜디오 일이삼’이라고 읽으면 되요.

종미니멈 : 스튜디오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양양 : 지금 이 스튜디오는 저희의 꿈의 공간이죠. 여러 가지 이유가 합쳐져서 만들어졌어요. 놀고 있던 공간이었고, 지원도 있었고, 팟캐스트도 하고 있고, BDC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고, 성우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 가능하고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죠, 그리고 놀러 오시는 분들이 음료라고 한잔할 수 있게 카페도 차려뒀고요. 그걸로 적은 돈이라고 벌 수 있고. 노후를 위한?

종미니멈 : 아직 젊으시잖아요. (웃음) 어찌 보면 '목소리'를 위한 공간이 되겠네요. 방송도 목소리, 라디오도 목소리, 성우도 목소리니까요. 이런 점에서는 스튜디오를 오픈하신 게 정말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림바 : 여담이지만 한마디 하자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 차고에서 시작했어요. 보시다시피 여기도 차고 옆 공간을 개조해서 만들었거든요. 한국에 자수성가한 재벌이 없는 이유는 차고가 없어서다. 그런데 우리는 차고가 있다. 그래서 나중에 성공하면 차고 옆 스튜디오여서 성공을 했다고 말하려고요. (웃음)

종미니멈 : 이거 이상하게 와전되면 '너희는 차고 없어서 성공을 못했다'가 되는거 아닌가요? (웃음)

림바 : '꼬우면 니네도 만들어!’ (웃음)

종미니멈 : 지금은 웃으면서 농담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나중에는 꼭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림바 :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저도 그렇고 양양도 그렇고 금전적 욕심은 별로 없어요. 밥 먹을 수 있고, 두 다리 뻗을 수 있고, 가끔 여행 갈 돈 있으면 돼요.

양양 : 게임기 살 돈도.

림바 : 그렇지. 그게 다 부자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방금 차고 이야기는 농담에 가깝고 (웃음) 금전적 성공보다는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어서 방송도 하고 팟캐스트를 하면서 시청자들이 잘한다고 평가를 해주면 좋겠어요.

양양 : 돈보다는 명예다?

림바 : 명예까지는 아니고. (웃음)

종미니멈 : 그래도 기왕이면 더 비싼밥 먹고, 더 편한 곳에서 자고, 더 오래 여행다니고, 더 많은 게임을 사면 좋잖아요?

림바 : 너무 부자는 안되려고요. 돈을 너무 많이 벌면 피곤해요.

양양 : 내가 못살아. 어떻게 살어. (웃음) 이렇게 림바처럼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돈까지 많으면 피곤해지죠. 그래서 지금은 자발적 거지!

종미니멈 : 아까 말씀하셨던 백수랑 비슷하네요. 자발적 백수.

두 분 모두 자타공인 닌빠인만큼 정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닌텐도 스위치

종미니멈 : 콘솔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해볼게요. 다음 주에 닌텐도 스위치가 발매돼요. 소문에 따르면 스위치를 4대나 예약하셨다고 들었는데 진짜인가요?

림바 : 저희가 한 게 아니고요. 지인이 4대를 예약해뒀어요. 그중 한대를 우리에게 넘기라고 이야기를 했고 승낙을 받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받을 수도 있어요. (웃음) 그래도 조금 늦춰지더라도 오픈케이스를 할 생각이에요.

종미니멈 : 아이고. (웃음) 그런데 닌텐도 스위치가 정식 발매 소식도 없는데 이상하리만큼 국내에 관심이 높아요. 동시에 우려도 아주 크고요. 일단 하드웨어가 부실하다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림바 : 닌텐도의 딜레마죠. Wii도 그랬고, Wii U도 그랬고, 3DS도 그랬고요. 새로운 게임을 지향하다 보니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에요. 서드파티 게임들은 PC-XB-PS라는 멀티플랫폼을 지향하다 보니 Wii U로는 게임을 내놓지 못했죠. 성능 차이가 나다 보니까. 그런데 이건 해결하기가 참 난감하죠. 더 좋은 콘솔을 내놓으면 닌텐도스러움이 사라지고, 지금처럼 밀고 가면 서드파티 게임이 뒷전이 될 거고요. 다만 저는 닌텐도의 방향을 존중해요. 왜냐하면, 비슷한 성능의 콘솔이 세 종류나 있을 필요가 없어요. 닌텐도한테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걸 바라는 건 말이 안 돼요. 혁신은 좋으나 혁신하지 말라는 거랑 같아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죠. 닌텐도를 즐기실 분은 즐기고, 좀 더 고사양을 원하면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는 게 맞아요. 그리고 스위치는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해요. 거치용 게임기로는 성능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휴대용 게임기로는 역사상 최고의 성능이거든요. 이런 점에서 보면 닌텐도의 선택은 훌륭하다고 봐요. 3DS나 PSP 유저들이 흡수가 될거고 기존 닌텐도 팬들이 합해지면 Wii U만큼 망하지는 않을 거라고 봐요. 정말 기대중이에요.

종미니멈 : 방금 림바님이 닌텐도스러움이라 하셨는데 이에 대해서 양양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가 3DS 게임들이기도 하니까요.

양양 : 제 머릿속에 닌텐도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대중성이에요. 멀티기종을 가지고 있는 하드 게이머들을 제외하고, Wii나 Wii U만 가지고 있는 분 중에서는 스스로 게이머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봐요. 3DS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그래서 림바가 말했던 것처럼 닌텐도에게 고사양 차세대 게임기를 논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더 가벼운 플랫폼, 더 가벼운 콘솔로 가는 게 닌텐도스러운거고 그게 대중의 관심을 많이 끌 거라고 봐요. 이번에도 사양이니 어쩌니하며 말이 많지만, 휴대용과 거치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점에서도 대단한 콘솔이 되지 않을까 싶죠.

종미니멈 : 대중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이번 닌텐도 스위치는 훌륭하다는 거군요. 생각해보면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그러니까 거치용 게임기가 대중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오히려 대중성은 PC가 더 크고요.

양양 : 한마디 더 하자면, 닌텐도의 역사를 따져보면 이번 스위치는 엄청난 발전이라고 봐요. Wii U도 따로 가지고 놀 수 있었지만, 집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잖아요. 하지만 이번 스위치는 집 안이라는 공간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발전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얼마 전에 [포켓몬Go]를 하다가 느낀 거였는데, 지금 포켓몬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일어나고 있어요. 길 가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포켓몬Go]를 하는 걸 보면 반응을 하기도 하고, 고속도로를 가다가 '운전 중 포켓몬Go는 위험합니다'라는 판넬도 있고요. 이 정도 관심과 사회적 반응이면 진짜 우스갯소리로 하던 닌텐도가 세상을 지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포켓몬이라는 컨텐츠의 파급력은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칠거라는 

종미니멈 : 그러고 보니 [포켓몬Go]가 성공이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에 대한 반론으로 모바일로 나왔기 때문에 성공한 거지 그 관심이 닌텐도 스위치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림바 : 컨텐츠에 대해 먼저 이해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극장을 사지는 않죠. 7~8,000원 주고 영화를 보는데, 여기서 더 좋아하게 되면서 블루레이나 DVD를 사고 신발도 사고 티셔츠도 사고 하는 거죠. 이게 컨텐츠가 가지는 힘이에요. 포켓몬이라는 컨텐츠가 가지는 힘은 모바일에서 한정되어 있지 않아요. 포켓몬을 많이 좋아하면 포켓몬을 하기 위해 스위치를 살 수 있어요. [포켓몬Go]는 포켓몬이 얼마나 킬러 타이틀인지 증명을 한 셈이고요. 그리고 현재 3DS로는 포켓몬 후속작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에는 후속작이 스위치로 나올 것이 거의 확실하니까 파급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게 맞아요. 보통 많은 사람이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공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성능으로 이야기해요. 하지만 그건 코어 게이머들끼리 이야기하는 거고 사실상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공은 발매 시기와 가격기 가장 중요해요. 가격이 엑스박스보다 저렴하고, 발매 시기가 빨랐어요. 초반부 콘솔 경쟁은 빠른 발매와 가격이지 성능으로는 쉽지 않아요. 일반인에게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능을 비교해보라고 하면 차이를 느낄 수 없어요. 정말 코어 게이머들에게나 성능이 중요하지 보통 게이머들이 성능에 환장하지는 않아요. 그런 점에서 생각을 해보면 어떤 컨텐츠, 어떤 게임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거고, 스위치는 가격도 저렴하고 [젤다의 전설]이라는 런칭 타이틀이 있어서 충분하다고 봐요. 물론 지금은 타이틀이 부족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나의 트랜드가 될 거라고 봐요. 예전에 NDS가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것 때문이거든요. 밖에서 스위치를 들고 다니면 정말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아요. 누군가 지하철에서 스위치를 들고 게임을 한다? 궁금증이 생길 거에요. 그리고 카페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누군가는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트랜드가 될 거 같아요. 20~30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카페에서 애인이랑 게임할 수 있고 가지고 다닐 수 있고 하니까요. 다만 국내는 잘 모르겠고, 유럽에서 판매가 잘 될 것 같아요. 생활환경이나 경제적 수준 같은 걸 고려해보면 말이죠. 그리고 유럽 쪽에서 흥한 콘솔이 결과적으로 이긴다는 말이 있거든요. 예전에 엑스박스 360이 북미에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가 치고 올라와서 비슷하게 마무리 지은 걸 생각하면 스위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종미니멈 : 포켓몬의 컨텐츠가 파급효과가 있다는 걸 [포켓몬Go]로 증명을 했고 그게 스위치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군요.

림바 : [GTA]나 [어쌔신 크리드] 같은 게임들 유명하잖아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거 몰라요. 게이머들 사이에서 파급력이 큰 거죠. 그런데 포켓몬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파급력이 있으니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종미니멈 : 런칭 소프트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어요. 런칭과 동시에 아홉 개의 타이틀이 나오는데, 신작이 2~3개밖에 안되요. 선점 효과를 생각해보면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닐 텐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림바 : 저도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런칭 타이틀이 확실히 부족하죠. 그런데 과거 콘솔의 역사를 살펴보면 런칭 소프트의 부족은 기기가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소프트의 개수가 금방 해결돼요. 가령 Wii 같은 경우도 발매 초기에는 할 게임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나중에는 게임이 너무 많아지는 상황에 다다랐죠. 그런 선례를 볼 수 있듯이, 지금은 문제지만 스위치의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기에는 무리라고 봐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스위치로 게임 개발이 쉽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타이틀이 금방 늘어날 거라고 봐요. 이런 점은 닌텐도가 머리를 잘 쓴 거고요. 그리고 예전에 방송에서 예측으로 이야기했던 건데, 스위치가 잘 팔리면 많은 수의 모바일 게임이 스위치로 이식이 될 거라고 봐요. 코어 게이머는 대작을 위주로 즐기겠지만, 그 이외에는 그때그때 모바일 게임을 받아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닌텐도는 이미 선점효과를 놓쳤다는 것과 성능 면에서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아예 다른 방향으로 전략을 세운 걸 수도 있죠. 물론 예측이니까 장담은 못 해요. 정치 팟캐스트 할때도 예측이 제일 어렵거든요. (웃음) 그래도 감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스위치는 큰 성공을 할 거라고 봐요.

신규 IP [암즈]에 대해서는 예상 밖으로 두분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종미니멈 : 신규 IP도 공개가 되었어요. [암즈]라는 게임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양 : 오! 완전 재미있어 보였어요. 조이콘을 잡고 권투하는 게임이잖아요. 딱 제 스타일에요. 사실 제가 키넥트 게임을 좋아해요. 몸으로 하는 형태요. 그리고 스위치의 특성을 잘 활용한 것 같아요. 시원시원하게 게임을 할 수도 있고요. 새롭기도 하고요.

종미니멈 : 어찌 보면 Wii의 위모콘과 비슷한 형태에요. Wii Pit이나 Wii Sport를 그대로 가져온 거라고 볼 수 있단 말이죠. 충분히 성공한 내용을 이어가는 모습. 그런 점에서 신규 IP로써 얼마나 성공할 거라 보시나요?

양양 : 저는 좋지만, 기존 게이머들에게 먹힐지는 모르겠어요. 키넥트 게임이나 위모콘을 이용한 게임들은 적절히 잘 살린 경우라면 좋지만, 대부분 몸을 활용한 게임들은 장기적으로 먹히긴 힘들었잖아요. 그래서 썩 잘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종미니멈 : 그러면 대중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양양 : 닌텐도의 국내에서의 성공을 예측해보면, 아예 게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스위치를 살 확률은 적다고 봐요. 오히려 기존 게이머들이 닌텐도의 새로운 동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관건일 것 같아요. 왜냐하면, Wii U의 실패도 있었고, Wii는 조금 특이한 경우였고요. 그런 점에서느 스위치 자체는 기존 코어 게이머들의 관심이 더 큰 거라고 봐서, [암즈] 같은 게임은 코어 게이머들에게 먹히기는 힘들지 않나 싶네요.

림바 :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요. 처음 DS가 나왔을 때 제가 일본판 DS를 샀어요. 국내 정식발매되기 전에. 그때 정말 많은 친구가 관심을 보였어요. 그리고 몇 년 뒤에 DS가 나오면서 큰 성공을 거뒀잖아요? 정말 많은 대학생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들고 다니면서 게임하고 그랬거든요. 그런 면에서 한 번쯤 DS를 구입해본 사람이 스위치를 안 살 것 같지는 않아요. 새롭기도 하고요. 그리고 누군가가 들고 다니면 게임을 안 하던 사람도 관심이 생길 거고요. 물론 어느 정도의 광고와 프로모션이 진행되어야겠지만요. 그래서 DS가 성공했던 것처럼 프로모션을 제대로 한다면 다른 콘솔보다 국내에서 더 많은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어요.

종미니멈 : 생각해보면 DS나 3DS는 어린아이들을 타겟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를 애들에게 사주기는 부담스럽죠.

림바 : 그리고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이 거실을 장악하잖아요. 사실 거실이 아이들에 노는 공간은 아니거든요. 어른들의 공간이지. 그런 점에서 스위치는 가지고 다니면서 놀 수 있으니까 타겟이 훨씬 넓죠.

X-Box의 현 상황과 [스케일 바운드]의 취소는 분명 아쉽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종미니멈 : 프로모션 이야기하니까 엑스박스 이야기도 해야겠네요. 엑스박스가 국내에서 상황이 여러모로 안 좋아요. 프로모션도 거의 안 하고 사건사고도 많았고요. 국내 엑스박스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림바 : 사람들이 엑스박스 코리아를 엄청 욕하는데, 사실 욕해봤자 바뀔 건 없어요. (웃음) 단순하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는 아시아의 지부 중 하나에요. 그래서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어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 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봐야겠죠. 워낙 작은 시장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기가 많이 팔리면 마이크로소프트도 관심을 가질 거에요. 물론 거꾸로 말할 수도 있죠. 광고를 해야 팔린다는 식으로. 어쨌든 욕한다고 해결될 건 아니고, 요즘은 많이 아쉽다는 거죠. 엑스박스 원이 사람들의 인식보다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플레이스테이션 쪽으로 편중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스콜피오가 나올 때쯤에는 아시아 시장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스콜피오는 업그레이드라기보다는 신기종에 가깝다고 봐요. 그때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해서 한국시장에도 투자하면 좋겠다 싶어요.

종미니멈 : 엑스박스가 매력적인 콘솔이라고 하셨는데, 양양님께서는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양양 : 제가 미술을 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플레이스테이션의 인터페이스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패드 버튼이며 디자인이며 그런 것들이 얼마나 직관적으로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점에서 엑스박스 원이 훨씬 뛰어나다고 봐요. 사실 독점작 타이틀 비교나 사양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봐요. 하지만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나 패드의 디자인은 엑스박스가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패드도 새로운 것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요. 닌텐도의 아미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종미니멈 : 독점 타이틀 이야기를 하셨는데, 작년에 [스케일 바운드]가 제작취소 되었어요. 이게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림바 : 필 스펜서라는 사람의 게임 철학이 이해가 돼요.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게이머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X-Box play Anywhere 정책을 시작하고 하위호환에 많은 신경을 쓰는거죠. 이렇게 전체적인 플랫폼을 잘 구축해두면 평생 간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해요. iOS를 떠올려보면, 앱스토어가 만들어질 때는 킬러타이틀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환경이 문제였지. 맥, PC, 타블렛 등 어떤 기종에서든 앱스토어에서 산 것들은 호환이 된다. 그래서 언제든지 열어서 즐길 수 있고 그 이익이 개발사와 플랫폼 사이에 얼마나 돌아가게 되고, 일종의 시장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 필 스팬서가 개발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시장을 만들어 둘 테니 게임을 만들어'라는 거죠. 지금 엑스박스 원으로 게임을 내놓으면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까지 팔린다는 의미죠. 만약 지금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낸다면 3년 정도 팔리다가 끝나겠지만, 우리에게 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팔린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듯해요. 그래서 시장 구축에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각각의 개발사들에게는 많은 신경을 못 쓴것 같아요. 그런 점이 필 스펜서의 성공과 실패라고 보고요. 그래서 [스케일 바운드]는 정말 아쉬워요. 엑스박스 쪽에서 제일 부족한 게 일본식 RPG에요. [스케일 바운드] 하나 있었는데 없어진 거죠. 그리고 필 스펜서가 많이 신경 쓰는 게 멀티플레이라고 봐요. 아마 [스케일 바운드]가 취소된 가장 큰 원인일 거에요. 처음 [스케일 바운드]를 봤을 때 [데빌 메이 크라이]나 [몬스터 헌터]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2016년 E3에서 갑자기 멀티플레이가 발매되었어요. 엄청 뜬금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취소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봐요. 카미야 히데키는 지금까지 게임을 만든 걸 보면 싱글플레이 게임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핀트가 어긋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정말 아쉬워요. 차기 엑스박스는 일본 제작사를 잘 구워삶아야 한다고 봐요. 게임업계의 양대축이잖아요. 북미 시장이 지금은 크지만 여전히 일본 게임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종미니멈 : 타이틀 수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군요. 엑스박스 스콜피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림바 : 사실 저는 크게 신경 안 써요. 좋아하는 게임도 할 시간이 부족한데 그 많은 게임을 언제 다해요. (웃음) 다만 다양한 유저를 끌어들이려면 다양한 게임이 필요한 게 자명하죠. 항상 이야기하지만, 유저끼리 기종 싸움하는 게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회사들끼리 경쟁하는 건 좋아요. 서로 경쟁하면서 더 잘 만들겠다고 노력하게 되니까. 매번 말하는 게 비율이 4 대 3 대 3 이 제일 좋다고 봐요. 소니가 4, 마이크로소프트가 3, 닌텐도가 3 이런 식으로. 이렇게 시장이 분할되면 가격은 내려가면서 게임은 더 잘 만들어질 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소니가 6이고 나머지 둘이 2씩 먹은 상황이죠. 그래서 4 대 3 대 3 정도로 균형을 가지고 싸우는 게 게이머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상황이 되죠.

종미니멈 : 하긴 엑스박스 360, 플레이스테이션3, Wii 시절이 딱 그런 시기였네요.

림바 : 그렇죠. 판매량도 모두 잘 나왔고, 독점작도 다들 훌륭했고요. 세일도 많이 했었죠. 전체적으로는 그런 시장이 형성되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두 분. 오래도록 행복하게 활동하시기를!

종미니멈 :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양양 : 일단은 2017년이 벌써 두 달이 지나갔어요. 제가 일은 쉰 지 14개월이 지났다는 의에요. 그래서 올해 가장 바라는 건 풀타임 근무를 하지 않으면서 방송과 성우일 같은 거로 돈벌이가 되면 좋겠다 싶어요. 그러면 저희도 힘이 생기고 더 큰 일을 도모해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러려면 저희가 결방 없이 열심히 하는 게 맞지만요.

림바 : 아직도 많은 고민 중이에요. 지금 말하는 게 앞으로 꼭 할거라는 장담은 못 하겠어요. 이제 스튜디오를 막 오픈했으니까 열정은 가득해요. 가장 큰 계획은 팟캐스트 '쩐당'을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려놓는 게 목표고, 다음 목표는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재개해서 시청자들이 믿을만한 방송으로 복귀시키는 거예요. 일주일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정기적으로 같은 시간이 시청자를 만나 뵙는 게 목표에요. 이 두 가지만 잘한다면 그다음 목표는 또 생겨날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방송이든 뭐든. 그래서 시사-정치든 게임이든 림바라고 하면 '걔가 참 잘했지. 매력 있지’ 같은 말을 듣는 게 목표라고 봐야겠죠.

종미니멈 : 마지막 질문입니다. 팬분들께 한마디씩만 해주세요.

양양 : 준비하고 있었어요!

종미니멈 : 정말요? (웃음)

양양 : 저는 이런 프리토크 좋아하거든요. 게임에 관심이 없는 제가 이렇게 된 건 림바 덕분이에요. 저는 림바를 '게임 큐레이터'라고 부르고 싶어요. 림바가 게임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고 제 반응을 보면서 또다시 가이드를 해주는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BDC에서 저와 림바를 두 축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림바의 기여도가 더 높다는 걸 인정해요.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게 게임을 하나의 예술 장르이자 대중문화로 바라보고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우리 방송에서 충분히 잘 보였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여러 가지 코너를 하면서 더 발랄하고 똘끼있기 해보고 싶어요.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사랑해줬으면 좋겠고요.

종미니멈 : 그다음 림바님께서도 한말씀!

림바 : 저는 부더비 방송 보시는 분들이 정말 인내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방송을 잠깐 하다가 결방하고를 반복하는데도 저희를 기다려주시니까. 그래서 정말 고마운데…(침묵) 더 인내심을 키우면서 저희 방송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종미니멈 : 2시간 20분 정도 인터뷰 진행을 했는데, 정말 지금까지 인터뷰 중 가장 길어요. 긴 시간 동안 인터뷰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부더비든 쩐당이든 모두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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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라디오 '쩐당' 팟캐스트 (클릭)


혹시 해외 게임 웹진 IGN에서 올린 “Sonic Was Never Good”이라는 영상을 보신 적 있으신가요? [Sonic Mania]가 공개되고 난 뒤 IGN에서 대대적으로 소닉 시리즈를 비판한 영상 중 하나입니다. 사실 비판도 아닙니다. 비꼬고 깎아내리는 아무런 영양가 없는 영상이었죠. 이에 대해 해외 게이머들과 소닉팬들, 그리고 소닉 제작진들까지 분노에 가득 차 IGN을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마어마한 사건이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닉의 불모지인 국내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아무도 몰랐습니다. 그러는 와중에 홀로 “IGN - Sonic Was Never Good”을 반박한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종미니멈은 그 모습에 너무나 깊은 인상을 받았고, 즉시 마음을 먹었습니다.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다! 그래서 만나보았습니다.

종미니멈 : 추억님 소개를 간단하게 해주실까요?

추억 : 실명은 ‘류진'이고요. 나이는 30살 가까이 되어가고 있고, 취업 준비하고 있어요. (웃음)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은데…(고민) 제가 활동하고 있는 건 블로그랑 유튜브 채널인데 블로그를 주로 활동하고 있고요. 예전에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활동하다가 지금은 티스토리로 옮겨갔고요. 유튜브에서는 간간히 게임 영상이나 번역 작업한 자막 영상이라던지 올리고 있어요. 전에는 트위치에서 간혹 방송을 하기도 했는데 요즘은 게임 자체를 못하다 보니까 방송은 못 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종미니멈 : 블로그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계시고 유튜브나 트위치를 간간히 했는데 요즘은 방송은 못 하고 유튜브는 조금씩하고 계시다는 거죠?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그러면 블로그랑 유튜브를 같이 하시는데, 블로그 메인을 보면 이렇게 쓰여 있어요. “레트로 게임부터 현세대 게임까지 종합적으로 아우르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추억들을 새겨보고자 만든 게이밍 블로그입니다” 블로그나 유튜브 활동을 하는 이유가 있으신가요?

추억 : 일단 게임이라는 문화 매체가 제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에 있기도 하고, 블로그는 사실 운영한 지 엄청 오래되었어요. 네이버 블로그 시절부터. 물론 그때는 정확한 주제를 가지고 운영한 것은 아니었죠. 그런데 주제를 확실하게 잡고서 제대로 취미생활로써 의미 있는 일을 해보고 싶다 생각을 해서 시작을 한 거고요. 유튜브에서는 즐겨보는 해외 채널들이 있는데, 그쪽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 국내에는 그런 채널이 많이 없다는 게 느껴져서 그런 위치에서 활동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요. 조금씩 배워가면서 하고 있는 거예요.

종미니멈 : 방금 국내에는 '그런 채널'이 없다고 하셨잖아요. 그런 채널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걸 말씀하시는 건가요?

