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Transistor

장르 : RPG, 액션, 퍼즐

제작사 : Supergiant Games

플랫폼 : PC, PS4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4년 10월 11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17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Transistor]는 발매 전부터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었다. Supergiant Games는 비록 인디게임제작사이긴 하나 초기작품인 [Bastian]이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것과 더불어 사전에 공개된 독특한 게임시스템, 아름다운 BGM, 그리고 감각적인 그래픽과 일러스트들은 많은 사람들이 [Transistor]에 기대를 하게 만들었다. 거대 게임 제작자가 아닌데다가 트랜지스터 이전의 작품이 하나 밖에 없는 제작사에서 게임성, 그래픽, 사운드 등 게임이 보여줄수 있는 모든 부분에서 주목을 받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다른 이들과 마찬가지로 필자 역시 게임을 구입하기 직전까지 많은 기대를 걸고 있었고 게임이 발매된 후 곧장 게임의 뚜껑을 열어보았다. 그리고 트랜지스터 속에 담긴 아름다움에 취했지만 머지 않아 생각지도 못한 허무함을 느끼게 되었다.

자신의 공연 포스터를 바라보는 주인공 'Red'

트랜지스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다웠다. 게임이 기대를 받았던 이유는 그래픽 부분에서 매우 독특한 느낌을 주었기 때문인데 사전에 공개된 게임 진행화면 뿐만 아니라 모든 부분에 있어 매력적인 연출의 연속이었다. 게임의 시작부터 끝까지 은은한 색감을 유지하면서 화면의 세부적인 부분까지 세밀하게 만들어져 있었고, 각종 이벤트 상황에 등장하는 일러스트들은 버릴 것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또한 다음 챕터로 넘어가는 부분의 연출 또한 역동적인 연출로 마치 인터루드(interlude)와 유사한 느낌을 받게 해준다. 다시 말하자면 게임화면, 일러스트, 챕터전환 모두 아름다움을 보여주지만 각자 다른 표현방식으로 서로 다른 느낌의 아름다움을 전달해주고 있다.

다음 챕터로... -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음악의 경우 게임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부각시키는 장치가 되는데, 인디게임제작사가 만든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음악을 통한 분위기의 연출효과가 정말 대단하다. 전반적으로 가라앉는 느낌의 음악이 대부분이지만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암울한 분위기, 신비로운 배경 등에 잘 맞아떨어지면서 '게임에 취하게 만드는’ 상황까지 만들어 낸다. (동일한 작곡가가 참여한 [Bastion]에서도 마찬가지이며, OST 작곡가의 감각이 얼마나 뛰어난지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단순히 시각효과를 보조하는 장치가 아니라, 음악 그 자체로도 가치가 있다. OST를 즐길 가치는 충분하며, 음악을 들을 때면 해당 OST를 들었던 게임 내 상황을 다시금 상기할 수 있게 된다. OST에서 가끔 등장하는 여성의 목소리가 주인공 'Red'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목소리조차 게임 내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실시간+전략 전투 - 매우 참신한 게임 방식이다.

하지만 아름다움을 느끼면서도 게임의 엔딩을 보고나면 굉장한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허무함을 느끼게 되는 요인은 전투 시스템과 스토리다. 전투 시스템은 실시간 전투방식과 더불어서 '함수'를 이용한 턴제/전략적 전투가 공존한다. '함수'란 제한된 조건 내에 자신의 행동패턴을 미리 설정하여 공격하는 시스템으로 본작의 가장 참신한 게임시스템이다. 게임 초반에는 '함수’가 굉장히 편리하지만 후반으로 흘러갈수록 함수를 사용하기가 매우 불편해진다. 함수를 사용한 뒤 쿨타임 동안은 공격을 할 수 없고, 적들의 공격력이 너무 강해서 함수를 다시 사용하기도 전에 죽어버리는 경우도 빈번하다. 결국 함수는 위기상황이나 전략적 공격을 수행할시에만 사용하라는 의도로 볼 수 있는데, 실시간 전투에서 컨트롤로 극복하기에는 적들의 공격이 강하고 특정 스킬의 사용을 강제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다보니 게임 중반부터 후반까지 거의 동일한 전투패턴이 반복되는 상황이 나타나며, 함수의 사용은 특별히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최종보스의 경우에는 함수 사용이 필수이긴 하나 보스전에서 급작스럽게 함수 사용의 비중이 높아지는 부분이 상당히 아쉽다.)

스토리의 경우 'Red'와 'Transistor'의 관계, 프로세스의 존재 이유, 주인공 'Red'가 시티에서 가지는 의미 등 여러 방면에서 신비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긴 하나, 이야기의 전개 방식이 상당히 난해하고 적들의 목적의식 등이 불분명하다는 점이 큰 단점으로 다가온다. 또한 현재 상황과 맞지 않는 주인공의 행동, 편집이라도 된듯한 스토리의 진행도 한 몫 한다. 그나마 흥미를 돋우는 요소는 게임 내 기술 하나하나에 등장인물과 관련된 배경이야기가 수록되어 있고, 적들의 세부 설정들도 빼곡하게 담겨 있다. 하지만 게임의 스토리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게임의 결말이 굉장히 허무하며, 엔딩을 보고 난 뒤에도 게임 전반에 걸쳐 의문이 드는 부분이 상당히 많다.

Red(우)와 그녀의 동반자 Transistor(좌)

게임을 접하게 되면 게임이 뿜어내는 시각적, 청각적 아름다움에 흠뻑 취할 수 있지만, 다소 부실한 게임시스템이나 불친절한 스토리는 게임을 끝낸 뒤 여운이 아닌 허무함을 남기게 된다. 연출부분에서는 다른 어떤 게임들과 비교하더라도 손색이 없지만, 게임이 가져야할 가장 중요한 요소인 '게임 자체의 재미'와 '게임이 가진 이야기'는 아쉬운 부분이 많다. 그래도 트랜지스터 자체에서 느껴지는 참신한 시도는 제작사가 내놓을 다음 게임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며, 풍부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는 게임의 특징은 높게 평가해주고 싶다. 물론 게임성과 스토리 전개에 대한 고민은 좀 더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

- 1회차 스킬과 레벨이 2회차로 연동이 되는데, 이로 인해 2회차부터는 스킬조합의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므로 게임이 상당히 재미있어 진다. 물론 난이도도 향상되므로 여전히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 스토리 또한 2회차 플레이에서는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다. 반드시 2회차, 3회차에 걸쳐 게임을 즐겨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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