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게임을 즐기는 사람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과 ‘게임을 만드는 사람’만을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그사이에는 게임이라는 물건을 제작자로부터 소비자에게 전달해주는 ‘게임을 파는 사람’이 있죠. 우리에게 가장 가까우면서도 인지하기 어려운, 그리고 게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기 쉽지 않은 그런 분들입니다. 그래서 종미니멈이 직접 게임매장 사장님을 만나러 가보았습니다. 답하기 곤란할지도 모르는 부분도 솔직하게 이야기해주셨고, 생각지도 못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들어볼 수 있었죠. 2003년부터 ‘현대게임마트 포항점’을 운영해오신 14년 차 게임매장 사장님을 만나보았습니다.

종미니멈 : 사장님 소개 먼저 해주시겠어요?

황사장님 : 뭐 어떻게 해야 되나요? (웃음) 어디 사는 몇 살 누구 이렇게 하기는 애매하고…

종미니멈 : 자유롭게 해주시면 되요. (웃음)

황사장님 : 포항에서 게임마트하는 ‘황'이라고만 해주세요. (웃음)

종미니멈 : 황? 황사장님? 알겠습니다. (웃음) 가게를 처음 여신 때는 언제이신가요?

황사장님 : 2003년인가? 2004년부터 했을거에요. 13년차 될거에요.

종미니멈 : 2003년이 맞다고 생각하는 게 카페 개설일이 2003년, 2003년부터 회원제로 운영했다고 되어있더라고요.

황사장님 : 아! 맞네요. (웃음)

종미니멈 : 가게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어떻게 되시나요?

황사장님 : 그냥 게임이 좋아서 시작했죠. 그저 좋아서.

종미니멈 : 게임을 좋아하신다면 이 부분을 여쭤보지 않을 수 없는데, 게임에 빠지게 된 작품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사장님 세대라면 소닉이나 마리오까지 올라가야 할 것 같은데?

황사장님 : 아이 그거보다 더 올라가야죠 (웃음) 특별히 빠졌던 게임은 없어요. 게임 자체를 워낙 좋아하다보니까 이것저것 많이 했었어요. 어디에 편중되서 한 것도 없고 여기에 들어오게 된 계기가 된 것은 없고요. 워낙 어릴 때부터 여러가지를 좋아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사장님이 유년시절이셨을 때부터 게임 콘솔을 사고 하셨던 건가요?

황사장님 : 게임을 처음 샀을때는 초등학생때였죠.

종미니멈 : 어떤 거였죠? 기종이?

황사장님 : 패밀리

종미니멈 : 패밀리? 정말 옛날 게임기네요

황사장님 : 제일 처음 샀던 게 패밀리죠. 패밀리가 현역이던 시절부터 시작했으니까요. 그 이후로는 슈퍼패미콤, 메가드라이브, 세가 새턴 순서로 쭉 올라왔죠.

종미니멈 : 뭔가 실감이 잘 안 나네요. 저는 처음 게임을 했던 게 우리나라에 메가드라이브가 알라딘 보이라는 이름으로 수입이 되었잖아요. 그게 첫 게임기거든요.

황사장님 : 별로 차이 안 나네요. (웃음) 몇 년 차이 안 나요.

종미니멈 : 저는 차이가 많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웃음) 

게임 매장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알아야 한다는 사장님

종미니멈 : 제가 얼마 전에 국제전자센터에 다녀왔어요. 서울에 살았지만, 매번 못 가다가 인제야 가게 되었는데 그쪽은 규모를 크게 하잖아요. 대표적으로 한우리. 아예 대형서점처럼 타이틀을 대량으로 갖춰놓고 오는 사람들한테 팔고 중고를 매입하고 하는 형태죠. 사장님은 어떤 방식으로 물건을 준비하고 판매를 하시나요? 예를 들면 비주류 타이틀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지금 뒤쪽에 보이는 [칼라디우스 블레이즈] 같은 경우는 플레이스테이션4로 나왔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라고 보는데…

황사장님 : 그렇죠. 주류는 아니죠.

종미니멈 : 저런 타이틀 같은 경우는 대량으로 들여놓기가 애매할 것 같아요. [언챠티드] 같은 경우는 누구나 찾으니까 많이 들여놔도 상관없을 것 같고요. 이런 측면에서 주로 다루는 품목과 적게 다루는 품목의 선정 기준이 어떻게 될까요?

황사장님 : 일단은 신작들 위주로 들여놓는데, 신작 중에서도 인지도를 살펴보고 수량을 조절해서 받는 거죠. 손님들이 예약하거나 문의를 하시는 빈도로 판단하거나, 해외리뷰도 참고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여러 온라인 사이트나 웹진, 커뮤니티들이 많이 있잖아요? 거길 보면 어떤 게임이 인지도가 있고 인기가 있겠다는 게 보이니까 그걸 참고삼아서 수량을 조정하죠.

종미니멈 : 인터넷에서 접하는 정보로 바탕으로 판단하시는 거군요?

황사장님 : 인터넷 정보가 반. 매장에 오시는 손님들 문의나 예약이 반. 이걸 합해서 판단하죠. 입고를 시킬 때.

종미니멈 : 그러면 요즘은 인터넷 발달이 잘 되어있으까 정보를 많이 접하실 수 있는데, 2003년 플레이스테이션2 시절만 해도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어떻게 하셨나요?

