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Crysis

장르 : FPS, 액션

제작사 : Crytek

플랫폼 : PC, PS3, X-box 360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FPS(1인칭 슈팅게임)는 여러 장르 중 가장 개성있는 장르이면서 가상 현실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지닌 장르다. 1인칭 시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현실감과 게임 속에 직접 들어가 행동을 하는 듯한 간접체험 효과는 FPS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르 고유의 특징은 ’시점’에서 오는 것이며, 이로 인해 FPS는 1인칭 시점이라는 틀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제한점을 가지게 된다. 이 때문인지 FPS는 등장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없이 고착화된 장르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FPS가 가지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적 요소들을 게임 내에 도입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독특한 무기의 등장, 작중 공간과의 복잡한 상호 작용 구성, 버튼 액션과 컷신을 이용한 연출 등이 FPS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요소가 새롭게 도입되었지만 ‘눈에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장르의 한계를 깨기 위해 도입한 요소들의 대부분은 플레이어가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었기에 다소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시점이 매우 중요한 장르이기에 ‘눈에 보이는 것’으로 새로움을 부여하려고 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충분히 납득이 되는 시도이지만, 대개 독특한 무기를 부여하거나 버튼 액션이나 컷신을 이용한 연출에 그칠 뿐이었다. 물론 이 같은 시도는 과거에 비해 더 큰 즐거움을 부여하기에 충분하지만 ‘1인칭이기 때문에 보이는 것에서 변화를 시도해야한다’라는 닫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나노수트(Nanosuit) - 기존 FPS의 시도와 상반되는 ‘보이지 않는 요소’

이러한 관점에서 [Crysis]를 바라본다면 보이는 요소가 아닌 ‘보이지 않는 요소’를 통해 FPS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보이지 않는 요소’란 본작에 등장하는 나노수트(Nanosuit)를 말한다. 나노수트는 컷신(Cut Scene)이 아니라면 플레이어가 관찰할 수 없는 요소인데, 작중 주인공이 입고 있는 장비이기 때문에 1인칭 시점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게임 진행 중에는 전방(또는 총기의 조준점)으로 고정된 시점으로 인해 해당 장비의 작동과정이나 연출을 플레이어가 파악할 수 없다. 이는 장르의 성격상 무기(보이는 요소)에 초점을 두고 있어 투사체의 효과와 게임 내 연출에 집중하는 기존의 FPS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 짚고 넘어 가야할 부분이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인 나노수트가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다. 기존 FPS가 집중하던 ‘눈에 보이는 요소’는 게임 진행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분위기 전환을 위한 장치나 플레이어가 인지할 수 있는 연출들로 작용하기 때문에 해당 요소의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요소’는 연출이나 분위기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기에, 게임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그저 하나의 소재에 불과한 이름뿐인 요소로 전락하게 된다.

게임 화면 - 나노수트는 보이지 않지만 게임 진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나노수트는 게임 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나노수트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나노수트가 가진 ‘기능’에서 나온다. 나노수트의 기능이란 주인공의 신체 능력을 강화해주는 것으로 방어 / 은신 / 힘 / 속도 의 네 종류의 모드가 존재한다. 그리고 나노수트의 각 모드들은 단순히 신체능력 강화의 역할을 하는 것 이상의,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 전략적인 측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Crysis]의 스테이지 구성은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일자형 진행의 닫힌 공간이 아닌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열린 공간의 구성을 가진다. 열린 공간의 특성상 게임 진행 중 달성해야할 목표가 정해져 있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플레이어 스스로가 결정해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활용해야 하는 것이 나노수트의 모드들이다. 어떤 모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 많이 달라지는데, 보편적인 FPS의 전투처럼 적군과 전면전을 펼칠 수도 있고, 적군의 시야를 피해 잠입하거나, 빠른 기동성으로 전투를 피해 목적지에 도달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나노수트의 모드는 고정적이지 않고 실시간으로 변경이 가능하며, 각 모드들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임무의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나노수트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플레이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모드를 결정하는 판단 능력과 매순간 알맞은 모드로 변경하는 정확한 조작 능력을 요구하므로, 무기와 나노수트를 동시에 활용해야하는 독특한 게임성과 함께 긴장감 넘치고 속도감 있는 게임 전개가 가능하다.