추억 : 국내에서 게임 방송하는 분들은 콘솔 게임이나 레트로 게임은 활동을 잘 안 하고 계시고, 제가 즐겨보는 채널이 게임 플레이를 띄워놓고 여러 명이서 게임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설명하는 거에요. 어떻게 보면 영화 DVD에서 볼 수 있는 '코멘터리’ 같은 형식으로 진행되거든요. 그런 형식의 유튜브 채널이 없는 것 같았고, 콘솔 게임은 아직까지 비주류니까 좀 더 알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미니멈 : 콘솔이나 레트로 게임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었고, 단순히 플레이만 하는 방송이 아니라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코멘터리를 나누는 활동을 하고 싶다는 거군요?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그러면 블로그와 유튜브의 내용에 대해 여쭤볼게요. 제가 인터뷰를 요청한 건 'IGN - Sonic was never good’ 영상 때문인 것도 있지만 소닉에 대해서 관심이 많은 게 겉으로 드러나요. 당장 블로그 메인 사진만 봐도 소닉 인형을 들고 있는 캐릭터를 사용하고 계시잖아요? 상당 부분을 소닉에 대해 다루고 계시는데, 소닉에 집중을 하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추억 : 아무래도 가장 좋아하는 프랜차이즈 중 하나기도 하고, 실질적으로 기록을 남길 수 있는 여건이 많지 않은데 그중에서 그나마 관심 있는 걸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사실 국내에서는 소닉팬들이 많지도 않고 여러 가지로 비주류라서 어떤 점에서 많이 알리고 싶다, 좋은 점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던 거에요. 소닉 같은 경우에는 사람들이 90년대 메가드라이브 시절 게임만을 생각하는데, 최근까지도 나오고 있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굉장히 많더라고요. 그런 점에서 알리고 싶다는 거였죠.

종미니멈 : 소닉이 국내에서는 비주류이기 때문에, 동시에 추억 님이 좋아하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다는 거군요?

추억 : 네

캐나다에 잠시 있을 때 만났던 [Sonic Adventure 2 Battle]이 소닉을 좋아하게 된 계기라고 한다

종미니멈 : 그러면 이제 몸풀기 질문을 좀 드려볼게요. 소닉을 좋아하게 된 계기가 있으실까요?

추억 : 되게 어려운 것 같네요.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 시절에 이 질문과 비슷하게 글을 쓴 적이 있어요. 좋아하는 이유는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더라고요. 사람이 좋아하는 게 있으면 팬심이 생기기 마련인데 그건 정확히 설명하기 어렵거든요. 그나마 논리적으로 설명해보자면 현실에서 느낄 수 없는 속도감이 좋았고, 소닉이라는 캐릭터가 가진 자유분방한 성격이 저와 반대되는 부분이라 닮고 싶다는 이유도 있었던 것 같아요. 계기라고 하면 제가 처음 했던 소닉 게임은 [Sonic the Hedgehog 2]였던가 싶었는데 콘솔로 한 게 아니었어요. 게임이 4000개씩 들어있는 PC게임 있잖아요? 거기서 한번 해보고 말뻔했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쯤 캐나다에 한 달 정도 가 있던 적이 있었어요. 거기서 홈스테이하는 집에서 게임큐브를 가지고 있었고, 여러가지 게임 중에 하나가 [Sonic Adventure 2 Battle]이었어요. 저도 당시에는 국내에서 알려진 게 아니었으니까 소닉이 더 나오고 있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거기 가서 알게 되었어요. 계속 나오고 있구나. 또 가뜩이나 했던 게임이 명작이다 보니까 정말 재미있었어요. 그때부터 시작했던 것 같아요.

종미니멈 : 처음에는 클래식 소닉을 먼저 접한 뒤 잊혀지다가 외국에서 [Sonic Adventure 2]를 보고 제대로 좋아하게 되었다는 거죠?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이게 참 우연인지 필연인지 모르겠지만 [Sonic Adventure 2]가 전체 시리즈에서 가장 평가가 좋잖아요. 하필 그 작품을 보고 다시 좋아하게 되셨다니 뭔가 느낌이 묘하네요. (웃음)

추억 : 그렇죠. 가서 영어 공부하라고 했더니 게임만 하다 와서…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소닉 시리즈는 다 즐겨보셨나요?

추억 : 전부 다는 아니죠. 워낙 많으니까…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즐기신 것 중에 추억님은 가장 마음에 드는 걸 세 개만 꼽으신다면요?

추억 : 가장 기억에 남 는건 클래식 시리즈 중에 [Sonic the Hedgehog 3 & Knuckles]고요. 저한테 가장 의미가 있는 건 [Sonic Unleashed]고, 가장 좋아하는 건 [Sonic Generations]고요.

종미니멈 : [Sonic Adventure 2]는 어디 갔죠?

추억 : 이게 세 개만 꼽으라면 힘든 거에요. (웃음) 클래식 소닉 중 하나는 꼭 들어가야 하겠고…

종미니멈 : 그렇죠. [Sonic the Hedgehog 3]가 국내에서는 가장 유명하니까요.

추억 : 맞아요. 완성도도 높고 하니까 어쩔 수 없네요. (웃음)

종미니멈 : 아쉽게도 [Sonic Adventure 2]는 못 들어가는 걸로…(웃음)

추억 : 한 4위 정도로 둘게요. (웃음)

2008년 作 [Sonic Unleashed] - 직접 돈을 모아 콘솔을 살 만큼 좋아했던 소닉

종미니멈 : 그런데 아까 [Sonic Unleashed]가 가장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하셨잖아요? 왜 그런가요?

추억 : 실질적으로 제가 돈을 모아서 처음 구입한 게임이 X-Box 360인데, 엑박을 사게 된 계기가 [Sonic Unleashed] 때문이에요. 그게 나왔을 때가 2008년이고, 제가 엑박을 산 건 2009년이에요. 집안에서 게임하는 걸 워낙 좋게 보지 않고 엄격한 분위기이다 보니까 몰래 사게 됐거든요. 그래서 돈을 조금씩 모아서 샀던게 [Sonic Unleashed]였고, 친구랑 영상을 보면서 엑박으로 살 거냐 플스로 살 거냐 고민을 하다가 플스는 로딩 시간이 조금 길더라고요? 그래서 엑박을 사게 되었고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스스로 구입한 첫 게임이 [Sonic Unleashed]였고,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해준 점도 있어서 의미가 있는 거에요.

종미니멈 : 그렇군요. 사실 처음 [Sonic Unleashed]가 의미 있는 작품이라고 말씀하셨을 때, 그 이전 작품인 [Sonic the Hedgehog](2006) 때문인 줄 알았거든요.

추억 : 보통은 그렇게 생각하더라고요. (웃음)

종미니멈 : 그때 완전히 시리즈가 사장될만큼 망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이 죽을뻔하다 되살아난 게임이라서라고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웃음)

추억 : (웃음) 실은 실질적으로 느낄 수 없었죠. 넥젠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2006년도 그 작품이. 그 정도로 큰 문제였다는 걸 체감하기 힘들었어요. 대한민국에 있으니까. 해외 웹진에서는 정말 말이 나왔던 듯한데 이게 얼마나 문제인지 체험을 못 해봤으니까 체감을 못 했죠. 그래서 그 당시에 망할 뻔 했다는 건 잘 몰랐죠.

종미니멈 : 저는 뒤늦게 해보고 '망할만한데?'라고 느꼈거든요. 하지만 그 당시 상황에는 몰랐으니까 알기 어렵다는 거군요.

추억 : 그렇죠.

2010년 作 [Sonic Generations] - 군 복무 중임에도 한정판을 구하기 위해 애를 썼다는 후문

종미니멈 : 세 번째는 [Sonic Generations]를 꼽아주셨는데, 뒤늦게 소닉에 입문하는 분들은 대부분 이 작품 때문에 소닉을 좋아하게 되시거든요. 어떤 점 때문에 [Sonic Generations]를 세 번째로 꼽으셨나요?

추억 : 이게 순위는 아니에요. (웃음) 순위를 굳이 꼽자면 [Sonic Generations]가 1~2위 중 하나일 거에요. [Sonic Generations]는 굉장히 의미가 있죠. 20주년이고, 클래식과 모던이 만났고, 과거 명작 스테이지를 재해석했고요. 더군다나 그 안의 내용물도 굉장히 좋았고요. 이런 선물이 없어요. 팬들에게는. 물론 스토리나 최종 보스는 아쉽지만, 의미가 크다는 건 변함이 없죠. 개인적으로는 호주에서 한정판 구하고, 일본에서는 초회판을 구할 정도로 돈을 많이 쓰긴 했죠. 그만큼 좋은 게임이에요. (웃음)

종미니멈 : 한정판을 구할 정도로 많은 열정을 쏟으셨군요.

추억 : 그거 나왔을 때가 2011년이잖아요. 제가 그때 군대에 있었거든요. 구하기 진짜 힘들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발매되고 조금 지나서 구한 거겠네요?

추억 : 아뇨. 발매할 때 샀죠.

종미니멈 : 군 복무 하시면서?

추억 : 그렇죠.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마지막 몸풀기 질문.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누군가요? 

추억 : 아무래도 주인공이니까 소닉이 가장 좋다고 하면 진부한 대답이 될 것 같은 데 (웃음) 아무래도 아까도 말했다시피 닮고 싶은 부분이 많았던 것 같아요. 요즘은 캐릭터성이 변질된 느낌이 없잖아 있지만, 예전 드림캐스트 시절에 많이 강조되었던 쿨함. 그런 점들은 제가 가지고 있지 않은 부분이니까, 조금이라도 내성적인 성격을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꾸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소닉이 가장 좋고요. 하나 덧붙이자면 요즘은 에그맨이 엄청 좋더라고요.

종미니멈 : 왜죠?

추억 : 예전에는 그냥 악당이었잖아요. 이용이나 당하고 말이죠. 그런데 최근에는 소닉과 대립하는 위치가 약해지면서 오히려 정이든 느낌이 많이 나더라고요. 오래 지내다 보니 친해졌는지 투닥거리는 모습도 자주 나오고 그런 점에서 마음에 들어요.

소닉팬의 한 사람으로서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출처 : 추억TV)

종미니멈 : 지난번에 올려주셨던 'IGN - Sonic was never good'에 대한 반박영상에 대해 질문을 드릴게요. IGN의 망언은 소닉 뿐만 아니라 여러 사건이 참 많아요. 대규모 게임회사들에게는 굉장히 후한 점수를 주는 반면 인디게임들은 불필요하게 많이 비판하는 부분이 없지 않아요. 그래서 이미 신뢰를 많이 잃긴 했지만 이번 'Sonic was never good'은 정말 큰 실수라고 생각했거든요. 처음에 이 영상을 봤을 때 어느 정도는 알아들었지만, 해외 영상이다보니 정확히 어떤 망언을 했는지 답답했었는데, 마침 추억님 영상을 보고 속이 시원했어요. 그런데 어찌 보면 해외영상이다 보니 추억님 혼자서 기분 나쁘고 넘어갈 수 있었던 부분인데 영상까지 만드셨단 말이죠. 어떤 심정으로 만드신 건가요? 

추억 : IGN이 실수하거나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 경우는 정말 많죠. 그 영상에서도 나와 있지만 IGN이 편파적인 의견을 많이 내비치고 있다는 건 팬이라면 다 알고 계셨을 거에요. 저도 못 보고 넘어갈 수도 있었는데, 해외에서는 IGN의 망언에 대해 반박을 하거나 리액션을 하는 영상을 많이 올렸더라고요. 이 영상이 굉장히 반응이 크고 소닉 공식 채널에서도 IGN 영상에 댓글을 달아둘 정도였어요. 물론 장난식으로 '우리 쪽으로 와서 이야기해보자'라는 식이었지만요. 게다가 에그맨 성우도 그 영상에 댓글을 달았어요. 그러니까 엄청 궁금하더라고요. 어떤 영상인지. 그래서 'Sonic was never good’ 영상을 직접 찾아보니까 진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더라고요. 화가 나고, 답답하고, 실망스럽기도 하고요.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해외에는 이것저것 말이 많이 나왔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소닉팬들조차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고, 소닉팬이 아니더라도 다른 게이머분들도 이런 일이 있었는지 몰랐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이런 일은 알리는 게 좋겠다 싶었죠. 처음에는 자막만 달아서 올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괘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반박을 해야겠다 싶었고 살을 붙이다 보니 영상이 만들어지게 되었죠.

종미니멈 : 추억님 영상을 보면서 IGN 기자들이 굉장히 무지하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어찌 보면 그 사람들이 소닉에 대해 그 정도로 소닉에 대해 모르지는 않았을텐데 말이죠. '그린힐'이 [Sonic the Hedgehog 2]에 나왔다는 실수는 할 수 있다고 봐요. 저조차도 워낙 많은 시리즈를 하다 보니 스테이지가 헷갈릴 때가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외에 것들은 게임에 대한 정보를 주지 않으면서 닌텐도 NX 로고에 대해서만 까내리고 있으니…

추억 : 그렇죠. (웃음) 얼마나 할 말이 없으면 그랬을까 싶었죠.

종미니멈 : 조금 아쉬운 건 추억님 반박 영상의 조회 수가 높지 않았다는 거랄까요?

추억 : 맞아요. 한 800 정도 되던가?

종미니멈 : 그래도 굉장히 논리적으로 잘 만드셔서 나무위키에도 등록이 되어 있거든요. 알고 계세요?

추억 : 아? 그래요?

종미니멈 : 나무위키의 IGN 항목 제일 마지막에 추억님 영상이 링크되어 있어요.

추억 : 영광이네요. (웃음)

종미니멈 : 제가 올린 건 아니고요. (웃음)

추억 : 한번 찾아봐야겠네요.

소닉팬이라면 절대 실패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Sonic Mania]

종미니멈 : 이제 신작 이야기를 조금 해보죠. IGN은 '소닉은 별로다’ ’[Sonic Mania]는 과거의 짜집기일 뿐이다'라는 표현을 했는데, 사실 [Sonic Mania]가 지금까지 공개된 정보만 봐도 퀄리티가 굉장히 높아요. 게다가 과거 클래식 소닉 시리즈를 ios버전으로 리메이크한 '크리스천 화이트헤드'가 참영를 해서 제작을 하게 되었어요. 저는 처음 [Sonic Mania] 트레일러를 봤을 때 엄청 소리를 질렀거든요. 드디어 소닉의 부활이구나!

추억 : 저도 그랬어요. (웃음)

종미니멈 : 25년 만에 드디어 다시 빛을 보는구나! 제대로 된 게 돌아왔구나! 싶었는데, 추억님은 어떤 기분이었나요?

추억 : 저는 25주년 기념 파티를 생중계로 보고 있었어요. 트위치에서. 만약 발표 이후에 소식을 접했으면 반응이 덜했을 듯한데, 생중계에서 새로운 게임을 공개합니다라면서 트레일러를 틀어줄 때 '과거로 돌아갑니다'까지는 흔히 있는 일이라서 그러려니 했어요. 그런데 제작자가 딱 뜨는 순간. '야! 됐다! 이건 성공할 수밖에 없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걸 어떻게 기다리지? 파티가 7월 즈음에 열렸잖아요? [Sonic Mania]가 나오려면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니까 환장할 것 같고 엄청 인상 깊었죠. 제작진 선택을 정말 잘한 것 같아요.

종미니멈 : 크리스천 화이트헤드랑 또 누구였죠?

추억 : 헤드 캐넌. 그리고 음악 쪽에는 티로페즈가 참여했죠.

종미니멈 : 클래식 소닉 시리즈를 이식한 사람이 소닉의 팬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매우 인상 깊었고, 지금까지 공개된 플레이 영상만 봐도 실패할 수 없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소닉 팬들은 다들 비슷비슷하네요?

추억 : 그럴 수밖에 없죠. (웃음)

‘소닉 2017′에 코믹스 캐릭터가 들어올 가능성은 없다?

종미니멈 : 이제 '소닉 2017'에 대해 이야기해 볼게요. 소닉팬들에게 2017년이 기대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신작이 두 개나 나오잖아요? [Sonic Mania]가 5월에 나오고, '소닉 2017'은 홀리데이 시즌에 나와요. 그런데 '소닉 2017'은 트레일러 이외에 정보가 거의 없어요. 트레일러 달랑 하나. 거기서 알 수 있는 건 [Sonic Generations]처럼 클래식 소닉과 모던 소닉이 함께 나온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주목을 받고 있고, 오랜만에 소닉팀이 직접 제작에 참여한다고 해서 큰 기대를 걸고 있어요. 그런데 그 이후로 하나 더 공개된 정보가 있다면 신규캐릭터가 나온다는 게 있어요. 이것에 대해서 어떻게 예상하시나요?

추억 : (고민) 아무래도 정보가 적은 데다 추측할만한 근거가 없으니 쉽지 않네요.

종미니멈 : 저 같은 경우는 미국의 아치 코믹스 <Sonic Universe>를 사서 읽고 있는데, 거기서 '스커지'라는 캐릭터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팬들의 추측 내용을 보면, 10주년에는 쉐도우(Shadow the hedgehog)가 나왔고, 15주년에는 실버(Silver the Hedgehog)가 나왔어요. 그런데 공통점이 이름이 S로 시작하고 고슴도치라는 거에요. 마침 스커지가 또 여기에 딱 맞아 떨어지더라고요.

추억 : 그러네요. (웃음)

종미니멈 : 코믹스에 있던 캐릭터가 게임으로 올까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Sonic Boom]의 '스틱스'가 역수입되어 [마리오와 소닉 올릭핌] 시리즈로 넘어온 걸 보면 가능성이 없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추억 : 근데 개인적으로는 코믹스 캐릭터가 넘어올 것 같지는 않아요. 소닉팀에서는 어느 정도 코믹스랑 거리를 두고 있는 것 같아요. 코믹스와 협업을 하려면 진작부터 했을 거에요. 왜냐하면 코믹스도 굉장히 오래된 시리즈잖아요? 게임 캐릭터 만화로는 최장수 시리즈이기 때문에 협업을 하려면 진작부터 했어야했다고 생각하고, 실질적으로 협업했던 건 [Sonic Spinball] 하나밖에 없어요. 그마저도 스핀오프 작품 중 하나고요. 그래서 제가 보기에는 코믹스 캐릭터가 올 것 같지는 않아요. 그런데 S로 시작하고 고슴도치 캐릭터라는 건 흥미롭네요. 제가 보기에는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가 나올듯해요. 다만 그게 플레이어블 캐릭터로 나올 것 같지는 않아요.

종미니멈 : 왜 그렇게 생각하시죠?

추억 : 제가 보기에는 이번에도 소닉 위주로 갈 것 같아요. 트레일러가 보여주는 구성이 [Sonic Generations]와 완전히 똑같아요. 

이렇게 많은 캐릭터가 존재하지만 정작 플레이 가능한 캐릭터는 소닉 뿐…

종미니멈 : 신 캐릭터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Sonic Adventure 2]까지는 신 캐릭터가 정말 많이 나왔어요. 특히 2세대 소닉은 신 캐릭터로 플레이도 가능했고, [Sonic the Hedgehog 06]에 실버가 등장하면서 고슴도치 세 마리가 괜찮은 구도를 형성했죠. 그런데 게임이 터져버리면서 소닉 위주로 바뀌게 된 거고요.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이에 대해서는 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많이 갈려요. 소닉 중심으로 게임이 흘러가는 게 더 낫다는 사람도 있고, 매력적인 캐릭터를 왜 써먹지 않느냐라는 의견도 있어요. 추억 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억 : 다른 캐릭터들은 3D로 제대로 넘어오지 못한 것 같아요. 그나마 어드벤처 시리즈가 잘 표현해주긴 했는데, 그래 봐야 테일즈는 소닉을 따라다니는 거, 너클즈는 에메랄드 조각 찾는 거잖아요. 어찌 보면 이건 전통적인 플랫포머에서 벗어나 다른 방식을 추구한 거고, 그래서 성공을 했던 것 같아요. 그 당시에는. 하지만 소닉팬들은 원하는 건 소닉으로 진행하는 스테이지를 다른 캐릭터로 진행하되 다른 경로를 찾는 방식인 것 같아요. 하지만 소닉팀을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듯해요. 그래서 2008년부터 계속 소닉 위주로 흘러가고 있는 것 같고요. 제가 보기에는 모던 소닉은 [Sonic Generations]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봐요. 레벨 디자인이나 연출이라든지 여러 면에서 정점을 찍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 안에서 더 다듬는 게 좋다고 봐요.

종미니멈 : 여러가지 캐릭터를 사용하기보다 소닉을 중심으로 더 개선하는 게 좋다는 말씀이시죠? 

추억 : 네.

‘소닉은 망겜이다!’라는 소닉망겜론에 대한 소닉팬의 솔직한 생각은 다음과 같다

종미니멈 : 이번에는 소닉팬들에게는 조금 기분 나쁠 수 있는 질문이에요. 소닉이 파란색이잖아요? 옆 동네 파란색 로봇이 사라졌거든요. 새로 만드니 싶었는데 그마저도 죽었고요.

추억 : 제가 그쪽도 팬이라서 마음이 아프네요. (웃음)

종미니멈 : 불안한 것도 사실이에요. 소닉이 세가의 간판 캐릭터인 건 사실이지만 실상 수익을 많이 내고 있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언제든지 사라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물론 이런 부분은 회사 측에서 해결할 문제니까 팬으로써는 어찌할 방법은 없지만요. 그런데 게이머들 사이에서 이런 말이 있어요. '소닉은 망겜이다!’ 소위 소닉망겜론이라고 하는 이야기들.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고 보시나요?

추억 : 여 러가지 이유가 있을 텐데 제가 보기에는 소닉 시리즈에 대해서는 이상하리만큼 높은 기준이 적용되는 것 같아요. 게임을 평가할 때 말이죠. 예를 들면 [Sonic Genertations]는 소닉팬 입장에서 봤을 때 이것보다 잘 만들어진 게임이 없어요. 3D 시리즈에서는. 그런데 정작 평점은 그렇게 높지 않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하기에는 과거에 마리오와 경쟁 구도를 펼쳤던 그때의 소닉을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 같아요. 평론가들 사이에서는. 그래서 평작을 뽑으면 망작으로 취급받는거죠.

종미니멈 : 마리오와 비교되면서 평가절하당하게 된다는 거군요?

추억 : 그렇죠. 그 사람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저야 알 수 없지만, 평가 기준이 굉장히 높게 되어있고, 애초부터 까고 시작해야겠다는 마음이 잡혀있는 듯해요. 그래서 평점이 생각보다 높지 않고 점수만을 보고 게이머들은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같아요.

종미니멈 : 실제로는 괜찮은 게임인데 너무 높은 기준치로 인해 평론가들 사이에서의 점수가 높지 않아서 게이머들 사이에서도 좋게 평가받지 못한다는 거죠?

추억 : 그렇죠.

종미니멈 : 저도 그 부분은 생각한 적이 있긴 해요. 소닉이 만들어진 계기가 마리오에 대항하기 위한 세가의 마스코트를 만들자는 취지였으니까요. 딱 한 번 뿐이긴 하지만 마리오를 판매량에서 이긴 적이 있었고, 그 이후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되어서 이어져 오고 있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소닉은 계속 들쭉날쭉한 데 마리오는 가면갈수록 좋은 평가를 받아요. 지인 중에서 한 사람이 '마리오는 계속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 않냐? 그러면 소닉은 게임을 못 만드니까 평가를 못 받는 게 아니냐?'라는 말도 했거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추억 : 제가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마리오는 계속 좋은 평가를 받고, 소닉은 좋았다가 나빴다가 하잖아요. 대체 뭐가 다른걸까라고 생각해봤는데 소닉은 이상하리만치 도전을 많이 해요. 게임을 개발할 때 새로운 기믹을 넣고 전과는 다른 걸 보여주려고 하다 보니까 새로운 요소가 이전 것만큼 다듬어지지 않아서 이상하게 보이게 되는 거죠. 마리오는 정해진 틀이 있잖아요. 마리오의 이동방식이나 움직임 같은 것들 말이죠. 하지만 소닉은 3D로 넘어오면서 시리즈마다 전부 달라요. [Sonic Adventure]는 가속도가 붙고 스핀대쉬를 하고 이런데, [Sonic Heroes]는 팀베이스 방시그로 바뀌잖아요. 그런데 이게 그 이후로는 또 나오지 않는 거죠. 게다가 외전이긴 하지만 [Shadow the Hedgehog]는 갑자기 총을 쏴요. (웃음) 그리고 [Sonic the Hedgehog 06]로 넘어가면 캐릭터마다 성능이 다 달라요. 거기다가 소닉의 스핀대쉬는 있으나 마나 한 기능이 되어버렸고, 더 충격적인 건 소닉이 점프를 해서 적을 죽일 수 없어요. 무조건 호밍어택을 써야해요. 그래서 클래식 시리즈를 하던 사람들은 납득을 할 수 없죠. 여기에 [Sonic Unleashed]로 넘어가면서 부스트가 생기고, 웨어호그가 추가되요. 낮과 밤이 다른 게임 스타일 말이죠. 그런데 또다시 [Sonic Colors]로 가면서 웨어호그라는 전투시스템은 싹 없어지고 부스트가 남고, 컬러파워가 추가되요. [Sonic Lost World]로 넘어가면 부스트마저도 사라지고요. 그러니까 이게 정해진 규칙이 없다 보니까 퀄리티가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는거죠. 정해진 틀 안에서 다듬으면 되는데 말이에요. 마리오가 그렇잖아요. 정해진 틀 안에서 다듬고 추가를 하는데, 소닉은 확 바꿔버리는 거죠. 그런 점에서 차이가 있는것 같아요.

