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Lost Planet 2 (로스트 플래닛 2)

장르 : TPS, 액션, 슈팅

제작사 : Capcom

플랫폼 : PC, PS3, X-box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4년 10월 25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8월 14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Lost Planet] 시리즈는 거대괴수를 무찌른다는 컨셉의 슈팅게임이다. 초기작 [Lost Planet]은 조금 특이한 이유로 국내에서 화제가 되었는데, 이유인 즉 주인공의 모델을 영화배우 '이병헌'으로 삼았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만든 게임의 주인공이 한국의 영화배우다? 이는 게임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조차 본 작품에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었으며, 주인공이 총 한자루를 들고 거대 괴수와 싸운다는 중심 컨셉은 게임성을 어필하기해도 충분했다. 그에 따라 [Lost Planet]은 상당한 성공을 거뒀고, (물론 '이병헌’ 때문이 아닌 게임자체가 워낙 잘만들어졌기 때문이리라) 그에 힘입어 후속작 [Lost Planet 2]가 나오게 된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Lost Planet 2]가 은 전작의 인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인기를 잃어버리게(Lost) 될 줄은 아무도 몰랐을 것이다.

Akrid Category-G 'Gordiant’ - 거대 괴수들과 싸운다는 핵심컨셉은 여전히 유효하다

[Lost Planet 2]는 전작의 게임성은 그대로 물려받고 있다. 게임의 핵심 컨셉이 '거대 괴수와의 전투'라는 것을 생각해보면, 전작 못지 않은 임팩트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후속작이 해결해야할 과제는 '전작의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얼마나 새롭고 충격적이게 보여줄 것인가'인데, 다행스럽게도 [Lost Planet 2]는 이 과제를 잘 해결해냈다. 괴수들은 다수가 뭉쳐다니는 소형괴수들부터 급작스럽게 등장하는 중형 괴수, 그리고 각 챕터별로 지역의 특색에 맞는 거대괴수들까지 다양한 형태가 등장하며 매번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게임 배경의 경우에는 전작을 계승하는 것이 아닌 좀 더 다양한 시각을 보여주었는데, 1편의 경우 얼어붙은 행성이 주요 배경이었다면 2편은 정글/설원/사막/해양 등 다양한 배경을 보여주고 있다. 더 나아가 억지스럽게 다양한 배경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전작의 스토리와 이어지면서 다양한 환경 변화가 나타났다는 것을 들어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Akrid Category-G 'Red Eye’ - FPS지만 매우 다양한 형태의 게임진행 방식을 담고 있다

게임성도 상당히 훌륭한 편인데, 기존의 FPS보다 다양한 행동을 수행할 수 있다. 고유한 특색이 있는 다양한 메카닉, 지형을 이용한 로프액션 등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전작에서도 충분히 보여주던 것인데, [Lost Planet 2]에서는 열차포의 활용을 통한 AK 격파라든가 육상전함 간의 전투, 잠수정을 이용한 전투 등 여러 지역에 걸맞는 다양한 게임 진행방식을 보여준다. 새로운 게임진행 방식을 요구하는 구간(또는 새로운 메카닉)은 어떻게 진행해야하는지 설명을 해주지 않는 특징 때문에 처음 진행할 때는 꽤나 애를 먹게 된다. 그러나 이 과정 자체도 해당 구간을 진행하는 동안 상당한 긴장감을 유발하고 게임에 몰입을 가능할 수 있게 하기에 클리어 했을 시 상당한 만족감을 준다. 어찌보면 새로운 것을 도입했지만 의도적으로 어렵게 만들어 좀 더 즐길 수 있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이름조차 없으며 정해진 주인공도 없다.

  특이한 점은 [Lost Planet 2]가 '멀티플레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게임이라는 것인데, 이로 인해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부작용이 나타난 부분은 바로 '스토리'다. 전작의 스토리 축은 주인공 1인이 적을 물리치는 것이라면 본작의 스토리 축은 여러 세력들 간의 갈등과 화합이다. 스토리의 중심 소재는 나쁘지 않았고 충분히 풀어낼만한 여지가 있었지만 다양한 세력의 존재와 각 세력의 이야기를 모두 풀어내려다보니, 각 단체에 대한 색채만 강할 뿐 이야기 속에 있어야할 중심 인물들의 색채가 매우 희미하다.(게다가 모두 복면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누가누군지 구분조차 안된다) 그 뿐만 아니라 멀티플레이로 게임을 진행하게 되면 주요 인물들이 플레이어들이 설정한 커스텀 캐릭터로 바뀌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인물의 색채를 강하게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보니 인물 간의 갈등관계나 행동의 당위성이 거의 없다시피하고, 스토리가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게임이 되어버렸다. 아무리 멀티플레이 중심의 게임이라지만 게임 내의 중심되는 이야기 흐름(마치 소설 작품 같은 이야기의 흐름)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게임을 즐기는 재미가 상당히 줄어들 수 밖에 없다.

Lost Planet 1편의 주인공(좌), Lost Planet 3편의 주인공(우)

 전작의 게임성을 이어나가면서 멀티플레이에 초점을 둔 게임제작은 썩 나쁘지 않은 시도였다. 다만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제대로 꾸며내지 못했기에 게임의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Lost Planet]의 대박을 [Lost Planet 2]가 이어나가지 못했고, 뒤이어 [Lost Planet 3]를 발매했으나 과거의 영광을 찾지 못하고 게임 자체가 망해버렸다. 스토리의 부재가 주된 문제였지 게임성은 상당히 괜찮았던 [Lost Planet 2]를 보완한 것이 아니라 [Lost Planet 3]는 스토리도 부실하고 게임성도 떨어지는 게임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캡콤이 직접 만든 것이 아니라 외주업체가 만들었다고는 하지만 훌륭한 작품의 시리즈를 실망스럽게 종결시켜버렸다는 것은 많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작품은 제목을 따라간다는 말이 있었던 듯 한데, 로스트 플래닛은 말 그대로 '대작'이라는 행성을 통째로 잃어버린 꼴이 되었다.

못다한 이야기

- 멀티플레이 중심의 게임인데 서버가 닫혀버렸다는 것도 문제점 중 하나다. 더 큰 문제는 캡콤측에서 서버를 재가동하려는 생각이 없었다는 점...

- 앞서 언급했었지만 게임 자체는 정말 재미있다. 난이도도 상당한 편이고, 매 챕터별로 등장하는 거대 괴수들과의 전투는 반복적으로 진행해도 질리지 않을만큼 잘 짜여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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