주인공들의 비중은 다소 희미했지만 나노수트의 비중은 매우 확고하다

게임 내에서 활용하는 장비로서의 나노수트의 역할을 알았으니 이제 조금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Crysis]라는 작품에서 나노수트는 ‘이야기의 소재’로서도 비중이 매우 크다. 이는 본작 [Crysis]와 확장팩 [Crysis Warhead]를 비교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각 작품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인물이며, 두 작품에 모두 등장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각 인물이 처한 사건은 매우 비슷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인물간의 사건과 갈등은 거의 다루지 않고 ‘나노수트를 입은 특수부대원들의 외계인을 물리친다’라는 인물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인물의 비중이 매우 떨어지게 된다.

반면 나노수트는 희미해진 주인공의 비중과 독특한 게임성에 힘입어 그 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나노수트의 비중이 올라간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깊이가 떨어지고, 비중이 약한 주인공과 단조로운 구성의 이야기로 인해 스토리를 즐기는 맛은 부족할지 언정, [Crysis]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나노수트가 될 만큼 작품의 핵심소재이자 상징으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나노수트는 [Crysis]가 FPS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면서 본작의 상징이 되었다.

결국 나노수트는 ‘보이는 요소’에 집중하던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난 요소로서 [Crysis]만의 독특한 게임 방식을 구축해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는 기존 FPS가 가지고 있는 틀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한계를 극복해낸 것이며, ‘보이는 요소’가 아닌 ‘보이지 않은 요소’에 집중한 완전히 새로운 시도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Crysis]의 나노수트는 FPS라는 장르의 고착화된 모습을 성공적으로 깨뜨린 장치라고 볼 수 있으며, 향후 개발된 FPS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한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

- 나노수트 모드 전환은 다소 익숙치 않은 조작법이라 게임 초반에는 매우 낮설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나노수트 조작법에 익숙해지는데, 플레이어의 역량만 요구된다면 오프닝 영상처럼 화려한 전투가 가능하다.

- 개인적인 문제겠지만 오류가 상당히 자주 걸렸다. 소리가 안들린다거나, 튕김 현상이 발생한다거나, 최종 보스에서 핵탄두 발사 지정이 안되서 엔딩을 못본다거나... [Crysis]만큼 오류가 잦은 게임은 처음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개인적인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 주인공의 비중이 적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Crysis]의 주인공 '노매드'의 얼굴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Crysis Warhead]의 주인공 '사이코'와 특수부대의 대장인 '프로핏'이 더 자주 나오는 수준. 게다가 딱히 주인공이 누구든 상관없는 스토리였기에 비중이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Hatred

장르 : 슈팅, 액션

제작사 : Destructive Creations

플랫폼 :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대중문화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는 문화인만큼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매우 많다. 표절, 샘플 클리어링, 아티스트의 인성, 모조품, 특정 사상의 과도한 지지, 성범죄 유발, 인종차별, 성차별 등 수많은 이유들이 있다. 게임 역시 대중문화의 범주에 속하다보니 크고 작은 이유로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하는데 [GTA] 시리즈의 폭력성 문제, 게임제작사 ‘Illusion’의 성폭력 유발 문제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논란들은 제작사의 의도된 논란이 아닐뿐더러 게이머(또는 비게이머)들이 해석하는 부분에서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게임을 평가하는데 있어서는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애초부터 논란을 일으킬만한 소재를 가져와 게임을 만들고, 게임 발매 전부터 논란을 부추기는 행위를 하는 제작사가 있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바라보아야할까?

무력한 민간인을 학살하는 미치광이 살인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Hatred]

[Hatred]는 미치광이 살인마가 인간의 존재 자체를 ‘증오’하게 되면서 민간인을 학살하러 다닌다는 아주 자극적인 소재의 게임이다. 게임 발매 전에 공개된 게임 트레일러(Trailer)는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장면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었고, ‘잔혹성’ 이외에는 게임에 대한 정보를 얻어갈 수 없는 수준이었다. 그러다보니 이 때부터 [Hatred]는 본격적으로 논란의 중심에 오르며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문제는 논란의 중심이 된 후 제작사의 발언과 행위가 매우 기이했다는 점이다. ‘본작의 제작 목적은 순수한 재미를 추구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함이다’와 ‘주인공이 학살을 저지르는 이유는 플레이어 스스로가 해석해야하는 부분이다’라는 발언, 그리고 파시즘 관련 단체를 지지하는 행위들이 그것이다. 이는 제작자들 스스로가 본작에 대한 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이며 매우 자극적인 내용을 통한 노이즈 마케팅(noise marketing)을 노린 것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색안경을 벗고 바라본다면 ‘기본적인 구색’은 갖춰져 있는 작품이다

