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Mad Max

장르 : 액션, TPS

제작사 :  Avalanche Studios

플랫폼 : PS4, X-box One,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Mad Max]는 조지 밀러(Goerge Miller) 감독의 포스트 아포칼립스 영화 시리즈다. 초대작 [Mad Max](1979)는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시초라 불리는 작품으로 투자대비 최고의 성과를 거둔 영화로 평가 받았으며, 초기작의 흥행에 힘입어 [Mad Max 2](1981)와 [Mad Max 3](1985)도 변함없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를 이어 갔다. 시리즈의 지속도 훌륭하지만 [Mad Max] 시리즈의 세계관은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대표적인 형태가 되어 만화 ‘북두의 권’, 영화 ‘워터 월드’ 등 수많은 시각예술작품에 영향을 미쳤고,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으며 고전(Classic)의 반열에 오르게 되었다. 그 후 오랫동안 후속작이 없었던 [Mad Max] 시리즈는 감독의 복귀와 함께 후속작 촬영에 돌입, 헐리우드 제작자들의 파격적인 지원을 받아 30년만에 영화로 돌아왔다. 30년만의 후속작이지만 그간의 명성을 증명이라도 하듯 [Mad Max; Fury Road](2015)는 액션 영화 역사에서 손에 꼽을 만한 작품으로 대호평을 받으며 큰 성과를 거두었다. 그리고 영화의 흥행을 예상이라도 한 듯 비슷한 시기에 동명의 게임 [Mad Max]가 발매되었다.

절륜의 완성도를 갖춘 [Middle Earth; Shadow of Mordor]도 비판을 받았다

영화를 게임으로 옮기는 것은 기존에 존재하는, 그리고 아주 잘 짜여진 소재와 세계관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마치 양날의 검과 같은 상반된 효과를 받게 된다. 우선 게임을 발매하기 전부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성공한 영화일수록 많은 사람이 해당 영화에 대해 알고 있고, 그에 따라 게이머 뿐만 아니라 영화팬들도 게임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홍보와 판매량 등 상업적인 측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사람들의 관심에 비례해 게임에 대한 기대치도 과도하게 높아지며 그만큼 비판에 노출되기 쉬운 부정적인 효과도 있다. 이런 경우 충분한 완성도를 갖추더라도 영화와 비교(특히 스토리와 관련해서 이러한 경향이 심하다)하여 평가절하 되거나 원작팬들의 (과하다 싶을 정도의) 비판을 받기도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조차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영화의 이름을 빌린 저급한 게임'이라는 비난과 함께 영화의 명성 뿐만 아니라 제작사의 값어치도 떨어지게 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Mad Max; Fury Road]는 액션영화계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그렇다면 게임 [Mad Max]는 영화의 명성에 걸맞게 만들어졌을까? 영화 [Mad Max; Fury Road]가 ‘액션 영화'로서 어마어마한 호평을 받은 것을 생각해볼 때, 게임 [Mad Max] 역시 ‘액션 게임'으로써의 완성도를 얼마나 갖췄는지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액션 게임이 플레이어에게 주는 즐거움인 다양한 연출과 효과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리고주 많은 비중을 차지할 수 밖에 없는 전투가 만족스러운 형태를 갖추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영화 속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차량'에 대해서 어떻게 구성을 했으며, 그것을 게임 속에 얼마나 잘 녹여내었는지도 주목해야할 부분이다.

만능도구 ‘매그넘 오푸스’ - [Mad Max]에서 차량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우선 [Mad Max] 세계관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차량'을 살펴보자. 장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기존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게임들에서 차량이 차지하는 비중을 그리 크지 않다. 특히 액션 게임에서 차량의 역할은 먼거리를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동수단에 불과하며 전차/탱크/지게차 등의 특수한 차량이 아닌 이상 수행할 수 있는 역할이 매우 제한적이다. 그러나 [Mad Max]에서 차량은 단순히 이동수단에서 그치지 않고 영화에서 보여준 것처럼 매우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작중 넓은 공간을 빠르게 탐색하고 이동할 수 있는 이동수단부터 시작해 다른 차량을 파괴하고 적을 쓰러뜨리는 무기, 막힌 길을 뚫고 사물의 배치를 옮기는 도구 등 주인공이 할 수 없는 수많은 역할을 차량이 대신 수행한다.