황사장님 : 그때는 거의 손님들 문의하는 게 지대하게 영향을 미치죠. 문의가 많거나 예약이 많거나 하는 걸 위주로. 예약받는 수량에서 플러스 알파 해서 받고, 거의 없는 건 스스로 판단을 하거나 해외자료를 많이 봤죠. 그 당시에는 잡지가 많았고 발매전에 리뷰가 뜨니까. 그런 것을 참고해서 리뷰점수가 꽝인 경우는 피하고, 그게 아닌 경우에는 발매 전에 정보가 계속 나오니까 참고삼아서 보는 거죠. 정보량이 많다는 것은 아무래도 인기가 많다는 것이기도 할 테니까요.

종미니멈 : 그런 점에서 최근에 주목받았던 것에 비해 판매성과가 안 좋았던 것들이 있어요. 예를 들면 [노 맨즈 스카이]라던가…

황사장님 : [노 맨즈 스카이]는 처음부터 기대 안 했어요. (웃음) 크게 많이 팔릴 물건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생각이랑 다르게 팔린 작품이 뭐가 있었을까요?

황사장님 : 가장 최근에 나온 것 중에서는 [엑스컴2]. 기본적으로 하실 줄 알았는데 평이 별로였었고, 또 뭐가 있었더라? (고민 중) 나머지는 그냥저냥 했던 것 같고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찾았던 것은 [다크사이더스2]. 쟤는 크게 기대를 안 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찾으셨어요. [데드라이징 리마스터]도 그랬고요. [바이오쇼크 리마스터]는 조금이라도 찾으실 줄 알았는데 언어가 영어로 된 것 때문인지 안 찾으시더라고요.

종미니멈 : 언어적인 부분이 판매량에 영향이 큰가요?

황사장님 : 엄청 커요. 특히나 최근에는. 한글화가 많이 나오니까 사람이 한번 편해지면 불편한 쪽으로는 안 가려고 하거든요. 한번 한글화 게임을 접하니까 영어로 된 게임은 번거롭고 귀찮아서 잘 안 하시게 되죠.

종미니멈 : 그런 이야기가 있어요. 한글 게임이 많이 나오기를 원한다면 게이머들이 한글이 아닌 게임이라도 많이 사야 된다는 의견이 있는 쪽이 있고, 한글판이 나왔을 때 잘 사줘야 한글이 더 잘나온다라는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웃음) 그건 그렇게 반반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요. 자기가 어느 쪽으로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자기가 선호하는 대로 하면 된다고 봐요. 한글이 아니더라도 괜찮다면 영문을 사주는 게 맞고, 조금 기다리더라도 한글로 해야겠다 싶으면 한글판을 기다리면 되고요. 다만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전체적인 판매량이 올라가는 게 중요해요. 영문이든 한글이든. [드래곤 퀘스트 히어로즈] 같은 경우는 일어판이 먼저 나오고 한글판이 나왔는데, 한글판이 나오고나서 일어판의 가격이 덤핑이 되면서 가격이 많이 내려갔거든요. 그런데 일어판이 워낙 싼 가격 때문에 판매량이 상당히 많이 나왔고, 이게 판매량 파이가 커지게 된 거니까 다른 작품에 한글화가 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고요. 한글이든 아니든 전체적인 판매량이 중요하지 않냐고 봐요. 제작사 입장에서도 한글이든 아니든 '이 정도로 팔리는 시장이구나?'라는 게 가늠이 서면 한글화를 타당하게 검토를 해볼 테니까요

종미니멈 : 그러면 중요한 건 시장 안에서 얼마나 팔리느냐가 결정적이라는 말씀이시네요.

황사장님 : 그렇죠. 영문판은 1만 장 팔리고, 한글판이 3만 장 팔린다고 무조건 한글화를 하는 게 아니고, 한글판이 1만 장 팔리더라도 영문판이 4~5만 장 팔리면 다시 한글화를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

종미니멈 : 전체적인 판매량이 중요하다는 말씀이시군요.

매장이 가지고 있는 다양한 매력! 하지만 가격을 우선시한다면 인터넷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종미니멈 : 요즘은 게임뿐만 아니라 도서도 그렇고, 음반도 그렇고 인터넷으로 상품을 사는 사람이 많아졌잖아요. 예전에는 인터넷 쇼핑이 활성화가 안 되어 있어서 매장을 찾으시는 분이 많았죠. 그런데 인터넷 커뮤니티를 보면 이런 의견이 있어요. ‘굳이 매장 가서 살 필요가 있느냐?’ 하지만 저는 매장만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은 하는데 뭐라고 규정은 못 하겠어요.

황사장님 : (웃음)

종미니멈 : 그래서 서울에 국전 갈 때 엄청 기대를 많이 하고 갔었고, 기대했던 모습 그대로고, 정말 분위기가 좋아서 이런 매장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포항에 남은 매장이 여기밖에 없잖아요. 정말 아쉬웠거든요. 사장님이 생각하시기에 게임매장만의 매력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황사장님 : 온라인 이야기를 안 하고 넘어갈 순 없겠네요. 온라인의 장점은 가격이에요. 요즘 분들은 천원, 이천 원에도 굉장히 민감하기 때문에 그런 분들은 온라인으로 가시는 거죠. 그게 아니고 매장에 오시는 분들은… 장사하면서 여러 사람을 겪어보고 느낀 점인데 사람마다 추구하는 게 달라요. 편리함을 추구하시는 분들도 있고, 가격 면에서 추구하시는 분들이 있고, 물건을 사고팔고를 떠나서 단순히 찾아와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즐거움을 찾으시는 분들도 있어요. 가장 전자의 분들은 온라인으로 가는 거죠. 하루 이틀 더 기다리더라도 더 저렴한 가격이 좋다면 온라인으로 가시는거고, 기다리는 거 싫고 몇 천원 차이나더라도 직접 눈으로 보고 고르는 걸 원하시는 분들은 매장으로 오죠. 그리고 게임사는 건 뒷전이고 (웃음) 이것저것 이야기 나누고 싶어서 오시는 분들도 많아요. 그런 분들이 매장을 자주 찾아오시죠. 그리고 이 외에 오프라인 매장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여러 사람이 말하는 부분이 '편리하게 부탁하기 쉽다'라고 하시죠. 예를 들면 한정판이 나오거나 예약을 해야 되는데, 몇 시부터 땡하는데, 나는 도저히 일하는 시간이라서 할 수가 없다. 사장님 이것 좀 대신 주문 좀 해달라고 하죠. 아무래도 단골분들이라면 더 신경을 써드릴 수밖에 없죠. 그런 것을 하거나 나중에 부탁을 해야 할 것들이 있다면 부탁하기 쉽죠. 특정 중고품이 들어오면 챙겨달라고 하던가 라는 게 있죠.