노이즈 마케팅과 발매 전 논란으로 인해 우리는 [Hatred]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럴수록 색안경을 벗고 게임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하며, 도덕성과 논란은 우선 접어두고 게임 자체의 완성도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물론 그 이후에는 도덕성과 논란을 따져보아야 할 것이다)

[Hatred]는 탑뷰(위에서 바라본 시점, Topview/Topdown) 3인칭 슈팅게임의 기본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넓은 공간, 다양한 무기,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 그리고 대량학살의 요소까지 필요한 것은 모두 포함하고 있다. 여기에 매우 사실적인 3D그래픽과 물리엔진까지 더해져 굉장히 현실감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Hatred]가 가진 특징은 이게 전부다. ‘기본적인 구색’만 갖춰져 있을뿐 게임으로써의 매력은 매우 떨어진다.

민중을 쫒을 때는 게임이 지루해지고, 지팡이를 만나면 게임이 답답해진다

기본적으로 탑뷰 슈팅 게임이 가져야할 ‘일 대 다수의 싸움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를 가지고 있지 않다. 기존의 탑뷰 슈팅 게임을 생각해볼 때 우리가 해당 장르에서 느끼는 재미는 (인간이든 괴물이든) 수많은 적에게 둘러싸인 상황에서 그들을 물리치고 살아남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를 위해서는 다수의 적을 물리칠 수 있는 주인공(또는 무기)의 강력함이 필요하고, 그에 대등한 적군의 수/체력/패턴이 필요하다. 그리고 힘의 균등함이 유발하는 긴장감 속에서 플레이어의 역량으로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탑뷰 슈팅 게임의 진짜 재미일 것이다.

그러나 [Hatred]는 지루함과 답답함을 오고 가는 상황의 연속이다. 민간인을 죽일 때는 그저 도망가는 사람들을 쫒아가 ‘아무런 의미도 없이’ 그들을 죽여야 하기 때문에 게임이 매우 지루해진다. 거꾸로 경찰/군인/특수부대는 주인공에게 매우 위협적인 존재이기 때문에 만나게 되면 일단 도망가서 숨어야 한다. 주인공이 인간이기 때문에 총알 몇발이면 죽는다는 부분도 있지만, 플레이어의 조작능력으로 경찰/군인/특수부대의 총알을 피할 수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조작을 통해 공격을 피하기보다는 그들에게서 멀리 떨어지거나 구조물 뒤로 숨어야 하며, 한명씩 처리를 해나가야 하는 답답한 상황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그 외에도 무기는 다양하지만 공격의 범위가 매우 좁아 한명씩 사람을 죽여야하기에 슈팅 게임이 가져야할 시원함이 부족하다는 단점도 있다. (물론 단번에 대량 학살이 가능한 무기가 있었다 하더라도 게임의 소재로 인해 시원함을 느끼기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스릴이나 긴장감은 거의 느낄 수 없고 의미 없이 사람을 죽여야 하는 지루함, 자신보다 강한 힘에 대해서는 무력해지는 답답함, 그리고 게임 소재가 가지는 불편함만을 느끼게 된다

제작사가 말한 ‘대학살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기에는 스토리가 빈약? 없다!