흥미로운 점은 차량이 이렇게 많은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차량이 가진 기능 때문만이 아니라 차량을 활용할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게임 구성에 있다. 오픈월드형 공간을 빠르게 탐색하기 위해서 차량의 이동능력을 활용하고, (총알이 매우 귀한 세계관의 특성상) 적군 차량을 파괴하기 위해서는 차량을 충돌시켜야 하며, 거대한 문이나 구조물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차량에 연결된 작살총을 쓸 수 밖에 없다. 이처럼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상황의 대부분이 차량을 활용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게 하여 차량을 만능도구의 위치까지 끌어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세계관에서 차지하는 차량의 비중과 가치를 게임구성 및 진행방법을 통해 성공적으로 구현해냈다고 볼 수 있다.

차량 전투는 [Mad Max]에서 가장 돋보이는 요소이며 게임성의 핵심이다

차량으로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역할 중에서 단연 돋보이는 요소는 ‘차량 전투'인데, 이는 단순히 차량이 수행하는 역할을 넘어 [Mad Max]에서만 즐길 수 있는 고유한 게임성으로 나타나고 있다. [Mad Max]의 차량 전투는 기본적으로 놀이공원의 범퍼카(Bumper Car; 전기로 작동되는 소형차량을 충돌하며 노는 놀이기구)와 동일한 형태로 적군 차량에 플레이어의 차량을 충돌시켜 파괴하는 방식이다. 다만 (범퍼카와 달리) 개방된 공간에서 전투가 진행되며 적군 차량도 끊임없이 움직이기에 공격을 적중시키려면 상당히 까다로운 조작을 요구하게 된다. 게다가 특정 상황에서는 장시간에 걸쳐 전투가 지속되거나 넓은 공간을 움직이는 추격전이 펼쳐지기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한다. 그 뿐만 아니라 바퀴/범퍼를 뽑거나 운전자를 제거하여 차량을 무력화시키기, 작살총의 회수 반동을 이용한 강력한 일격, 그리고 차량을 옆으로 밀어 절벽으로 떨어뜨리는 등 전략적인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전략적 요소들은 까다로운 차량 운행에 정교한 조작을 더하여 차량 전투의 전반적인 난이도를 높일 뿐만 아니라 자칫 지나치게 단순해 질 수 있는 전투 방식에 다양성을 부여하여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있다. 요약하자면 차량 전투는 ‘차량 vs 차량'이라는 독특한 전투 방식, 어려운 조작감, 장시간에 걸친 진행에 의한 긴장감, 지속적인 집중력의 요구, 단조로움을 탈피할 수 있는 전략적 요소들이 하나로 뭉쳐지면서 [Mad Max]만이 가질 수 있는 독자적인 전투형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맥스의 싸움은 마우스와 버튼 하나로 진행되지만 충분히 박진감이 넘친다

하지만 차량의 역할이 다양하고 비중이 크다고해서 차량을 주인공으로 내세울 수는 없다. [Mad Max]의 주인공은 엄연히 ‘맥스'이며 맥스가 보여주는 액션도 작품 내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차량vs차량(차량전투)이 아닌 사람vs사람(일반전투)의 전투 방식도 존재하는데 이야 말로 주인공 맥스의 액션을 만끽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일반 전투는 마우스 클릭과 버튼 하나만으로 이루어지는 (=‘Free Flow System'이라고 불리는) 아주 단순한 조작법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조작법이 단순함에도 차량 전투 못지 않게 박진감 넘친다. 맥스의 다양한 공격 모션과 결정타를 날릴 때 화면이 느려지는 효과, 뼈가 부러지는 둔탁한 효과음 등은 액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한 느낌을 준다. 중요한 점은 일반 전투가 단순히 맥스의 액션 요소만이 아니라 차량 전투와 대조적인 특징을 지님으로써 전투의 다양성과 균형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다소 어려운 조작과 신중한 움직임을 요구하는 ‘차량 전투'와 간단한 조작과 즉각적인 반응을 요구하는 ‘일반 전투'는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차량의 비중과 주인공 맥스의 존재감을 모두 잡아내었다. 물론 상반된 전투 방식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주고 있다는 점과 두 전투 방식을 게임 내에 균형있게 배치해 두었다는 점도 주요한 특징이다.