종미니멈 : 맞네요. 인터넷을 통해 구입을 하는 건 어찌 보면 직접 해야 되는 거네요.

황사장님 : 그리고 중고 같은 경우에도 금액적인 측면에서 장점을 느끼는 분들은 직접 글을 올리고, 포장하고, 택배를 보내는 편이지만 이런 걸 굉장히 귀찮아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내가 몇천 원 덜 받더라도 편리하게 하는 게 좋지. 이렇게 생각하는 분들은 들고 오셔서 매장 마진만큼 손해를 보겠지만, 매장에 중고를 처리하죠.

종미니멈 : 오히려 매장을 이용하는 게 편리한 점이 더 많네요.

황사장님 : 편리냐 금전적 이익이냐. 여기서 갈리는 거죠.

종미니멈 : 아하!

황사장님 : 매장 마진이라는 게 들어갈 수밖에 없으니까 금액적으로 차이가 날 수밖에 없죠.

종미니멈 : 그래서 국전 갔을 때 느꼈던 게, 게임은 안 사고 직원분이랑 이야기만 하는 사람도 많았거든요. (웃음)

황사장님 : 맞아요. 이야기하는 게 좋아서 오시는 분도 있어요. (웃음)

종미니멈 : 그런 부분도 있군요. 새로운 사실이네요.

황사장님 : 사람들 취향이 워낙 다양하고 독특해요. 이런 분도 있고 저런 분도 있고 그래요.

양기종 경쟁이 상품 판매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엑스박스가 패배한 이유.

종미니멈 : 이번에는 최근 콘솔 현황에 대해 궁금한 건데요. 요즘은 플레이스테이션4가 나오면서 거의 다 플스로 기울어졌고, 엑스박스는 안보이고요.

황사장님 : 저희는 엑스박스 취급을 안 해요.

종미니멈 : 맞아요. 국전에 한우리도 그렇더라고요.

황사장님 : 대부분 매장이, 어림잡아서 전국 80% 정도가 엑스박스는 취급을 안 할 거에요.

종미니멈 : 그만큼 플레이스테이션4가 이례적일 만큼 많이 팔리고 있고 한글화도 많이 되고 있잖아요. 그런데 콘솔 간에 경쟁이 상품판매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나요? 

황사장님 : 대형매장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희 매장 기준으로 보면 양 기종 경쟁이 부담이 됐으면 부담이 되었지 득은 되지 않는 것 같아요. 세계적으로 보면 경쟁을 하는 게 유저들에게는 이득이지만 저희처럼 판매만 하는 입장에서는 한쪽이 독식해서 횡포를 부리지 않는 이상 한쪽만 해서 꾸준히 팔리는 게 이득이에요. 소규모 업체들은 양 기종을 다 다루려면 준비할 수 있는 물량이 정해져 있는데 그걸 반으로 잘라야 해요. 한 기종에서 열가지 종류를 취급할 수 있는 것을 양 기종을 다루게 되면 다섯 가지씩만 취급할 수밖에 없어요. 이런 문제 때문에 전부 다루기는 힘들어요. 그래서 차라리 플레이스테이션4 같은 경우도 횡포를 부리는 경우는 거의 없고 독점작들이 잘 나오고 있으니까 양 기종을 다룰 때보다 지금이 더 판매하기는 좋은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그래서 지금은 플레이스테이션4만 집중하고 있으신 거군요?

황사장님 : 엑스박스는 자연적으로 도태된 거라고 보는 게 맞아요

종미니멈 : 엑스박스가 졌잖아요. 엑스박스 360까지는 괜찮았는데…

황사장님 : 해외에서는 비등비등하다는 소문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너무 밀렸어요. 따라잡기 어려울 만큼 밀렸죠.

종미니멈 : 왜 엑스박스가 졌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사장님 : 일단은 처음 소문이 참 무서운 건데… 처음에 플레이스테이션4와 엑스박스1 이 나올 때 소문이 엑박은 가격이 비싸고 게임은 별거 없고 성능도 떨어진다고 소문이 깔려버리니까 구매자들 수가 플스4 쪽으로 몰리기 시작하죠. 그러다 보니 엑박쪽은 점점 더 어려워지고 계속 격차가 벌어진 거죠. 게다가 유통 자체도 탄력적으로 해야 됐는데, 이미 시기가 너무 늦었어요. 밀리는 기미가 보였을 때 밀어붙여서 기반을 잡아야 하는데, 한글화 예정 타이틀이 무산되고, 가격도 플스4보다 비싸고, 성능도 처지는 편이고요. 같은 게임이 나오더라도 퀄리티가 조금씩 떨어지게 나오니 장점도 없고, 기대작들 한글화도 전부 무산돼버리고 하니까 점점 플스 쪽으로 돌아설 수밖에 없죠. 그래서 기계판매량도 떨어지면 소프트도 안 팔리고, 소프트는 기본 생산량이 있으니까 팔려면 덤핑을 해야 되고, 악순환의 연속이죠. 발매된 지 일주일 만에 덤핑되는 경우도 있고요. 지금 초유의 사태죠. 기계도 덤핑처리가 되고 있잖아요. 30만 원대 기계가 20만 원대로 덤핑처리되기도 하니까. 밀릴 수밖에 없죠. 사실 키넥트가 유일한 희망이었는데 키넥트는 컨텐츠가 한정적이라.. .찾으시는 분들이 있어도 그것 때문에 매장에서 갖추기는 부담이 되죠.