부실한 게임성을 뒤로하고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앞서 언급했지만 제작사에서 “’왜 이러한 대학살을 저지르는가?’에 대한 의문에 대한 해답은 플레이어의 몫”이라는 발언을 한 적이 있다. 이 발언을 다르게 생각해보면, ‘게임이 자극적이고 논란이 될지를 모르겠지만 우리는 그 속에 메시지를 담아둘 생각이다. 그 메시지를 찾아보는 것을 권한다’라고 생각해볼 수 있다. 메시지를 담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게임 속 스토리, 즉, 이야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Hatred]의 이야기는 이야기로서 기능을 할 수 없는 수준이며, 미치광이 살인마의 알 수 없는 독백과 어처구니 없는 결말로 끝을 맺고 있다. 스토리가 빈약하다는 수준을 너머 없다고 봐도 무방한 수준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제작사의 발언은 발매 전 불거지는 논란을 다른 방향으로 돌리기 위해 자신들의 책임을 플레이어에게 떠넘김과 동시에 자신들의 게임이 무언가 대단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피력하려는 의도였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결국 남은 것이라곤 잔인하게 사람을 죽이는 수많은 컷신들 뿐이다

순수한 재미를 위해 만들었다는 제작사의 말과는 달리 재미를 느끼기 힘들며, 대학살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스토리가 없다시피한 게임이다. 여기에 정말 잔인해서 눈뜨고 보기 힘든 컷씬(Cut Scene), 제작사의 발언과 기행들까지 겹쳐서 본다면 이들은 정말 제 정신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도덕성이 의심되는 것뿐만 아니라 대체 게이머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Hatred]를 즐길지 아니면 즐기지 않을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논란과 도덕성을 모두 떼어 놓고 본다면, ‘자극적이고 지루하고 답답한 슈팅 게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당신의 손에 목이 잘려나가고, 머리가 부서지며, 몸통이 관통당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이 게임을 하는 당신의 마음이 편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

못다한 이야기

- 필자의 경우에는 '게임 자체'에 대한 기대가 상당히 높았던 편이다. 도덕성/윤리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는 소재로 게임을 만든다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아니면 힘들다는 생각을 했고, 그만큼 게임에 거는 기대가 큰 편이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이도저도 아닌 게임이 들어있어서 매우 분노할 수 밖에 없었다.

-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략이 있다고 잠깐 언급했지만 기껏 건물 안으로 숨거나 차를 타고 도망가는 등 전략이라고 하기도 부끄러면 수준이다. 게다가 조작도 매우 불편해서 게임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

- 같은 장르인 [Alien Shooter](2003)가 더 재미있다. 만약 [Alien Shooter] 같은 느낌을 기대하고 구입한다면 당장 그만두기를 바란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Broforce

장르 : 액션, 슈팅

제작사 : Free Lives

플랫폼 :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게임은 Early Access 단계로 현재 개발 중인 게임입니다.>

‘익스펜더블(The Expendables)’이라는 영화를 본 적 있는가? 한 때 액션 영화의 한 획을 그었던 배우들이 총 출동하여, ‘용병 집단의 이야기’를 풀어낸 아주 전형적인 액션 영화다. ‘람보와 코만도가 만나면 어떨까?’하는 상상에 대한 답안을 내리지는 못했지만 온갖 액션 배우들이 한 스크린에 등장한다는 것만으로 가슴이 두근거렸고 한 순간에 스크린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물론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흥행은 실패했지만 필자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Broforce] 역시 온갖 영웅들이 등장하며, 액션 영화에서 기대하는 모습을 게임에 그대로 담아내고 있다. 다만 우리가 기대와는 달리 조금 독특한 모습으로 나타날 뿐이다.

[Broforce]의 Bro들 - 온갖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액션 영화의 주인공들이 다수 등장하는만큼 본작은 게임 곳곳에서 ‘남자다움’을 표현하려 하고 있다. 게임 전반에 걸쳐 ‘Bro’라는 단어를 자주 사용하는데, 각 인물들의 이름의 경우 원작을 따라가지 않고 Bro와 적절히 섞어서 Brominator(터미네이터), Brocop(로보캅), Bronan(코난) 등으로 부르고 있다. 그 외에도 스테이지 클리어 실패시 격앙된 어조로 절규하거나 ‘rest in peace, bro’, ‘you can do it, bro’, ‘come on, bro’ 등의 표현을 하는 나레이션도 ‘남자다움’을 표현하는 부분에 해당된다. 하지만 게임이 도트 그래픽으로 표현되어 있기에 전반적으로 귀여운 느낌이 강하며, 이에 따라 귀여움과 남자다움이 조화를 이루면서 묘한 매력을 풍기고 있다.

