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Freedom Planet

장르 : 어드벤처, 액션

제작사 : Galaxy Trail

플랫폼 :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4년 11월 28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19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Freedom Planet]은 [소닉 더 헤지호그]를 상당 부분 모방한 게임이다. 필자가 게임을 시작한지 3분 만에 한 말은 “이거 완전 소닉이잖아?"였고, 엔딩을 볼 때까지 소닉에 등장하는 요소를 그대로 가져온 것이 꽤나 많이 있음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단순히 소닉의 요소를 가져온 것이 아니라 소닉 작품 중에서도 [소닉 더 헤지호그 3]를 작정하고 모방했음을 분명하게 알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이거 완전 소닉이잖아?"라는 첫느낌은 사라지고 "이건 Freedom Planet이네!!"라고 생각하게 된다.


각 게임의 주인공들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라일락, 소닉, 너클즈, 캐롤

Freedom Planet을 시작했을 때 소닉을 모방했다고 느낄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요인이 있는데 그것로 바로 캐릭터이 가진 고유의 능력들이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소닉에 대응되는 라일락(보라색 용), 벽을 오르내리고 것에 능숙한 너클즈에 대응되는 캐롤(초록색 고양이)은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각각 소닉과 너클즈를 차용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달리는 중에 커서를 아래로하면 구른다거나, 점프 중 점프를 한번 더 누를 때 활공하는 등 모션까지 동일하다. 그 외에도 각 스테이지에 등장하는 구조물이나 루트도 [소닉 더 헤지호그]에서 나온 것들이 상당히 많이 나타난다. 물론 링을 모으던 소닉처럼 보석을 모으는 요소가 포함되어 있고, 적을 물리치면 자그마한 크리처가 도망가는 것도 소닉과 유사한 모습을 보여준다.

소닉과 같은 스피드 액션 게임이지만 난이도는 높은 편이다.

하지만 소닉의 것들을 상당 부분 많이 모방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이 소닉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소닉 더 헤지호그]는 빠른 게임 전개로 속도감에 초점을 두면서 간단한 패턴의 어렵지 않은 보스들이 주를 이룬다면, [Freedom Planet]은 난잡한 공격패턴과 까다로운 타격포인트를 가진 적/보스에 걸맞게 액션요소에 좀 더 초점을 두고 있다. 물론 소닉처럼 속도감이 없는 게임은 아니지만 게임 내 지형구조와 시스템으로 인해 짧은 거리 내에서 빠른 이동이 이루어질 뿐 소닉처럼 시도때도없이 달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지형과 패턴, 타이밍을 외우면 소닉 못지 않은 스피드 게임이 가능하다.) 적을 공격하는 방법도 소닉의 경우는 점프를 통한 롤링 어택 뿐이지만 [Freedom Planet]에서는 기본공격과 더불어 간단한 커맨드 입력을 통한 캐릭터별로 고유한 공격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앞서 언급한 난잡한 공격패턴과 까다로운 타격포인트를 가진 적/보스에 맞춰 액션 요소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 결국 소닉에 비해 조금 더 세밀한 컨트롤을 요하게 되고 전반적인 난이도가 상승하게 된다.

등장 인물 하나하나 꼼꼼하게 연출해두었다.

[Freedom Planet] 자체로도 훌륭한 점이 많은데 그 모든 것은 놀라울 정도의 꼼꼼하고 세밀한 표현에 있다. 도트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명암처리나 굴곡표현, 광표현 등이 훌륭하게 만들어져 있으며, 각 캐릭터의 미세한 움직임과 표정까지 디테일한 부분들도 빠짐없이 표현해두었다. 사운드의 경우 엑스트라 캐릭터를 포함하여 모든 캐릭터의 대사가 더빙되어 있고, 효과음도 빠짐없이 담아두었다. 특히 성우들의 실감나는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목소리에서 감정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장소에 따른 배경음도 모두 다르게 설정함으로써 다양한 BGM을 게임 내에 담아내고 있다. 그에 따라 스테이지 사이에 볼 수 있는 스토리는 상당히 긴 시간에 걸쳐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캐릭터의 표정, 대사, 행동 등의 세밀함으로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다.


