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Biohazard 6 (바이오하자드6, 레지던트이블6)

장르 : 액션, TPS, 호러, 서바이벌

제작사 : Capcom

플랫폼 : PS3, X-box 360,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4년 11월 7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7월 28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Biohazard]. 오랫동안 시리즈를 지속해온 캡콤의 호러 액션 서바이벌 게임이다. 관련 게임만 20여편 가까이 만들어졌고, 동명의 영화가 5편이 제작되었고, 게임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오랫동안 시리즈를 이어온 작품인만큼 발매 될 때마다 비판과 피드백을 많이 받는 작품이기도 한데, [Biohazard] 시리즈가 나올 때마다 비난을 받는 이유는 기존에 바이오하자드가 내걸었던 ‘호러 서바이벌'이라는 요소가 점차 퇴색되어 간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Biohazard]의 역사적 가치는 '호러 서바이벌'이라는 장르를 개척한 게임이기 때문인데, 호러 서바이벌의 색채가 흐려지는 것은 올드팬들의 원망을 받기에 충분한 요인이 된다. 다만 올드팬이 아닌 신규 게이머들은 '액션' 게임으로써 [Biohazard]도 좋게 평가를 내리기도 하는데, 이는 수많은 논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충분한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홍콩이라는 대도시에서 7인의 주인공이 방대한 이야기를 그려간다

[Biohazard 6]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독특한 스토리 전개 방식이다. 대다수의 게임이 한명의 주인공을 통해 하나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라면, 본작은 다수의 주인공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는 방식이며 그 이야기는 상호교차되어 진행된다. 물론 상호교차되는 구조의 이야기임에도 이야기 흐름의 중심이 분명하며, 서로 다른 목적의식을 가지고 각자의 방법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그 뿐만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끝내더라도 게임 내 모든 이야기가 플레이어의 머리 속에 완성된 것이 아니며, 다른 인물들을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차곡차곡 스토리가 쌓이게 된다. 그리고 모든 주인공의 이야기를 끝내게 되면 전체 스토리 흐름이 정리가 되고 하나의 완성된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인물별로 서로 다른 심리와 행동, 그리고 이야기 전개에 따른 변화를 잘 보여주고 있다

 교차되는 형태의 방대한 스토리만큼 눈에 띄는 것은 인물의 심리변화와 묘사다. 일곱명이나 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만큼 인물간의 관계가 복잡할 수 밖에 없고, 각자의 목적의식을 가진만큼 서로 다른 행동과 심리가 필요하다. 각 인물별로 국가를 지키겠다는 사명감, 동생에 대한 복수, 떠나간 부하들에 대한 전우애, 상관에 대한 변함없는 존경심, 아버지와 다른 인간임을 증명하려는 마음,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에 대한 연민을 가지고 있으며, 그에 따른 행동과 심리변화를 게임 내 대사 뿐만 아니라 충분한 분량이 컷신을 통해 잘 보여주고 있다.(다만 컷신이 과하게 많다는 비판도 있는데, 게임 전체의 스토리 분량에 비하면 지나치게 많은 편은 아니다.)

비슷한 구성의 미션이나 액션 게임과 어울리지 않는 게임플레이는 의아함을 불러일으킨다

그러나 풍부한 볼륨의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게임성은 다소 부실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는 '호러 서바이벌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대체 어떤 장르의 게임을 만드려고 한 것일까?'라는 본질적인 의문을 가지게 한다. 우선 액션 게임으로서 완성도가 높지 못하다는 점이 문제로 작용한다. 시리즈의 고질적인 문제인 시점처리와 불편한 조작감은 본작에서도 여전히 나타나고 있다. [Biohazard 6]에서는 장애물을 넘거나, 문을 열거나, 사다리를 오르내릴 때 마다 정해진 버튼을 눌러줘야하는데, 분명 플레이어와 사물 간의 상호작용이 가능한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버튼이 뜨지 않아 행동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 그로 인해 자칫 미묘한 조작 실수가 죽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게임의 집중도를 떨어뜨리기도 한다. 거기에 엉성한 시점처리까지 더해져서 게임진행에 상당한 걸림돌이 된다.(특히 시간제한이 있는 탈출미션에서 가장 크게 작용한다.) 이에 대해서는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고유의 특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으며,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긴장감을 유발하기 위한 장치라고 평가하는 이도 있지만 플레이어의 역량과 무관하게 죽는다거나 게임 진행에 불편함이 발생한다면 게임의 매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또한 게임플레이의 대부분이 액션 게임인 것은 분명하지만 그 안에 포함된 미션이나 다른 장르의 게임은 액션 게임으로서의 색깔조차 흐리게 한다. 게임 내 스토리가 총 네 종류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챕터마다 세개의 열쇠나 암호 또는 도구를 찾는 미션이 포함되어 있다. 높은 벽을 오르내리거나 강철문을 부수며 임무를 수행하는 주인공들이 왜 굳이 열쇠와 암호를 찾아서 돌아다녀야 하는지 의문이 든다. 게다가 각 챕터마다 동일한 형태의 미션을 제시하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할수록 신선함이 떨어진다. 그리고 액션 게임과는 거리가 먼 고정형 건슈팅, 레이싱, 비행 시뮬레이터 게임이 포함되어 있는데, 스토리 측면에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는 '연출'이지만 액션 게임으로서 완성도가 부족한 [Biohazard 6]에게는 오히려 정체성조차 흐리게 만드는 역효과를 낳게 되었다.

명작을 만들었던 주인공들이 과거의 위상을 찾을 수 있을까?

[Biohazard] 시리즈의 가장 큰 논란거리가 '장르'라는 측면인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Biohazard 4]부터 액션 게임으로 완전히 탈바꿈 했지만 매우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은 사실이며, 이쯤되면 '호러 서바이벌을 원하는 올드팬과 액션을 원하는 신규유저 사이의 갈등' 정도로 봐도 무방할 것이다. 하지만 [Biohazard 6]가 보여준 애매한 색채의 장르는 여지껏 잘 다듬어준 액션 게임으로서의 [Biohazard]의 이미지도 깎아버릴만큼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어찌보면 호러 게임을 기대한 올드유저도, 액션 게임을 기대한 신규유저도 모두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 애매한 장르적 완성도를 보여주는 증거가 될 것이다. 만약 앞으로 나올 [Biohazard] 후속작이 (호러든 액션이든) 장르로서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확립하지 못한다면 시리즈 존폐의 위기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못다한 이야기

- 후속작으로 나온 [Biohazard Revelations 2]가 매우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재기에 성공했다. 무엇보다 '호러 서바이벌'로서의 재기이기 때문에 향후 시리즈의 존폐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 [Biohazard 6]를 처음 플레이할 때는 꽤나 괜찮은 게임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많은 문제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과도한 Quick Time Event는 플레이어가 반응할 시간도 없이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경우도 있어서 필자는 게임을 하면서 짜증을 많이 낼 수 밖에 없었다.

- 스토리의 경우 최종보스가 사망한 [Biohazard 5]에서 억지로 스토리를 이어간다는 비판도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최종보스의 숨겨진 아들'과 '아군인줄 알았던 인물이 꾸며낸 사건'이라는 재미없는 소재가 가장 큰 문제라 생각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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