[Broforce]는 도트를 활용하여 영화 같은 장면을 충분히 연출해내고 있다.

게임 내 그래픽은 저해상도 도트 그래픽에 그치고 있지만 게임 전반에 걸친 표현이 매우 훌륭하다. 우선 각 영화의 주인공들에 대한 표현이 매우 정확하다. 몇개의 점을 찍어서 표현했을 뿐인데 각 인물의 특징이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게임 내에서 현재 조작하는 인물의 얼굴이 나타나기는 하나 이를 보지않더라도 어떤 인물을 조작하고 있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람보의 붉은 머리끈, 터미네이터의 안광, 블레이드의 코트와 검 등이 그 예이다. 그 뿐만 아니라 폭발, 화염, 지반침식 등에 대한 표현도 잘 나타나있고, 적군이 죽을 때 피가 튀거나 머리만 잘리거나 시체가 조각나는 등 다양한 연출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피가 튀거나 시체가 잘리는 연출은 단순한 도트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잔인하게 느껴진다.

단순한 목적을 가진 게임이지만 좀 더 다양한 구성과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게임의 목적은 매우 단순하다. 적을 모두 죽이는 것이 아니라 적진을 뚫고 목적지에 도달하여 탈출하거나 정해진 목표물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지형을 이용해 적을 피해갈 수도 있고, 구조물을 활용하여 적을 죽일 수도 있다. 처음에는 단순히 총을 쏴서 적을 죽이고 모든 것을 때려부수는 단순한 게임으로 보이지만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전략적 요소가 산재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캐릭터별 성능이 모두 다르고, 스테이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구조물의 효과는 전략적인 플레이를 요구하는 개발자의 의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전략적인 게임을 요구하는 개발자의 의도와 달리 아무런 고민없이 총을 갈기면서 적진 한가운데로 뛰어들어 모든 것을 파괴한 뒤 유유히 탈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캐릭터의 능력은 성능에 따른 전략보다는 난이도의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으며, 대다수의 스테이지는 땅을 파거나 벽만 잘 타도 쉽게 클리어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스테이지 구성과 전략 부분은 개선이 필요해보인다. 특히 최근에 추가된 ‘Alien Infestation’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트랩들과 적들이 등장하여 기존 스테이지와는 차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전략처럼 땅만 파고 가면 충분히 클리어할 수 있다는 것이 해당 문제점을 더욱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이래나 저래나 시원하게 때려부수면서 즐길 수 있는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전략적인 부분은 아쉽지만 단순하고도 신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은 분명하다. 액션 영화의 주인공처럼 총알을 피하며 적진을 돌파할 수도 있고, 우연찮게 터진 폭발물이 모든 적을 쓸어버리는 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리고 게임을 진행할 수록 새로운 주인공들이 등장하기에 새로운 캐릭터를 얻는 재미도 쏠쏠하다. 스테이지 구성과 전략 요소에 대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지만  아직까지 개발 단계의 게임이기에 발전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게임이 완성되기까지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며. 그 동안 게임을 즐기는 것과 동시에 개발 과정에서 어떤 새로운 인물들이 [Broforce]에 합류할지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재미가 될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

- 액션 영화 매니아라면 상당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포로를 구출하다보면 순차적으로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참고로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경우 3명이나 등장한다.(코만도/터미네이터/코난)  

- 앞서 언급한 캐릭터 능력에 따른 난이도는 매우 극명하다. 근접 캐릭터인 네오(매트릭스), 블레이드(블레이드), 코난(코난 더 바바리안)은 폭발물을 건드리면 죽기 때문에 소극적인 플레이를 요구한다. 반대로 터미네이터(터미네이터)의 경우 단위 시간당 데미지가 가장 강한 대신 공격의 선딜레이와 넉백이라는 패널티가 있지만 특수 능력을 사용할 경우 일정 시간 동안 무적상태임과 더불어 패널티가 사라지기 때문에 보스 전에서는 지나치게 좋은 성능을 보여준다.

- DLC로 [Expendabro]가 있다. 영화 '익스펜더블'을 차용한 무료 컨텐츠이므로 [Broforce]의 데모플레이를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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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Mercenary Kings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슈팅

제작사 : Tribute Games Inc.