종미니멈 : 어찌보면 키넥트는 엑스박스의 회심의 일격이었는데 막상 아무것도 없고…

황사장님 : 막말로 지금 VR보다 컨텐츠가 부족할 거에요. VR은 컨텐츠를 어마어마하게 쏟아내고 있거든요. 질을 떠나서 초반에는 양으로 밀어붙어야 하거든요. (웃음)

종미니멈 : 선점효과라는 거죠?

황사장님 : 맞아요. 양이 확보되어야 그중에서 선별하고 질을 다져나갈 수 있죠.

1세대는 너무 이르니 2세대, 3세대를 기다리는 게 좋다는 사장님의 견해

종미니멈 : 그러면 플레이스테이션 VR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VR 찾으시는 분들 많나요?

황사장님 : 정말 많죠! 물량이 없어서 못 팔죠.

종미니멈 : 국전 갔을 때 소니 직원이 하는 말씀이 올해는 생산 예정이 없어서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사장님이 보시기에는 VR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황사장님 : 저도 직접 해봤는데 매장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말을 하면 안 되지만 (웃음) 대부분 손님들한테 '조금 더 기다려보고 결정해라'라고 하는 편이에요. 이건 매장하는 사장입장이 아니라 게이머 입장인데, 아직은 1세대기 때문에 이르지 않나 싶네요. 가격 측면에서 가격도 내려가야 할거고 대중성도 부족하지 않나 싶어요. 컨텐츠는 많이 나왔지만 가격이 너무 부담돼요. 본체가 있는 사람도 최소 5~60만 원은 준비해야 하고 본체가 없는 사람은 100만 원 이상 돈이 드는데 그건 많이 부담되지 않나 싶어요. 

종미니멈 : 그렇네요. 가격이 가장 부담이 클 테니까.

황사장님 : 물론 금액적인 부담이 안 느끼는 분들은 상관없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라면 체험공간에서 30~40분 체험하면 손 터실 분들이 절반 이상 되지 않을까 싶어요. 적지 않은 분들이 멀미 때문에 못하시는 경우도 있고, '아 이런 거구나!’ 정도에서 만족만 하고 흥미가 식어버릴 수도 있죠. 그래서 아직은 조금 힘들지 않나 싶네요. 가격이 지금의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겠죠. 2세대나 3세대가 나올 때쯤? 그때 되면 지금과는 또 분위기가 달라지겠죠.

종미니멈 : 금액 측면, 그리고 아직은 1세대이기 때문에 지켜볼 필요가 있다.

황사장님 : 주변기기가 본체보다 비싸다는 게 말이 안 돼요. (웃음)

종미니멈 : 저도 그게 좀 의아했어요. 그리고 구성품을 봤는데 본체보다 더 많더라고요. 연결해야 되는 것도 많고…

황사장님 : 나름 VR 기기 중에서는 가장 저가모델이기는 한데, 오늘 아침에 뉴스 보니까 중국 쪽에서 300달러 정도의 VR기기가 발매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점차 가격은 내려갈 거에요. 아마 10~20만 원대로 가격이 내려간다면 훨씬 더 대중들에게 가깝게 다가가지 않을까 싶네요. 성능이나 재미를 떠나서 아직은 가격이 너무 부담이 돼요. 

종미니멈 : 가격을 결코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요

황사장님 : 소니에서는 양날의 검으로 생각해야 하는 게, 이게 체험관을 열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잘 생각해야 할거에요. 한번 체험해보고 나서 아예 VR에 흥미가 식어버리는 분들도 적지 않아서 지금 달아오르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어요. 아마 VR을 경험해본 담당자라면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웃음)

'재미'라는 본질을 극도로 추구하는 측면에서 닌텐도 스위치는 아주 기대되는 녀석!

종미니멈 : 신기종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이렇게 된 거 이 주제도 이야기해보죠. 얼마 전에 기사를 보셨을 거예요. 닌텐도 스위치. 

황사장님 : 아! 스위치!

종미니멈 :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나름 기대를 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어떤 부분에서요?

황사장님 : 닌텐도라는 회사의 특성상 뭔가를 만들어낼 때, 만들어낸 결과를 보면 가지고 노는 재미를 추구하는 게 보여요. 큐브 때도 그랬고, DS 때도 그랬고, Wii 때도 그랬고. 가지고 놀 때 재미있다는 걸 느껴지게끔! 플레이스테이션 얘네들은 좀 더 다양하고 가치가 높다고 표현해야 하려나요?

종미니멈 : 고사양?