종미니멈 : 소닉은 시도는 좋지만, 마리오에 비해 너무 변화를 많이 추구하기 때문에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거군요?

추억 : 너무 많이 변화를 추구했던 결과라 보는 거죠.

종미니멈 : 맞는 말인 것 같아요. 마리오가 비판 받는 이유는 딱 하나밖에 없거든요. 전작과 비슷하다. 그런데 그게 또 재미있으니까 좋은 평가를 받거든요. 저도 소닉 메인 시리즈를 다 해봤지만, 세대마다 다르고, 작품마다 다르고 그래서…딱 맞는 말인 것 같아요. 그래서 어찌보면 [Sonic Generations]가 호평 받은 이유가 클래식 소닉을 그대로 옮겼고, [Sonic Unleashed]의 웨어호그와 [Sonic Colors]의 컬러파워는 없애되 부스트만 딱 남겨뒀기 때문이라고 봤거든요. 

추억 : 그렇죠. 그게 맞죠.

종미니멈 : 그러면 앞으로 소닉이 부활을 하려면 마리오처럼 정형화된 틀을 갖춰야 한다고 보시나요?

추억 : 그것도 어려운 것 같아요. 계속 바뀌는 것도 소닉의 정체성이거든요. 클래식 시리즈보다 모던 소닉이 더 오래됬어요. 클래식 시리즈는 기껏해야 10년이고 나머지 15년이 모던 소닉이거든요. 그래서 더 긴 기간을 변화만 해왔거든요. 정체성이 된 거죠. 그래서 다음 시리즈는 어떻게 바뀔까 생각을 하게 되는 거죠. 다만 개인적인 희망 사항은 마리오를 벤치마킹해서 어느 정도 정형화해두고 그 안에서 조금씩 추가하는 형태로 바꾸는 게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정형화된 틀이 필요하다?

추억 : 그렇죠.

2017년 하반기에 발매될 ‘소닉 2017′이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될 거라는 의견

종미니멈 :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질문. 소닉이 계속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추억 : 살아남을 수 있을까를 여쭤보시는 거죠?

종미니멈 : 네. 사실 주변 사람들이 많이 물어보는 거거든요. 5년 뒤에도 남아 있을까?

추억 : 사실 이미 바닥을 한번 친 적이 있잖아요. 게임계에서 사장 당 할뻔만큼! 10년 전에. 정확히 10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있잖아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희망적이라고 봐요. 그리고 일본 본사 쪽은 모르겠지만, 미국 회사 쪽은 SNS 활동이 이슈가 되고 있어요. 소닉 공식 채널도 트위터를 통해서 활동하고 있는데 호평을 많이 받고 있어요. 소닉팬이 아닌 사람도 재밌다고 하면서 찾아보고 있을 정도로 홍보 효과가 좋더라고요. 저도 가끔 보는 데 관심을 끌 만한 내용이 자주 보이더라고요. SNS 담당자가 소닉의 태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게 좋지 않겠냐라고 해서 시도를 했는데 대박을 쳤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소닉에 대한 입지가 북미에서는 굉장히 좋아졌어요. 25주년이 올해고, 올해 나온 작품도 평작수준이긴 하지만 큰 문제 없이 잘 흘러갔어요. 작년 이맘때랑은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요. 작년 이맘때 소닉은 아무런 희망도 없었어요.

종미니멈 : 아! 아마 [Sonic Boom] 게임이 나왔을 때였죠?

추억 : 네. 맞아요. 어느 정도 살려놨는데 [Sonic Boom] 또 시리즈를 망쳐버린 거죠. 그래서 꿈도 희망도 없는 상황이었는데, 올해 25주년 파티를 기점으로 완전히 분위기가 바뀌어 버렸어요. 관건은 그거에요. '소닉 2017’. 이게 망하면 정말 희망이 없어요.

종미니멈 : 단두대라는 건가요?

추억 : 정말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거에요. 이게 망하면 SNS에서 홍보해왔던 게 무의미해지는 거란 말이죠. 3D 소닉은 더 이상 먹혀들지 않게 되는 거죠. 그래서 [Sonic Mania]는 실패할 이유가 없는데, '소닉 2017'은 정보가 없다 보니 걱정이 많이 되긴 해요. (웃음) 게다가 [Sonic Generations]와 같은 구도로 간다는 것도 썩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애초에 이벤트성 작품이었는데, 지나치게 클래식 소닉을 많이 끌어들인다는 느낌이 들어요. 25주년 기념으로 나온 것들을 보면 모든 게 다 클래식 소닉이에요. 모던 소닉은 없어요. 굿즈만 봐도 클래식 소닉만 나와요. 이렇게 되면 너무 클래식 소닉을 오래 붙잡고 있는 느낌이 되어버려요. 그렇다 보니까 모던 소닉의 자리를 클래식 소닉이 꿰차는 꼴이 되어버리는 거죠. 각자의 자리에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걱정이 많이 되긴 하죠. 아무튼 '소닉 2017'이 얼마나 잘 나오느냐가 관건이고 판매량이 좋다면 앞으로도 더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있겠죠.

종미니멈 : 내년 이맘때쯤까지는 조마조마하겠네요. (웃음) 오늘 인터뷰 정말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요. 

추억 : 제가 더 감사하죠. (웃음)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게 정말 오랜만이라서요.

종미니멈 : 유튜브나 블로그는 계속 활동하실 거죠?

추억 : 네. 계속해야죠. 다만 유튜브는 제가 최근에 게임을 못하고 있어서 잘 못 하고 있고, 블로그는 꾸준히 하고 있고 내년에 기회가 된다면 스트리밍도 본격적으로 활동을 할 생각도 있어서 계획을 세워보고 있어요.

종미니멈 : 알겠습니다. 앞으로 활동도 기대하겠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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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는 많습니다. 게이머도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는 별로 없죠. 유튜브를 둘러보다가 전문가에 가장 근접한, 사실 전문가라고 불러도 무방한 유튜버를 한 명 찾았습니다. 고퀄리티의 리뷰, 상세한 정보를 전달하는 언박싱, 그리고 게임 및 IT 업계에서 일하시는 분들과 함께하는 토크쇼까지 다른 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영상들이 가득합니다. 실력이죠! 여기에 전직 연기자, IT 미디어 ‘더 기어’ 소속 프로듀서, 마이크로소프트 인플루언서, 디몽크TV 운영 등 독특한 스펙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력이죠! 그리고 연기자 출신이어서 그런지 말투와 외모 모두 멋집니다. 매력이죠! 독특한 이력, 뛰어난 실력, 상당한 매력을 갖춘, 디몽크TV의 운영자이자 몽크루의 수장, 디몽크(Dmonk) 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종미니멈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디몽크 : 이름은 노승균이고요. 나이는 서른입니다. 직업은 IT 미디어 더 기어(theGEAR)에서 영상 프로듀서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닉네임은 디몽크(Dmonk)입니다. 처음에는 ‘도기몽크'라고 지었어요. 제가 개를 너무 좋아해서 도기라는 닉네임을 쓰다가 원숭이랑 닮았다는 말을 들어서 도기몽크, 그러니까 견원(犬猿), 견원지간? 같은 의미처럼 썼어요. 그런데 도기몽크라고 하니까 닉네임이 너무 길어서 디몽크로 줄여서 썼죠. 그게 2004년 3월부터입니다. 그리고…뭐 이 정도?

종미니멈 : 방금 원숭이를 닮았다고 하셨잖아요. 영상에서 자주 보기는 힘든데 안경 벗으신 모습을 봤을 때 모 연예인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디몽크 : 엠씨몽?

종미니멈 : 네. 엠씨몽 씨를 닮아서 거기서 따온 줄 알았어요.

디몽크 : 전혀 아니에요. 전 엠씨몽 씨 좋아하지 않습니다. (웃음)

종미니멈 : 그러면 원숭이를 닮은 외형과 개를 좋아하는 개인의 취향을 반영해서 도기몽크라고 닉네임을 지었고, 그걸 어감을 좋게 만들기 위해 디몽크로 결정하게 되었다고 보면 되겠네요?

디몽크 : 그렇죠.

IT 미디어 ‘더 기어’의 모든 영상은 디몽크 님이 직접 담당하신다고 한다 (출처 - theGEAR)

종미니멈 : 아까 더 기어에서 프로듀서로 일하신다고 하셨잖아요? 더 기어에 관해 소개를 조금 해주신다면요?

디몽크 : 더 기어는 사람들이 다들 아시다시피 IT 매체에요. 흔히 알려져있는 인벤, 디스이즈게임, 게임메카 같은 건 게임 미디어고, 저희 더 기어는 씨넷이나 지디넷, 테크홀릭 같은 IT 미디어에요. 하루하루 IT와 관련된 발 빠른 뉴스와 심도 있는 제품 칼럼과 리뷰 등을 다루는 매체입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미디어들이 인제야 시작하는 동영상 컨텐츠를 만들고 있고, 그 동영상 컨텐츠를 만드는 걸 제 혼자서 하는 거고요.

종미니멈 : 그래서 더 기어에서 위치가 프로듀서이신 거군요?

디몽크 : 그렇죠. 저는 기자가 아니고 프로듀서에요. 영상 관련해서는 제가 모든 걸 총괄해서 하고 있죠.

종미니멈 : 영상을 보면 장비를 굉장히 전문적인 느낌이 나는데, 이게 더 기어에서 일하는 것과 연결성이 있는 건가요?

디몽크 : 글쎄요. 장비는 제가 욕심이 있었던 거라 월급 받아서 제가 산거에요. 더 기어에 사용하는 장비 중에서 3/4은 다 제거에요. 제가 회사를 그만두면 거기 있는 장비의 대부분을 제가 가져 나올 수 있어요. (웃음)

종미니멈 : 장비까지 총괄을 하고 계시는거네요?

디몽크 : 그런다고 아무런 지원을 안 받는 건 아니에요. 카메라와 스튜디오는 회사에서 제공하지만, 그 외적인 것들은 제가 다 담당하고 있죠. 그만큼 회사에서 배려를 해주고 있는 거고요.

유튜브 채널 ‘Dmonk TV’ - 게임리뷰, 언박싱, 토크쇼 등 양질의 영상이 가득하다

종미니멈 : 이제 본격적으로 디몽크TV와 몽크루에 대해서 질문을 드릴게요. 자료를 찾아보니까 시작은 2013년. 블로그더라고요? 비슷한 시기에 유튜브도 시작하셨고요. 처음에는 게임 실황을 올리시거나 개인적인 견해를 담은 편집 영상을 올리셨어요.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디몽크 : 사실 처음에는 '디몽크 필름'으로 시작하려고 했었어요. 그러니까…기본적으로 저는 연기를 했었어요. 연기자가 되고 싶었고 배우지망생으로, 단역으로 활동하고 있었어요. 그러다가 너무 힘든 거에요. 그 삶이. 아르바이트하면서 그런 생활을 하기가 힘들었고 그 분야가 제 생각과는 다르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과는 훨씬 많이 달랐어요. 그래서 제가 직접 영상을 만들어야겠다! 내가 영화를 만들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잡고 영상 공부를 독학으로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영상으로써 타겟이 필요했어요. 그런데 제가 잘하는 건 게임이었어요. 그래서 이걸로 일단 시작하게 되었고, 최종목표는 아니지만, 시작은 해보자 했고 게임 관련 영상을 만들게 되었죠. 처음에 [배틀필드3] 실황을 테스트로 몇 개 올렸을거에요. 그런데 그때 앵그리조(Angry Joe)가 눈에 들어왔어요. 저런 친구들! 앵그리조나 프레디웡(Freddie Wong)같은 사람들. 프레디웡이라고 VFX 전문으로 다루는 유튜버가 있는데 특수영화를 이용해서 단편영화를 만들고 그래요. 저 사람들처럼 돼야겠다! 한국에는 저런 사람이 없다! 그렇게 해서 게임리뷰도 영상으로 시작하게 되었죠. 한국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영상들을 만들어보자로 시작한 거죠.

종미니멈 : 처음에는 연기자 생활을 하셨는데, 직접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으셨고 가장 잘할 수 있는 게 게임이었기 때문에 디몽크TV를 게임으로 시작을 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군요.

디몽크 : 네. 그렇죠.

유명 유튜버이자 리뷰어 ‘앵그리 조’의 영향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종미니멈 : 방금 앵그리조를 언급하셨잖아요. 저도 디몽크님 영상을 보면서 앵그리조 영상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나 생각을 했었는데, 어떤 부분에서 영감을 받으셨나요?

디몽크 : 사실 지금은 아니에요.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앵그리조를 신경을 안 써요. (웃음) 

종미니멈 : 왜죠? (웃음)

디몽크 : 더 이상 그 친구는 제 롤모델이 아니에요. 그런데 처음에 롤모델로 정한 이유는 게임을 즐겁게 한다, 즐긴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게임을 의무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게임리뷰든 언박싱이든 게이머로서 즐거움이 영상에 너무 잘 표현되어 있었어요. 그리고 영상의 퀄리티도 다른 게임리뷰에 비해서 훨씬 성의가 있고 멋졌고요. 리뷰하는 데 코스프레를 하고 설정을 하고 그런 것들에 제 눈에는 너무 멋져 보였어요. 그래서 처음에는 앵그리조를 롤모델로 삼았던 거에요. 아! 저런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어! 아메리칸이니까 가능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나도 한국에서 저 친구처럼 해야겠다! 라고 생각해서 롤모델로 삼았던 거죠.  

종미니멈 : 아까 말씀하셨듯이 한국에는 이런 게 없었고 앵그리조의 영상이 대단했다라는 거군요?

디몽크 : 센세이션이었어요.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쇼크 그 자체였어요. 정말로!

종미니멈 :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디몽크 : 지금은 저만의 색깔을 찾고 있는 거죠. (웃음) 그리고 저만의 색깔을 찾았고요. 제 스타일대로 가야죠. 언제까지 앵그리조라는 컨셉을 똑같이 유지할 이유는 없다고 봐요. 한국에는 한국에 맞는 정서가 있고, 앵그리조만큼 투자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이 없어요. 앵그리조는 전 세계적으로 많은 게이머가 시청을 해요. 구독자가 200만 명이 넘어가니까요. 그 사람은 영상 하나를 만들어도 충분한 수익이 보장되지만 한국의 작은 게임 시장에서 그만한 노력을 한다면, 그리고 영어를 안 한다면 앵그리조가 와도 성공하기 힘들거에요.

웹사이트 몽크루(Monkru) - 영상뿐만 아니라 다른 컨텐츠들도 함께 만들어나가고 싶다고 하셨다

종미니멈 : 그렇군요. 디몽크TV 유튜브에 8개월 전 즈음에 올라왔던 영상인데…새집 언박싱 영상. 거기서 몇 가지 질문에 대해서 답해주 실때 디몽크TV와 몽크루가 인생목표라고 하셨어요. 이 두 가지 활동을 통해서 어떤 목표를 달성하고 싶으신 건가요?

디몽크 : 디몽크TV 같은 경우에는 종합엔터테인먼트 채널이 될 거에요. 게임뿐만 아니라. 게이머를 위한 컨텐츠는 지속해서 이어나가되 더 많은 팬층을 보유할 수 있는 종합엔터테인먼트로 갈 확률이 높아요. 사실 몽크루 같은 경우는 제가 주인공이 아니라 제가 포함된 크루, 동호회일 뿐이에요. 그리고 몽크루의 목적은 사실 더 큰 시장을 노리는 기업을 만들고 싶어서 만든 거예요. 그래서 몽크루는 다른 리뷰어들, 앞으로 저와 함께할 멤버들이 함께 즐기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을 담는 채널이 될 거에요. 콜라보레이션을 이뤄내면서 말이죠. 그런 점에서 몽크루의 이름을 바꿀 생각이에요. 왜냐하면, 너무 제가 메인인 것 같아서요. 결국, 디몽크TV는 엔터테인먼트를 담은 채널, 몽크루는 그 자체로 엔터테인먼트가 되는 게 목표에요. 거기까지 닿기에는 고충이 많지만요. 쇼핑몰을 갖추고 영상을 올리고 같은 것들 말이죠. 그리고 궁극적인 형태는 게임 개발이 가능한 수준까지 갖추는 거예요. 다시 말하면 멤버들이 즐기면서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었어요. 기존 멤버들의 공통적인 의견이 이거였고요. 보통 예술을 하시는 분들은 직장생활이 굉장히 어려워요. 성격적인 부분도 있고 조직생활이 잘 안 맞는 부분이 있어요. 저도 그렇고요. 그래서 이분들은 유튜브를 전업으로 하고 싶어 하는 욕심이 굉장히 많아요. 그러려면 수익이 창출되어야 하고요. 그런 점에서 이런 것들을 코치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고, 저는 이런 것들을 도와줄 수 있는 거죠. 뭔가 정리가 잘 안 되는데…(웃음) 부담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가 되기를 원해요. 대한민국에서 사랑받는 기업을 만들어보자. 닌텐도 같은 기업이 되어보자. 이런 거에요. 그런데 이건 너무 추상적인 계획에요. 닌텐도 같은 걸 어떻게 만들어. 그래서 고민이 많아요. 어떻게 보면 꿈이잖아요? 꿈이라는 걸 인터뷰에서 함부로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우리의 목표는 게이머들에게 사랑받는 게임기업을 만들자, 여기에 종합적인 엔터테인을 담은, 미디어와 게임스토어, 게임개발까지 모든 게 갖춰진 그런 곳을 만들고 싶어요. 생태계를 만들고 싶은 거죠. 영상제작자가 되었든, 편집이 되었든, 텍스트 리뷰어가 되었든 소속감을 갖추고 즐길 수 있는, 동시에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는 그런 곳을 원해요. 

종미니멈 : 요약하면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소를 다루는 엔터테인먼트를 만들고, 즐겁게 활동하더라도 안정적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기업체로 성장시키고 싶다는 것이군요?

디몽크 : 그렇죠.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에 열정적으로 활동하면서 수익을 버는 그런 형태죠.

종미니멈 : 그러면 인터뷰를 하기 이전에는 디몽크TV와 몽크루가 약간 다른 방향을 가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같은 방향을 가진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디몽크 : 그렇죠. 아무래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게 제 가치관이 녹아들어 있는 게 디몽크TV와 몽크루니까 두 개가 다른 방향일 수 없죠. 제 가치관과 성격이 포함된 것이니까요. 그리고 제가 혼자 진행하는 게 아니에요. 동업하는 분이 계시는데 아마 대표는 그분이 될 거에요. 저는 그냥 얼굴마담일 뿐이지.

종미니멈 : 그래서 지난번에 방송에서 혼자 하는 게 아니다. 같이 하는 분이 계신다고 했던 게 방금 말씀하신 동업하는 분이군요?

디몽크 : 네. 그런데 도와준다고 하니까 조금 웃기네요. (웃음) 내가 다 하고 있는데! 그래도 도움은 많이 주셨어요. 삶에 영향을 준다기보다는 어려울 때 후원을 해주신 거죠. 모든 컨텐츠 제작에 관여하는 건 아니에요.

디몽크 님의 영상을 보고 먼저 연락이 와서 인연을 맺었다는 ‘라스트 판타지’(좌)

종미니멈 : 그러면 같이하시는 분들에 대해 좀 여쭤 볼게요. 몽크루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라스트 판타지'님과 '겜클'님이 등록이 되어 계세요. 라스트 판타지 님은 겟잇기어(Get It Gear)에 출현하셨죠. 콘솔 쪽으로 관심 있는 분들에게는 거의 신처럼 느껴질 정도로 대단한 분인데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신 건가요?

디몽크 : 라스트 판타지 형님은 루리웹에서 완전 스타예요. (웃음)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제가 위유(Wii U) 언박싱 영상에서였어요. 그 영상을 보시고 블로그 쪽으로 연락이 왔어요. 제가 에어컨 없이 선풍기만 틀고 언박싱을 하는 영상을 촬영하는 걸 보고 너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하셨어요. 한국에 이런 사람이 있다는 걸 몰랐는데, 거기에 너무 열악한 상황에 컨텐츠를 제작하는 것을 보고 너무 안타까웠다. 그래서 도움을 주고 싶은데 어떻게 도움을 줄지 고민하다가 후원을 하고 싶다고 접근을 하셨고, 실제로 만나면서 형, 동생 하면서 지내게 되었어요. 후원도 받았고. 그러면서 같이 하게 되었어요.

종미니멈 : 영상에서도 몇 번 출연하셨잖아요. 그 위유 도구인데 피규어 같이 생긴 거 있잖아요?

디몽크 : 아미보(amiibo)요?

종미니멈 : 네. 아미보. 그 영상도 되게 재미있게 봤거든요. 그런 인연으로 만나게 되셨군요.

디몽크 : 그리고 이분도 게임 방송에 대해 욕심이 굉장히 많으세요. 사실 제가 몽크루를 만드는 것보다 라스트 판타지 님이 만드는 게 더 빠를 수도 있어요. 자본이 있으시니까. (웃음) 그래도 앞으로도 꾸준히 함께하실 분이고, 요즘은 바쁘셔서 영상을 많이 못 올리시는데 앞으로 저와 함께 재미있는 영상이랑 이벤트 많이 진행하실 거라고 예상합니다.

유튜버 ‘겜클’ - 게임 리뷰 영상에 대한 욕심이 대단하셔서 함께 하게 되었다

종미니멈 : 그러면 이번에는 겜클 님에 대해 여쭤볼게요. 유튜브 채널을 보면 게임 리뷰를 하시는데, 대본을 잘 짜셔서 영상도 깔끔하게 잘 만드시던데 겜클님과는 어떻게 알게 되신 건가요?

디몽크 : 겜클님은 제가 유튜브 활동을 하는데 오셨어요. 접근을 하셨는데…접근을 했다고 하니까 표현이 좀 웃기다. (웃음) 다가오셨는데, 처음에는 댓글로 꾸준히 관심을 주셨어요. 그러면서 겜클 님이랑 페이스북 친구가 되면서 많은 교류가 있었고, 영상에 욕심이 굉장히 많다는 것도 알게 되었어요. 퀄리티에 대한 욕심도 많고, 다른 사람이 하지 않는 리뷰를 하고 싶다는 욕심도 많았고, 그러면서 저한테 조언을 구하고 싶다고 말씀을 하셨어요. 그 부분에서 소통을 많이 했고, 실제로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고요. 사실 영상을 시작한 지는 조금 오래되셨어요. 단지 게임 리뷰를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되셔서 저와 함께 방향을 잡으면서 만들고 계시는 거죠. 지금은 제가 '같이 하지 않겠냐? 물질적으로 도움은 못되더라도 영상에 욕심이 많으니까 내가 도움을 줄 수 있겠다. 영상에 욕심이 많은 것도 서로 똑같고, 언제든 그만둬도 좋으니까 나와 같이하지 않겠냐?'라고 제안을 한 거죠. 그렇게 해서 함께 하게 된 거예요.

종미니멈 : 그러면 라스트 판타지 님과 겜클 님 외에도 같이 하게 될 분들이 점차 늘어날 수 있겠네요?

디몽크 : 한 분이 더 계시긴 해요. 그 분은 제가 홈페이지에 등록을 안 했는데, '김감독'님이라고 계세요. 그분은 자동차 파워블로거인데 게임을 정말 좋아해서 게임 쪽으로 가려고 하고 있어요. 그런데 아직은 개인 생활이 너무 바빠서 지금은 컨텐츠가 없기 때문에 아직 등록은 안 했어요.

종미니멈 : 아직 준비중이신 분이군요.

디몽크 : 네. 맞습니다.

게임 스트리밍에 대한 솔직한 답변 - ‘시연’을 해줬으니까 궁금하면 게임 좀 사라!

종미니멈 : 유튜브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 이 부분에 대해서도 여쭤볼게요. 가끔 스트리밍이나 유튜브 댓글에 이런 질문이 올라와요. 디몽크TV는 게임 전체 영상을 왜 올리지 않느냐? 왜 채팅창을 보지 않느냐? 이럴 거면 왜 스트리밍하냐? 이런 말들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서 답을 해주신다면요?

