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The Evil Within

장르 : TPS, 액션, 호러

제작사 : Tango Gameworks

플랫폼 : PC , PS3, PS4, X-bos 360, X-box ONE,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The Evil Within]이 발매된지 대략 6개월이 지났다. 래터박스/시점의 불편함, 프레임 드랍, 이해하기 어려운 스토리, 어중간한 게임성 등 많은 혹평을 받아왔다. ‘바이오하자드의 아버지 미카미 신지의 신작’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나온 게임치고는 저평가를 받으며 상당히 빠른 기간에 유저들의 관심 밖으로 벗어난 것은 매우 초라해보이기까지 한다. 물론 패치를 통해 래터박스나 시점 등 기술적 문제들은 어느 정도 해결하였고, 기술적 문제 뒤에 가려진 모습을 발견한 일부 유저들 사이에서는 재평가가 이루어졌지만, 여전히 호평과 혹평의 그 중간선상을 유지해오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분명히 기억해야할 점이 있다면, 혹평을 받는 부분은 게임을 진행하는 데 발생하는 ‘기술적 문제’이며 그 외의 요소들은 많은 유저들의 호불호(好不好)에 의해 호평과 혹평이 나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호불호란 ‘액션’과 ‘공포’ 중 어느 한쪽을 기대했던 유저들 간에 발생하는 것이며, [The Evil Within]은 ‘액션’과 ‘공포’라는 상극인 장르가 뒤섞여 있는 어떤 것라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광민감성 경고 - [The Evil Within]이 어떤 감각을 자극하는 게임인지 알 수 있는 문구

본작에 담겨져 있는 공포는 다분히 시각적인 요소에 의해 형성되고 있다. 유혈이 낭자한 정신병원, 곳곳에 널브러진 시체, 기괴한 괴물들과 장소 등 공포감을 형성하기 위한 시각적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산재되어 있다. 물론 이러한 요소들만으로 공포감을 주기에는 충분하나 [The Evil Within]의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장치는 다름 아닌 빛(Light)이다. 게임이 진행되는 공간은 전반적으로 어둡고 앞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로 인해 주인공 ‘세바스찬’은 항상 랜턴을 들고 다니는 데, 문제는 이 랜턴이 좁은 범위만을 비춰주기 때문에 보이지 않은 곳을 밝히기 위해서는 어두운 곳으로 직접 들어가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함과 동시에 빛을 밝혀 눈에 비치는 것이 바닥에 낭자한 피나 괴물이기에 공포감은 더욱 가중된다. 그 외에도 깨진 거울 뒤로 비치는 빛을 통해 오고가는 폐쇄병동이나, 빛이 켜지고 꺼지면서 나타나는 괴물/알지못할 장소의 등장, 원색의 조명을 이용한 연출 등은 빛을 통해 더 극적인 공포를 선사하고 있다.

게임 내 퍼즐들은 ‘관찰력’을 요하는 것이기에 시각적 집중도를 높이게 된다.

퍼즐도 시각과 관련이 있는데 게임 내 모든 퍼즐이 ‘관찰력’을 요구하는 퍼즐이다. 복잡한 사고를 요하는 것이 아니기에 플레이어는 퍼즐을 풀기 위해 세심하게 주위를 관찰하고 살펴볼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각에 힘을 쏟게 되며, 불가피하게 공포감을 유발하는 요소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결국 퍼즐 역시 시각적 요소를 이용해 공포감을 유발하고 있으며, 퍼즐 풀이에 실패/성공했을 때 나타나는 상황 또한 공포감을 조성하는 데 한몫하고 있다.

적은 양의 탄약 공급은 공포를 유지하면서 액션요소를 가미하고 있다.

액션 측면에서는 다른 게임들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 우선 다른 액션 게임에 비해 탄약 공급이 적은 편이다. 일반적인 액션 게임처럼 진행을 한다면 탄약이 떨어져 죽는 상황이 쉽게 발생하기에 무기의 사용은 신중해야 하며, 모든 상황을 정면돌파로 해결 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은신이동과 암살을 적절히 사용해야하며, 게임 내 독특한 아이템 중 하나인 ‘성냥’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적은 양의 탄약으로 인한 소극적인 게임 진행의 강제는 액션 게임을 기대했던 게이머에게는 실망감을 안겨주기도 했는데, 만약 지나치게 많은 탄약이 나왔다면 위기 상황을 커녕 공포감 조성에 실패함과 동시에 단순한 액션 게임이 되어 버렸을 것이다. 그 외에도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함정이나 게임 진행 과정에서 나타나는 즉사 포인트 역시 일반적인 액션 게임의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플레이를 막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다. 결국 액션 게임의 요소를 담고 있지만 적은 탄약 공급과 함정, 즉사 포인트 등으로 플레이어를 취약하게 만듦으로서 소극적이고 신중한 플레이를 유도하고 있으며, 그와 동시에 언제 위기 상황에 빠질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줌으로써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The Evil Within] Artwork - 본 작품에게 기대했던 모습이지만 게임 초반부에만 그칠 뿐이다.