폭발에 대한 연출력은 기존 게임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우수한 수준이다

그리고 전투를 뒷받침 해주는 ‘연출'도 매우 우수한데 다른 작품들과 비교하더라도 월등히 우수하며 시각과 청각 모두 충분히 만족 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다양한 요소에서 연출이 힘을 발휘하지만 특히 ‘폭발'과 관련한 연출은 굉장히 인상깊다. 폭발시 발생하는 화염에 집중하는 일반적인 폭발 연출과 달리 폭발하는 순간 화면이 일시적으로 붉은 빛이 감돌거나 명암이 짙어지는 등 색감의 변화를 주고 있다. 게다가 폭발의 규모와 폭발물의 종류에 따라 폭발의 형태가 다르다. 폭발에 의해 뿜어져 나오는 화염은 물론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불똥과 불씨, 그리고 땅위로 번지는 불길까지 매우 다양한 연출을 보여준다.

그 뿐만 아니라 차량을 파괴하는 경우 차량 내에 폭발물(연료통, 기름 등) 보유 수준과 차량을 공격하는 방법에 따라 모두 다른 연출을 보여준다. 측면이나 정면에서 차량을 공격할 경우 차량 내부에서 폭발이 일어나지만, 후면에서 공격을 하거나 노출된 연료통을 직접 총으로 쏘는 경우에는 연료통이 폭발한 뒤 연쇄적으로 차량 내부가 폭발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게다가 폭발이 일어나는 위치에 따라 차량이 뒤집히거나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파괴가 되어버리는 등 폭발에 의한 차량 파괴의 형태도 다양하여 폭발과 관련된 연출에는 여러 방면에 걸쳐 상당한 공을 들였음을 알 수 있다.

타격이나 폭발의 묵직함, 공간감을 느낄 수 있는 효과음은 연출에 힘을 보태준다

연출력이 빛을 발하는 곳은 폭발만이 아니다. 게임에서 들을 수 있는 여러 효과음(sound)도 중요한 연출요소로써 힘을 보태고 있다. 포스트 아포칼립스의 고유한 특징인 황폐한 세계를 잘 느낄 수 있는 환경음은 작중 분위기 형성에 매우 탁월하다. 게다가 전투 중에 들을 수 있는 ‘타격음'은 본작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전투의 연출을 극대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차량 전투 중 충돌이 일어나는 위치와 충돌 강도에 따라, 그리고 앞서 언급한 폭발 또한 세기와 규모에 따라 소리의 수준이 달라진다. 더욱이 일반전투에서 결정타를 날리는 경우 뼈가 부러지는 소리나 둔기에 맞을 때 나는 묵직한 소리는 전투상황을 더 극적으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이 외에도 폭발이 일어나는 거리에 따라 소리가 크고 작게 들린다거나 차량이 가까워질수록 엔진 소리가 크게 들리는 등 오픈월드 구성을 가진 본작의 공간감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게 만든다는 점도 소리를 연출의 한 요소로써 효과적으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컨텐츠의 배치가 다소 부적절하여 보조 임무에 대한 흥미가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액션 게임으로써 훌륭한 모습을 갖춘 [Mad Max]도 치명적인 약점이 있다. 그리고 그 약점이란 게임 내 ‘컨텐츠의 부실함'이다. [Mad Max]에서 플레이어가 활동하게 될 공간은 오픈월드(open world) 구성이며 그에 따라 플레이어에게 부여되는 자유도가 굉장히 높다. 플레이어의 높은 자유도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양질의 컨텐츠를 효과적으로 배치할 필요가 있는데 본작에서는 컨텐츠의 질적 문제와 배치의 문제가 모두 나타난다. 보조 임무의 대다수는 게임 내 서브컨텐츠(subcontent)과 관련된 임무들이 대부분으로 보조임무의 수행과 함께 서브컨텐츠의 존재를 플레이어가 알려주는 의도로 흔히 활용해왔다. 그러나 [Mad Max]에서는 해당 보조임무를 받을 시기에 임무의 내용과 관련된 시스템을 이미 학습하고 일부 컨텐츠를 소비한 이후이기 때문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예를 들어 ‘탑독 처지하기'라는 보조 임무를 받을 시기에 이미 탑독 캠프를 몇 군데나 점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는 [Mad Max]가 오픈월드 구성이기 때문에 메인 스토리만을 따라오지 않은 이상 왠만한 서브컨텐츠는 한번씩 접한 상태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보조임무에 대해 큰 흥미를 느끼기 힘들다. 게다가 서브컨텐츠와 관련이 없는 내용의 보조임무라 할지라도 본작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는 내용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보조임무의 전반적인 내용도 매우 아쉽게 다가온다.