디몽크 : 맞아요. (웃음) 사람들이 그러더라고요. 왜 풀버전 안 올리냐, 채팅창 안보냐라고요. 사실 이건 가치관의 차이라고 보는데, 저는 원래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모여주는 걸 좋아해요. 어릴 때는 여동생 앉혀놓고 [코만도스] 보여주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보여주고 그랬거든요. 일반적인 BJ나 유튜버들은 누군가를 웃겨야 한다는 강박이 있는 것 같아요. 그리고 시청자들은 그걸로 즐거움을 얻고요. 하지만 제 채널에서 나오는 영상들은 그거랑은 달라요. 스트리밍하는 이유도 다르고요. 제가 스트리밍을 하는 이유는 일종의 '시연'이라고 봐요. 내가 이 게임을 설명해 줄게. 마음에 들어? 그럼 사! 제 의도는 이거에요. 제가 채팅을 잘 안 보는 게 시연해주기 바쁘니까요. 이렇게 하면 이렇게 움직이고, 캐릭터의 모션은 이렇고, 이것 봐라! 끝내주지 않느냐? 그럼 여기까지 방송할 테니 궁금하면 사서 해봐! 이런 거죠. 하지만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은 제 영상을 보다가 다른 채널로 가서 엔딩까지 보죠. 저는 솔직히 말하면 그리 좋다고는 생각 안 해요. 물론 대부분의 유튜브 시청자는 그걸 원하지만요. 그래도 이런 면들이 제 채널의 장점이 된다고 봐요. 사람들이 봤을 때 얘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는 거니까요. 게임 업체에서 컨택이 오는 것도 다른 BJ나 유튜버들보다 구독자 수나 조회 수가 적어도 제 채널의 정체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종미니멈 : 그렇군요. 지금 활동하시는 영역에 대해서 굉장히 자세하게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목표도 구체적이시고, 방향성도 명확하신 데다, 단순히 돈을 벌겠다가 아니라 대한민국 안에서 게임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환경을 만들고 싶다고 하신 게 굉장히 인상적이네요.

디몽크 : 엔터테인먼트를 강화하는 건 돈이 필 요해서기도 해요. 안정적인 수익이 있어야 월급을 줄 수 있고 경영을 할 수 있죠. 원론적인 이야기이긴 하지만 돈을 좇지 않을 순 없어요. 물론 저 혼자 먹고살려고 한다면 돈이 뭐가 필요하겠어요? 한 달에 100만 원이면 먹고 살 수 있죠. 하지만 같이하는 사람에게 비전을 제시하거나, 그러지 못한다면 돈이라도 많이 줘야 될 거 아니에요? 같이 사업체를 하는 건데 말이에요. 그래서 저희는 안정적인 수익원을 창출하고 그것을 토대로 해서 새로운 환경을 만들고 싶은거에요.

통칭 ‘양키 센스’가 취향에 맞아서 엑스박스에 빠지게 되었다는 디몽크 님의 답변

종미니멈 : 그럼 이번에는 본격적으로 게임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게요.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세요. 영상에서도 그렇고 더 기어에서의 자기소개도 '적당한 게임은 보약이다'라고 하실 정도로 게임에 관심이 많으세요. 영상에서는 콘솔, PC 가리지 않는다고 했는데 현재 유튜브에서 콘솔을 중심으로 다루고 계시기 때문에 콘솔에 대해 질문을 드릴게요. 일단 가벼운 질문부터 시작하면, 엑스박스를 굉장히 좋아한다고 하셨는데 왜 좋아하시게 된 거죠?

디몽크 : 사실 엑스박스 이전부터 게임을 하긴 했어요. 닌텐도, 플레이스테이션 게임들 다 했어요. 엑스박스 같은 경우에는 플레이스테이션2가 나올 시기에 엑스박스가 나왔고 그때부터 엑스박스로 넘어가서 꾸준히 엑스박스 게임을 많이 해왔어요. 이유가 뭐냐면 성향이 저랑 많이 맞았어요. 물론 지금은 아니지만. (웃음) 그때 당시에 저는 '양키 센스'를 좋아했어요. 약간 아메리칸 게임을 좋아했던 게 사실이에요. 그래서 엑스박스 게임을 선호했던 거고요. 다른 분들이 일본 정통 RPG를 선호하는 시기에 저는 [페이블] 같은 걸 즐기고 그랬죠. 지금이야 플랫폼 구별 없이 멀티로 발매가 되니까 콘솔 간에 벽이 허물어졌는데 그 당시만 해도 양키 센스 게임은 엑스박스가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그리고 컨트롤러 역시 제 손에 잘 맞아서 그런 거죠. 하지만 지금은 어디 하나를 극성으로 좋아하고 그런 건 아니에요. 근데 마이크로소프트 인플루언서로 등록이 되어 있기 때문에 엑스박스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마이크로소프트 쪽에서 좋아하는 건 사실이죠. (웃음)

종미니멈 : (웃음) 그래도 실제로 엑스박스를 좋아하시니까 크게 거짓말을 하는 건 아니네요.

디몽크 : 디몽크 색깔이 왜 녹색이겠습니까?

종미니멈 : 그것도 마이크로소프트 녹색인가요?

디몽크 : 그건 아니고요. (웃음) 저는 녹색을 좋아했어요. 그래픽카드도 엔비디아 써요.

종미니멈 : 급작스럽게 질문 하나 드릴게요. 가장 좋아하는 게임 딱 세 개만 골라주세요. 지금 떠오르는 것으로!

디몽크 : [배틀필드1]. [라스트 오브 어스]. 그리고 하나는 고민이 되는데…음…(침묵) [슈퍼마리오] 정도?

종미니멈 : 비교적 최근 게임을 언급하시네요?

디몽크 : 아무래도 최근에 재미있게 즐긴 게임이니까요. 좋아하는 게임은 너무 많아요. 솔직히 말하면 전 24시간 떠들 수 있어요. 게임을 워낙 좋아해 왔고 훌륭한 게임들은 너무나 많기 때문에 좋아하는 게임을 손꼽으라고 하면 이건 엄마가 좋아요? 아빠가 좋아요? 수준이에요. (웃음) 힘들어요.

PC가 성능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콘솔의 ‘편의성’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출처 - Dmonk TV)

종미니멈 : 그러면 콘솔에 대해서 다시 질문을 드릴게요. 다소 자극적인 질문일 수도 있어요. PC 게이머 입장에서 나오는 말인데요. 콘솔 왜 사냐? PC 사양이 더 좋지 않냐? 이런 말이 있어요. 이런 점에서 콘솔의 장점이라고 하면 뭐가 있을까요?

디몽크 : 일단 전제를 하나 깔면 제가 PC게임을 싫어하진 않아요. 여러분 못지않게 스팀게임 많이하고 있고, [배틀필트1] 같은 게임들 전부 PC 버전으로 즐기고 있어요. 콘솔이 가지는 장점은 간편함이에요. 회사 퇴근하고 집에 와서 소파에 앉아서 컨트롤러로 모든 걸 제어할 수 있는 그런 것. 물론 PC도 비슷하긴 하지만 콘솔은 크고 넓은 TV 앞에 앉아서 맥주 한 잔씩 하면서 게임을 즐기는, 그러니까 굉장히 간편한 것이죠. 버튼 하나로 언제든지 꺼버리고요. 마우스로 클릭하고 하는 그런 과정이 모두 생략되는 간편함이죠. 하나 더 이야기하자면 사양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솔직히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다고 항상 말하는데 그게 맞아요. 저도 최근에 PC 업그레이드하면서 느낀 건데, PC가 가지는 강점은 돈 있는 사람이라면 PC로 즐기면 된다. 고해상도의 화면과 안정적으로 높은 프레임이 유지되는 정말 멋진 게이밍 환경이 만들어지니까요. 하지만 반대로 콘솔 게임은 조금 낮은 사양에 열악한 그래픽 품질을 보유하지만…누구나 마니아가 아니에요. 그래픽카드 1070으로 바꾸고 이러진 않아요. 콘솔은 간단해요. TV 하나 사서! 딱 연결해서! 즐기면 되요. 그리고 친구들 불러서 같이 게임을 할 수도 있고요. 이런 간편함이에요. 어찌 보면 가치관이나 성격의 차이라고 봐요. PC를 하냐 콘솔을 하냐. 그리고 인터넷 환경도 한국은 잘 갖춰져 있으니까. PC게임을 선호하는 사람들은 높은 프레임과 고해상도 때문에 하는거거든요. 또한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처럼 따로 멀티를 위해 추가 결제를 할 필요도 없고요. 그런 점은 PC의 장점이지만 콘솔은 편안함이 가장 큰 장점이라고 봐요.

종미니멈 : 콘솔 게임의 장점이라고 하면 간편함, 그리고 성능에 대한 걱정 없이 콘솔 사고, 연결해서, CD 넣고, 버튼만 누르면 되니까.

디몽크 : 요즘은 CD도 안 넣죠. 다운로드로 받을 수도 있죠. 간편함이죠. 게다가 엑스박스 같은 경우는 플레이 애니웨어라고 해서 엑스박스 게임을 PC로도 즐길 수 있어요. 플랫폼에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든 마이크로소프트 계정만 있으면 게임을 즐길 수 있거든요. 물론 기존 엑스박스 팬들에게는 안 좋게 보이긴 하죠. 나는 독점작을 즐기기 위해 엑스박스를 샀는데 PC유저도 할 수 있으니 기분 나쁘다! 할 수도 있지만, 단편적인 부분만 보지 말고 앞으로의 변화를 더 봤으면 좋겠어요. 콘솔과 PC 유저가 함께 멀티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건 어찌보면 또 다른 혁신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제 세상이 변하고 있다. 게임에 대한 법칙이나 룰이 깨지고 있는 게 지금의 시점이라고 말하고 싶어요.

종미니멈 : 방금 말씀해주셨던 엑스박스원과 윈도우 10의 공동발매에 대해 질문을 드릴 예정이었는데 이야기를 해주셨네요. 그러면 지금은 변화하는 시기이고 콘솔과 PC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건가요?

디몽크 : 그렇죠.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당장은 기분 나쁜 점도 있어요. 내가 엑스박스를 독점작 즐기려고 샀는데, 엑스박스를 사지도 않은 PC 유저들이 내가 지금까지 즐겼던 독점작들을 하니까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어요. 이런 사람들도 있을 수 있죠. 예를 들면 이런 것과 똑같죠. 플레이스테이션4를 사서 [라스트 오브 어스]를 즐기고 있는데 갑자기 PC유저들도 [라스트 오브 어스]를 즐길 수 있게 된다면 누가 플레이스테이션을 사겠어요? 그런 거죠. 하지만 저는 이러한 통합 플랫폼에 대해서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뭔가 성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신규 게이머 유입에서는 오히려 이게 더 유리하다고 봐요.

‘한국에서 팔 거면 현지화가 답이다!’라는 한글화에 대한 예상치 못한 답변을 주셨다

종미니멈 : 한글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어요. '안 한글 안 사요’ 모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자주 나오는 말이에요. 지난번에 영상에서도 언급해주셨는데, '한글판으로 나온 게임을 사줘야 한글이 나온다'라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제가 느끼기에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느낌 같아요. 가령 [토귀전 극]을 예로 들면, [토귀전]이 한글로 안나왔지만 VITA판이 판매량이 좋아서 [토귀전 극]은 한글로 발매가 되었거든요. 이렇게 보면 또 한글판을 많이 사는 거랑은 별개인 거 같고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디몽크 : 사실 비지니스 측면에서 봤을 때는 무조건 현지화가 답이에요. 만약에 페이스북이나 애플이 한글을 싫어하는 게 아니잖아요? 시장이 작은데도 하고 있어요. 저는 그게 맞다고 봐요. 한국에서 장사하려면 한국에 맞게 해주는 게 옳아요. 물론 내부 사정을 보면 복잡하겠죠. 시장성도 생각을 해야 하고, 개발사 입장에서 배급 측면도 생각해야 하고요. 정말 많은 작업이 들어갈 거에요. 게이머 입장에서는 왜 한글로 안 내주냐고 가볍게 이야기할 수 있지만, 그분들 입장에서는 가벼운 일이 아닌 거죠. 그래서 쉽게 생각할수는 없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출시하려면 현지화가 맞다고 생각하고 현지화된 게임을 우리가 구입하는 게 맞다고 봐요.

종미니멈 : 그러면 한국에서 팔리기를 원한다면 회사 차원에서는 한글화를 해주는 게 맞고, 한글판 제품을 충분히 사줘서 다음에도 한글화가 이루어지도록 맞춰야 한다고 봐야겠네요?

디몽크 : 사실 그것도 애매해요. 조금 단순해 보이는데, 한국 게임 시장은 너무 작아요. 아시다시피 너무 작아서 한글화돼서 많이 팔린다고 해도 [GTA5] 이외에는 그렇게 많이 안 팔린 걸로 알고 있거든요. 지금 한글화가 엄청 많이 나오지만, 우리 생각만큼 한국에서 엄청나게 팔리진 않아요. 그래서 이걸 어떻게 답을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고민) 정리하자면 관심을 많이 갖는 게 맞다고 봐요. 신규 게이머의 유입이 중요한 거죠.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한글화 게임을 사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면 좋겠어요.

일종의 ‘투 트랙 전략’이자 VR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Playstation 4 Pro와 Slim 두 기종

종미니멈 : 콘솔에 대해 질문을 더 드리자면, PS4 슬림과 PS4 프로에 대해 질문을 드릴게요. 대대적으로 나온 반응은 아닌데 처음에 PS4 '네오'라는 이름으로 신기종 루머가 돌았을 때 일부 게이머들의 반응은 이랬어요. PS4가 지금 잘 나가고 있는데 왜 굳이 자멸하려고 하느냐? 이런 반응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디몽크 : 자멸이라고 생각은 안 해요.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쪽에서 '스콜피오'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고, 그 이후로 소니가 발 빠르게 대응을 한 것으로 보면 돼요. 어찌 보면 소니 쪽의 견제작전이라고 볼 수 있죠. 하지만 진짜 이유는 플레이스테이션4 VR 때문이라고 보는 게 맞겠죠. 아무리 봐도 플레이스테이션4의 하드웨어가 그리 스펙이 높지 않아요. VR을 즐기기 위해서는 고사양의 하드웨어를 요구해요. 그리고 고사양 하드웨어가 있어야만 더 멋진 비주얼의 가상현실을 즐길 수 있고, 그 멋진 비주얼의 가상현실이 몰입감과 연결되는 걸 뜻하거든요.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스펙으로는 사람들에게 더 완벽하고 멋진 가상현실을 체감시켜주기에는 부족함이 있어요. 그래서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가 필요한 거예요. 좀 더 높은 사양의 여유로운 하드웨어가 필요하니까요. 게다가 자멸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일종의 선택권을 주는 거죠. 투 트랙 전략이라고 해야 할까요? 애플을 생각하면 아이폰7과 아이폰7+. 두 가지 선택권을 주는 거예요.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가 나온다고 해서 플레이스테이션 4, 프로 발매 이후로는 플레이스테이션 4 슬림이 되겠지만 어쨌거나 플레이스테이션 4 가 안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선택이에요. 어차피 소니는 손해 보면서 장사해왔어요. 항상. 게네가 지금은 모바일 철수설도 나돌고 있는데 마찬가지예요. 시장성이 없는데도 하고 있어요. 수익 창출은 다른 데서 하고 있겠지만요.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 얘네들은 자기들만의 독점을 하려는 것 같아요. 지금까지 그래왔고요. PSP 메모리도 그래왔고요. 따지고 보면 소니는 자기들 것에 대한 욕심이 굉장히 많았고 잘 안됐죠. 소니 텔레비전도 그렇고요. 그래도 자멸까지는 아니고 새로운 전략이라고 생각해요.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지만요.

종미니멈 : 그러면 VR에 초점을 맞춰서 발매한 것이고, 엑스박스 스콜피오라는 경쟁 기기에 대한 대응임과 동시에, 최종적으로는 플레이스테이션4와 플레이스테이션4 프로라는 나뉜 선택지를 주는 거군요.

디몽크 : 그렇죠. 얼마나 먹힐지는 모르겠어요. 멍청한 짓으로 보이기도 해요. 10만 원 아끼려고 누가 슬림을 사겠어요. 프로를 사고 말지.

종미니멈 : 하긴 플스4를 살 돈이면 10만 원을 더 얹는 건 어려운 일은 아니죠. (웃음)

시기가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가능성이 엄청나서 기대된다는 닌텐도 스위치

종미니멈 : 이제 플레이스테이션 4, 엑스박스에 대한 질문이 끝났으니까 마지막 하나가 남았네요. 예상하고 계시겠지만, 닌텐도 스위치에 대해 질문을 드릴게요. 거치형과 휴대형이 통합된 형태로 나왔잖아요. 이 형태가 의견이 많이 갈려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디몽크 : 의견을 갈리지만 반응은 뜨거웠죠. 사실 닌텐도가 거치형과 휴대형을 스위칭할 수 있는 것은 Wii U부터 도전이 된, 그리고 닌텐도가 추구하는 목표인 걸로 알고 있어요. 얘네들은 일반적인 게임 회사와 생각하는 방향이 다르죠. 아시다시피. 정말로 게이머들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원하니까 이런 점에서는 높게 평가를 해요. 도전정신까지. 하지만 이번 스위치에 대해 말을 하자면 시기적으로 조금 늦지 않았나 싶어요. 사람들은 자기의 주머니와 지갑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그에 따라서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가 나오고 있어요. 지금을 더 이상 들고 다니지 않아도 언제 어디서나 결제를 해서 편하게 생활을 누릴 수 있죠. 가방의 부피를 줄이기 위해 노트북은 계속 얇아지고 있어요.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모든 걸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을 온 거고요. 그런데 닌텐도가 굳이 스위칭해서 만드는 건 조금 늦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선택이긴 하지만, 거추장스럽게 하나를 더 들고 다녀야 하는 거거든요. 그게 부피가 작든 크든, 쇼핑백에 들어가든 안 들어가든 어쨌든 추가로 그걸 들고 다녀야 해요. 사람들은 이제 그런 걸 안 좋아해요. 21세기 인류는 원하지 않아요. 그래서 저는 닌텐도 스위치의 기능이 시류를 거스르는 행동은 아닌가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보고요. 근데 그 도전만큼은 좋게 생각하는 게, 어찌 보면 닌텐도는 항상 퍼스트파티에 중점을 두는 회사였어요. 항상 서드파티는 뒷전이었죠. 아시다시피 기업 간에 좋지 않은 불화도 많았고요. 서드파티에 대해서 어떻게 대응을 하느냐. 이번에 스위치에 대해 유비소프트를 포함한 일부 회사는 좋게 평가했어요. 하지만 과연 이게 얼마나 응용이 될지? 물론 잘 응용이 된다면 저도 스위치는 사겠지만요. 사실 호기심은 생겨요. 궁금은 하죠. 언제 어디서나 들고 다니면서 스위치를 즐길 수 있다는 점들 말이죠. 물론 친구들이 스위치를 살지도 의문이고, 한국에 정발이 될지도, 국가코드도 어떻게 바뀔지 총체적인 난국이거든요. 정확한 스펙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말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죠. 그나마 루머가 돌고 있는 것은 테그라 칩셋이 탑제가 되었다는 점. 이러면 게이머들이 원하는 고사양 스펙은 당연히 포기했다는 것이고요. 이러면 하드웨어의 한계에 언젠가 도달을 해요. 배터리 부분도 문제가 있을 거고요. 그런데 닌텐도는 스위치를 달랑 내놓고 끝내지 않을 거예요. 모듈 방식의 악세서리를 많이 내놓을 것이고 이걸로 추가적인 창출을 해낼 거에요. 여기에 모바일 대응까지 된다면? 이번에 애플로 슈퍼마리오를 내놓았잖아요. 모바일 게임과 연동이 된다면 또 다른 혁신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물론 지금의 인류, 아까 말한 몸을 가볍게 하려는 지금의 인류와 얼마나 시너지를 발휘할지는 모르겠지만요. 솔직히 [포켓몬 Go] 같은 경우에는 스마트폰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지 3DS였다면 이만큼 흥하지 않았을 거예요. 휴대용게임기를 따로 사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요. 그 문제에요. 과연 사람들이 스위치를 사서 즐길까? [포켓몬 Go]만큼만 된다면 문제가 없겠지만요. 그래서 닌텐도는 모바일 연동을 분명히 고려하고 있을 거란 말이죠. (고민) 아! 여기서 정말 끔찍한 생각인데, [동물의 숲]과 [포켓몬 Go] 같은 컨텐츠가 스위치와 모바일 연동으로 나온다면? 솔직히 [동물의 숲]만 나와도 게임을 끝난다고 봐요. 이건 제4의 닌텐도 전성기가 시작되겠죠. 그리고 캡콤하고 닌텐도의 관계를 보면 요즘에는 닌텐도로만 [몬스터 헌터]를 발매하고 있어요. [몬스터 헌터]를 스위치로 내놓고, 모바일로 연동한다면? 모바일로 아이템 장비와 도감을 활용할 수 있다면? 포켓몬 도감처럼 모바일을 활용하는 거죠. 그러니까 화면이 두 개가 되는 거죠. 3DS처럼. 3DS는 한 기에 투 디스플레이를 유지하고 있어요. 그리고 스위치에서 모바일 연동이 되면 똑같이 투 디스플레이에요. 더블 디스플레이죠. 스위치 디스플레이가 있고, 모바일가 또 다른 디스플레이가 되는거예요. 이렇게 응용이 된다면 터치까지 함께 적용이 될 거고요. 그러면 엄청난 재미를 볼 수 있겠죠.

종미니멈 : 그러면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로는 판단하기 힘들지만, 가능성이 엄청나게 열려있다는 거군요?

디몽크 : 그렇죠. 분명히 닌텐도는 스위치만으로 끝을 보지 않을 거예요. 외적인 것들. 보조배터리. 스위치잖아요. 지금 스위치에 대한 사람들의 우려 중 하나는 배터리란 말이에요. 밖에 나가서 얼마 못한다는 생각. 그런데 배터리를 따로 줄거란 말이죠. 그러면 옆에서 끼우면 돼요. 모듈 아이템. 모바일연동. 모바일 연동이라는 게 오해하면 안 되는 게 게임을 내놓게 아니라, 모바일로 게임을 즐기는 게 아니라, 스마트폰이 닌텐도 스위치에서 이용하는 한 가지 아이템이 되는 거죠. 디스플레이가 될 수도 있고, 컨트롤러가 될 수도 있는 거예요. 4인용 게임을 즐긴다 치면, 스위치는 기본적으로 2인용까지 컨트롤러를 제공하거든요. 야! 너 닌텐도 스위치 없어? 그러면 너 스위치 컨트롤러 앱 받아! 그러면 아이폰이 스위치 컨트롤러가 되는 거죠. 이건 제 추측일 뿐이지만 만약 이렇게 된다면 닌텐도 스위치는 충분히 가능성있는 콘솔이 되겠죠. 친구 4명 중에 한 명만 사면된다. 이건 새로운 혁신이 되겠죠. 물론 사람들이 원하는 고사양의 게임, 미친 그래픽의 게임은 즐길 수 없어요. 그렇지만 다른 의미에서 생각을 해보는 거죠. 우리나라 상황만 봐도 알잖아요. [서든어택] 재미있게 즐기잖아요. 모든 사람이 엄청나게 화려한 그래픽의 게임을 원하지 않아요. 재미있고 즐거우면 되요. 심지어 카이로 소프트 게임들도 재미있고 중독성 있는 게임들 많잖아요. 이런 점을 응용하는 거죠. 그러면 닌텐도는 또 다른 전성기를 맞이할 거라고 봐요. 물론 서드파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달려있을 것이고, 닌텐도가 바보 같지 않다면 똑같은 전철을 밟지는 않겠죠. Wii U도 망했는데. 그리고 가장 큰 변화는 얘네들이 이미 모바일로 게임을 내놓고 있다는 거예요. 정신을 차린 거에요. 그런데도 바보 같은 짓을 또 할까요? 저는 아니라고 봐요. 국가코드도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도 모바일이 들어가게 되면 국가코드는 의미가 없어요. 그래서 국가코드는 말이 안 나왔지만 없어지지 않을까 싶은데, 문제는 이번에도 '칩'을 사용하잖아요. 카트리지. 이게 또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도 있겠죠.

종미니멈 : 다운로드 방식이 아니라?

디몽크 : 다운로드도 가능은 하겠죠. 3DS만 해도 다운로드가 가능하니까요. 

종미니멈 : 그렇죠.

디몽크 : 근데 제가 봤을 때는 국가코드는 의미가 없어졌다고 생각을 해요.

종미니멈 : 어떻게 될지 모르는 폭탄 같은 존재네요. 실제 발매가 되었을 때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말이죠. (웃음) 역시 전문가는 생각이 다르네요.

한동안 게임 리뷰를 올리지 못했지만, 조만간 본격적으로 재개하실 거라는 예고

종미니멈 : 질문은 거의 다 끝났고요. 이제 인터뷰 마무리 질문인데, 제가 항상 인터뷰해주시는 분들에게 요청하는 낯간지러운 질문이에요. (웃음) 디몽크 팬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디몽크 : 제 구독자분들이 리뷰 속도에 대해 많이 아쉬워 하세요. 늦게 나오니까. 제가 핑계처럼 말하는 게 일이 워낙 많으니까 여기에만 몰두할 수 없어요. 만약 누군가가 게임리뷰 하면 돈을 준다고 하면 먼저 하겠죠. (웃음) 사회생활을 병행하면서 빠른 속도로 고품질의 컨텐츠를 제작하는 건 쉽지 않아요. 그래도 팬분들에게 이것만 말씀드리고 싶은 게, 굉장히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여러분들이 지금까지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양질의 게임 컨텐츠를 보여드릴 테니까 조금만 지금의 열악한 환경을 이해해줬으면 좋겠어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여러분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그런 채널 운영을 하겠다고 말하고 싶어요. 다 같이 함께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진짜 게이머를 위한 게임 채널, 게임 매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 조금만 기다려주면 좋겠다고 말하고 싶네요.