플랫폼 : PC, PS4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5년 1월 28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22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엔딩을 본 후에 기억에 남는 것이라고는 처음과는 많이 달라져버린 나의 무기뿐이다. 스토리가 대단했던 것도 아니며, 참신한 게임플레이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하품을 한적도 몇 번 있었고 허무할 정도로 쉬웠던 최종보스는 마치 예상이라도 했던 것 마냥 납득이 되었다. 동일한 배경음을 반복해 듣다보면 현기증이 나는듯 했고, 맵의 구조를 모조리 외울정도로 적군 사이를 오고 갔다. 하지만 과정을 돌이켜보면 수 많은 미션을 클리어하고, 아이템을 모으고, 무기를 개조하고, 또 다시 미션을 받고, 전장으로 향하는 것이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대체 이 게임에는 무엇이 들어있길래?

만약 이 때 살리지 못했다면 플레이어들은 고통받지 않았을까?

게임의 시작은 이러하다. 악당을 무찌르기 위해 맨드레이크 섬에 5명의 용병이 파견되는데 첫 임무에서 모조리 전사하게 되는데, 가까스로 Kings(남)와 Empress(여)를 구조해 되살린 뒤 다시 임무에 파견하게 된다. 아마 이것이 주인공과 유저들이 감당해야할 고통의 시작이었을 것이다.

게임의 진행 방식은 매우 단순롭다. 횡스크롤 액션 슈팅 게임이며 플레이어의 계급에 맞는 미션을 완수하며 스토리를 진행해나가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면 대략 100개에 가까운 미션들이 있지만 모든 미션들은 구하라 / 모아라 / 만나라 / 잡아라 / 파괴하라 중 하나에 해당된다. 게다가 하나의 스테이지에서 여러 미션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하나의 미션만 진행되기 때문에 동일한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진행해야한다. 물론 새로운 스테이지에 가더라도 미션의 형태는 변함없이 동일하며, 결국 게임은 처음부터 끝까지 인질을 구하고(rescue), 재료를 모으고, 요원을 만나고, 적군로봇을 잡거나(capture) 파괴하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 

사원(Temple)의 전체 구조 - 숨이 넘어갈듯한 넓이다. 파란 박스는 유저들의 공략표기.

하나의 스테이지를 반복해서 돌며, 동일한 형태의 미션을 수행하다보면 지치고 힘들다. 그러나 더욱 유저를 힘들게 하는 것은 맵을 열었을 때 숨이 넘어갈듯한 스테이지의 구조와 크기다. 스테이지의 구조가 복잡하고 공간이 넓다보니 미션을 수행하는데도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며, 짧게는 5분, 길게는 25분까지 걸리기도 한다. 특히 맵의 표기와 달리 장애물로 길이 막혀있는 경우가 자주 발생하는데, 길을 뚫기 위한 아이템을 구해야 하기 위해 길을 돌아서 가야하므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이러한 스테이지 구성과 더불어 앞서 언급했던 부분처럼 각 미션을 따로 수행해야하기 때문에 반복적 스테이지 진행으로 인해 심신이 지칠 수 밖에 없다. 행여나 미션 수행에 필요한 요소를 파악하기 위해 처음부터 스테이지 구석구석 돌아다닌다 한들 현재 진행 중인 미션에 맞춰 미션목표가 배치되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예를 들어 재료수집 미션에서 스테이지 전체를 쏘다닌다한들 인질을 볼 수가 없고, 인질을 찾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다시 스테이지 전체를 돌아다녀야 한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미션에 따라 목표물을 맵에 표시해주기도 하며, 어느 정도 게임 경험이 쌓이면 인질이나 목표물이 어디에 있는지 감각으로 찾아낼 수 있다. 물론 그 과정에서 반복적인 스테이지 진행은 매우 힘들고 지치는 것이 사실이다.