황사장님 : 네. 고사양. 플스나 엑박이 고사양을 이용한 화려한 경험을 추구한다면 닌텐도는 화려함보다는 가지고 놀았을 때 순수한 재미,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스위치도 그런 요소를 잘 녹여낸 것 같고요. 거치와 휴대를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하고, 기계 하나로 휴대하면서 혼자 즐길 수도 있고, 예전부터, 게임보이어드밴스 때부터 원하던, 여러 사람이 즐기려면 사람마다 기계가 다 있어야 하는 게 정말 불편했는데 기계 하나로 최소 두 명, 많게는 네 명까지 즐길 수 있으니까 함께 노는 재미를 굉장히 잘 구현해냈다고 생각해요. 엄청 기대 중이에요.

종미니멈 : 그러면 스위치에 관해서 물어보는 손님도 있나요?

황사장님 : 아직은 없어요. 정식으로 소개된 것도 아니고 해외에서 소개 비디오 정도만 나왔으니까 아는 분만 알고 모르는 분들은 나왔는지도 모르죠. 그런데 만약 나온다면 국내에서 빨리 출시되었으면 좋겠어요. Wii에서 너무 오랫동안 버티고 있어서 Wii에서 털고 빨리 스위치에서 넘어오게 해야죠. Wii는 컨텐츠도 없는데 계속 붙들고 있는 꼴이니까 다른 쪽으로 이탈할 수 있거든요. 그래서 닌텐도는 빨리 잡아야 하지 않겠나 생각해요

종미니멈 : 국내 시장에서는?

황사장님 : 국내 시장 기준으로. 해외야 똑똑한 분들이 알아서 하실 거고 저는 국내시장만 생각해야죠. (웃음)

종미니멈 : (웃음) 그러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계신다?

황사장님 : 네. 개인적으로는 엄청 기대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닌텐도 스위치도 사장님께서도 글을 보셔서 아시겠지만, 갑론을박이 참 많거든요.

황사장님 : (웃음)

종미니멈 : 스마트폰도 들고 다니기 힘든 시대에 무슨 닌텐도 스위치냐 등 여러 의견이 많거든요. 어찌 보면 게임기니까 재미있으려고 사는 거니까 편의성보다는 재미가 중요할 것이고 그런 점에서는 굉장히 긍정적이다 보신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황사장님 : 닌텐도 게임 해보신 분들은 알아요. 아주 소소하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본질적인 재미가 있어요. 특히 혼자 놀 때보다 몇 명이 모였을 때 본질적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 점에서 닌텐도 스위치를 궁합이 잘 맞을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마리오도 처음에는 혼자 하는 게임이지만 최신작들은 세 명 네 명 같이 하는 형태니까… 

황사장님 : 그렇죠. 지금 나오는 마리오는 4인까지 되고, 방금 얘기하셨던 [마리오 브라더스]나 [대난투], [마리오 카드] 이런 걸 가볍게 들고 다니다가 어디 피크닉가서 놔두고 조그만 거 하나씩 들고 게임을 한다고 생각하면 굉장히 재미있을 거에요.

종미니멈 : 어찌 보면 닌텐도가 추구하는 가족 단위의 타깃도 생각해볼 수 있겠네요.

황사장님 : 그렇죠. 그리고 아까 이야기했던 거치형과 휴대형을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 될거에요. 플스4 게임 하는 사람들도 야외 나들이 가면 비타를 이용한 리모트 플레이 정도에, 그마저도 혼자 논다는 말이죠. 하지만 스위치는 프로젝터 같은 게 따로 없어도 캠핑가서 '마리오 카드 한판 하자!’ 이런 식으로. 야외에 나가서 즐길 거리가 생기는 거니까 닌텐도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기를 더 오랫동안 가지고 놀게 되는 것이고 그게 닌텐도가 노리는 바일 거라고 봐요.

가게를 운영하시면서 마음이 편치 않은 일이 생기신 적도 있다고 한다

종미니멈 : 드림캣치 홈페이지 보니까 게임만 파시는 건 아닌 것 같더라고요?

황사장님 : 예전에 피규어도 조금 팔았어요. 지금은 그만두고 피규어 하던 사이트를 버리기는 아까워서 중고를 조금 올려놓는 형태에요. 주력으로 사용하는 건 아니고 보조적인 역할이죠.

종미니멈 : 메인은 여기?

황사장님 : 메인은 오프 매장이죠. 그리고 사실 중고를 대량으로 올려서 제대로 키워보려고 했는데 안 되겠더라고요. 다른 이유가 있는 건 아니고 개인 유저들을 대상으로 팔려고 내놨더니 업자들이 와서 많이 빼가요. 그 사람들 입장에서 내가 올려놓은 가격이 자기들 판매가격보다 천 원이라도 더 싸다? 그러면 자기들 물량으로 땡겨가서 팔면 마진이 남거든요. 그래서 업자들이 와서 대량으로 열 개든, 스무 개든 땡겨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건 주력으로 밀고 가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그런다고 해서 더 비싸게 올릴 수는 없고 매장에서 정해진 가격으로 팔아야 하는데… 그래서 보조적인 역할로만 활용하고 있어요.

종미니멈 : 어찌 보면 순수하게 사업하는 입장에서는 대량으로 팔리는 게 좋은 일이 아닐까요?

황사장님 : 장사를 하다 보면 그런 일이 있어요. 속상할 수도 있고 그렇다고 넘길 수도 있는데… 업자는 아까 방금 말했던 부분이고요. 개인의 경우는 저희 매장에 와서 나름 단골이라고 말하면서 할인을 많이 받아서 가져가는데 그날 저녁에 '평화로운 나라’(중고 거래 사이트를 칭하는 듯)에 올려버려요. 거기서 몇천 원을 더 붙여서! 이런 일을 몇 번 경험하니까 기분이 좋진 않더라고요. 물론 주위에서는 장사하는 사람인데 마진 챙겼으면 손해 본 거 아니니까 잊어버리라고 그게 속 편하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는 신경 써서 기분 좋게 줬는데 가격을 더 붙여서 팔면 손님을 뺏긴다는 생각도 들고 호의를 베푼 게 영 기분이 좋지는 않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그런 부분이 좀 있어요.