종미니멈 : 알겠습니다. 인터뷰는 이쯤 마무리를 하겠고요. 정말 좋은 방향성을 가지고 계신다는 걸 알 수 있었고, 사회 생활을 하시면서 하고 싶은 걸 하고 계시는 모습에서 배울 점도 많았습니다. 진심으로 앞으로 채널이 더 커져서 목표로 하는 걸 달성하시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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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과 ‘게임을 만드는 사람’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사이에는 게임이라는 물건을 제작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게임을 파는 사람’이 있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인지하기 어려운, 그리고 게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지 않은 그런 분들입니다. 그래서 종미니멈이 직접 게임매장 사장님을 만나러 가보았습니다. 답하기 곤란할지도 모르는 부분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셨고, 생각지도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볼 수 있었죠. 2003년부터 ‘현대게임마트 포항점’을 운영해오신 14년 차 게임매장 사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종미니멈 : 사장님 소개 먼저 해주시겠어요?

황사장님 : 뭐 어떻게 해야 되나요? (웃음) 어디 사는 몇 살 누구 이렇게 하기는 애매하고…

종미니멈 : 자유롭게 해주시면 되요. (웃음)

황사장님 : 포항에서 게임마트하는 ‘황'이라고만 해주세요. (웃음)

종미니멈 : 황? 황사장님? 알겠습니다. (웃음) 가게를 처음 여신 때는 언제이신가요?

황사장님 : 2003년인가? 2004년부터 했을거에요. 13년차 될거에요.

종미니멈 : 2003년이 맞다고 생각하는 게 카페 개설일이 2003년, 2003년부터 회원제로 운영했다고 되어있더라고요.

황사장님 : 아! 맞네요. (웃음)

종미니멈 : 가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황사장님 : 그냥 게임이 좋아서 시작했죠. 그저 좋아서.

종미니멈 :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이 부분을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데, 게임에 빠지게 된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사장님 세대라면 소닉이나 마리오까지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황사장님 : 아이 그거보다 더 올라가야죠 (웃음) 특별히 빠졌던 게임은 없어요. 게임 자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했었어요. 어디에 편중되서 한 것도 없고 여기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없고요. 워낙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를 좋아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사장님이 유년시절이셨을 때부터 게임 콘솔을 사고 하셨던 건가요?

황사장님 : 게임을 처음 샀을때는 초등학생때였죠.

종미니멈 : 어떤 거였죠? 기종이?

황사장님 : 패밀리

종미니멈 : 패밀리? 정말 옛날 게임기네요

황사장님 : 제일 처음 샀던 게 패밀리죠. 패밀리가 현역이던 시절부터 시작했으니까요. 그 이후로는 슈퍼패미콤, 메가드라이브, 세가 새턴 순서로 쭉 올라왔죠.

종미니멈 : 뭔가 실감이 잘 안 나네요. 저는 처음 게임을 했던 게 우리나라에 메가드라이브가 알라딘 보이라는 이름으로 수입이 되었잖아요. 그게 첫 게임기거든요.

황사장님 : 별로 차이 안 나네요. (웃음) 몇 년 차이 안 나요.

종미니멈 : 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웃음) 

게임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사장님

종미니멈 : 제가 얼마 전에 국제전자센터에 다녀왔어요. 서울에 살았지만, 매번 못 가다가 인제야 가게 되었는데 그쪽은 규모를 크게 하잖아요. 대표적으로 한우리. 아예 대형서점처럼 타이틀을 대량으로 갖춰놓고 오는 사람들한테 팔고 중고를 매입하고 하는 형태죠. 사장님은 어떤 방식으로 물건을 준비하고 판매를 하시나요? 예를 들면 비주류 타이틀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지금 뒤쪽에 보이는 [칼라디우스 블레이즈] 같은 경우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나왔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라고 보는데…

황사장님 : 그렇죠. 주류는 아니죠.

종미니멈 : 저런 타이틀 같은 경우는 대량으로 들여놓기가 애매할 것 같아요. [언챠티드] 같은 경우는 누구나 찾으니까 많이 들여놔도 상관없을 것 같고요. 이런 측면에서 주로 다루는 품목과 적게 다루는 품목의 선정 기준이 어떻게 될까요?

황사장님 : 일단은 신작들 위주로 들여놓는데, 신작 중에서도 인지도를 살펴보고 수량을 조절해서 받는 거죠. 손님들이 예약하거나 문의를 하시는 빈도로 판단하거나, 해외리뷰도 참고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여러 온라인 사이트나 웹진, 커뮤니티들이 많이 있잖아요? 거길 보면 어떤 게임이 인지도가 있고 인기가 있겠다는 게 보이니까 그걸 참고삼아서 수량을 조정하죠.

종미니멈 :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로 바탕으로 판단하시는 거군요?

황사장님 : 인터넷 정보가 반.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 문의나 예약이 반. 이걸 합해서 판단하죠. 입고를 시킬 때.

종미니멈 : 그러면 요즘은 인터넷 발달이 잘 되어있으까 정보를 많이 접하실 수 있는데, 2003년 플레이스테이션2 시절만 해도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황사장님 : 그때는 거의 손님들 문의하는 게 지대하게 영향을 미치죠. 문의가 많거나 예약이 많거나 하는 걸 위주로. 예약받는 수량에서 플러스 알파 해서 받고, 거의 없는 건 스스로 판단을 하거나 해외자료를 많이 봤죠. 그 당시에는 잡지가 많았고 발매전에 리뷰가 뜨니까. 그런 것을 참고해서 리뷰점수가 꽝인 경우는 피하고, 그게 아닌 경우에는 발매 전에 정보가 계속 나오니까 참고삼아서 보는 거죠. 정보량이 많다는 것은 아무래도 인기가 많다는 것이기도 할 테니까요.

종미니멈 : 그런 점에서 최근에 주목받았던 것에 비해 판매성과가 안 좋았던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노 맨즈 스카이]라던가…

황사장님 : [노 맨즈 스카이]는 처음부터 기대 안 했어요. (웃음) 크게 많이 팔릴 물건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생각이랑 다르게 팔린 작품이 뭐가 있었을까요?

황사장님 : 가장 최근에 나온 것 중에서는 [엑스컴2]. 기본적으로 하실 줄 알았는데 평이 별로였었고, 또 뭐가 있었더라? (고민 중) 나머지는 그냥저냥 했던 것 같고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찾았던 것은 [다크사이더스2]. 쟤는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찾으셨어요. [데드라이징 리마스터]도 그랬고요. [바이오쇼크 리마스터]는 조금이라도 찾으실 줄 알았는데 언어가 영어로 된 것 때문인지 안 찾으시더라고요.

종미니멈 : 언어적인 부분이 판매량에 영향이 큰가요?

황사장님 : 엄청 커요. 특히나 최근에는. 한글화가 많이 나오니까 사람이 한번 편해지면 불편한 쪽으로는 안 가려고 하거든요. 한번 한글화 게임을 접하니까 영어로 된 게임은 번거롭고 귀찮아서 잘 안 하시게 되죠.

종미니멈 : 그런 이야기가 있어요. 한글 게임이 많이 나오기를 원한다면 게이머들이 한글이 아닌 게임이라도 많이 사야 된다는 의견이 있는 쪽이 있고, 한글판이 나왔을 때 잘 사줘야 한글이 더 잘나온다라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웃음) 그건 그렇게 반반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자기가 어느 쪽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선호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봐요. 한글이 아니더라도 괜찮다면 영문을 사주는 게 맞고, 조금 기다리더라도 한글로 해야겠다 싶으면 한글판을 기다리면 되고요. 다만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전체적인 판매량이 올라가는 게 중요해요. 영문이든 한글이든.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같은 경우는 일어판이 먼저 나오고 한글판이 나왔는데, 한글판이 나오고나서 일어판의 가격이 덤핑이 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거든요. 그런데 일어판이 워낙 싼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상당히 많이 나왔고, 이게 판매량 파이가 커지게 된 거니까 다른 작품에 한글화가 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한글이든 아니든 전체적인 판매량이 중요하지 않냐고 봐요. 제작사 입장에서도 한글이든 아니든 '이 정도로 팔리는 시장이구나?'라는 게 가늠이 서면 한글화를 타당하게 검토를 해볼 테니까요

종미니멈 : 그러면 중요한 건 시장 안에서 얼마나 팔리느냐가 결정적이라는 말씀이시네요.

황사장님 : 그렇죠. 영문판은 1만 장 팔리고, 한글판이 3만 장 팔린다고 무조건 한글화를 하는 게 아니고, 한글판이 1만 장 팔리더라도 영문판이 4~5만 장 팔리면 다시 한글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

종미니멈 : 전체적인 판매량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매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 하지만 가격을 우선시한다면 인터넷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종미니멈 : 요즘은 게임뿐만 아니라 도서도 그렇고, 음반도 그렇고 인터넷으로 상품을 사는 사람이 많아졌잖아요. 예전에는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가 안 되어 있어서 매장을 찾으시는 분이 많았죠.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이런 의견이 있어요. ‘굳이 매장 가서 살 필요가 있느냐?’ 하지만 저는 매장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뭐라고 규정은 못 하겠어요.

황사장님 : (웃음)

종미니멈 : 그래서 서울에 국전 갈 때 엄청 기대를 많이 하고 갔었고,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고, 정말 분위기가 좋아서 이런 매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포항에 남은 매장이 여기밖에 없잖아요. 정말 아쉬웠거든요. 사장님이 생각하시기에 게임매장만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황사장님 : 온라인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순 없겠네요. 온라인의 장점은 가격이에요. 요즘 분들은 천원, 이천 원에도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온라인으로 가시는 거죠. 그게 아니고 매장에 오시는 분들은… 장사하면서 여러 사람을 겪어보고 느낀 점인데 사람마다 추구하는 게 달라요. 편리함을 추구하시는 분들도 있고, 가격 면에서 추구하시는 분들이 있고, 물건을 사고팔고를 떠나서 단순히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즐거움을 찾으시는 분들도 있어요. 가장 전자의 분들은 온라인으로 가는 거죠. 하루 이틀 더 기다리더라도 더 저렴한 가격이 좋다면 온라인으로 가시는거고, 기다리는 거 싫고 몇 천원 차이나더라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걸 원하시는 분들은 매장으로 오죠. 그리고 게임사는 건 뒷전이고 (웃음)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분들이 매장을 자주 찾아오시죠. 그리고 이 외에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여러 사람이 말하는 부분이 '편리하게 부탁하기 쉽다'라고 하시죠. 예를 들면 한정판이 나오거나 예약을 해야 되는데, 몇 시부터 땡하는데, 나는 도저히 일하는 시간이라서 할 수가 없다. 사장님 이것 좀 대신 주문 좀 해달라고 하죠. 아무래도 단골분들이라면 더 신경을 써드릴 수밖에 없죠. 그런 것을 하거나 나중에 부탁을 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부탁하기 쉽죠. 특정 중고품이 들어오면 챙겨달라고 하던가 라는 게 있죠.

종미니멈 : 맞네요. 인터넷을 통해 구입을 하는 건 어찌 보면 직접 해야 되는 거네요.

황사장님 : 그리고 중고 같은 경우에도 금액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느끼는 분들은 직접 글을 올리고, 포장하고, 택배를 보내는 편이지만 이런 걸 굉장히 귀찮아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내가 몇천 원 덜 받더라도 편리하게 하는 게 좋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들고 오셔서 매장 마진만큼 손해를 보겠지만, 매장에 중고를 처리하죠.

종미니멈 : 오히려 매장을 이용하는 게 편리한 점이 더 많네요.

황사장님 : 편리냐 금전적 이익이냐. 여기서 갈리는 거죠.

종미니멈 : 아하!

황사장님 : 매장 마진이라는 게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까 금액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종미니멈 : 그래서 국전 갔을 때 느꼈던 게, 게임은 안 사고 직원분이랑 이야기만 하는 사람도 많았거든요. (웃음)

황사장님 : 맞아요. 이야기하는 게 좋아서 오시는 분도 있어요. (웃음)

종미니멈 : 그런 부분도 있군요. 새로운 사실이네요.

황사장님 : 사람들 취향이 워낙 다양하고 독특해요. 이런 분도 있고 저런 분도 있고 그래요.

양기종 경쟁이 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엑스박스가 패배한 이유.

종미니멈 : 이번에는 최근 콘솔 현황에 대해 궁금한 건데요. 요즘은 플레이스테이션4가 나오면서 거의 다 플스로 기울어졌고, 엑스박스는 안보이고요.

황사장님 : 저희는 엑스박스 취급을 안 해요.

종미니멈 : 맞아요. 국전에 한우리도 그렇더라고요.

황사장님 : 대부분 매장이, 어림잡아서 전국 80% 정도가 엑스박스는 취급을 안 할 거에요.

종미니멈 : 그만큼 플레이스테이션4가 이례적일 만큼 많이 팔리고 있고 한글화도 많이 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콘솔 간에 경쟁이 상품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나요? 

황사장님 : 대형매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 매장 기준으로 보면 양 기종 경쟁이 부담이 됐으면 부담이 되었지 득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세계적으로 보면 경쟁을 하는 게 유저들에게는 이득이지만 저희처럼 판매만 하는 입장에서는 한쪽이 독식해서 횡포를 부리지 않는 이상 한쪽만 해서 꾸준히 팔리는 게 이득이에요. 소규모 업체들은 양 기종을 다 다루려면 준비할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반으로 잘라야 해요. 한 기종에서 열가지 종류를 취급할 수 있는 것을 양 기종을 다루게 되면 다섯 가지씩만 취급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문제 때문에 전부 다루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차라리 플레이스테이션4 같은 경우도 횡포를 부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독점작들이 잘 나오고 있으니까 양 기종을 다룰 때보다 지금이 더 판매하기는 좋은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그래서 지금은 플레이스테이션4만 집중하고 있으신 거군요?

황사장님 : 엑스박스는 자연적으로 도태된 거라고 보는 게 맞아요

종미니멈 : 엑스박스가 졌잖아요. 엑스박스 360까지는 괜찮았는데…

황사장님 : 해외에서는 비등비등하다는 소문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너무 밀렸어요.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밀렸죠.

종미니멈 : 왜 엑스박스가 졌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사장님 : 일단은 처음 소문이 참 무서운 건데… 처음에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1 이 나올 때 소문이 엑박은 가격이 비싸고 게임은 별거 없고 성능도 떨어진다고 소문이 깔려버리니까 구매자들 수가 플스4 쪽으로 몰리기 시작하죠. 그러다 보니 엑박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계속 격차가 벌어진 거죠. 게다가 유통 자체도 탄력적으로 해야 됐는데, 이미 시기가 너무 늦었어요. 밀리는 기미가 보였을 때 밀어붙여서 기반을 잡아야 하는데, 한글화 예정 타이틀이 무산되고, 가격도 플스4보다 비싸고, 성능도 처지는 편이고요. 같은 게임이 나오더라도 퀄리티가 조금씩 떨어지게 나오니 장점도 없고, 기대작들 한글화도 전부 무산돼버리고 하니까 점점 플스 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죠. 그래서 기계판매량도 떨어지면 소프트도 안 팔리고, 소프트는 기본 생산량이 있으니까 팔려면 덤핑을 해야 되고, 악순환의 연속이죠. 발매된 지 일주일 만에 덤핑되는 경우도 있고요. 지금 초유의 사태죠. 기계도 덤핑처리가 되고 있잖아요. 30만 원대 기계가 20만 원대로 덤핑처리되기도 하니까. 밀릴 수밖에 없죠. 사실 키넥트가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키넥트는 컨텐츠가 한정적이라.. .찾으시는 분들이 있어도 그것 때문에 매장에서 갖추기는 부담이 되죠.

종미니멈 : 어찌보면 키넥트는 엑스박스의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막상 아무것도 없고…

황사장님 : 막말로 지금 VR보다 컨텐츠가 부족할 거에요. VR은 컨텐츠를 어마어마하게 쏟아내고 있거든요. 질을 떠나서 초반에는 양으로 밀어붙어야 하거든요. (웃음)

종미니멈 : 선점효과라는 거죠?

황사장님 : 맞아요. 양이 확보되어야 그중에서 선별하고 질을 다져나갈 수 있죠.

1세대는 너무 이르니 2세대, 3세대를 기다리는 게 좋다는 사장님의 견해

종미니멈 : 그러면 플레이스테이션 VR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VR 찾으시는 분들 많나요?

황사장님 : 정말 많죠! 물량이 없어서 못 팔죠.

종미니멈 : 국전 갔을 때 소니 직원이 하는 말씀이 올해는 생산 예정이 없어서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장님이 보시기에는 VR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황사장님 : 저도 직접 해봤는데 매장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웃음) 대부분 손님들한테 '조금 더 기다려보고 결정해라'라고 하는 편이에요. 이건 매장하는 사장입장이 아니라 게이머 입장인데, 아직은 1세대기 때문에 이르지 않나 싶네요. 가격 측면에서 가격도 내려가야 할거고 대중성도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컨텐츠는 많이 나왔지만 가격이 너무 부담돼요. 본체가 있는 사람도 최소 5~60만 원은 준비해야 하고 본체가 없는 사람은 100만 원 이상 돈이 드는데 그건 많이 부담되지 않나 싶어요. 

종미니멈 : 그렇네요. 가격이 가장 부담이 클 테니까.

황사장님 : 물론 금액적인 부담이 안 느끼는 분들은 상관없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체험공간에서 30~40분 체험하면 손 터실 분들이 절반 이상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적지 않은 분들이 멀미 때문에 못하시는 경우도 있고, '아 이런 거구나!’ 정도에서 만족만 하고 흥미가 식어버릴 수도 있죠. 그래서 아직은 조금 힘들지 않나 싶네요. 가격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겠죠. 2세대나 3세대가 나올 때쯤? 그때 되면 지금과는 또 분위기가 달라지겠죠.

종미니멈 : 금액 측면, 그리고 아직은 1세대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황사장님 : 주변기기가 본체보다 비싸다는 게 말이 안 돼요. (웃음)

종미니멈 : 저도 그게 좀 의아했어요. 그리고 구성품을 봤는데 본체보다 더 많더라고요. 연결해야 되는 것도 많고…

황사장님 : 나름 VR 기기 중에서는 가장 저가모델이기는 한데, 오늘 아침에 뉴스 보니까 중국 쪽에서 300달러 정도의 VR기기가 발매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점차 가격은 내려갈 거에요. 아마 10~20만 원대로 가격이 내려간다면 훨씬 더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네요. 성능이나 재미를 떠나서 아직은 가격이 너무 부담이 돼요. 

종미니멈 : 가격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황사장님 : 소니에서는 양날의 검으로 생각해야 하는 게, 이게 체험관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잘 생각해야 할거에요. 한번 체험해보고 나서 아예 VR에 흥미가 식어버리는 분들도 적지 않아서 지금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요. 아마 VR을 경험해본 담당자라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재미'라는 본질을 극도로 추구하는 측면에서 닌텐도 스위치는 아주 기대되는 녀석!

종미니멈 : 신기종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렇게 된 거 이 주제도 이야기해보죠. 얼마 전에 기사를 보셨을 거예요. 닌텐도 스위치. 

황사장님 : 아! 스위치!

종미니멈 :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나름 기대를 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어떤 부분에서요?

황사장님 : 닌텐도라는 회사의 특성상 뭔가를 만들어낼 때, 만들어낸 결과를 보면 가지고 노는 재미를 추구하는 게 보여요. 큐브 때도 그랬고, DS 때도 그랬고, Wii 때도 그랬고. 가지고 놀 때 재미있다는 걸 느껴지게끔! 플레이스테이션 얘네들은 좀 더 다양하고 가치가 높다고 표현해야 하려나요?

종미니멈 : 고사양?

황사장님 : 네. 고사양. 플스나 엑박이 고사양을 이용한 화려한 경험을 추구한다면 닌텐도는 화려함보다는 가지고 놀았을 때 순수한 재미,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스위치도 그런 요소를 잘 녹여낸 것 같고요. 거치와 휴대를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고, 기계 하나로 휴대하면서 혼자 즐길 수도 있고, 예전부터, 게임보이어드밴스 때부터 원하던, 여러 사람이 즐기려면 사람마다 기계가 다 있어야 하는 게 정말 불편했는데 기계 하나로 최소 두 명, 많게는 네 명까지 즐길 수 있으니까 함께 노는 재미를 굉장히 잘 구현해냈다고 생각해요. 엄청 기대 중이에요.

종미니멈 : 그러면 스위치에 관해서 물어보는 손님도 있나요?

황사장님 : 아직은 없어요. 정식으로 소개된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소개 비디오 정도만 나왔으니까 아는 분만 알고 모르는 분들은 나왔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만약 나온다면 국내에서 빨리 출시되었으면 좋겠어요. Wii에서 너무 오랫동안 버티고 있어서 Wii에서 털고 빨리 스위치에서 넘어오게 해야죠. Wii는 컨텐츠도 없는데 계속 붙들고 있는 꼴이니까 다른 쪽으로 이탈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닌텐도는 빨리 잡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요

종미니멈 : 국내 시장에서는?

황사장님 : 국내 시장 기준으로. 해외야 똑똑한 분들이 알아서 하실 거고 저는 국내시장만 생각해야죠. (웃음)

종미니멈 : (웃음) 그러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다?

황사장님 : 네. 개인적으로는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닌텐도 스위치도 사장님께서도 글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갑론을박이 참 많거든요.

황사장님 : (웃음)

종미니멈 : 스마트폰도 들고 다니기 힘든 시대에 무슨 닌텐도 스위치냐 등 여러 의견이 많거든요. 어찌 보면 게임기니까 재미있으려고 사는 거니까 편의성보다는 재미가 중요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보신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황사장님 : 닌텐도 게임 해보신 분들은 알아요. 아주 소소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본질적인 재미가 있어요. 특히 혼자 놀 때보다 몇 명이 모였을 때 본질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 점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궁합이 잘 맞을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마리오도 처음에는 혼자 하는 게임이지만 최신작들은 세 명 네 명 같이 하는 형태니까… 

황사장님 : 그렇죠. 지금 나오는 마리오는 4인까지 되고, 방금 얘기하셨던 [마리오 브라더스]나 [대난투], [마리오 카드] 이런 걸 가볍게 들고 다니다가 어디 피크닉가서 놔두고 조그만 거 하나씩 들고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재미있을 거에요.

종미니멈 : 어찌 보면 닌텐도가 추구하는 가족 단위의 타깃도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황사장님 : 그렇죠. 그리고 아까 이야기했던 거치형과 휴대형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될거에요. 플스4 게임 하는 사람들도 야외 나들이 가면 비타를 이용한 리모트 플레이 정도에, 그마저도 혼자 논다는 말이죠. 하지만 스위치는 프로젝터 같은 게 따로 없어도 캠핑가서 '마리오 카드 한판 하자!’ 이런 식으로. 야외에 나가서 즐길 거리가 생기는 거니까 닌텐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기를 더 오랫동안 가지고 놀게 되는 것이고 그게 닌텐도가 노리는 바일 거라고 봐요.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 생기신 적도 있다고 한다

종미니멈 : 드림캣치 홈페이지 보니까 게임만 파시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황사장님 : 예전에 피규어도 조금 팔았어요. 지금은 그만두고 피규어 하던 사이트를 버리기는 아까워서 중고를 조금 올려놓는 형태에요. 주력으로 사용하는 건 아니고 보조적인 역할이죠.

종미니멈 : 메인은 여기?

황사장님 : 메인은 오프 매장이죠. 그리고 사실 중고를 대량으로 올려서 제대로 키워보려고 했는데 안 되겠더라고요.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개인 유저들을 대상으로 팔려고 내놨더니 업자들이 와서 많이 빼가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 내가 올려놓은 가격이 자기들 판매가격보다 천 원이라도 더 싸다? 그러면 자기들 물량으로 땡겨가서 팔면 마진이 남거든요. 그래서 업자들이 와서 대량으로 열 개든, 스무 개든 땡겨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주력으로 밀고 가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다고 해서 더 비싸게 올릴 수는 없고 매장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팔아야 하는데… 그래서 보조적인 역할로만 활용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어찌 보면 순수하게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대량으로 팔리는 게 좋은 일이 아닐까요?

황사장님 : 장사를 하다 보면 그런 일이 있어요. 속상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넘길 수도 있는데… 업자는 아까 방금 말했던 부분이고요. 개인의 경우는 저희 매장에 와서 나름 단골이라고 말하면서 할인을 많이 받아서 가져가는데 그날 저녁에 '평화로운 나라’(중고 거래 사이트를 칭하는 듯)에 올려버려요. 거기서 몇천 원을 더 붙여서! 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하니까 기분이 좋진 않더라고요. 물론 주위에서는 장사하는 사람인데 마진 챙겼으면 손해 본 거 아니니까 잊어버리라고 그게 속 편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는 신경 써서 기분 좋게 줬는데 가격을 더 붙여서 팔면 손님을 뺏긴다는 생각도 들고 호의를 베푼 게 영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좀 있어요.