다만 공포를 유지하면서 최소한의 액션을 추구하던 게임 형태는 후반부로 갈 수록 희석되기 시작하며, 결국에는 완전한 액션 게임으로 변모해버린다. 공포 게임의 성향을 띠는 초반부와 달리 후반부로 진행되면서 점차 액션 게임의 성향을 강하게 띠는데, 게임이 진행될수록 무기의 종류가 많아지고 강력해진다는 점, 후반부에 나타나는 대부분의 장소가 어둡지 않고 밝은 편이라는 점 등이 공포 분위기를 희석시키기 시작한다. 무엇보다 보스 몬스터들이 가지는 특징이 후반부에 가까워 질수록 일반적인 액션 게임과 비슷하게 되어버린다는 것이다.

게임 중반까지 나타나는 핵심 보스 몬스터들은 죽어도 되살아나거나 특별한 방법을 활용하지 않으면 죽일 수 없는 특징을 가지기에 무기를 쏟아 붓는 방법의 정면돌파가 불가능하다. 또한 보스 몬스터들의 외모와 행동, 그에 따른 연출이 굉장히 소름돋는다. 이러한 상황과 연출은 액션 요소를 가미하더라도 공포를 유발하기에 충분한 구성이며, 취약한 주인공과 언제 죽을지 모르는 불안감을 이용해 공포를 유발하는 방법이 유효한 상태다. 하지만 후반부에 등장하는 보스 몬스터들은 그저 거대한 괴물처럼 보일 뿐만 아니라 중반부 보스들처럼 독특한 방법을 통해 죽이는 것이 아닌 플레이어가 가진 무기를 쏟아 부어야만 죽일 수 있다. 이쯤되면 보이지 않은 위험에 대한 불안감이나 기괴한 연출을 통한 공포보다는 눈 앞에 있는 괴물을 죽여야한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게 된다. 이는 일반적인 액션 게임으로 변해버린 상황이라 볼 수 있으며, 후반부로 거듭할수록 공포보다는 액션 게임으로 치우쳐지고 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아마 초중반은 공포에서 후반에 액션으로 변화하는 게임 구성이 ‘액션도 공포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는 주요 요인일 것이다.

중반부 보스 Laura(위) / Keeper(아래) - 액션과 공포 사이를 적절하게 구현해낸 요소

어찌보면 [The Evil Within]은 용두사미(龍頭蛇尾)격 작품이 되어버렸다. ‘미카미 신지의 신작’이라는 수식어에 비해 초라한 평가, 공포와 액션을 적절하게 잘 버무려낸 초중반에 비해 액션으로만 구성된 게임 후반, 굉장히 흥미로웠던 초반 분위기에 비해 찝찝하고 허망하게 끝나버린 이야기의 결말 등 여러 방면에서 ‘끗발’이 약했다. 훌륭한 컨셉을 이용해 그에 알맞는 연출과 분위기를 충분히 이끌어 냈지만, 그 분위기를 끝까지 끌고가지 못한 것이 핵심이라고 본다. 여기에 더해 래터박스/시점/프레임 드랍 등 기술적인 문제가 겹치면서 더 나쁜 평가를 받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항간에 떠도는 이야기에 따르면 ‘미카미 신지’가 [Biohazard]라는 아들을 너무나 사랑해서 만들어낸 또 다른 아들이 [The Evil Within]이라고 하나,  [The Evil Within]은 본 작품만의 독특한 특징이 있다. 물론 그 특징을 끝까지 끌고가지 못하고 잃어버린 아들처럼 만들어버린 것이 문제로 작용해버린 것은 사실이다. 후속작 예정은 없지만 ‘미카미 신지’가 새로운 아들에 집중하여 공포와 액션의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좀 더 오래오래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못다한 이야기

- 회차 연동으로 2회차 플레이를 하면 완전한 액션 게임이 되어버린다. 충분한 탄약과 더불어 업그레이드 된 무기를 가지고 있기에 겁날 부분이 전혀 없다. 무기의 타격감이 상당히 좋으며, 게임 내 무기인 석궁/볼트는 전략적인 게임도 가능하게 만들어 준다.

- 게임 실행시 볼 수 있는 '광민감성 경고'처럼 발작이나 구토를 겪지는 않았지만 안구통증이 느꼈다. 필자만 느끼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원색의 빛을 이용한 연출이나 극단적인 명암차이는 눈에 피로를 주기에 충분하다고 본다. 그래서 게임을 하다가 쉬기를 반복했다고...

- [Dead Space]나 [Silent Hill] 같은 기존의 공포게임 소스를 차용한 부분이 보인다. 물론 [Bio Hazard]의 것도 상당 부분 차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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