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Crysis

장르 : FPS, 액션

제작사 : Crytek

플랫폼 : PC, PS3, X-box 360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FPS(1인칭 슈팅게임)는 여러 장르 중 가장 개성있는 장르이면서 가상 현실에 가장 가까운 형태를 지닌 장르다. 1인칭 시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현실감과 게임 속에 직접 들어가 행동을 하는 듯한 간접체험 효과는 FPS만이 보여줄 수 있는 고유한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장르 고유의 특징은 ’시점’에서 오는 것이며, 이로 인해 FPS는 1인칭 시점이라는 틀 안에서 만들어져야 한다는 제한점을 가지게 된다. 이 때문인지 FPS는 등장한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큰 변화없이 고착화된 장르로 인식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FPS가 가지는 장르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여러 가지 실험적 요소들을 게임 내에 도입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독특한 무기의 등장, 작중 공간과의 복잡한 상호 작용 구성, 버튼 액션과 컷신을 이용한 연출 등이 FPS에 도입되기 시작했다.

다양한 요소가 새롭게 도입되었지만 ‘눈에 보이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장르의 한계를 깨기 위해 도입한 요소들의 대부분은 플레이어가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것들로 구성되었기에 다소 ‘눈에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경향이 있다. 시점이 매우 중요한 장르이기에 ‘눈에 보이는 것’으로 새로움을 부여하려고 한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며 충분히 납득이 되는 시도이지만, 대개 독특한 무기를 부여하거나 버튼 액션이나 컷신을 이용한 연출에 그칠 뿐이었다. 물론 이 같은 시도는 과거에 비해 더 큰 즐거움을 부여하기에 충분하지만 ‘1인칭이기 때문에 보이는 것에서 변화를 시도해야한다’라는 닫힌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나노수트(Nanosuit) - 기존 FPS의 시도와 상반되는 ‘보이지 않는 요소’

이러한 관점에서 [Crysis]를 바라본다면 보이는 요소가 아닌 ‘보이지 않는 요소’를 통해 FPS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음을 알 수 있는데, 그 ‘보이지 않는 요소’란 본작에 등장하는 나노수트(Nanosuit)를 말한다. 나노수트는 컷신(Cut Scene)이 아니라면 플레이어가 관찰할 수 없는 요소인데, 작중 주인공이 입고 있는 장비이기 때문에 1인칭 시점에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게임 진행 중에는 전방(또는 총기의 조준점)으로 고정된 시점으로 인해 해당 장비의 작동과정이나 연출을 플레이어가 파악할 수 없다. 이는 장르의 성격상 무기(보이는 요소)에 초점을 두고 있어 투사체의 효과와 게임 내 연출에 집중하는 기존의 FPS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여준다.

하나 짚고 넘어 가야할 부분이 있다면 눈에 보이지 않는 요소인 나노수트가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에 대해서다. 기존 FPS가 집중하던 ‘눈에 보이는 요소’는 게임 진행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더라도, 분위기 전환을 위한 장치나 플레이어가 인지할 수 있는 연출들로 작용하기 때문에 해당 요소의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요소’는 연출이나 분위기에 그 어떤 영향도 미치지 못하기에, 게임 진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면 그저 하나의 소재에 불과한 이름뿐인 요소로 전락하게 된다.

게임 화면 - 나노수트는 보이지 않지만 게임 진행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렇다면 나노수트는 게임 내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을까? 나노수트가 게임에 미치는 영향은 나노수트가 가진 ‘기능’에서 나온다. 나노수트의 기능이란 주인공의 신체 능력을 강화해주는 것으로 방어 / 은신 / 힘 / 속도 의 네 종류의 모드가 존재한다. 그리고 나노수트의 각 모드들은 단순히 신체능력 강화의 역할을 하는 것 이상의,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 전략적인 측면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

[Crysis]의 스테이지 구성은 정해진 길을 따라가는 일자형 진행의 닫힌 공간이 아닌 원하는 곳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는 열린 공간의 구성을 가진다. 열린 공간의 특성상 게임 진행 중 달성해야할 목표가 정해져 있더라도, 목표를 달성하기까지의 과정은 플레이어 스스로가 결정해야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활용해야 하는 것이 나노수트의 모드들이다. 어떤 모드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이 많이 달라지는데, 보편적인 FPS의 전투처럼 적군과 전면전을 펼칠 수도 있고, 적군의 시야를 피해 잠입하거나, 빠른 기동성으로 전투를 피해 목적지에 도달 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나노수트의 모드는 고정적이지 않고 실시간으로 변경이 가능하며, 각 모드들을 얼마나 잘 사용하느냐에 따라 임무의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나노수트의 효과적인 활용을 위해 플레이어가 처한 상황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모드를 결정하는 판단 능력과 매순간 알맞은 모드로 변경하는 정확한 조작 능력을 요구하므로, 무기와 나노수트를 동시에 활용해야하는 독특한 게임성과 함께 긴장감 넘치고 속도감 있는 게임 전개가 가능하다.