종미니멈 : 썩 유쾌하지는 않네요.

황사장님 : 그리고 이거는 제 일은 아니고 지인이 장사할 때 겪은 일이에요. 흔하지 않은 기계가 들어와서 단골 손님한테 싸게 팔았데요. 그런데 그 손님이 몇 달 뒤에 그 손님이 와서 '서울에 전자상가서 몇만 원 더 붙여서 팔았다'라고 자랑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어찌 보면 기본적인 매너 문제고 서로 모르면 기분이 나빠질 일이 없는데 그런걸 자랑처럼 말하면 속상할 수밖에 없겠죠.

종미니멈 : 그 손님이 나쁜 의도로 말한 건 아니겠지만,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불법 다운로드와 복제 CD가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사장님의 솔직한 경험담

종미니멈 : 이쪽은 다 콘솔 게임이지만 이쪽은 PC게임이잖아요.

황사장님 : PC는 많이 죽었죠.

종미니멈 : 언제쯤 죽었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사장님 : 오래됐죠. (침묵) [스타크래프트 1] 합본 나오고, [워크래프트 3] 합본 나오고 그 이후로? 제가 매장을 시작할 때가 [워크래프트 3 프로즌쓰론]이 나올 때거든요. 2004년? 그 뒤로 조금 지나서 [워크래프트 배틀체스트] 합본이 나왔을 때까지도 괜찮았는데, 그 뒤로는 죽어버렸죠.

종미니멈 :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참 많아요. 온라인 게임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죽었다는 의견도 있는데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웃음) 제가 보기에는 불법다운로드가 70%, 스팀이 30%? 

종미니멈 : 역시 불법다운로드가 엄청 크네요. 그런데 스팀은 그 당시에 국내에서 유명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황사장님 : 초창기에는 아니었는데 스팀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랑 [하프라이프]가 나오면서 점차 입지를 키워오다가 수년 전부터 스팀이 연쇄할인마로 모두 잡아먹었죠. 그때부터는 30% 이상이 넘죠. 그리고 EA, 오리진이 뒤를 따라가는 형태고요. 사실상 불법다운로드가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는 게 맞을 거에요. PC 쪽은 돈 주고 게임을 하면 바보라는 분위기가 많았으니까. 그리고 워낙 PC게임 복제가 잘 뚫렸고. 지금이야 스팀으로 하는 것들은 잘 안 뚫리니까 괜찮긴 한데 패키지로 나오던 것들은 잘 뚫렸으니까요. 그게 한국 시장에서는 제일 크죠. 불법다운로드.

종미니멈 :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우리나라에 좋은 게임들이 정말 많이 나왔는데 말이죠.

황사장님 : 플스2 시절에도 정품사면 바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웃음)

종미니멈 : 플스2 시절에도요?

황사장님 : 네.

종미니멈 : 사실 제가 이 질문을 드리려다가 목록에서 지운 질문인데. 굉장히 실례가 될 것 같아서요.

황사장님 : 괜찮아요. 뭐든 물어보셔도 돼요. 이상한거면 제가 말씀드릴게요. (웃음)

종미니멈 : 여기 매장은 아니고 다른 매장인데. 제가 중학교 시절에요. 매장이 송도 쪽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황사장님 : 알아요. 그 당시에는 포항에 매장이 몇 개 있었고 송도라고 하면 어딘지 기억나요.

종미니멈 : 친구가 ‘더 파이팅’ 게임. [시작의 일보] 플스2 게임 CD를 샀는데… 이미지가 딱 기억이 나요. 뭘 샀느냐면 CD인데 그림은 없고 하얀색에 매직으로 게임 제목을 써놓은 CD였거든요.

황사장님 : 프레스 CD. 중국에서 대량으로 복사해서 들여놓은 거죠.

종미니멈 : 그때 그 CD가 많이 성행했나요? 

황사장님 : 나도 가게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이전에 사장님이 그걸 취급을 했었기 때문에 저도 취급을 했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1년 뒤에 애가 생겼거든요. 프레스 CD 취급한 지 얼마 안되서… 문득 이걸 내가 하면 안되겠다 싶었고 시작하고 불과 1~2년 안에 접었어요. 그때는 당연히 다 그렇게 하는 거로 했죠. 근데 이걸 자랑이라고 하기도 웃긴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매장이 복사를 취급할 때였기 때문에, 서울의 도매상가들도 복사를 취급할 때였기 때문에 나도 안 하고는 장사가 안됬으니까 하긴 했는데, 나는 양심상 한글판은 절대로 복사를 안 했어요.

종미니멈 : 한글판은 안 했다?

황사장님 : 네. 예전에 한번 재미있는 일이 있었던 게, 복사를 단속하는 사람이 스파이, 프락치 개념으로 다른 손님을 시켜요. 자기가 직접 안 오고. 일부러 자기는 밖에 있고 다른 사람을 시킨 거에요. 복사를 사오라고. 그런데 나는 한글판은 복제를 안 했단 말이죠. 한글로 나온 제품들은. 만약 이 게임이 한글판이 나왔으면 한글판은 복사를 안 하고 일어판이나 영문판만 복사했었죠. 최소한의 양심이었죠. 한글판만은 복사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단속반이 와서 '사장님이 이거 파셨죠?’ 그러는 거예요. '아. 예. 제가 팔았습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었죠. '사장님. 앞으로 이런 거 파시면 안 된다.'라고 하면서 단속반이 '사장님 파신 게 한글판이 아니라서 단속은 안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한글판이라야 자기들도 단속 권한이 있잖아요. 국내에 법적으로 거친 거라야 제재할 수 있는데 해외 제품을 국내에서 제재하려면 법적으로 복잡해지잖아요. 그래서 '사장님 이런 건 안되니까 앞으로 하지 마세요.'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그 이후로는 복제를 판매를 안 했어요. 자기가 입으로 뱉은 건 지켜야 하니까. (웃음) 그나마 다행인 게 한글판이 복제품이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겠죠. 

종미니멈 : 재미있는 사실이네요.

황사장님 : 단속이 두 번 정도 왔어요. 그런데 한번은 방금 이야기고, 나머지 한번은 사기꾼 같았는데,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하는데도 의심이 되더라고요. 그 사람들은 복사물 단속은 아니고 국내에 미심의 받은 제품들 있잖아요.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 상품들. 그 당시 말로는 '보따리상품’. 심의필 안 되어 있는 것들 단속하러 왔다가 몇 푼 쥐여주면 넘어가는 방식. 지금 생각하면 사기꾼 같은 사람들 같아요. 실제 단속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

종미니멈 : 단속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네요.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있나요? 

황사장님 : 지금은 모르겠어요. 암행 단속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걸릴 것도 하나도 없어서요. (웃음) 그리고 요즘은 해외 직구가 워낙 활발해서 해외제품을 단속하는 것은 어렵죠.

종미니멈 : 정말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단속반이 있었다는 것과 예전에는 정말 어쩔 수 없이 복제품을 팔아야 했던 것…

황사장님 :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어찌 보면 변명이죠. 안 하려면 안 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안 하고는 장사를 하기 힘들었죠. 그게 대부분이라. 그래도 한글판은 차마 양심상 복제품을 못 팔겠더라고요. 제가 게임을 좋아하니까 이건 내가 팔아선 안 되겠다고 해서 안 했던 거고요.

종미니멈 : 그래서 아직까지 사업을 하고 계시는게 아닐까요? (웃음)

황사장님 : 그랬을 수도 있죠. (웃음) 만약 그때 한글판 복제를 팔다가 걸렸다면 장사를 접었을 수도 있죠.

게임잡지의 부록CD는 의외로 게임업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종미니멈 :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PC게임 세대인데 2000년대 초반까지 덤핑 CD가 엄청 많이 나왔잖아요. 예를 들면 [화이트데이] 같은 경우에는 잡지에 부록으로 딸려오기도 했는데 말이죠. 이런 건 얼마나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잡지 부록이 PC 게임 시장을 말아먹게 한 영향이 조금은 있다고 봐요. 하지만 대대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그건 게임잡지사가 망하는 데 일조를 했지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은 적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거 때문에 정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잡지를 팔아먹은 거지만 그게 오히려 잡지사들끼리 경쟁을 하다가 서로 무너진 거죠. 조금이라도 더 멋진 번들을 준비하려고 무리하다가 잡지 판매량이 나오지 않아서 무너진 거죠. 

종미니멈 : 그러면 오히려 잡지사에 피해가 간 거지 게임업계에 피해를 준 건 아니네요?

황사장님 : 게임업계 자체에는 큰 피해가 없다고 봐요. 그 번들 CD가 복사물도 아니고 정품인 데다 유저의 부담을 잡지사가 떠안게 되는 거니까요.

종미니멈 : 그러면 그 CD에 대한 대가는 잡지사가 모두 지급을 하는 거네요?

황사장님 : 그렇죠. 잡지사가 대량으로 가져오면서 얼마로 단가를 잡자고 해서 지급을 하는 거고 유저 입장에서는 잡지사면 정품이 따라오는 형태니까 게임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게 크지는 않죠.

종미니멈 : 이걸 여쭤본 이유가 아까 이야기했던 PC게임이 무너진 원인 중 하나가 게임잡지라는 의견도 있거든요. 이 이야기도 되게 많이 나와요. 잡지사에서 덤핑 CD를 너무 많이 풀어서 사람들이 CD를 사지 않게 된거다라고 하더라고요.

황사장님 : 그것도 가능성이 있긴 해요. '잡지에서 정품 주는데 내가 뭐하러 CD를 사?'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죠.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영향이 적지 않았나 싶어요. 그 당시에 잡지 살 돈은 6천 원 정도였고, 게임살 돈은 패키지로 나오는 경우라야 2~3만 원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잡지에서 주는 건 주얼 CD라고 해서 패키지 없이 CD만 들어있는 거잖아요. 그 당시에도 주얼 CD가 있었고 1만 원 이하로 살 수 있었던 거니까 어차피 주얼로도 곧 나올 게임이었을 가능성이 커서 큰 차이가 없었을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그 당시에 PC게임을 잘 개발했으면 더 게임업계가 발전했을텐데 좀 아쉽네요.

황사장님 : 그때는 위에 계시는 분들이나 국민이나 잘 몰랐죠. 문화컨텐츠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잘 키웠으면 더 빠르게 컸겠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에요. 일단 지금 국내에서 게임타이틀이 10만 장 넘게 팔린 작품이 나오고 있다는 것만 봐도 엄청나게 커졌다는 소리죠. 플스4에서는 [GTA5]나 [라스트 오브 어스] 정도가 있어요. [GTA5] 같은 경우는 PC판 영향 때문에 콘솔 판이 더 많이 팔린 영향도 있어요. PC판은 그래픽카드를 너무 고사양을 요구해서 비용이 비싸지니까 그래픽카드 값이면 플스사고 CD를 사고 되팔아도 돈이 남으니까 플스4로 많이 들어왔죠.

PC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콘솔만의 장점 두 가지! 가격과 편리함!

종미니멈 : 방금 PC 고사양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가게를 플스4를 주력으로 운영하고 계시는데, 콘솔만의 장점이라고 하면 뭐가 있을까요?

황사장님 : 콘솔만의 장점?

종미니멈 :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PC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사람들의 근거 없는 비난 같은 건데…'그거 콘솔 뭐하러 사냐? PC보다 성능도 떨어지는데!’

황사장님 : (웃음)

종미니멈 : '그래픽 카드 바꿔서 60프레임 맞추고, 다른 게임도 같이하는 게 좋지 않냐?’ 이런 의견들 말이죠.

황사장님 : (웃음) 정확한 팩트에요. PC 쪽이 사양이 좋고 그래픽이 좋고. 게다가 요즘은 콘솔 컨트롤러를 PC에 사용할 수 있어서 조작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죠. 거기다 비공식 한글 패치도 있어서 모든 면에서 PC가 장점이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단 하나 때문에 콘솔로 가시는 분이 많죠. 가격.

종미니멈 : 가격?

황사장님 : 플스4랑 똑같은 성능으로 돌아가는 PC를 맞추려면 돈이 몇 배가 들어가겠어요? 아까 말했던 [GTA5]만 생각해봐도 PC로 돌리려면 그래픽카드만 60만 원짜리를 사야 했단 말이죠. 발매 당시에! 그 당시에 플스4랑 [GTA5]만 사도 50만 원이면 샀단 말이에요. 그 돈이면 PC랑 비슷하거나 살짝 낮은 수준이었으니까요. 그 정도 장점이 있는데 60만 원짜리 그래픽카드가 들어가는 PC라면 적어도 100만 원은 넘을 거란 말이죠. 그러면 답이 나오죠. 조금 더 저렴하게! 그리고 손님들 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콘솔을 좋아하는 이유가 굉장히 편해서래요. PC 쪽은 매번 스펙을 신경 써야 하잖아요. 사양을 신경 써야 하고 새로운 게임이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도 있고요. 그런데 얘는 그냥 CD만 넣으면 돼요. 약간의 설치시간이 있긴 하지만 PC에 비하면 엄청나게 편하죠.

종미니멈 : 가격이랑 편리함이 PC에는 없는 장점이다?

황사장님 : 그렇죠. 그 외에는 독점작이겠죠. 독점작이 정말 큰 장점이죠. 예를 들면 [블러드본] 같은 거. PC에서는 절대 못 하잖아요.

쉬고 싶다고 하시지만 오래오래 사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종미니멈의 바람

종미니멈 : 그럼 이제 인터뷰 마무리를 하도록 할게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황사장님 : 별일 없으면 계속 운영을 하겠지만 조금 쉬고 싶네요. 애들 때문에 쉬고 싶어요. 내가 쉬고 싶다기보다는 자영업자들은 주말이 없어요. 애들이 커가면서 더 크기 전에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장사하면서 그러기는 힘들죠. 이 사업이 별로인 건 아니고 그냥 애들 때문에… 누구라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넘기고 쉬고 싶어요.

종미니멈 : 그래도 계속 게임은 하 실거죠?

황사장님 : 의외로 제가 게임을 다양하게 하지는 않아요. (웃음) 하나 잡으면 1년씩 노는 스타일이라, 내가 구매하는 입장이라면 사장님은 좋아하진 않을 거에요.

종미니멈 : (웃음) 그래도 게임은 계속 하시는 거네요.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사업이 더 번창하시면 좋겠습니다.

현대게임마트 포항점 (지도)

온라인 매장 - 드림캣치 (링크)


인디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모를 수 없는 대한민국 유일한, 그리고 최고의 인디 게임 리뷰어 ‘쿠타르크’님을 만나보았습니다. 평소에 누구보다 빠르게 인디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엄청난 빈도로 리뷰를 작성하시는 모습에 배우는 점도 많았고 한번쯤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다짜고짜 인터뷰를 요청드렸고 흔퀘히 승낙해주셨습니다. 인터뷰로 시작이 되었지만 오히려 종미니멈이 배운 점이 많았고, 인디 게임에 대한 쿠타르크님의 진지한 생각, 그리고 리뷰어로써 더 많은 영향력을 가지기 위해 해야할 것들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본 인터뷰는 2016년 9월 5일에 진행되었습니다.

대한민국 유일무이한 인디 게임리뷰어 쿠타르크(Kutark)

종미니멈 : 자기 소개를 간단히 부탁드릴게요.

쿠타르크 : 현재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 인디게임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쿠타르크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팀 큐레이터와 페이스북 페이지도 활동하고 있고요. 국내에서 인디 게임을 다루는 유일한 사람인 것 같고요. 그렇습니다.

종미니멈 : 방금 마지막에 말씀하셨던 것처럼 ‘인디 게임을 유일하게 다루는 사람’ 틀린 말이 아니죠. 인디 게임이 국내에서 뜨고 있다고는 하지만 인지도는 여전히 낮고, [Undertale]이나 [Mother]같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많이 탄 인디게임을 제외하면 AAA급의 대형 게임에게 가려졌죠. 사실 웹진에서도 잘 안다루는 분야가 인디게임이고요. 이런 점에서 쿠타르크님께서 인디 게임을 가장 많이 다루는 분이라는 건 확실하죠.

쿠타(Kutar) - 일본의 인디 게임 캐릭터. 개인지 곰인지 구분되지 않은 묘한 외모가 특징!

종미니멈 : 그런데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 닉네임이 '쿠타르크'시잖아요. 보통 닉네임을 사용할 때는 유래가 있을 것 같은데, 어디서 나온 이름인가요?

쿠타르크 : 옛날 게임 중에 '쿠타 시리즈'에서 나오는 쿠타라는 캐릭터 아시죠?

종미니멈 : 저는 처음 들어보네요. (웃음)

쿠타르크 : 아는 사람은 알만한 일본에서 나온 게임 캐릭터인데요. 곰처럼 생긴것같기도 하고 개처럼 생긴것 같기도 한 되게 미묘한 동물 캐릭터가 있어요. 그 캐릭터가 엄청 귀여운 캐릭터인데, 그 게임이 마음에 들어서 처음에는 '쿠타'라는 닉네임을 쓰고 있었어요. 원래 쿠타였는데, 쿠타라는 이름이 쓰기 지겨워져서 이름에 k를 붙여봤어요. 쿠타가 kutar인데, k를 붙여서 읽어보니까 '쿠타르크'로 읽히는 것 같더라고요. 이게 재미있게 싶었다 싶어서 그때부터 쿠타르크라는 닉네임을 쓰게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종미니멈 : 좋아하는 캐릭터의 이름을 따서 닉네임을 만들었다?

쿠타르크 : 그런 셈이죠.

종미니멈 : 그러면 쿠타라는 캐릭터가 곰과 개의 중간 정도로 생겼다고 하셨잖아요?

쿠타르크 : 네.

종미니멈 : 현재 오더캐릭터 디자인도 거기서 따오신건가요?

쿠타르크 : 네. 어느 정도 영향이 있죠.

종미니멈 : 지금 오더캐릭터는 곰이나 개모양 모자를 쓴 사람이지만 예전에는 주황색 개 캐릭터였잖아요.

쿠타르크 : 예전에는 그대로 썼어요.

종미니멈 : 그게 쿠타라는 캐릭터인가요?

쿠타르크 : 네 맞습니다. 근데 그대로 쓰기에는 저작권 문제도 있고해서 약간의 변형을 준 것이죠.

종미니멈 : 알겠습니다. 쿠타르크님에 대한 정보는 이정도로 충분한 것 같고요. 본격적으로 쿠타르크님의 활동 영역에 질문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블로그 '쿠타르크의 인디 게임 천국' - 인디 게임 리뷰어 쿠타르크의 시작이자 근거지

종미니멈 : 활동 영역이 매우 넓으세요. 네이버 블로그도 자주하시고, 포스트에도 글을 올리시고, 유튜브에 영상도 올리시고, 개인 채널도 있고, 얼마 전에는 게임 코치에도 합류를 하셨잖아요? 그리고 트위치도 스트리밍을 하고 계시고요. 매일 오후 8시 였던가요?

쿠타르크 : 네.

종미니멈 : 스팀 큐레이터 쪽에서도 굉장히 많은 리뷰를 블로그와 연동을 해서 큐레이터 활동까지 하고 계시는데…활동 영역을 쭉 둘러보니까 첫 시작은 블로그인 것 같더라고요. 2014년 1월자가 첫번째 글인 것으로 보이던데, 처음 블로그를 시작한다고 하면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나 원하는 정보를 퍼다나르는 단순한 것부터 시작해서 주제를 정착해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쿠타르크님은 아예 처음부터 인디게임을 중심으로 잡고 하셨더라고요. 인디 게임을 주제로 해서 블로그를 시작한 계기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쿠타르크 : 제가 4년 전에 스팀을 처음 접했거든요. 스팀에 세일이 유명하잖아요? 75% 세일, 80% 세일 같은거요. 그런 식으로 해서 저렴한 게임 위주로 먼저 즐겼거든요. 저렴한 게임을 하다보니까 그 게임들이 재미있었고, 이게 무슨 게임인지 찾아보니까 인디 게임이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스팀에 있는 인디게임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인디 게임을 하나하나 즐겨나갔었죠. 그런데 게임을 열심히 하는 중에 문득 든 생각이 이렇게 게임을 플레이만 하고 넘기기에는 남는 것도 없고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뭐라도 내가 남기는 게 있어야 겠다 싶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난 뒤에 소감문 같은, 리뷰 형식의 글을 게임을 마칠 때마다 하나씩 작성을 하자! 이게 처음 시작이었습니다.

스팀 메인의 큐레이터 목록에 항상 올라와 있을 만큼 영향력이 있지만 본인은 정작 모르고 있었다고...

종미니멈 : 그렇군요. 처음에는 블로그였는데 지금은 영역이 매우 넓어졌잖아요. 아무래도 두번째로 활동하신 것은 스팀 큐레이터인 것 같은데, 스팀 큐레이터는 블로그의 연장선 정도로만 봐도 되는 건가요?

쿠타르크 : 큐레이션이나 페이스북 페이지 같은 경우는 블로그에 있는 정보를 끌어다 쓰는 것에 불과하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큐레이션 같은 경우는 작년부터 시작한 거라 얼마 하지는 않았는데, 내가 한 게임들이 적지가 않으니까 이런 것들을 소개하는 형식으로 간단히 하려고 했던 거에요. 뭔가 크게 바라고 한 것은 아니고요. 여태껏 했던 게임을 간단히 올리기만 하면되는거라 어렵지도 않았거든요. 그래서 제가 했던 게임 중에 남들한테 추천할만한 게임을 추려서 올리자로 시작했는데 하다보니까 벌써 게임이 200개를 넘어가더라고요. (웃음) 페이스북 페이지 같은 경우에는 블로그에 올린 글을 단순히 공유하는 용도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그러면 페이스북 페이지랑 스팀 큐레이션은 블로그의 내용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장치로 보면 되겠군요.

쿠타르크 : 네 그렇습니다.

종미니멈 : 제가 블로그를 둘러보면서 느낀 점이 하나 있었는데요. 아까는 단순히 게임을 하고 느낀 점을 글로 풀어보자로 시작을 하셨는데, 지금은 취미라고 보기에는 어느 정도 목적이 있으신 것 같아요. 블로그를 잘 하고 있는 건가라는 의문을 글에 남기는 경우를 종종 봤는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인디 게임 리뷰에 어떤 목적이 정해져있는 건가요?

쿠타르크 : 사실 처음에는 생각이 없었어요. 가볍게 내가 한 게임에 대한 감상문이나 쓰자라는 걸로 시작을 했는데, 블로그를 하다보니까 사람들이 방문하고 어쩌다가 네이버 메인에도 몇번 올라가면서 많은 사람들이 제 글을 보게되니까 그때부터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내가 잠재력이 있구나하는 마음도 있었고요. (웃음)

종미니멈 : 많은 분들이 글을 좋게 봐주셔서 욕심이 생기게 되었다 정도로 볼 수 있겠군요.

쿠타르크 : 네

종미니멈 : 아까 리뷰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데, 저 같은 경우는 리뷰 쓰는 게 굉장히 느리거든요. 최소 한달에 두편 정도 잡고 쓰는데, 쿠타르크님은 가끔 일주일에 네 다섯편씩 올리기도 하시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굉장히 놀라기도 했어요. 사실 인디게임은 플레이 타임이 짧아서 서너시간이면 엔딩을 보는 것도 있겠지만 말이 쉽지 그렇게 많이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리뷰를 많이 쓸 수 있는 원동력을 무엇일까요?

쿠타르크 : 제가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이게 제일 큰 것 같아요. 제가 가진 시간이 많다보니까 그만큼 게임을 많이하고, 그만큼 많이 글을 쓸 수 있는게 큰 것 같고요. 그리고 제가 리뷰를 쓸 때, 제가 하는 게임들이 대체적으로 플레이 타임이 짧다보니까 빠르게 플레이하고 느낀점을 금방 풀어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봐요. 그 다음으로는 제가 리뷰 쓸때는 최대한 머리속에 있는 것을 풀어낸다는 느낌으로 쓰고 있어요. 복잡하게 전문적인 용어를 쓰거나 글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가벼운 느낌으로 내가 가진 생각을 풀어낸다는 마음으로 하는 거라 상대적으로 글 쓰는 시간이 짧은 게 아닌가 싶네요.

종미니멈 : 가볍게 머리 속에 풀어낸다는 것이군요. 그 부분은 저도 제일 배워가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저는 이상하리만큼 글의 구성, 문장력에 목숨을 걸다보니까 쓸 내용을 정하는 데 얼마 안걸리는데 글로 완성하는 데 엄청 오래걸리거든요. 쿠타르트님은 생각을 있는 그대로 풀어 내시는 편이군요.