무기 커스터마이징 - [Mercenary Kings]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지겨운 미션들을 반복적으로 수행한다고 해서 큰 보상을 받는 것은 아니며 몇 푼의 돈과 몇 가지 재료를 보상받을 뿐이다. 하지만 몇 푼의 돈과 몇 가지 재료로 할 수 있는 것이 있는데 '무기 커스터마이징'이다. 미션을 수행하면서 모은 재료와 돈으로 장비를 구입 할 수 있는데, 장비들이 하나 둘 갖춰가기 시작하면서 주인공의 무기는 조금씩 모습이 바뀌기 시작한다. 단순히 공격력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사거리, 재장전시간, 명중률, 탄약갯수, 무게까지 변함으로써, 무기를 강화하거나 패널티를 받을 수도 있게 된다. 더 나아가 일부 무기에는 속성공격이 가능하기 때문에 특정 적들에게 더 강하거나 약한 데미지를 줄 수 있으며, 일정 아이템들을 조합하여 조건을 만족시킬 경우 산탄, 관통탄, 유도탄 등 특수 효과를 가진 탄약을 구입하여 자신이 원하는 형태의 탄을 사용할 수 있다.

재미있는 것은 무기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미션 수행을 통한 반복적인 스테이지 클리어는 당연한 수순이라는 점이다. 장비 구입을 위한 재료는 랜덤으로 나오기도 하지만 특정 미션을 클리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미션이 지겨워져 게임을 그만두고 싶더라도 무기 커스터마이징을 위해 반복적으로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무엇보다 무기 커스터마이징 과정에서 발생하는 혜택과 손해를 저울질하며 어떤 방향으로 무기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 고민하는 과정은 자신의 취향에 맞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라도 미션을 수행하게 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결국에는 원하는 장비를 구입해 무기를 강화하게 되면 새로운 무기를 들고 새로운 스테이지로 향하게 된다. 그리고 새로운 스테이지로 넘어갈 때마다 새로운 장비들이 열리면서 또 다시 (재료를 모으기 위해) 미션을 수행하게 된다. 즉, 스테이지가 지겨워질 때쯤 새로운 무기를 얻게되고, 무기를 얻게되면 새로운 스테이지로 넘어가게 되면서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하운드블리츠 - 예상치 못한 요소들이 의외로 많다.

스테이지 구성요소도 게임을 이어나갈 수 있게 하는 요소 중 하나다. 하나의 스테이지는 구조물과 적군 배치가 모두 동일하게 유지되지만 미션에 따라 발생하는 이벤트들은 조금씩 달라진다. 일부 보스들은 예상치 못한 모습이나 숨겨진 미션 등은 단조로울 수 있는 게임 진행에 조금이나마 다양함을 부여하는 요소가 된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보기까지는 여전히 반복적인 미션 수행이 필수이며 상당한 인내가 필요하다. 사막의 오아시스, 마른 하늘에 단비 같다고 해야할까?

메인화면 - 단순명쾌한 여성캐릭터들과 복잡다양한 남성캐릭터들

[Mercenary Kings]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무기 커스터마이징이라는 참신한 시스템이 있기는 하나 원하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꽤 오랫동안 인내의 시간을 거쳐야 한다. 물론 인내의 시간을 거칠 필요 없이 게임을 그만두거나 ‘이 게임은 재미없어!'라고 말하더라도 충분히 이해가 된다. 하지만 진득하게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어느순간 자신만의 무기를 만들기 위해 미션을 수행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긴 시간을 할애할 필요는 없다. 조금씩 시간을 내서 게임을 이어가다보면 강력해진 무기와 함께 최종보스와 마주친 자신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

- 엔딩까지 평균 플레이 타임은 17시간이라고 한다. 자신이 원하는 무기를 완벽하게 만들고자 한다면 더 많은 시간이 걸릴지도 모르겠다. 필자는 모든 미션을 수행하는 대신 무기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개조를 했음에도 엔딩까지 21시간이 걸렸다.

- 무기 커스터마이징이 참신한 것은 분명하다. 어떤 부붐을 장착하느냐에 따라 성능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스테이지 별로 유리한/불리한 무기 특성이 존재하기에 하나의 무기를 끝까지 사용하기는 어렵다. 이는 난이도와도 직결되는 부분이며, 난이도 상승에 따라 자연스럽게 무기 커스터마이징을 할 수 있게 해놓은 점은 훌륭한 점이다.

- 게임 진행이 빠른 편은 아니다. [메탈슬러그]라기보다는 [혼두라]에 더 가깝다. 물론 조작면에서 훨씬 친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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