종미니멈 : 썩 유쾌하지는 않네요.

황사장님 : 그리고 이거는 제 일은 아니고 지인이 장사할 때 겪은 일이에요. 흔하지 않은 기계가 들어와서 단골 손님한테 싸게 팔았데요. 그런데 그 손님이 몇 달 뒤에 그 손님이 와서 '서울에 전자상가서 몇만 원 더 붙여서 팔았다'라고 자랑을 했다고 하는데 정말 기분이 안 좋았다고 하더라고요. 어찌 보면 기본적인 매너 문제고 서로 모르면 기분이 나빠질 일이 없는데 그런걸 자랑처럼 말하면 속상할 수밖에 없겠죠.

종미니멈 : 그 손님이 나쁜 의도로 말한 건 아니겠지만, 마음이 많이 아프네요.

불법 다운로드와 복제 CD가 게임 업계에 미치는 영향과 사장님의 솔직한 경험담

종미니멈 : 이쪽은 다 콘솔 게임이지만 이쪽은 PC게임이잖아요.

황사장님 : PC는 많이 죽었죠.

종미니멈 : 언제쯤 죽었다고 생각하시나요?

황사장님 : 오래됐죠. (침묵) [스타크래프트 1] 합본 나오고, [워크래프트 3] 합본 나오고 그 이후로? 제가 매장을 시작할 때가 [워크래프트 3 프로즌쓰론]이 나올 때거든요. 2004년? 그 뒤로 조금 지나서 [워크래프트 배틀체스트] 합본이 나왔을 때까지도 괜찮았는데, 그 뒤로는 죽어버렸죠.

종미니멈 : 이 부분에 관해서는 이야기가 참 많아요. 온라인 게임 때문에 죽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불법 다운로드 때문에 죽었다는 의견도 있는데 사장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웃음) 제가 보기에는 불법다운로드가 70%, 스팀이 30%? 

종미니멈 : 역시 불법다운로드가 엄청 크네요. 그런데 스팀은 그 당시에 국내에서 유명하지는 않았을 텐데요?

황사장님 : 초창기에는 아니었는데 스팀에서 [카운터 스트라이크]랑 [하프라이프]가 나오면서 점차 입지를 키워오다가 수년 전부터 스팀이 연쇄할인마로 모두 잡아먹었죠. 그때부터는 30% 이상이 넘죠. 그리고 EA, 오리진이 뒤를 따라가는 형태고요. 사실상 불법다운로드가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보는 게 맞을 거에요. PC 쪽은 돈 주고 게임을 하면 바보라는 분위기가 많았으니까. 그리고 워낙 PC게임 복제가 잘 뚫렸고. 지금이야 스팀으로 하는 것들은 잘 안 뚫리니까 괜찮긴 한데 패키지로 나오던 것들은 잘 뚫렸으니까요. 그게 한국 시장에서는 제일 크죠. 불법다운로드.

종미니멈 : 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에만 해도 우리나라에 좋은 게임들이 정말 많이 나왔는데 말이죠.

황사장님 : 플스2 시절에도 정품사면 바보라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웃음)

종미니멈 : 플스2 시절에도요?

황사장님 : 네.

종미니멈 : 사실 제가 이 질문을 드리려다가 목록에서 지운 질문인데. 굉장히 실례가 될 것 같아서요.

황사장님 : 괜찮아요. 뭐든 물어보셔도 돼요. 이상한거면 제가 말씀드릴게요. (웃음)

종미니멈 : 여기 매장은 아니고 다른 매장인데. 제가 중학교 시절에요. 매장이 송도 쪽에 있던 걸로 기억하는데…

황사장님 : 알아요. 그 당시에는 포항에 매장이 몇 개 있었고 송도라고 하면 어딘지 기억나요.

종미니멈 : 친구가 ‘더 파이팅’ 게임. [시작의 일보] 플스2 게임 CD를 샀는데… 이미지가 딱 기억이 나요. 뭘 샀느냐면 CD인데 그림은 없고 하얀색에 매직으로 게임 제목을 써놓은 CD였거든요.

황사장님 : 프레스 CD. 중국에서 대량으로 복사해서 들여놓은 거죠.

종미니멈 : 그때 그 CD가 많이 성행했나요? 

황사장님 : 나도 가게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이전에 사장님이 그걸 취급을 했었기 때문에 저도 취급을 했었어요. 그런데 결혼하고 1년 뒤에 애가 생겼거든요. 프레스 CD 취급한 지 얼마 안되서… 문득 이걸 내가 하면 안되겠다 싶었고 시작하고 불과 1~2년 안에 접었어요. 그때는 당연히 다 그렇게 하는 거로 했죠. 근데 이걸 자랑이라고 하기도 웃긴 이야기지만 그 당시에는 모든 매장이 복사를 취급할 때였기 때문에, 서울의 도매상가들도 복사를 취급할 때였기 때문에 나도 안 하고는 장사가 안됬으니까 하긴 했는데, 나는 양심상 한글판은 절대로 복사를 안 했어요.

종미니멈 : 한글판은 안 했다?