쿠타르크 : 저 같은 경우는 이런 건 미리 정해둬요. 예를 들면 [Undertale]을 플레이 했다. 그러면 어떤 이야기를 쓰고, 글을 어떻게 구성할지는 어느 정도 머리에 담아두고 있어요. 저는 문단을 위주로 생각을 해요. 이 문단에서는 최대한 그래픽에 대해서 이야기하자, 그리고 다른 문단에서는 과거를 회상한 레트로로써의 가치를 이야기하자, 다른 문단에서는 이 게임의 전반적 가치나 개략적인 줄거리, 게임 플레이를 이야기하자 구상은 하고 이걸 바탕으로 쓰는 편이죠.

종미니멈 : 구상을 하시되 최대한 가볍게 쓰시는 것이군요.

쿠타르크 : 네. 그렇습니다.

종미니멈 : 사실 읽으면서도 받아들이기 쉽고 저도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거든요. 저는 가끔 제가 글을 쓰고도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지?’ 싶은 부분도 있거든요. (웃음)

쿠타르크 : 저도 그래요. (웃음) 저도 가끔은 쓰면서 '에이! 몰라!'하면서 대충 끄적이는 것도 있어요. 나중에 읽어보면 말이 안되는 경우도 있더라고요. 특히 마음에 안 드는 게임들이 그래요. 비판은 해야겠는데 쓸건없으면 막 써서 올리기도 해요. (웃음)

종미니멈 : 글 쓰는 사람들의 공통점인 것 같군요. (웃음) 그러면 이제 영상 활동 쪽으로 질문을 넘어가도록 할게요.

게임 코치의 대장이라고 볼 수 있는 '겜프'님과의 인연으로 합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

종미니멈 : 얼마 전에 게임코치 쪽에 합류를 하셨잖아요. 어떻게 합류하셨나요?

쿠타르크 : 블로그 이웃 중에 '겜프'님이라고 계시거든요.

종미니멈 : 아! 그 게임코치에서 제일 유명한 분이죠?

쿠타르크 : 네. 그분이 일종의 게임코치의 탑이라고 불리는 분인데, 그분이 제 블로그 이웃분이었어요. 어쩌다가 그분 글을 보고 마음에 들어서 서로 이웃 신청을 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교류를 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하면서 서로 알고 지내다가 갑자기 그분이 게임 코치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역시 재능있는 분이 들어갔구나 싶었죠. 그런데 갑자기 그분이 저한테 또 제안하시더라고요. 영상을 해볼 생각이 없냐고 하셔서요. 그래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종미니멈 : 게임 코치 합류하기 전에도 겜프님 영상에서 '인디게임은 왜 재미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쿠타르크님도 함께 하셨던 것으로 기억을 해서 어느 정도 연결이 있을거라 생각은 했는데, 겜프님의 권유로 들어가신 것이군요.

쿠타르크 : 네.

인디 게임 [Journey] - 오랫동안 다뤄왔지만 여전히 인디 게임을 정의하기 어렵다고 한다

종미니멈 : 사실 쿠타르크님하면 떠오는 것은 인디 게임. 인디 게임에 대해 질문을 드릴게요. 인디 게임에 대한 정의가 약간 불분명한 것 같아요. 회사의 규모로 판단하기도 하고, 플레이 타임으로 판단하기도 하고, 그래픽으로 판단하기도 하는 여러가지 기준이 있어요. 게다가 이 게임이 인디 게임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모호한 경우도 있는데, 쿠타르크님이 생각하시는 인디 게임의 정의에 대해서 말씀을 해주시겠어요?

쿠타르크 : 제가 인디 게임을 처음 봤을 때 첫 인상이 뭐였냐면 기존에 없던 '참신함'이었어요. 이건 아마 이제 막 인디 게임을 접한 분들이 흔히 가지는 생각일거라고 봐요. 최근에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풀어나가는 것 같고요. 그런데 제가 인디 게임을 좀 더 많이 해보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느낀 건… 모르겠어요. 인디 게임이 뭔지... (웃음)

종미니멈 : 아? (웃음)

쿠타르크 : 조금 황당하고 우스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솔직히 저는 모르겠어요. 제가 나름 인디 게임을 접한지 3~4년 정도 되었고, 이정도라면 어디가서 인디 게임을 이야기하더라도 비웃음을 당하지 않을거라고 생각을 해요. 그런데 정작 인디 게임에 대해 정의를 생각해보면 정말 모르겠어요. 인디 게임이란 게 과연 무엇일지? 제가 말한 게 '참신함'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인디 게임 중에 참신하지 않은 것도 굉장히 많거든요. 가령 [Evoland]라는 게임이 있는데, 이 게임은 옛날에 유명했던 게임을 적당히 섞어서 만들었어요. 어찌보면 패러디나 오마주성 게임인데 이런 것들도 당당히 인디 게임으로 취급되고 있어요. 또 [Super Meat Boy] 같은 경우만 봐도 참신함은 없어요. 참신하다기보다는 하드코어하기만한 게임인데 그런 것들도 인디 게임에 들어가죠. 그리고 대규모 개발사의 게임 같지만 인디 게임이라고 불리는 경우도 많고요. 제가 그동안 생각해왔던 인디 게임의 정의에 잘 맞지 않는, 정의가 흔들리는 사례를 많이 보다보니까 인디 게임을 어떻게 정의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아마 저 뿐만 아니라 인디 게임에 관심이 있고, 이쪽에 종사하는 분이라면 지금도 고민하고 있을 문제가 아닐까 싶어요. 그나마 제가 생각하는 정의에 가장 부합하는 말은 예전에 김성환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던 것인데 '자신이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드는 게 인디 게임'이라고 하셨거든요. 저는 그게 그나마 인디 게임을 정의하는 가장 좋은 문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종미니멈 : 그러면 교수님께서 말씀하신 '자기가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라'와 쿠타르크님께서 말씀하신 '참신함이 중요한 게임이다'를 생각해보면, 자기가 만들고 싶다는, 그리고 개인의 창의력이 들어간 참신한 게임이니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다고 볼 수 있군요. 하지만 여러 가지 반례가 많기 때문에 딱 떨어지게 정의하기는 힘들다 볼 수 있겠군요.

쿠타르크 : 네

종미니멈 : 그렇다면 인디 게임의 매력이라고 하면 '참신함'이 가장 크다고 해야할텐데 이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이야기해주실 수 있을까요?

쿠타르크 : 참신함이라고 하면 기존에 없던 것,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기 힘들었던 것, 기존 게임에서 볼 수 없는 그런 것들이겠죠. 그게 가장 중요하고요. 그리고 단순히 참신함만 인디 게임으로 볼게 아니라 아까 말했던 [Evoland]가 이에 해당되는데, 인디 게임을 찾아보면 예전에 흥했던 장르인데 요즘에는 빛을 보지 못하는 장르가 많아요. 예를 들면 고전 느낌의 어드벤처 장르라던가 JRPG 같은 것들이죠. 이런 게임들은 요즘 대기업에서는 전혀 안 만들고 있잖아요? 이런 장르들이 인디 영역으로 넘어와서 여전히 개발하는 회사들이 남아있고 여기서 잘 만들어진 게임들은 대기업 게임 못지 않게 인기를 누리고 있죠. 이런점에서 인디 게임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가 그거 같아요. 복고. 레트로(retro). 이런 느낌도 인디 게임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나 싶어요.

종미니멈 : 레트로라고 하면 고전 게임을 상징하는 단어라고 볼 수 있는데, 대게 인디 게임이라고 하면 머리 속에 떠오르는 이미지가 도트 그래픽이라던가 단순한 조작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들이죠. 그 부분도 맞는 것 같네요. 정말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쿠타르크 : 네. 맞아요.

종미니멈 : 하나 더 궁금한 게 있는데, 게임코치 합류 이후의 소개 영상에서 쿠타르크님은 AAA급 게임, 대형 제작사의 게임, 인기가 많은 게임들은 남들이 다 하는거라고 재미없다고 하셨어요. 정말 아예 안하시는건가요?

쿠타르크 : 약간 허세도 들어가 있긴한데 (웃음) 지금은 정말 안하고 있어요. 안하려고 의도하는 건 아니고 사람이 가진 시간이 24시간 밖에 없다보니까 인디 게임을 많이 하다보면 다른 게임을 손댈 여력이 없는 건 사실이죠. 그런데 그런 게임들을 안하는 건 아니에요. 최근에는 [Dragon Quest Heroes]가 스팀에 발매되서 하고 있고요. 격투 게임도 관심에 많아요. 이번에 발매된 [The King of Fighters 14]도 스팀에 나왔으면 아마 샀을거에요.

종미니멈 : 저는 샀어요. (웃음)

쿠타르크 : 좋겠네요. (웃음) 그리고 [Hearth Stone]은 직접 게임은 안하는데 유명 스트리머들 방송은 굉장히 자주 보는 편이에요.

종미니멈 : 시간 상의 문제로 인디 게임 위주로 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게임이 싫어서 안하는 것은 아니다?

쿠타르크 : 그렇죠.

인디 게임에 대한 스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지만 새로운 활로로써 모바일이 뜨고 있다는 사실

종미니멈 : 그리고 아까 스팀을 언급하셨는데요. 마침 스팀과 인디 게임의 관련성에 대해 질문을 드리려고 했어요. 사실 인디 게임이 수면위로 올라오게 된 게 스팀의 역할이 굉장히 크잖아요? 어찌보면 스팀 서비스에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에는 대형 회사의 온라인 게임 밖에 몰랐는데, 스팀이 대중화가 되면서 인디 게임도 많이 알려지게 되었죠. 스팀이 인디 게임에 미친 영향력이 엄청난 데 이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나요?

쿠타르크 : 정확히 어떤 답변을 원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종미니멈 : 저도 이 질문이 너무 광범위해서 애매한 느낌을 받았는데 생각을 들어보고 싶어서요.

쿠타르크 : (고민) 절대적이라고 봐야하지 않을까요? 왜냐하면 스팀은 플랫폼이잖아요. 플랫폼은 그 안에서 어떤 게임을 내놓느냐가 중요한데 스팀은 개발자들에게 자신의 플랫폼을 오픈한 셈이죠. 그러다보니 수많은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올리는 것이고, 게이머들도 여과없이 자신들이 원하는 게임을 찾아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기는 거죠.

종미니멈 : 스팀은 개발자들에게 오픈된 공간이고 이로 인해 인디 게임들이 수면 위로 올라오게 된것이다. 그래서 스팀은 인디 게임에 절대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로 결론을 내릴 수 있겠네요.

쿠타르크 : 그렇죠.

종미니멈 : 그러면 스팀이 아니라면 인디 게임을 접하는 경로가 없다고 봐도 되는 걸까요?

쿠타르크 : 그나마 요즘은 스팀이 아니더라도 접할 수 있죠. 인디 게임의 새로운 활로 중 하나인 모바일이 있잖아요. 모바일로 인디 게임이 많이 나오고 있고 특히 국내 개발자들은 모바일에 비중을 높이는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도 있다보니 국내 개발자들은 모바일로 많이 내는 것 같고요. 모바일 인디 게임도 관심있게 보고 있어요. 몇 개는 재미있게 하고 있고요. 대표적으로 최근에 나온 [Abyssrium]이라는 게임이 있는데, 단순한 클리커 게임으로 물고기 키우는 게임이에요. 풍경이 굉장히 아름다워서 감명깊게 했고요. 그리고 언제부턴가 소니도 그렇고 마이크로소프트도 그렇고 인디 개발사에 대한 지원정책이 활발해지고 있어요. 특히 소니 같은 경우는 인디에 대한 관심이나 지원이 매우 활발해요. 그래서 플레이스테이션 쪽에는 훌륭한 인디 게임이 많을거에요. 당장 [Journey]나 [Little Big Planet] 같은 경우는 인디 게임이거든요. 특히 [Journey]는 GOTY(Game of the Year)도 많이 받을 것으로 아는데, 플레이스테이션 쪽은 인디 게임도 괜찮은 편이죠.

종미니멈 : 스팀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나 소니, 그리고 국내에서는 모바일을 통해서도 인디 게임을 접할 경로가 많다는 거군요.

쿠타르크 : 확실히 몇 년전에 비해 인디 게임이 나아갈 길은 넓어진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한 점이 없잖아 있지만요.

[Smashing the Battle] - 국산 인디 게임의 성공 사례가 점점 늘어나는만큼 희망적이라는 생각

종미니멈 : 방금 한국 인디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잖아요. 사실 적지 않은 분들이 국내 인디 게임 시장에 그리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만은 않더라고요. 가령 클리커류 게임을 언급하셨는데, 클리커류 게임이 한 때 붐을 일으켰고 너무 그것만 따라가는 게 아니냐. 인디 게임이 가져야할 참신함이 부족한 게 아니냐. 단순히 당장 돈을 벌기 위해 인디 게임을 만드는 게 아니냐 라는 의견이 있었는데요. 쿠타르크님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쿠타르크 : 저도 그 부분은 공감해요. 그래서 솔직히 국산 클리커류는 가능하면 피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래도 모바일 쪽은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모바일로는 나오는 게임이 많다보니까 선택폭도 넓고 명작들도 상당 수 있어요. [Cartoon 999]라던가 [용사는 진행 중] 등 찾아보면 굉장히 우리나라 모바일 인디 게임들을 명작이 많거든요. 그리고 최근 구글 인디 게임 페스티벌이 진행됬는데 모바일로 나온 국산 인디 게임들이 많이 나왔거든요. 행사에 대한 호응도 좋았고 행사에 나온 게임들도 재미있는 게 많았어요. 이런 걸 보면 그나마 모바일 쪽은 국산 인디 게임이 자리를 잡지 않았나 생각이 드네요. 하지만 콘솔 쪽은 우리나라 게임 문화와는 거리가 있다보니까 콘솔 쪽은 언급할 거리가 별로 없어요. 그리고 PC 쪽은 아직 부족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나마 올해는 사정이 나아졌는데, 올해 나온 것중에 제가 호평한 것이 [Smashing the Battle]과 [Replica]인데…

종미니멈 : 아! 그 미소녀 나오는 게임?

쿠타르크 : 네 맞습니다. 안경미소녀…

종미니멈 : 저도 해보려고 했는데 기회를 놓쳐서… (웃음)

쿠타르크 : 나중에 꼭 해보세요. 재미있어요. 이 두 작품을 높게 평가하는 이유가 뭐냐면 게임도 재미있지만 스팀에 발매를 해서 유의미한 성과, 유의미한 판매량을 거뒀다는 게 중요하죠. 판매량은 흥행에 대한 가시적인 지표가 되는거니까요. 이 두 작품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고, 둘 다 게임성도 굉장히 좋아요. 한쪽은 단순하면서도 눈요기가 가능한 핵 앤 슬래시라는 특징이 좋았고요, 다른 한쪽은 그 자체로 독특하잖아요. [Replica]는 전화기를 사용한다는 것도 참신했고 게임의 설정도 좋았고요. 물론 정치적 색깔이 있어서 좋아하지 않은 분들도 있었지만 핸드폰이라는 설정과 정치적인 설정을 이용해 높은 게임성을 끌어냈다는 게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는 요소라고 보고 있어요. 이런 게임들이 나오기 시작하게 되었으니까 앞으로도 더 좋은 게임이 나올테니까 어느 정도 희망적이죠. 사실상 작년까지만해도 스팀에서 국산 게임은 거의 없다시피 했는데 그에 비하면 올해는 훌륭한 작품들이 나와서 선방을 한 셈이죠. 미래도 조금 밝은 게, Rootless Studio의 [사망여각]과 채널좀비왕의 [Plutonium]이 이번 텀블벅의 인디 게임 중 가장 관심을 많이 받은 게임일거에요. 물론 한쪽은 좋은 쪽으로 관심을 받고 한쪽은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이런 식으로 인디 게임이 대중에 노출이 되고 좋은 인디 게임이 이런 식으로 나올 수 있다는 게 긍정적으로 보여요. 이런 계기가 있어야 사람들의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거고 실제로 좋은 게임이 나와서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다면 국산 인디 게임이 더 기세를 떨칠 수 있겠죠.

종미니멈 : 정리를 하면 [Smashing the Battle]과 [Replica]가 충분한 상업적 성과를 거뒀고, 동시에 게임성도 인정받고, 유저들의 관심도 받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사망여각]과 [Plutonium]이 상반된 반응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는 점에서 어느 정도 긍정적으로 생각이 된다는 것이군요.

쿠타르크 : 그렇죠.

종미니멈 : 사실 저는 인디 게임보다는 대형 회사들의 게임을 많이 하다보니까 인디 게임에 대해서 의문이 많았는데, 이렇게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전망이 나쁘지만은 않네요.

쿠타르크 : 적어도 제가 볼때는 그래요.

종미니멈 : 어찌보면 한국 인디 게임의 가장 부족한 점은 성공한 사례가 없었다는 것인데… 게임성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이제 성공한 사례가 나왔으니까 앞으로 더 잘되지 않을까 싶네요.

기존 국산 게임에 대한 실망감이 오히려 인디 게임을 키우는 원동력이 된다는 의견

종미니멈 : 며칠뒤면 BIC 부산 인디 게임 행사에 가시잖아요. 행사에 가시면 인디 게임 업계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으실 것 같아요. 게임을 만드는 분들과 게임을 하는 사람은 생각이 다를 거라고 보는데 인디 게임 제작자들이 어떤 생각으로 게임을 만드시는 지 들은 것이 있다면 하나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쿠타르크 : (웃음) 글쎄요. 아직까지 그정도로는 이야기를 해보지는 않아서요.

종미니멈 : 그러면 인디 게임 행사에 대해 글을 올리신 것을 보면 생각보다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쓰셨더라고요. 불과 1~2년 전만해도 인디 게임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는데 사람들이 갑자기 인디 게임이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쿠타르크 : 아무래도 우리나라는 기존 게임계에 대한 실망감이 적지 않은 부분은 차지하는 것 같아요. 제가 인디 게임을 다루는 것이 이런 이유가 적지 않거든요.

종미니멈 : 기존 게임계에 대한 실망감이요?

쿠타르크 : 특히 올해는 국산 게임이 실망스러운 모습을 많이 보여줬잖아요. 당장 [Sudden Attack 2]만 보더라도요. 더 이상 말하면 안될 같네요. (웃음)

종미니멈 : 저도 구독자 몇분이 물어보시긴 해요. [Sudden Attack 2]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쿠타르크 : 생각하는 게 다 비슷하잖아요.

종미니멈 : 그렇죠. 게다가 우리나라가 게임 산업이 발달해 있다고 하지만 PC방 점유율만 보더라도 실상 우리나라에서 흥행하는 게임들은 외국 게임 뿐이잖아요? 이 때문에 국산 게임계에 대한 실망감이 생겼고 새로움을 찾기 위해 인디 게임으로 관심을 돌리게 되었다고 볼 수 있겠군요.

쿠타르크 : 맞습니다.

종미니멈 : 인터뷰 주제는 거의 다 끝났고요. 긴 시간 동안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인터뷰 마무리 질문인데요. 앞으로의 활동 방향은 어떻게 되시나요?

쿠타르크 : 제가 블로그를 시작할 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지만 제가 뭐가 되어야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활동한 것은 아니었어요. 어찌보면 그냥 제가 하는 게임이 마음에 들고, 게임이 좋고, 게임이 재미있어서 한 것이었는데 그걸 계속 하다보니까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계획이라기 보다는 앞으로 인디 게임이 더 많은 관심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아무래도 인디 게임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저를 찾는 사람, 블로그를 찾는 사람이 많아지겠죠. 그렇게 되면 코딘치도 그만큼 인기를 끌 수 있는 바탕이 될거고요. 그리고 당장 우리나라에서는 인디 게임이 해외만큼 대중적이지는 않잖아요? 그러다보니까 제가 뭔가를 할 수 있다기보다는 판 자체가 좀 더 커져야되지 않을까 싶네요. 제가 노력해서 직접 판을 키울 수도 있겠지만 할 수 있는 역할은 한정적일 것 같아요. 결국 재미있는 게임이 많이 나와주고 사람들이 인디 게임에 관심을 많이 가져주면 제가 더 흥할 수 있을거라고 봐요. 제가 가장 바라는 건 그거에요. 더 많은 사람이 인디 게임에 관심을 가져주는 것! 그것 뿐입니다.

종미니멈 : 많은 사람들이 인디 게임이 관심을 가지고, 그와 동시에 쿠타르크님도 관심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쿠타르크 : 그렇죠. 그렇게 되다보면 자연스럽게 앞으로의 활동 방향이 정해지지 않을까 싶네요. 무엇이 되겠다 목표를 잡기보다는요.

종미니멈 : 인디 게임이 좋아서 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쿠타르크 : 네

종미니멈 : 저도 쿠타르크님 블로그를 보면서 몰랐던 인디 게임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어찌보면 쿠타르크님이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 인디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하고 계시다고 생각해요. 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네요. (웃음) 앞으로 좋은 활동 많이 하시고, 게임코치에서도 활발히 영상 올려주시면 좋겠네요.

쿠타르크 : 네. (웃음)

충분한 영향력이 있으시지만 여전히 겸손하고 초심을 따라가시려는 듯한 자세의 쿠타르크님

종미니멈 : 그러면 조금 뜬금없는 질문이지만 마지막으로 팬분들에게 한마디. 아니면 인디 게임 업계 분들에게 한마디.

쿠타르크 : 팬이랄 건 없어서요. (웃음) 아마 종미니멈님 글을 보시는 분들은 저를 모르는 경우가 많을텐데요?

종미니멈 : 게임을 인디 게임만 구분지어서 하는 경우는 아니니까요. 그리고 사실 쿠타르크님을 모를수가 없는게 스팀 들어가면 메인에 쿠타르크님이 매일 떠있거든요. (웃음)

쿠타르크 : 맞아요. 어떤 스트리밍 방송을 보니까 스팀 메인 페이지에 쿠타르크 인디게임천국이 추천 큐레이터에 떠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저기에 나올만큼 되기는 한가보다 싶더라고요. (웃음)

종미니멈 : 그 정도만 봐도 인지도와 영향력도 충분히 있으신거죠.

쿠타르크 : 그래서 큐레이터 팔로워가 늘어나는게 그런 이유 때문인가 보네요. (웃음)

종미니멈 : 그리고 올해는 유독 인디 게임들이 BJ들에 의해서 소개도 많이 된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Stardew valley]를 들 수 있겠죠. 그러다보니 인디 게임에 관심이 늘어날거고 인디 게임을 이야기하는 사람 중에서 가장 유명한 분이 쿠타르크님이니까 인디 게임에 관심이 생기면 당연히 쿠타르크님을 알 수 밖에 없죠. (웃음) 갑자기 인터뷰가 아닌 것처럼 되어버리긴 했네요.

쿠타르크 : (웃음) 그러면 이제 마지막으로 할말을 하면 되는거죠?

종미니멈 : 네. (웃음)

쿠타르크 : 네이버에서 인디 게임 블로그 운영하고 있는 쿠타르크고요. 인디 게임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분들은 제 블로그 들르시면 인디 게임에 관한 뉴스를 꾸준히 보실 수 있어요. 제가 즐긴 게임들의 리뷰도 꾸준히 작성하고 있고 인디 게임에 대한 좋은 정보도 많으니까요 가볍게 한번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네이버에 쿠타르크라고 치면 나오나?

종미니멈 : 되게 많이 나와요. (웃음)

쿠타르크 : 아! 나오네요. (웃음) 기껏 알려줬는데 안 나오면 어쩌나 했는데… 네이버에 쿠타르크 검색하면 나오니까 그쪽으로 가볍게 구경오시면 좋겠고 스팀 큐레이터 팔로우도 해주면 고마울 것 같고요.

종미니멈 :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대한민국 인디게임규모가 점점 커지면서 인디게임리뷰어로써도 더 큰 위치를 차지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주 추석이니 즐거운 한가위 되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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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력적인 일러스트와 한국적인 요소로 개발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주목을 받고 있는 인디게임 [사망여각(After Death)] 입니다. 1차 트레일러를 접한 종미니멈은 첫눈에 반한 것처럼 [사망여각]에 빠져들었고 반드시 인터뷰를 해야겠다는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SNS를 거쳐 [사망여각]의 디자이너 민병규 작가님과 연락이 닿았고, Rootless Studio 분들과 인터뷰를 성사하게 되었습니다. 본 인터뷰는 2016년 7월 23일 토요일 오후 16시 30분부터 17시 10분까지 스카이프를 통한 음성채팅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제작사 : Rootless Studio

설립일 : 2016년 2월 6일

구성원 : 박현재(대표/프로그래머), 김태영(기획), 민병규(디자이너)

인터뷰 일시 : 2016년 7월 23일 토요일

도움을 주신 분 : 김수현 (대충벌레와 김겨자)

[사망여각] artwork - 종미니멈은 설레는 마음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종미니멈 :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박현재 : 안녕하세요. 저는 루트리스 스튜디오의 대표직을 맡고 있는 이름은 박현재라고 합니다. 컴퓨터 공학을 졸업하고 유니티를 통해 1년 정도 게임개발을 하다가 현재 기획자와 오랜 대화 끝에 마음에 맞아 [사망여각]의 모든 개발 업무를 담당하게 되었습니다.

김태영 : 저도 마찬가지로 본격적으로 기획을 한지는 1년 반 정도 되었고 알만툴 활용해서 게임을 제작한 것까지 포함하면 3년 정도 되었습니다. 사망여각에서 전체적인 스토리랑 기획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그러면 원래 박현재님이랑 김태영님은 알고 계시던 사이인가요?