넓은 공간을 가지고 있지만 컨텐츠는 손가락에 꼽을 정도로 다양성이 부족하다

또한 여러 지역과 다양한 세력이 존재함에도 모든 지역이 동일한 컨텐츠로 점철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다. 주임무와 보조임무를 제외하면 즐길 만한 것들이 저격수/허수아비/지뢰 제거, 캠프 점령, 죽음의 경주, 호송대 추격 정도가 끝이다. 6개의 컨텐츠가 결코 적은 것은 아니지만 지역별 차이가 거의 없고 월드 전체에 걸쳐 동일한 형태를 지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신선함이 떨어진다. 특히 저격수/허수아비/지뢰 제거는 오브젝트(Object/사물) 제거 형식의 극도로 단순한 컨텐츠임에도 많은 반복이 필요해서 지루함을 유발하게 된다. 게다가 이야기(및 주임무) 진행을 위해 일정 수준이상 컨텐츠를 소비하도록 강제성을 부여한 것은 좋았으나 컨텐츠의 질이 좋은 편은 아니어서 오히려 게임을 진행하는 데 흥미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 물론 영화와 완전히 다른 내용의 이야기와 그 과정에서 수행해야하는 주임무(Main Quest)는 잘 만들어졌기에 중심 이야기만을 따라가며 게임을 진행해도 되지만 이는 오픈월드 구성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였음을 더욱 명확히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액션 게임으로써는 정말 대단한 [Mad Max]지만 전반적인 구성물은 너무 아쉽다

액션 영화로써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만큼 액션 게임으로써 충실한 완성도를 보여준 [Mad Max]지만 큰 그림에서 게임을 구성하는 데는 분명히 실패했다. 충분히 다양한 컨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놓았음에도 그 안에 담긴 내용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루해진다. 전투와 연출을 통해 강렬한 충격과 충분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지 언정 반복적으로 컨텐츠를 소비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을 것이다. [Mad Max]가 보여준 전투와 연출, 그리고 훌륭한 세계관은 더 많고 다양한 형태의 컨텐츠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며 그 컨텐츠들은 [Mad Max]의 전투와 연출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말이 길었지만 결론은 이거다. ‘액션 게임으로써는 성공이지만 오픈월드로써는 실패한, 그리고 영화의 명성을 따라가기에는 조금 부족한 작품’

못다한 이야기

- 액션 게임에 초점을 맞춰 서술하다보니 언급하지 못한 부분이지만 '차량 커스터마이징 시스템'도 재미있는 요소다. 고철을 모아 차량 업그레이드가 가능한데 자신의 취향대로 차량을 디자인하는 것은 물론 주력으로 활용하는 전투 방법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죽음의 경주'에서 어떤 타입을 고르느냐에 따라 차량의 유불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차량 커스터마이징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 반복적이고 부실한 컨텐츠에 대해 좀 더 직접 예를 들자면 다음과 같다. 스토리 진행과 차량 업그레이드를 위해서 조건에 맞는 '지역 위험도'를 낮춰야 하는데, 위험도를 낮추기 위해서는 캠프를 점령하고, 호송대를 무력화하거나 지뢰/허수아비/저격수를 제가해야한다.그러다보니 업그레이드 수준이 높아질 수록 더 낮은 지역 위험도를 요구하기에 맵 구석구석에 위치한 오브젝트를 일일히 찾아다녀야 한다. 이렇게 되면 게임이 정말 지겹고 귀찮아 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 게임의 스토리는 영화와 완전히 별개다. 짧막한 액션 영화 한편 본다는 생각으로 본다면 크게 나쁘지 않다.