황사장님 : 네. 예전에 한번 재미있는 일이 있었던 게, 복사를 단속하는 사람이 스파이, 프락치 개념으로 다른 손님을 시켜요. 자기가 직접 안 오고. 일부러 자기는 밖에 있고 다른 사람을 시킨 거에요. 복사를 사오라고. 그런데 나는 한글판은 복제를 안 했단 말이죠. 한글로 나온 제품들은. 만약 이 게임이 한글판이 나왔으면 한글판은 복사를 안 하고 일어판이나 영문판만 복사했었죠. 최소한의 양심이었죠. 한글판만은 복사해서는 안된다. 그런데 단속반이 와서 '사장님이 이거 파셨죠?’ 그러는 거예요. '아. 예. 제가 팔았습니다.'라고 할 수밖에 없었죠. '사장님. 앞으로 이런 거 파시면 안 된다.'라고 하면서 단속반이 '사장님 파신 게 한글판이 아니라서 단속은 안 된다.'라고 하더라고요. 어차피 한글판이라야 자기들도 단속 권한이 있잖아요. 국내에 법적으로 거친 거라야 제재할 수 있는데 해외 제품을 국내에서 제재하려면 법적으로 복잡해지잖아요. 그래서 '사장님 이런 건 안되니까 앞으로 하지 마세요.'라고 해서 알겠다고 하고 그 이후로는 복제를 판매를 안 했어요. 자기가 입으로 뱉은 건 지켜야 하니까. (웃음) 그나마 다행인 게 한글판이 복제품이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없었겠죠. 

종미니멈 : 재미있는 사실이네요.

황사장님 : 단속이 두 번 정도 왔어요. 그런데 한번은 방금 이야기고, 나머지 한번은 사기꾼 같았는데, 신분증을 보여주면서 하는데도 의심이 되더라고요. 그 사람들은 복사물 단속은 아니고 국내에 미심의 받은 제품들 있잖아요. 해외 직구나 구매대행 상품들. 그 당시 말로는 '보따리상품’. 심의필 안 되어 있는 것들 단속하러 왔다가 몇 푼 쥐여주면 넘어가는 방식. 지금 생각하면 사기꾼 같은 사람들 같아요. 실제 단속원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요. (웃음)

종미니멈 : 단속하는 사람이 있었다는 사실이 정말 놀랍네요. 지금도 그런 사람들이 있나요? 

황사장님 : 지금은 모르겠어요. 암행 단속을 했을지도 모르지만, 지금은 걸릴 것도 하나도 없어서요. (웃음) 그리고 요즘은 해외 직구가 워낙 활발해서 해외제품을 단속하는 것은 어렵죠.

종미니멈 : 정말 중요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단속반이 있었다는 것과 예전에는 정말 어쩔 수 없이 복제품을 팔아야 했던 것…

황사장님 : 어쩔 수 없다는 것도 어찌 보면 변명이죠. 안 하려면 안 할 수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안 하고는 장사를 하기 힘들었죠. 그게 대부분이라. 그래도 한글판은 차마 양심상 복제품을 못 팔겠더라고요. 제가 게임을 좋아하니까 이건 내가 팔아선 안 되겠다고 해서 안 했던 거고요.

종미니멈 : 그래서 아직까지 사업을 하고 계시는게 아닐까요? (웃음)

황사장님 : 그랬을 수도 있죠. (웃음) 만약 그때 한글판 복제를 팔다가 걸렸다면 장사를 접었을 수도 있죠.

게임잡지의 부록CD는 의외로 게임업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종미니멈 : 그럼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도 PC게임 세대인데 2000년대 초반까지 덤핑 CD가 엄청 많이 나왔잖아요. 예를 들면 [화이트데이] 같은 경우에는 잡지에 부록으로 딸려오기도 했는데 말이죠. 이런 건 얼마나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세요?

황사장님 : 잡지 부록이 PC 게임 시장을 말아먹게 한 영향이 조금은 있다고 봐요. 하지만 대대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기는 힘들어요. 그건 게임잡지사가 망하는 데 일조를 했지 게임 업계에 미친 영향은 적다고 봐요. 왜냐하면, 그거 때문에 정품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고, 그것 때문에 잡지를 팔아먹은 거지만 그게 오히려 잡지사들끼리 경쟁을 하다가 서로 무너진 거죠. 조금이라도 더 멋진 번들을 준비하려고 무리하다가 잡지 판매량이 나오지 않아서 무너진 거죠. 

종미니멈 : 그러면 오히려 잡지사에 피해가 간 거지 게임업계에 피해를 준 건 아니네요?

황사장님 : 게임업계 자체에는 큰 피해가 없다고 봐요. 그 번들 CD가 복사물도 아니고 정품인 데다 유저의 부담을 잡지사가 떠안게 되는 거니까요.

종미니멈 : 그러면 그 CD에 대한 대가는 잡지사가 모두 지급을 하는 거네요?

황사장님 : 그렇죠. 잡지사가 대량으로 가져오면서 얼마로 단가를 잡자고 해서 지급을 하는 거고 유저 입장에서는 잡지사면 정품이 따라오는 형태니까 게임 시장에 영향을 미친 게 크지는 않죠.

종미니멈 : 이걸 여쭤본 이유가 아까 이야기했던 PC게임이 무너진 원인 중 하나가 게임잡지라는 의견도 있거든요. 이 이야기도 되게 많이 나와요. 잡지사에서 덤핑 CD를 너무 많이 풀어서 사람들이 CD를 사지 않게 된거다라고 하더라고요.