김태영 : 서로 알게 된지는 좀 오래되었어요. 본격적으로 시작하자고 말을 했던 건 작년 중순이었고 제작은 이번년도 초반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종미니멈 : 사실 어제 인벤(inven) 쪽에서 사망여각 인터뷰가 사전에 올라왔었잖아요. 어제 급하게 확인해서 읽어보고 왔는데, 인벤 쪽 인터뷰에서는 게임제작 관련해서는 경험이 없다고 하셨는데 방금은 1년 정도 하셨다고 말씀하셨어요. 어떤 차이가 있는건가요?

박현재 : 1년 정도 했다는 건 게임 제작을 배운걸로 말을 한거고, 직접 게임을 출시한 경험은 없다는 것입니다.

민투칸(min toucan)이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이신 [사망여각] 디자이너 민병규 작가님

종미니멈 : 그리고 이제 민병규…작가님이라고 불러야 하나요?

민병규 : 네. (웃음)

종미니멈 : 자기소개 한번 해주시겠어요?

민병규 : 저는 루트리스 스튜디오(Rootless Studio)에서 디자이너를 맡고 있는 민병규이고 인터넷 상에서는 ‘민투칸'이라는 필명으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사망여각] 이전에도 다양한 게임을 작업하고 있었고, 이번 [사망여각]에서는 알만툴로 게임을 만들게 되었는데 저같은 경우에는 알만툴로 만드는 건 처음이라 공부하면서 최대한 어설프지 않게 만드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대표님이랑 기획자님은 원래 알고 계시던 사이이지만 작가님은 이번에 새로 합류하게 되신 건데 함께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박현재, 김태영, 민병규 : (웃음)

민병규 : 누가 먼저 말씀해주실래요? (웃음)

김태영 : 일단 엄청난 이야기가 있는 건 아니구요. (웃음) 원래 초기 기획안으로 저랑 대표님이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을 컨셉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있었어요. 전체적인 구상을 제작했었고 디자이너를 구하자고 마음 먹고 계속 찾고 있었는데 너무 마음에 드는 그림을 가지신 분이 있는거에요. 그래서 제가 연락을 드려야겠다는 마음에 무작정 메일과 인스타그램으로 연락을 드렸고 답장을 받을 수 있었어요. 그런데 작가님은 부산에 계시고 저희는 평택에서 개발을 하고 있는지라 주말에 바로 내려가서 저희가 구상한 게임에 대한 PT와 저희와 함께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죠. 다행히 혼쾌히 동의를 해주셔서 3인 체재로 구성이 되었고 [사망여각]이라는 게임으로 방향을 바꿔 제작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원래 기획하고 있던 게임이 있었는데 정말 우연한 계기로 민병규 작가님과 만남이 성사가 되어 사망여각으로 발전이 되었다 이런 말씀이신거죠?

김태영 : 네, 그렇죠.

종미니멈 : 사실 민병규 작가님을 소개해주신 분도 저한테 하시는 말씀이 민병규 작가님이 그림을 엄청 잘 그린다고 칭찬을 많이 하시더라구요.

민병규 : (웃음)

종미니멈 : 아마 대표님이랑 기획자님도 그런 부분을 보고 작가님께 연락한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 대표님, 기획자님, 작가님에 대한 소개는 이정도로 마무리하고 이번에는 루트리스 스튜디오에 대해 여쭤보도록 하겠습니다.

종미니멈 : 제가 처음에 '루트리스'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이름이 한글로 해석하면 '뿌리가 없다'라는 뜻이잖아요?

박현재 : 네, 그렇죠. '근본없는'이죠.

종미니멈 : 근데 사실 ‘근본없다’라는 표현이 우리나라 말로는 썩 그리 좋은 표현은 아닐텐데 (웃음) 처음에 왜 이렇게 제작사 이름을 지었는지 궁금증이 많이 생겼거든요. 이름의 유래가 어떻게 되나요?

박현재 : 간단히 말씀드리면 '창의적인 생각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자'라는 생각으로 모인 개발자들이 간단한 의미로 '근본없는 스튜디오'이라는 이름을 지었는데.. 조금 더 들어가면 저 같은 경우에는 게임을 개발해서 발매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그런 의미를 담은 것도 있고요.

종미니멈 : 그럼 이번에 처음 스튜디오를 설립한 것이고 경험이 없다는 것을 반영했다고 보면 되는건가요?

박현재 : 그렇죠. 게임을 직접 발매해본 적은 없기 때문에 그런 의미를 가지고 있기는 해요.

종미니멈 : 나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네요? 당연한 것이겠지만(웃음)

박현재 : 그렇죠.

민병규 : (웃음)

종미니멈 : 알겠습니다. 이름에 숨겨진 의미가 있지 않을까 궁금증이 생겨서 여쭤봤던 부분이구요. 어찌보면 대표님과 기획자님은 알고 계시던 사이라고는 하지만 루트리스 스튜디오(Rootless Studio)를 설립해서 게임 개발을 시작한 계기가 있을텐데?

김태영 : 저도 그렇고 옆에 계시는 프로그래머(박현재)도 마찬가지지만 게임을 굉장히 좋아하는 유저로써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에 대해 많은 아쉬움을 느꼈어요. 말마따나 세간에서 말하듯 ‘아타리 쇼크를 연상시킨다’는 말이 와닿을 정도로 그래픽만 좋아진 똑같은 컨텐츠의 게임이 많이 있다고 느꼈고요. 완전 초심으로 돌아가서 개발자의 시점으로 어릴 적 재미있게 했던, 말그대로 [Pokemon]이나 [The War Of Genesis](창세기전), 그리고 맨 처음 게임을 홍보할 때 인용했던 [Undertale]과 [Mother] 등에서 느낀 것들을 모두 담아서 (우리가 모바일로 내지는 않지만) 한국에서 게임을 개발하는 제작자의 입장에서 창조적인 것을 만들어보자. 그리고 기존의 재미있게 했던 요소들을 살리면서 설화라는 것을 도입하여 해외 출시를 통해 우리나라를 알리려는 계획도 있고요. 또한 어린 친구들이 저희 때와는 달리 휴대폰과 인터넷에 많이 익숙해져 있잖아요? 저희 같은 경우에는 전래동화나 위인전을 읽고 컸는데 저희 게임을 전래동화 한편을 보듯이 즐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 게임 내에 설화의 내용이 인용되어 있어요. 바리공주 설화만이 아니라 여러가지 설화를 합쳐놓은 듯한 말그대로 전래동화집을 읽는듯한 느낌으로 만들고자 한거고요. 어린 친구들이 게임을 즐긴 뒤에 혹시라도 관심을 가져서 ‘바리공주 설화가 뭐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번쯤 찾아볼수 있게 하는 것이 어찌보면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기도 하고요. 그런 점에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이런 게임을 만들어보자 결심을 한거에요. 많은 대화가 오고 갔는데 6개월 정도 걸린 것 같아요. 컨셉은 [사망여각]이나 이전의 ‘인류최초의 사건’도 마찬가지지만 6개월 정도 대화를 하고 이번년도 초에 설립을 해서 이렇게 개발을 시작하게 된거고요. 사실 계기라고 하기에는 거창하긴 한데 저희로써는 많은 의미를 두고 이렇게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거창하다고 말씀해주셨는데, 모바일 시장 뿐만 아니죠. 한국 게임에 대해서는 개발자분들이나 게이머분들도 모두 염증을 느끼고 있었을 것이고 그부분에 대해 해소를 하고자 설립을 하셨다라는 의미로 들리네요. 제 입장에서는 게임이 굉장히 신선하게 느껴져서 반갑기도 했고 이정도로 포부를 느낄 수 있는 말씀을 해주셔서 점점 더 게임에 기대가 되고 있습니다.

박현재, 김태영, 민병규 : (웃음) 감사합니다

[사망여각] artwork - [사망여각] 이전에 기획되어 있던 게임이 있었다고 합니다

종미니멈 : 사망여각에 대해 본격적으로 질문을 드릴건데 설립 계기에서 어느 정도 답변을 주셨지만 이번에는 조금 더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인류최초의 살인사건’을 컨셉으로 기획을 했다가 [사망여각]으로 방향이 바뀌게 된 것이잖아요? 한국적인 요소를 도입하자고 아이디어를 내신 분은 누구신가요?

김태영 : 사실 저에요. 제가 바리공주를 좋아하기도 했고 이런 것으로 게임을 만들어보면 ‘내가 전달하고 싶은 의미를 더 깊게 전달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죠. ‘인류최초의 살인사건’으로 첫번째 프로젝트를 세명이서 하자고 말을 했을 때는 서양판타지 느낌을 가미하고자 했어요. 시장도 해외 시장을 노리고 있었고 해외시장에 통하기 위해서는 서구적인 형태 혹은 기독교적인 요소인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 '카인과 아벨'을 중심적으로 컨셉을 구상했었죠. 그런데 개발하다가 느낀 것은 제가 예전에 생각했던 바리공주 설화를 차용해서 우리나라 저승에 대한… 그러니까 각자 나라마다 저승에 대해 생각하는 게 많이 다르더라고요. 조사하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알게 된 것은 저승이 공통된 세계관이 아니고 많이 다르다. 그래서 우리나라 세계관에 한국적인 것으로 표현을 해서 해외 쪽으로 알려보자가 목표가 되었죠. 목표라기보다는 세 명이서 궁극적으로 같은 생각을 하게 된 것이고 그래서 제가 아이디어를 내고 나머지 두분께서 아이디어를 추가해 주시면서 동화선택도 해주시고 지금의 게임트레일러도 나오고 개발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아이디어를 낸 분은 기획자 분이신거죠?

김태영 : 네

종미니멈 : (웃음)방금 목소리가 구분이 안되서 확인차 여쭤보았습니다.

김태영 : (웃음)

[사망여각] artwork - 바리공주 설화 외에도 다양한 설화를 게임 속에 녹여내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그런데 바리공주 설화는 기획자 분께서는 좋아한다고 하셨잖아요? 저는 고등학교 문학 시간에 잠깐 보고 끝난 수준이라서 바리공주에 대해 조금 찾아봤어요. [사망여각]이 가진 배경이 저승이잖아요? 바리공주 설화에서 저승과 연결이되는 부분이 ‘바리공주가 저승의 신이 되어서 고통받는 사람의 영혼을 구원을 하겠다’ 이런 내용으로 알고 있는데 게임과의 연결성에 대해서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김태영 : 일단 그 내용에 대해서는 [사망여각]의 주요 캐릭터 세명에 관한 것인데 한명이 바리공주죠. 캐릭터 이름은 '아름'이에요. 어떤 모티브가 되었고 왜 이렇게 했는지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자면… 바리공주는 일곱번째 공주로 태어나서 부모에게 버려지고 이후에 부모들이 저주를 받게 되죠. 부모의 저주를 풀기 위해 나머지 여섯공주에게 저승에 내려가 약초를 구해와야한다고 하지만 여섯 공주는 가지않겠다고 하죠. 그러나 바리공주는 친부모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발적으로 저승으로 들어가게 되요. 그리고 친부모를 살렸다. 이런이야기인데 여기서 모티브가 된 것은 ‘부모님이 돌아가신 것’과 사건을 해결하고자 ‘저승에 자발적으로 들어가는 것’이에요. 그리고 아름이와 함께 등장하는 인물이 '설'이에요. 설 같은 경우에는 '강림차사 설화'를 모티브로 삼았어요. 그리고 아직 트레일러에서 공개는 되지 않았는데 '동이'라는 캐릭터가 있어요. 동이는 '흥덕사령'이라고 강감찬 장군님의 설화에서 가져왔어요. 간략히 설명을 드리면 강감찬 장군님에게 죽은 네명의 노부부의 영혼들이 다가와 말을 걸어요. ‘우리 아들이 모두 죽었다. 어떻게 된 일이냐. 해결해달’라고 해요. 그래서 강감찬 장군이 염라대왕을 이승으로 불러서 꾸짗으면서 '악한자 대신에 선한자를 대려가는 것이냐. 그것이 옳은 일이냐'라고 하는데 이 이야기를 소재로 '동이'라는 캐릭터를 만들었죠. '설'의 경우는 [신과 함께]라는 웹툰 때문에 강림차사를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을 해요. 강림차사도 이승의 사람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역할이라서 차사라는 이름이 붙은건데, 아름이와 설, 동이 모두 자발적으로 저승으로 들어가는 인물이거든요. 이러한 연관성을 가지고 자발적으로 저승으로 들어가는 인물 세명을 토대로 이루어지는 저승에 대한 어드벤처 게임이다. 그래서 바리공주 또한 모티브로 삼았다고 요약할 수 있겠네요.

종미니멈 : 그럼 바리공주 설화만이 아니라 바리공주 설화를 바탕으로 다른 설화의 내용도 차용을 해서 스토리를 만들어 나간거군요?

김태영 : 네, 맞습니다.

[사망여각]의 그림에 가장 많은 영감을 준 작품은 Klei Entertainment의 [Don't Starve]

종미니멈 : 한국적인 요소를 도입한 스토리도 좋지만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쪽에서는 민병규 작가님의 일러스트가 굉장히 호평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저도 일러스트를 보고 어떻게 이런 느낌을 낼 수 있는지 호기심이 생긴 건데요. 추상적인 질문일 수 있는데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는지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민병규 : 우선 '누구나 그릴 수 있는 그림을 그려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나온 것 같아요. [Undertale]을 보면 누구나 팬아트를 손쉽게 그리잖아요? 저도 그걸보면서 낙서 같은 그림을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중에서도 제일 영감을 많이 받은 것은 [Don’t Starve]라는 게임이 있어요.

종미니멈 : 네, ‘굶지마’라고 불리죠.

민병규 : 네, 우리나라에서는 ‘굶지마’라고 불리는데 그 게임의 특징이 뭐냐면 게임도 재미있지만 그림이 엄청 독특하거든요. 선 쓰는 것도 선 굵기를 조절하면서 엄청 디테일함을 잘 살렸어요. 그런데 웃긴 건 누구나 다 그릴 수 있는 엄청 쉬운 그림이라는 거죠. 그래서 저희 스튜디오의 태영님하고 현재님하고 처음 만났을 때 했던 말이 뭐냐면 '캐릭터성이 강한 캐릭터를 만들어보자'라는 이야기였거든요. 그래서 제가 어떻게 해야 우리 게임을 잘 살리면서 분위기 있게, 그리고 그 그림을 누구나 쉽게 그릴 수 있게 하려면 어떻게 표현하면 될까라고 생각하다가 낙서라는 것에서 영감을 받게 되었습니다. (침묵) 조금 추상적이죠?

종미니멈 : 충분히 답변이 되었습니다. 돈스타브 같은 경우는 저도 그림이 특이하다고 생각을 하고 있었고 그 부분에서 영감을 얻으셨다고 하니까 어떤 방향으로 그림을 그리셨는지 확실히 이해가 된 것 같습니다.

[사망여각] 3차 트레일러 中 - 지루하지 않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장르를 도입

종미니멈 : 다음으로는 사전에 공개된 세개의 트레일러에서 볼 수 있었던 [사망여각]의 게임성에 대해서 질문을 하겠습니다. 3차 트레일러가 엊그제 공개가 되었잖아요? 영상을 보니까 다양한 게임 장르가 들어간 것으로 보이는데, 영상에서 본것에 따르면 턴제RPG가 있었고, 퍼즐 요소가 있었고, 어드벤처와 약간의 액션요소가 들어가 있었는데 다양한 장르를 도입한 요소가 따로 있으신가요?

박현재 : 일단은 기본적으로 나비효과처럼 유저의 선택에 따라 추후에 엔딩에 영향을 주게 되요. 그리고 아까 말씀하셨다시피 퍼즐과 공포요소를 넣어서 지루하지 않게하려고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턴제 같은 경우에는 다소 지루할 수 있기 때문에 액션 느낌이나 닷지형식의 컨텐츠를 많이 추가하고 있어요. 그리고 하드코어한 난이도로 전투도 전략과 방어, 아이템 활용을 통해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사망여각] 2차 트레일러 中 - 설화와 공포이야기를 게임 내 이스터에그에 잔뜩 담아내었다

종미니멈 : 전반적으로 지루함을 해소하고 난이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가지 장르를 섞었다 말씀하시는 것이죠?

박현재 : 네, 그리고 하나 더 추가를 하자면 이스터에그 요소가 있는데요. 기본적으로 저승에 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공포에 관한 내용이 곳곳에 숨겨져 있어요. 그래서 유저들과 장난치면서 게임을 즐기는 형식이죠. 예를 들면 12시가 넘으면 엘리베이터를 타면 안된다라든지 귀신은 반대로 한다 이런 점들을 참고하신다면 저희가 숨겨놓은 잔잔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종미니멈 - 우리 일상에서 많이 알려진 공포 이야기를 많이 차용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박현재 : 네.

종미니멈 : 그리고 제가 제일 궁금했던 부분인데, [Mother]와 [Undertale]의 정신적 계승작이 되고 싶다고 1차 트레일러부터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특히 [Undertale]은 저도 리뷰를 쓰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지금까지 나온 게임들에 비해 독특한 요소들이 굉장히 많잖아요? 어떤 부분에서 계승작이 되고 싶은지 설명을 해주실 수 있나요?

박현재 : 일단 언더테일 같은 경우는 멀티엔딩 요소, 그리고 하면 할수록 재미있어지는 이스터에그 요소가 굉장히 많잖아요? 이런 요소에 매료가 되었고 저희 게임에서도 스토리 라인에 강점을 두어 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면서 이스터에그 요소를 많이 포함시키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종미니멈 : 그러면 이스터에그를 많이 포함시키고 사망여각 제작에 차용된 공포이야기나 설화들과 연결해서 만들 생각이었다는 건가요?

박현재 : 네, 그렇습니다

前 [Final Fantasy] 사운드 디렉터에게 직접 연락이 왔지만 아쉽게도 거절하게 된 Rootless Studio

종미니멈 : 그리고 이건 되게 조그만 부분이긴 한데요. OST는 누가 만드시나요?

김태영 : OST 같은 경우는 1차 티저 공개 이후에 많은 분들이 연락이 오셨어요. 해외쪽 분들도 연락이 오셨는데, 예를 들어 [Final Fantasy] 사운드 디렉터 하시던 분도 연락오셨는데 ‘나랑 같이 콜라보를 하자. 내가 메인OST를 만들어줄테니 사운드트랙을 발매하면 나한테 일정 금액을 주면 좋겠다’라고 자세한 조건을 제시하면서까지 컨택이 왔어요. 물론 저희도 유명한 분들과 하면 좋지만 기존에 작업을 하시던 미국 여성분이 한분 계세요. ‘미스터 리틀피쉬’라는 사운드 디렉터명을 쓰는 친구가 있는데 그 친구가 작업을 주로 해주고 있고, 그 친구가 작업을 하지 못하는 효과음은 무료로 풀린 사운드 소스를 쓴다거나 유니티 에셋 같은 스토어가 있는데 그곳에서 저작권을 사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파이널 판타지 사운드 디렉터가 연락이 올 정도면…

김태영 : 저희도 깜짝 놀랐죠

종미니멈 : 정말 엄청난거죠. 저도 방금 듣고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였는데 확실히 기대되는 게임이 맞기는 맞습니다 (웃음)

김태영 : (웃음) 정말 감사하게도 해외에서도 반응이 괜찮더라고요

민병규 : (웃음) 진짜 놀랐어요. 이렇게 반응이 좋을줄은 몰랐어요

[사망여각] 3차 트레일러 中 - 국내 인디 게임 시장에 다소 아쉽다는 의견을 주신 김태영 기획자님

종미니멈 : 정말 잘 될거라 믿고 저도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웃음) 준비된 질문은 거의 다 끝났고 인터뷰 마무리를 할텐데 어찌보면 세분이서 게임 제작을 하시는 작은 규모의 스튜디오다보니까 인디게임에 속한다고 볼 수있잖아요? 요즘 국내에서 인디게임이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추세인데 인디게임 경향에 대해 생각하시는 부분 있으신가요?

김태영 : 저는 개인적으로는 유행을 많이 따라가고 있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에 클리커류 모바일게임이 유행을 타서 인디게임 개발자들이, 또는 기획자나 프로그래머가 아니더라도 디자이너가 혼자 조금 공부를 해서 비슷한 게임을 보내는 게 많았죠. 결과가 좋은 것도 있었지만 나쁜것도 있었다고 생각을 하고요. 유행을 따라갈 것이 아니라 자신만의 전달하고자하는 의미나 내 게임에 대한 장점과 특색을 살리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을 해요. 저도 유저 입장에서 할말도 많았고, ‘저 회사가 왜 저렇게 밖에 못만들지?’라는 게임도 몇개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게임들은 특색이 있고 부류가 확실해야만 뜰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인디게임에 대해 조금 아쉽다는 말씀이신거군요.

김태영 : 네, 너무 유행을 따라가는 게 많이 보여서 그부분이 아쉽긴하지만 그래도 인디게임의 장점을 녹여내려고 한 것도 보이기도 하고요. 사실 저희도 평가할 입장은 아니라 배워가고 만드는 입장이고, 제가 말하는 건 유저의 입장에서 말씀드리는거니까요.

종미니멈 : 루트리스 스튜디오에서 [사망여각]을 잘 만들어서 좋은 선례를 보여주면 큰 변화가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박현재, 김태영, 민병규 : (웃음)

종미니멈 : 발매는 PC로 하신다고 하셨잖아요. 모바일로는 하지 않고. PC로 하면 스팀(Steam)으로 등록을 하실 계획인가요?

박현재 : 네, 스팀으로 한국어와 영어 버전으로 두개가 올라가게 될거에요. 최종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구요.

[사망여각] 2차 트레일러 中 - [사망여각]이라는 문을 통해 향후 계획을 밝혀주신 개발자님들

종미니멈 : 그러면 지금 게임 개발 중이시라 시기상조인 질문이 될 수도 있는데, 게임 개발이 완료가 되고 난 다음에 세분의 향후 계획을 말씀해주실 수 있나요?

박현재 : 저는 게임을 만들고나서 계속 재미있고 깊이있는 게임을 만들 계획인데, [사망여각] 시즌2 가 될수도 있고 아니면 저희가 처음 말씀드렸던 ‘인류최초의 살인사건’을 컨셉으로 다시 새로운 게임을 제작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김태영 : 꿈같은 이야기지만 성공을 하게 된다면 [To the Moon]을 만든 회사를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 부분에 있어서도 [사망여각]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후속작이 되든 비슷한 류의 재미잇는 게임을 만드는 데 치중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민병규 : 저 같은 경우에는 원래 [사망여각] 하기 전에 웹툰을 만들고 있었어요. 웹툰을 만들고 있었는데 지금 작업 때문에 뒤로 미룬 상태거든요. 지금 잘되면 웹툰을 편안하게 작업하면서 [사망여각] 후속작이나 다른 작품을 만들어보고자 생각하고 있어요. 저희가 원래 [사망여각] 말고 [오프 더 레코드]라고 아까 말씀드렸던 ‘인류 최초의 살인사건’이 있잖아요. 그것도 작업할 수 있고요. 저희가 그걸 작업하다가 사망여각으로 바뀐거잖아요. 혹시나 저희가 잘된다면 아마 뒤로 미뤄졌던 [오프 더 레코드]를 더 만들 수 있을것 같고 또 다른 작업을 할수도 있겠죠. 아무튼 잘되면 좋겠네요.

[사망여각] 1차 트레일러 中 -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한 Rootless Studio

종미니멈 : 그러면 인터뷰 마지막 질문입니다. 조금 간질간질한 질문이기도 한데요. 사망여각을 기대하고 있는 팬분들에게 한마디씩만 해주시길 바랍니다. (웃음)

박현재, 김태영, 민병규 : (웃음)

민병규 : 잘 말하세요 (웃음)

박현재 : 기다리시는 분들께 정말 관심을 가져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기대해주신 것만큼 재미있고 신선한 게임을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웃음) 간질간질거리네요.

김태영 : 실망시키지 않는 것을 최선으로 하고 있고요. 저희가 전달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유저분들께서 느끼셨으면 저희도 뿌듯할 것 같고, 유저분들도 재미있게 하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어요.

민병규 : 저희를 엄청 많이 기대해주시는데, 저희도 그만큼 진짜 감사해가면서 작업하고 있거든요. 더 좋은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갈아엎기도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기도 하고 엄청 노력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여러분의 기대가 차오르는 만큼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리고 꼭 좋은 작품으로 출시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종미니멈 : 네 감사합니다. 8월 15일에 텀블벅 후원시작되면 후원자금 잘 모으실 수 있게 기원하겠구요. 저도 작은 금액이나마 후원하도록 할테니 게임 잘 만들어서 대한민국 인디게임의 좋은 표본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급작스런 인터뷰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루트리스 스튜디오 좋은 성과를 내기를 기대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6년 8월 15부터 텀블벅(tumblbug)에서 [사망여각] 크라우드 펀딩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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