- 엔딩 이후 뜨는 메시지 중 하나가 '황무지는 이제 당신의 놀이터입니다' 인데, 이 메시지를 볼 때 컨텐츠의 산발적 배치는 다분히 의도적이며 모든 것을 유저에게 떠넘기고 있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Half-minute Hero; super mega neo climax ultimate boy 

장르 : RPG

제작사 :  Marvelous Entertainment

플랫폼 : PC, X-Box 360, PSP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게임을 만드는 데 있어서 ‘컨셉(Concept)‘은 매우 중요하다. 컨셉을 그저 겉으로 보이는 디자인 요소로만 생각할 수 있지만 컨셉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게임 전반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크고 작은 부분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게임 내 이야기나 세계관, 인물의 외형과 설정 등 작품의 바탕이 되는 요소를 만드는 일반적인 역할부터 게임의 진행 방법을 정하거나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는 등 게임성을 구축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또한 컨셉을 잘 잡는 것으로써 아주 뻔하거나 단조로운 게임을 굉장히 매력적인 게임으로 탈바꿈할 수 있으며, 일부는 특정 작품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특징으로 자리매김하는 경우도 있다. 선례로 Valve의 [Portal]이 '포탈'을 컨셉으로 하여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고, Shiro Games의 [Evoland]는 '그래픽 변화'를 컨셉으로 시리즈 고유의 특징을 구축해냈으며, Rovio Entertainment의 [Angry Bird]는 '화가 난 새'를 디자인의 핵심 컨셉으로 삼음으로써 그저그런 투석기 게임을 전세계적인 모바일 게임으로 만들어냈다. 이러한 이유로 컨셉은 게임의 구상과 개발, 완성, 그리고 흥행까지 모든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일 수 밖에 없다.

30초 후 세상이 멸망한다?! - 30초 동안 용사의 활약이 펼쳐진다

[Half-minute Hero; super mega neo climax ultimate boy](이하 ‘용사30′)의 컨셉은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용사’다. 게임을 시작하면 파멸의 주문을 외운 마왕에 의해 30초 후 세상이 멸망하게 되어 30초가 지나기 전에 마왕을 무찌르고 파멸의 주문을 멈춰야 한다는 내용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30초라는 짧은 시간 안에 세상을 구해야 한다는 컨셉은 다른 작품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인데, 컨셉을 중심으로 진행방식, 세부설정, 장르 등이 구축되어 [용사 30]만의 신선함을 가지고 있다.

[용사 30]의 용사는 우리가 기대하는 강인하고 멋진 모습의 용사와 조금 다르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용사’라는 컨셉은 작중 주인공의 능력을 설정하는 단계부터 영향을 미친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해야할 때 용사가 가져야하는 것은 무엇일까? 강한무기? 강한마법? 강한동료? 아니다. 30초 안에 마왕 앞으로 달려갈 ‘빠른 발’이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움직일 수 있어야하며 그에 가장 적합한 용사의 능력은 빨리 움직이는 능력일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용사 30]의 용사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용사와 달리 그저 빨리 달릴줄 아는 평범한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는데, 이는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용사’라는 작품의 컨셉에 아주 잘 들어 맞으며 다소 황당하게 느껴질법한 용사의 능력이 설득력있게 다가오고 있다.

30초는 너무나 짧아! - 짧은 시간 안에 시작하고 마칠 수 있는 돌진형 전투방식

하지만 아무리 발이 빨라도 마왕과 견줄 전투력을 갖추지 않는다면 용사로서는 불합격이다. 그렇기 때문에 마왕과 싸워 이길 수 있을 정도의 힘을 기르는 ‘성장과정’을 담아낼 필요가 있으며 이 또한 빠뜨리지 않고 담아내고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조금 특이하다. [용사 30]의 전투 방식은 용사와 몬스터가 서로를 향해 돌진해 부딪히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특별한 조작을 요구하지 않고 그저 앞으로 전진하는 것만 반복하면 된다. 그리고 몬스터와의 전투를 일정 수준이상 반복하면 마왕보다 더 강해지는 단계에 도달하며 이 때는 마왕과 싸워서 이길 수 있게 된다. 어찌보면 정말 성의 없는 전투 시스템일 수 있지만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는(=컨셉에 알맞는 형태를 갖추기 위해서는) 이처럼 단순한 전투 방식이 가장 적합할 수 밖에 없다. 세상이 멸망하기까지 30초 밖에 남지 않았는데 마법을 배우고 무기를 제련할 시간이 있겠는가?