황사장님 : 그것도 가능성이 있긴 해요. '잡지에서 정품 주는데 내가 뭐하러 CD를 사?'라고 생각했을 수도 있죠. 그런데 내가 봤을 때는 영향이 적지 않았나 싶어요. 그 당시에 잡지 살 돈은 6천 원 정도였고, 게임살 돈은 패키지로 나오는 경우라야 2~3만 원 정도였으니까요. 게다가 잡지에서 주는 건 주얼 CD라고 해서 패키지 없이 CD만 들어있는 거잖아요. 그 당시에도 주얼 CD가 있었고 1만 원 이하로 살 수 있었던 거니까 어차피 주얼로도 곧 나올 게임이었을 가능성이 커서 큰 차이가 없었을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그 당시에 PC게임을 잘 개발했으면 더 게임업계가 발전했을텐데 좀 아쉽네요.

황사장님 : 그때는 위에 계시는 분들이나 국민이나 잘 몰랐죠. 문화컨텐츠가 돈이 된다는 걸 알고 잘 키웠으면 더 빠르게 컸겠죠. 그래도 지금은 많이 좋아진 편이에요. 일단 지금 국내에서 게임타이틀이 10만 장 넘게 팔린 작품이 나오고 있다는 것만 봐도 엄청나게 커졌다는 소리죠. 플스4에서는 [GTA5]나 [라스트 오브 어스] 정도가 있어요. [GTA5] 같은 경우는 PC판 영향 때문에 콘솔 판이 더 많이 팔린 영향도 있어요. PC판은 그래픽카드를 너무 고사양을 요구해서 비용이 비싸지니까 그래픽카드 값이면 플스사고 CD를 사고 되팔아도 돈이 남으니까 플스4로 많이 들어왔죠.

PC는 절대로 가질 수 없는 콘솔만의 장점 두 가지! 가격과 편리함!

종미니멈 : 방금 PC 고사양 말씀하셨잖아요. 지금 가게를 플스4를 주력으로 운영하고 계시는데, 콘솔만의 장점이라고 하면 뭐가 있을까요?

황사장님 : 콘솔만의 장점?

종미니멈 : 이런 이야기가 있어요. PC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사람들의 근거 없는 비난 같은 건데…'그거 콘솔 뭐하러 사냐? PC보다 성능도 떨어지는데!’

황사장님 : (웃음)

종미니멈 : '그래픽 카드 바꿔서 60프레임 맞추고, 다른 게임도 같이하는 게 좋지 않냐?’ 이런 의견들 말이죠.

황사장님 : (웃음) 정확한 팩트에요. PC 쪽이 사양이 좋고 그래픽이 좋고. 게다가 요즘은 콘솔 컨트롤러를 PC에 사용할 수 있어서 조작감도 충분히 즐길 수 있죠. 거기다 비공식 한글 패치도 있어서 모든 면에서 PC가 장점이 있는 건 맞아요. 하지만 단 하나 때문에 콘솔로 가시는 분이 많죠. 가격.

종미니멈 : 가격?

황사장님 : 플스4랑 똑같은 성능으로 돌아가는 PC를 맞추려면 돈이 몇 배가 들어가겠어요? 아까 말했던 [GTA5]만 생각해봐도 PC로 돌리려면 그래픽카드만 60만 원짜리를 사야 했단 말이죠. 발매 당시에! 그 당시에 플스4랑 [GTA5]만 사도 50만 원이면 샀단 말이에요. 그 돈이면 PC랑 비슷하거나 살짝 낮은 수준이었으니까요. 그 정도 장점이 있는데 60만 원짜리 그래픽카드가 들어가는 PC라면 적어도 100만 원은 넘을 거란 말이죠. 그러면 답이 나오죠. 조금 더 저렴하게! 그리고 손님들 접하면서 알게 된 사실인데 콘솔을 좋아하는 이유가 굉장히 편해서래요. PC 쪽은 매번 스펙을 신경 써야 하잖아요. 사양을 신경 써야 하고 새로운 게임이 나올 때마다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부담도 있고요. 그런데 얘는 그냥 CD만 넣으면 돼요. 약간의 설치시간이 있긴 하지만 PC에 비하면 엄청나게 편하죠.

종미니멈 : 가격이랑 편리함이 PC에는 없는 장점이다?

황사장님 : 그렇죠. 그 외에는 독점작이겠죠. 독점작이 정말 큰 장점이죠. 예를 들면 [블러드본] 같은 거. PC에서는 절대 못 하잖아요.

쉬고 싶다고 하시지만 오래오래 사업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는 종미니멈의 바람

종미니멈 : 그럼 이제 인터뷰 마무리를 하도록 할게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황사장님 : 별일 없으면 계속 운영을 하겠지만 조금 쉬고 싶네요. 애들 때문에 쉬고 싶어요. 내가 쉬고 싶다기보다는 자영업자들은 주말이 없어요. 애들이 커가면서 더 크기 전에 주말에 함께 시간을 보내고 해야 할 것 같은데 장사하면서 그러기는 힘들죠. 이 사업이 별로인 건 아니고 그냥 애들 때문에… 누구라도 하고 싶다는 사람이 있다면 넘기고 쉬고 싶어요.

종미니멈 : 그래도 계속 게임은 하 실거죠?

황사장님 : 의외로 제가 게임을 다양하게 하지는 않아요. (웃음) 하나 잡으면 1년씩 노는 스타일이라, 내가 구매하는 입장이라면 사장님은 좋아하진 않을 거에요.

종미니멈 : (웃음) 그래도 게임은 계속 하시는 거네요. 오늘 인터뷰 응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리고 앞으로 사업이 더 번창하시면 좋겠습니다.

현대게임마트 포항점 (지도)

온라인 매장 - 드림캣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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