최종보스 Brevon - 소닉의 '닥터 에그만'과는 비교도 못할 포스를 보여준다.

잘 만든 게임이지만 아쉬운 부분이 없지는 않다. 게임 자체의 볼륨은 크지 않은데 그에 비해 스토리를 풍부하게 만드려다보니 스토리의 전개는 탄탄하지 못하다. 무엇보다 인과관계가 부족한 부분이 종종 나타나며, 일부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태도의 변화는 간혹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기도 하다. (오해, 배신, 세뇌, 음모, 이중첩자, 출생의 비밀 등 다루기 복잡한 요소들이 들어있는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리라 본다.) 스테이지별 난이도도 조정도 필요해보이는데, 특정 구간이 과도하게 어려운 경우도 있을 뿐만 아니라 최종보스의 경우 이전 스테이지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어렵다. 최종보스가 어려운 것은 당연하지만 스테이지를 거치는 과정에서 점진적인 난이도 향상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닐 뿐더러 불균형한 난이도 상승수준과 최종보스에서의 급작스러운 난이도 상승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Freedom Planet 아트워크

소닉을 모방해 만들기 시작했지만 소닉에는 없었던 스토리 전개, 캐릭터의 독특한 능력, 높은 난이도 등을 더한 뒤 꼼꼼하게 세밀하게 표현함으로써 완전히 새로운 작품으로 만들어졌다. 소닉의 속도감을 그대로 전달하면서도 소닉과는 분명하게 다른 재미를 주고 있으며, 본 게임을 즐겨본 게이머라면 단순한 모방이 아닌 소닉에 대한 오마주라고 생각하게 될 것이다. 물론 인상적인 부분이 많은만큼 아쉬운 부분도 존재하지만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생길만큼 잘만들어진 작품임은 분명하다. 소닉 시리즈를 즐겼던 분이라면 강력하게 추천한다.(난이도와 OST는 덤)

못다한 이야기

- 소닉을 모방한 게임이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Lilac과 Carol을 그린 사람이 애초에 소닉을 보고 모방해서 만든 캐릭터라고 밝혔다. 결정적으로 초기의 Lilac은 용이 아닌 고슴도치였다는 사실! 그 외에도 Lilac the Dragon / Carol the Wildcat / Milla the Hound 라는 명칭만 봐도 소닉을 흉내냈다는 것을 다시금 알 수 있다.

- 처음부터 게임 제작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캐릭터들은 아니었다고 한다. 소닉의 팬이었던 사람의 그림을 게임 제작자가 우연히 발견하여 게임 제작으로 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세부설정이 수정/보완되었으나 디자인은 초기의 것을 거의 그대로 가져왔다.

- 1회차 엔딩을 보기까지 78번을 죽었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Steam에서 해당 게임에 걸린 태그 중 '어려운 게임'이 있다.

- 2015년 PAX에 부스를 열었으며, Wii U 용으로도 발매할 예정이라고 한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Shovel Knight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Yacht Club Games

플랫폼 : PC, Wii U, 3DS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5년 1월 16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17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메타크리틱(metacritic) 90점. 2014 GOTY(Game of the Year) 등재. 이 두가지만 본다 하더라도 본 작품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점수가 게임을 평가하기 위한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며, 점수가 높다고 해서 다른 게임보다 더 훌륭한 게임은 아니다.(참고로 2014 GOTY 1~3위 작품 모두 메타스코어 90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이들이 본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훌륭한 게임이 쏟아져나오는 시기에 ‘고전'이라는 명찰을 달고 나와 당당히 자리매김한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 분명하다.

90년대 초에 발매된 게임이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완벽히 구현한 그래픽이다.