주인공들의 비중은 다소 희미했지만 나노수트의 비중은 매우 확고하다

게임 내에서 활용하는 장비로서의 나노수트의 역할을 알았으니 이제 조금은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Crysis]라는 작품에서 나노수트는 ‘이야기의 소재’로서도 비중이 매우 크다. 이는 본작 [Crysis]와 확장팩 [Crysis Warhead]를 비교해보면 분명히 알 수 있다. 각 작품의 주인공은 서로 다른 인물이며, 두 작품에 모두 등장한다. 하지만 서로 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음에도 불구하고 각 인물이 처한 사건은 매우 비슷한 느낌을 준다. 게다가 인물간의 사건과 갈등은 거의 다루지 않고 ‘나노수트를 입은 특수부대원들의 외계인을 물리친다’라는 인물 자체는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가 전개되기에 인물의 비중이 매우 떨어지게 된다.

반면 나노수트는 희미해진 주인공의 비중과 독특한 게임성에 힘입어 그 비중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나노수트의 비중이 올라간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야기의 깊이가 떨어지고, 비중이 약한 주인공과 단조로운 구성의 이야기로 인해 스토리를 즐기는 맛은 부족할지 언정, [Crysis]를 생각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이 나노수트가 될 만큼 작품의 핵심소재이자 상징으로서 그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다.

나노수트는 [Crysis]가 FPS의 한계를 넘어서게 해주면서 본작의 상징이 되었다.

결국 나노수트는 ‘보이는 요소’에 집중하던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난 요소로서 [Crysis]만의 독특한 게임 방식을 구축해냈을 뿐만 아니라, 하나의 작품을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는 기존 FPS가 가지고 있는 틀을 깨뜨리지 않으면서 한계를 극복해낸 것이며, ‘보이는 요소’가 아닌 ‘보이지 않은 요소’에 집중한 완전히 새로운 시도라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Crysis]의 나노수트는 FPS라는 장르의 고착화된 모습을 성공적으로 깨뜨린 장치라고 볼 수 있으며, 향후 개발된 FPS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위한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

- 나노수트 모드 전환은 다소 익숙치 않은 조작법이라 게임 초반에는 매우 낮설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할수록 나노수트 조작법에 익숙해지는데, 플레이어의 역량만 요구된다면 오프닝 영상처럼 화려한 전투가 가능하다.

- 개인적인 문제겠지만 오류가 상당히 자주 걸렸다. 소리가 안들린다거나, 튕김 현상이 발생한다거나, 최종 보스에서 핵탄두 발사 지정이 안되서 엔딩을 못본다거나... [Crysis]만큼 오류가 잦은 게임은 처음이었다. 다시 말하지만 개인적인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 주인공의 비중이 적어지는 이유 중 하나는 [Crysis]의 주인공 '노매드'의 얼굴이 한번도 나오지 않는다. 오히려 [Crysis Warhead]의 주인공 '사이코'와 특수부대의 대장인 '프로핏'이 더 자주 나오는 수준. 게다가 딱히 주인공이 누구든 상관없는 스토리였기에 비중이 더 줄어들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Monolith Productions

플랫폼 : PC, PS3, PS4, X-box 360, X-box One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오픈월드 게임은 ‘즐길거리’가 많아야 한다. 오픈월드 게임은 장르의 특성상 플레이어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자유도를 제공하기 때문에 플레이어 스스로가 자유로운 선택이 가능하도록 최대한 많은 선택지를 만들어 놓아야 한다. 그리고 수 많은 선택들이 플레이어의 ‘즐길거리’가 되어야 하며, 게임에 영향을 미치고, 그것이 게임의 재미로 이어질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플레이어의 자유와 수많은 선택사항 외에도 게임이 가진 고유의 이야기와 시각적/청각적 요소들도 ‘즐길거리’의 일부인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오픈월드 게임의 특성으로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를 바라본다면 어떨까?

