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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

원작 : 스미노 요루

(본 후기를 직/간접적 스포일러를 포함합니다)

- '불치병에 걸린 여주인공'과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남주인공'이라는 설정은 기본적으로 '이별'이라는 결말을 깔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물론, 기적처럼 병이 회복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사쿠라(여주인공)는 자신이 죽을 수 밖에 없다는 걸 드러내고 있어 관객으로 하여금 '이별'이라는 결말은 이미 정해져있음을 각인시킨다. 이로 인해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결말보다는 '과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이별'이라는 정해진 결말까지 흐르는 과정에서 하루키의 변화와 사쿠라의 진심을 살펴 본다 

- 과정에 담겨 있는 내용의 핵심은 '하루키(남주인공)의 변화'. 극후반까지 태도의 변화가 거의 없는 사쿠라와 달리, 하루키는 사쿠라와 함께하면서 서서히 달라진다. 사쿠라에게 이끌려 다니는 소심한 소년에서 사쿠라의 마음을 읽고 밤늦게 병원으로 달려가는 남자로 말이다. 그러면서도 하루키는 사쿠라와 이별할 때까지 '친한 사이'라는 선을 유지하려고 애썼는데, 이는 사쿠라가 상처입지 않기 바라는 마음에서 배려해준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사쿠라가 불치병에 걸렸음을 알게 됐음에도 관심조차 가지지 않으려 했던 첫 만남과는 확실히 다르다.

- 하루키와 대조적으로 사쿠라는 변화가 없다. 언제나 밝고 만사에 적극적이었으며 처음부터 끝까지 의연했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상처받기 원치 않았으며 하루키를 좋아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죽음을 두려워 했다. 하루키와 대화를 나누기 전부터 이미 마음이 있었다는 점, 예정된 죽음을 인정하고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는 점, 하루키를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상처받기 원치 않기에 '친한 사이'라 수시로 수시로 표현한 점 등 이를 증명한다. 다만, 이러한 일관된 태도가 생전에 직접 드러나지 않고 사후 공병문고를 통해 밝혀짐으로써 사쿠라의 마음이 더 순수하게 느껴지고 관객의 마음을 더 아프게 한다.

쿄코를 비롯한 주변 인물의 역할이 명료하여 하루키와 사쿠라의 심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 주변 인물의 역할이 명료하다. 껌소년은 하루키가 타인에게 마음을 얼마나 열었는지 보여줬고, 쿄코는 하루키에 대한 사쿠라의 마음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표현하고, 반장은 하루키의 태도가 달라졌음을 증명하는 역할이다. 원작을 읽는 이들은 주변인물이 잘 드러나지 않아서 아쉽다고 했는데, 확실히 껌소년의 호의와 반장과의 갈등은 개연성이 조금 떨어진다. 다만, 앞서 언급한 역할을 잘 수행했고 중심이야기를 흐트리지 않는 선에서 등장했기에 큰 문제는 없다.

반전이라면 반전일 수 있는 충격적 결말, 하지만 복선이 깔려있어서 설득력있다

- 결말이 꽤 충격적인데, 작중 초반에 이미 복선이 깔려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결말은 하루키-사쿠라의 관계가 '친한 사이'에서 더 발전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훗카이도 여행)를 빼앚음으로써 강한 여운을 남긴다. '사쿠라가 사고를 당하지 않고 하루키와 훗카이도로 여행을 갔다면 어떤 결말이었을까?'하고 상상하게 만드니까 말이다.

- 사쿠라가 세상을 떠난 이후 하루키의 태도에서 하루키의 마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 한달 동안 학교에 가지 않았고, 작중 처음으로 감정에 북받쳐 눈물을 흘렸으며, 사쿠라의 소망대로 선생님이 됐다. 이정도면 '사랑'이라고 봐야 할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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