고전게임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발매일을 기준으로 고전게임을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는 상대적인 것이며, 현재 최신게임 또한 몇년이 지나면 고전게임으로 분류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고전게임이 아닌 '고전풍 게임'으로 판단한다면 어느정도 명확한 기준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며, 그 기준은 그래픽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80~90년대에 발매된 슈퍼마리오, 록맨 등의 작품들이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으로 바라볼 때 [Shovel Knight]는 과거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고전게임들의 그래픽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의외로 고전게임 명찰을 달고 출시되는 게임은 많지만, 적지 않은 수의 게임들이 보여주는 그래픽은 고전게임의 느낌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도트그래픽을 사용했지만 너무 조잡하거나 과도하게 디테일했던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Shovel Knight]는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고 게임 전반에 걸쳐 고전게임이 보여주는 그래픽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며 많은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게 만들었다.(이는 사운드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

월드맵 - 슈퍼마리오를 차용했음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고전게임의 느낌을 전면에 내세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으나 [Shovel Knight]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전게임들 중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또는 추억이 있을만한) 게임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게임 내에 배치하였다. 월드맵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서 가져왔고, 스테이지 보스가 총 8명이 있는 것과 이름이 'OOO Knight'인 것, 그리고 최종스테이지에서는 8명의 보스와 연속적으로 싸우는 것은 '록맨'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게임들의 요소들을 상당히 많이 차용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20대 중후반 이상) 플레이어들에게 익숙함과 동시에 어린 시절 즐겨왔던 게임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만약 그가 삽을 들고 있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런데 얼핏보면 [Shovel Knight]는 기존에 잘나갔던 게임들을 죄다 한 곳에 모아만든 게임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게임들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차용하다보니 새롭다 할만한 부분들은 적으며, 한번쯤은 본듯한 느낌의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상당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스럽지만) 혹평을 내리자면 기존의 게임들을 한대모아 만든 특별할 것이 없는 짬뽕게임,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 집중한 추억팔이게임이라고 평가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 작품이 혹평을 받지 않은 (또는 호평을 받은) 이유는 게임이 가진 독특한 컨셉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만약 주인공이 삽이 아닌 검을 들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사실 검을 들고 있었다 하더라도 게임 전체에 있어서 어색한 부분은 없으며, 주인공의 연인인 shield knight와는 '검과 방패'라는 컨셉으로 하나의 쌍으로 인식하게 하여 더 익숙한 모양새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삽이 아닌 검을 들고 있었다면 땅을 파서 보물을 찾거나, 벽을 파내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등의 진행은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며,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생각하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검이 아닌 삽을 들고 싸우는 기사를 통해 흔히 알고 있는 기사와는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다소 우울하고 진지한 게임스토리와는 상반되는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게임을 하는 내내 유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삽으로 스카이콩콩을 한다는 것이 그 예이다.) 결국 '삽을 든 기사'라는 분명한 컨셉을 통해 기존게임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섞어 놓은 게임이 아닌 분명한 컨셉 위에 적절한 재료들을 배치한 게임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게임 내 문제는 모두 해결해주는 아이템. 효과가 그것을 설명해준다.

잘 만든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특정 아이템의 사용빈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다. 각 아이템들의 기능은 매우 개성있으나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템들이 적지 않다. 또한 일부 아이템은 보너스 스테이지만을 위해서 사용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보너스 스테이지의 구성처럼 아이템을 사용하여야만 지나갈 수 있는 구간을 만들어 놓거나,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없앨 수 있는 적을 배치하는 등의 게임구성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Shovel Knight는 대박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Shovel Knight]는 분명히 잘 만든 게임이다. 과거 고전게임의 느낌을 그래픽과 사운드에서 완벽하게 재현했고, 고전게임의 요소를 차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도록 게임 내 적절히 배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Shovel Knight]만의 컨셉으로 중심을 잡아 게임을 완성해냈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고전게임이라는 히든카드를 내세우는 것은 인디게임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고전게임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 게임을 흥행하게 한 결정적인 전략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까지 제작자들의 고전게임에 대한 끊임없는 분석과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제작자들은 이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꽤나 삽질(digging, 디깅)을 했을 것이다. 이 같은 삽질이라면 게이머들은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못다한 이야기

- 난이도 분배가 매우 적절했고, 각 스테이지별 컨셉과 특징이 분명해서 게임 내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구입하고 난 즉시 게임을 시작했고, 중간에 끊지 않고 엔딩까지 볼 정도로 몰입해서 즐겼는데, 4~5시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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