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Shovel Knight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Yacht Club Games

플랫폼 : PC, Wii U, 3DS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5년 1월 16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17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메타크리틱(metacritic) 90점. 2014 GOTY(Game of the Year) 등재. 이 두가지만 본다 하더라도 본 작품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점수가 게임을 평가하기 위한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며, 점수가 높다고 해서 다른 게임보다 더 훌륭한 게임은 아니다.(참고로 2014 GOTY 1~3위 작품 모두 메타스코어 90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이들이 본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훌륭한 게임이 쏟아져나오는 시기에 ‘고전'이라는 명찰을 달고 나와 당당히 자리매김한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 분명하다.

90년대 초에 발매된 게임이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완벽히 구현한 그래픽이다.

고전게임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발매일을 기준으로 고전게임을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는 상대적인 것이며, 현재 최신게임 또한 몇년이 지나면 고전게임으로 분류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고전게임이 아닌 '고전풍 게임'으로 판단한다면 어느정도 명확한 기준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며, 그 기준은 그래픽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80~90년대에 발매된 슈퍼마리오, 록맨 등의 작품들이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으로 바라볼 때 [Shovel Knight]는 과거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고전게임들의 그래픽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의외로 고전게임 명찰을 달고 출시되는 게임은 많지만, 적지 않은 수의 게임들이 보여주는 그래픽은 고전게임의 느낌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도트그래픽을 사용했지만 너무 조잡하거나 과도하게 디테일했던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Shovel Knight]는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고 게임 전반에 걸쳐 고전게임이 보여주는 그래픽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며 많은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게 만들었다.(이는 사운드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

월드맵 - 슈퍼마리오를 차용했음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고전게임의 느낌을 전면에 내세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으나 [Shovel Knight]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전게임들 중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또는 추억이 있을만한) 게임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게임 내에 배치하였다. 월드맵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서 가져왔고, 스테이지 보스가 총 8명이 있는 것과 이름이 'OOO Knight'인 것, 그리고 최종스테이지에서는 8명의 보스와 연속적으로 싸우는 것은 '록맨'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게임들의 요소들을 상당히 많이 차용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20대 중후반 이상) 플레이어들에게 익숙함과 동시에 어린 시절 즐겨왔던 게임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만약 그가 삽을 들고 있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런데 얼핏보면 [Shovel Knight]는 기존에 잘나갔던 게임들을 죄다 한 곳에 모아만든 게임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게임들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차용하다보니 새롭다 할만한 부분들은 적으며, 한번쯤은 본듯한 느낌의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상당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스럽지만) 혹평을 내리자면 기존의 게임들을 한대모아 만든 특별할 것이 없는 짬뽕게임,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 집중한 추억팔이게임이라고 평가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 작품이 혹평을 받지 않은 (또는 호평을 받은) 이유는 게임이 가진 독특한 컨셉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만약 주인공이 삽이 아닌 검을 들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사실 검을 들고 있었다 하더라도 게임 전체에 있어서 어색한 부분은 없으며, 주인공의 연인인 shield knight와는 '검과 방패'라는 컨셉으로 하나의 쌍으로 인식하게 하여 더 익숙한 모양새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삽이 아닌 검을 들고 있었다면 땅을 파서 보물을 찾거나, 벽을 파내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등의 진행은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며,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생각하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검이 아닌 삽을 들고 싸우는 기사를 통해 흔히 알고 있는 기사와는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다소 우울하고 진지한 게임스토리와는 상반되는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게임을 하는 내내 유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삽으로 스카이콩콩을 한다는 것이 그 예이다.) 결국 '삽을 든 기사'라는 분명한 컨셉을 통해 기존게임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섞어 놓은 게임이 아닌 분명한 컨셉 위에 적절한 재료들을 배치한 게임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게임 내 문제는 모두 해결해주는 아이템. 효과가 그것을 설명해준다.

잘 만든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특정 아이템의 사용빈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다. 각 아이템들의 기능은 매우 개성있으나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템들이 적지 않다. 또한 일부 아이템은 보너스 스테이지만을 위해서 사용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보너스 스테이지의 구성처럼 아이템을 사용하여야만 지나갈 수 있는 구간을 만들어 놓거나,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없앨 수 있는 적을 배치하는 등의 게임구성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Shovel Knight는 대박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Shovel Knight]는 분명히 잘 만든 게임이다. 과거 고전게임의 느낌을 그래픽과 사운드에서 완벽하게 재현했고, 고전게임의 요소를 차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도록 게임 내 적절히 배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Shovel Knight]만의 컨셉으로 중심을 잡아 게임을 완성해냈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고전게임이라는 히든카드를 내세우는 것은 인디게임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고전게임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 게임을 흥행하게 한 결정적인 전략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까지 제작자들의 고전게임에 대한 끊임없는 분석과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제작자들은 이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꽤나 삽질(digging, 디깅)을 했을 것이다. 이 같은 삽질이라면 게이머들은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못다한 이야기

- 난이도 분배가 매우 적절했고, 각 스테이지별 컨셉과 특징이 분명해서 게임 내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구입하고 난 즉시 게임을 시작했고, 중간에 끊지 않고 엔딩까지 볼 정도로 몰입해서 즐겼는데, 4~5시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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