어둠의 땅 ‘모르도르’는 그 이름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는 ‘모르도르’라는 어둠의 땅을 게임의 핵심 소재로 삼고 있다. ‘모르도르’는 Uruk의 근거지인 만큼 게임 내에서도 Uruk 외에는 생물체를 발견하기 힘들다. 또한 어둠의 땅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어두운 분위기를 띠고 있으며, 매우 험준한 지형과 곳곳에 산재된 Uruk들의 거점이 존재한다. 그 외에도 흉폭한 괴물들이 나타나 주인공 뿐만 아니라 Uruk들에게도 위협을 가하며, 종종 발견할 수 있는 인간들은 주인공을 돕는 것이 아닌 Uruk들의 노예로서 무기력하게 살아간다. 이러한 게임 내의 배경은 기존 작품(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이 가지고 있는 ‘모르도르’라는 지역을 게임을 통해 잘 묘사해내고 있음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주인공이 언제든지 위험에 노출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장치가 됨으로써 플레이어가 게임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전투 상황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연출은 눈과 귀를 모두 즐겁게 한다

본작의 백미(白米)는 단연코 전투 중에 볼 수 있는 화려한 연출이다. 장르가 ‘액션’인만큼 주인공의 다양한 모션과 움직임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데, 특정 명령을 수행할 때도 같은 모션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명령을 수행하는 대상과 그 대상의 상태에 따라 다양한 모션을 취한다. 예를 들면, ‘암살’이나 ‘처형’을 할 때 검으로 목을 찌르는 것으로 획일화할 수도 있었지만, 상황에 따라 등이나 복부에 칼을 꽂기도 하고 검으로 목을 단번에 베어버리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의 전투 상황에서 같은 명령을 수행하더라도 다양한 모션과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으며 이를 통해 액션 게임의 즐거움을 충분히 선사하고 있다.

주인공의 액션 뿐만 아니라 변칙적인 카메라 앵글과 사운드도 연출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주인공의 액션도 매우 다양하지만 상황에 맞게 카메라 앵글도 변화하기 때문에 액션을 더욱 역동적이게 보여준다. 결정타를 날리거나 적장이 죽는 순간에 슬로우 모션을 주는 것은 기본이거니와, 필요에 따라 줌인(Zoom In)과 줌아웃(Zoom Out)을 통해 액션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이러한 카메라 앵글의 변화는 (다소 잔인할 수 있지만) 플레이어가 적과 싸우고 적을 쓰러뜨리는 것에 대한 감정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장급 Uruk들은 고유한 대사와 더불어 부하들의 함성까지 들려준다

사운드는 다양한 부분에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그 중에서 Uruk들의 목소리가 가장 인상적이다. 게임 내에서 들을 수 있는 Uruk 들의 다양한 대화, Captain과 Warchief들의 등장과 특수한 상황에 따른 고유한 대사, 그리고 Captain과 Warchief가 나타났을 때 그들의 이름을 외쳐대는 부하들의 함성 등은 적군조차 생동감있는 존재로 만들고 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Uruk들 사이의 세력다툼이 실시간으로 발생한다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에서 독특한 점이 하나 있다면 수많은  Captain과 Warchief들 사이에서도 세력다툼이 발생한다는 점이다. 주인공과 Uruk들은 서로 적대관계지만, Uruk 간에는 적대관계와 우호관계가 끊임없이 변화한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Uruk들 사이에서도 싸움이 일어나며 이로 인해 Captain/Warchief 현황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대립에서 살아난 Uruk가 더욱 강해지기도 하며, 죽은 Uruk를 대신에 새로운 Uruk가 자리를 차지하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Uruk들 간의 관계를 이용하면 힘을 들이지 않고 Captain이나 Warchief를 제거할 수 있으며, 필요에 따라 플레이어가 세뇌시킨 Uruk를 Captain이나 Warchief의 자리에 올려 강력한 군대를 양성할 수도 있다. 이는 Uruk들간의 싸움을 지켜보는 재미를 줄 뿐만 아니라, 플레이어가 Uruk를 모두 죽일 것인지, 아군으로 만들 것인지, 또는 서로 싸우게 하여 세력을 약화시킬 것인지 다양한 선택을 가능하게 해준다. 

Uruk들의 다양한 특성은 플레이어가 게임을 전략적으로 접근하게 한다

수 많은 Uruk들이 등장하는만큼 Uruk들의 특성도 매우 다양한데, 이는 플레이어가 다양한 전투/전략을 활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본작의 전투는 크게 근접전투(장검)/암살(단검)/원거리공격(활)의 세 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일 대 다수의 구도(주인공 1인과 다수의 Uruk)가 주를 이루는 본작의 특성상 근접전투가 많은 비중을 차지할 것 같지만 Captain/Warchief들이 가진 다양한 특성들로 인해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 게임을 진행하기에는 쉽지 않다. 근접전투에 매우 강하지만 암살에 약한 Uruk가 있는가 하면, 암살과 원거리 공격이 모두 통하지 않고 근접전투에만 피해를 입는 Uruk도 있다. 또는 원거리 공격, 근접전투, 암살 모두 약함에도 불구하고 공격력이 너무 강해서 쉽게 다가가기 힘든 Uruk들도 등장한다. Captain/Warchief들의 특성 외에도 일반 Uruk들의 종류도 여러 가지가 존재하며, Uruk의 수가 매우 많아 무작정 근접전투로 상대하기는 버겁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목표로 하는 Captain/Warchief의 특성과 주위에 있는 일반Uruk들의 수/배치/시야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전투방법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그 외에도 야생동물을 이용해 전투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불과 폭발물을 이용하여 전진을 초토화 시키는 등 좀 더 폭넓은 전략을 실행할 수 있다.

스토리 전개는 나쁘지 않지만 메인퀘스트는 구성이 다소 부실하다

거의 모든 점에서 완벽해보이는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지만 단 하나 아쉬운 점이 있다면 스토리에 해당되는 메인퀘스트가 다소 부실하다는 점이다. 본작이 [The Hobbit/호빗]과 [The Lord of The Rings/반지의 제왕] 사이의 사건을 풀어나가고 있으며, 기존의 두 작품(호빗+반지의 제왕)과 연결성을 두고 바라보기에 큰 무리가 없을 정도의 준수한 스토리인데 반해 그와 관련된 메인퀘스트는 아쉬운 점이 상당히 많다. 메인퀘스트가 아닐 경우에는 Uruk들을 암살하고, 짐승들을 풀어 적을 혼란에 빠뜨리고, 100명의 Uruk들에 둘러쌓여 싸워야 하는 등 액션 게임의 면모를 강하게 느낄 수 있지만, 메인퀘스트는 동료를 따라가다가 간단한 명령을 수행한다거나, 수레를 목표지점까지 옮기거나, 적은 수의 Uruk를 죽이는 등의 다소 심심한 임무가 주를 이룬다. 무엇보다 작중 보스에 해당되는 인물들과의 전투가 다소 허무하게 전개되는데, 게임을 하는 중에 나타나는 몰입과 감정의 고조를 단번에 무너뜨릴 정도로 부실하게 느껴진다. 어찌보면 상당히 많은 수의 기술들이 존재하는 만큼 메인퀘스트를 통해 하나씩 배워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일종의 ‘단계별 튜토리얼’ 정도로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토리 전개에 따른 몰입과 감정적 고조를 그대로 이어나가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상당히 치명적인 문제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

오픈월드 게임으로서는 부족함이 전혀 없는 최고의 작품이다

메인퀘스트는 조금 아쉬운 감이 있지만 ‘오픈월드 게임으로서’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는 부족함이 전혀 없다. 앞서 언급한 ‘자유도에 따른 선택지’와 ‘즐길거리’를 생각해볼 때 본작은 두 가지를 충실하게 갖췄다. 플레이어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각적/청각적 연출을 통한 즐길거리, 자유도를 부여함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할지 정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 그리고 선택에 따라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 Uruk들까지 ‘다양한 선택과 그에 따른 즐길거리’가 모두 갖춰져 있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어느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달려갈 것인지, 모든 Uruk들을 죽이는 광전사가 될 것인지, 또는 모든 Uruk들 위에 군림하는 지배자가 될것인지는 당신의 몫이다.

못다한 이야기

- 스토리와 관련해서는 '사용한 소재에 비해 깊이가 부족하다'라는 비판이 있다. 이는 'J. R. R. 톨킨'(호빗/반지의 제왕 작가)의 작품을 충분히 즐긴 이들이 느끼는 점이라 한다. 분명 [The Hobbit/호빗]이나 [The Lord of The Rings/반지의 제왕]과 비교하면 이야기의 전개가 단조로운 것은 분명하나 부실한 스토리 전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깊이 있고 대단한 스토리 또한 아니다.

- [Assassin's Creed], [Batman; Arkham Knight], [Tomb Raider]의 게임성을 상당 부분 차용해왔다. 놀라운 점은 각 작품의 장점만을 뽑아와 게임에 녹여냈다는 것인데, '다른 게임의 특징을 가져오기만한 작품'이라는 비판을 내릴 수도 있으나 게임 자체의 완성도가 정말 좋아서 비판하기가 어렵다. 생각해보면 게임을 만들 때 다른 작품의 영향을 받거나 특징을 차용해오는 경우가 많으니 비판하기 애매한 부분이기도 하다.

- 필자 개인적으로는 본편보다 DLC 'Bright Lord'가 게임의 완성도가 더욱 높다고 생각한다. 본편의 아쉬운 부분인 '메인퀘스트의 부실함'을 해소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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