RPG처럼 보이지만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방법을 찾기 위한 퍼즐에 가깝다

마왕을 무찌르기 위해 힘을 기르고 마왕과 싸워 승리를 맛보는 일련의 과정은 RPG 장르가 가진 특징이다. 이런 특징에 따르면 [용사 30]도 RPG에 속하며 실제 작품이 내걸고 있는 장르도 ‘초속 RPG’이다. 하지만 RPG가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크기, 캐릭터 성장의 재미, 역할 분담 등의 특징이 [용사 30]에서는 사실상 없다고 봐도 무방하기에 본작을 RPG라고 단정짓기는 힘들다. 30초라는 시간은 힘을 기르고 마왕을 무찌르기에 충분한 시간이지만 30초 동안 무엇을/어떻게/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세상을 구하거나 세상이 멸망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을/어떻게/얼마나 해야하는지는 [용사 30]이 게이머에게 제공하는 문제이며 동시에 플레이어가 해결해야할 ‘퍼즐’처럼 다가오고 있다.

마왕을 쓰러뜨리기 위해서 용사의 레벨을 일정 수준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마왕에게 가기 위한 지름길을 찾거나 동료를 구하고, 아이템을 얻어야 하는 등 해야할 일이 많다. 이 모든 일을 30초 안에 수행하기 위해서는 움직이는 동선을 정하고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힌트를 얻으며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무엇보다 작중 수십개의 에피소드마다 서로 다른 마왕이 존재하며 새로운 에피소드가 시작될때마다 레벨이 초기화되는데, 이는 에피소드별, 즉, 매 새로운 30초마다 마왕을 쓰러뜨릴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함을 의미한다. 결국 레벨보다는 마왕을 쓰러뜨릴 방법을 30초안에 찾는 것이 본작의 핵심이며, 이를 생각해볼 때 [용사 30]이 표면적으로는 RPG를 내세우고 있지만 퍼즐 게임의 성향이 강하게 띄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수십명의 양산형 마왕, 그리고 돈을 밝히는 여신은 [용사 30]의 성향을 알 수 있다

스토리가 가볍거나 무거운 정도 역시 게임 컨셉에 맞춰 만들어 졌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용사’라는 컨셉은 신기하지만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고, ‘발 빠른 용사’라는 다소 우스꽝스러운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상 [용사 30]이 진지한 이야기를 전개하기는 쉽지 않다. 또한 30초가 지나기 전에 마왕을 쓰려뜨려야 하는 상황에서 용사의 과거, 출생의 비밀, 능력의 기원 등을 다루기에는 분명히 무리가 있다. 깊이 있는 이야기를 다루어 (게임 진행이 아닌) 이야기 진행이 길어졌다면 30초라는 긴박한 시간이 주는 긴장감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했을지도 모르며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용사’라는 컨셉을 강조하는 데 실패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작중 이야기는 진지하게 진행하기보다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내용을 담아내어 짧은 시간 내에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게다가 이야기 전개 방식으로 에피소드(Episode; 일반적으로 주된 줄거리에 부수적인 작은 줄거리를 의미하거나, 또는 주된 줄거리와 크게 관계없이 삽입되어 있는 이야기를 의미) 형식을 선택하여 아주 짤막한 단편들이 반복되도록 구성, 충분한 분량을 확보하는 것도 놓치지 않았다. 물론 에피소드 형식의 짧은 이야기가 반복되지만 이를 모두 연결하면 ‘용사의 여정’이라는 하나의 큰 이야기가 완성되기 때문에 작품 전체의 이야기 흐름도 어느 정도 신경을 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라?! - 엉뚱하지만 신선한 발상이 [용사 30]을 만들었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는 용사’라는 컨셉을 시작으로 주인공의 능력, 게임 진행 방식, 작중 이야기 구성 등 많은 부분이 만들어졌고 [용사 30]이 탄생했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하기에 가장 걸맞는 능력과 전투 방식, 그리고 제목만큼 짧은 이야기들을 담고 있으니 모든 부분에서 통일성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물론 본작의 컨셉이 대단한 창의성을 가지거나 위대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재료는 아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하지 못한, 그러면서도 엉뚱하기까지한 생각이 매우 참신한 게임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훌륭한 그래픽? 아름다운 음악? 훌륭한 이야기? 다 좋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부족해도 독특한 컨셉 하나만으로도 게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용사 30]같은 참신함이라면 언제든 환영이며 게이머들은 이에 열광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못다한 이야기

- 원래 PSP 버전에서는 도트그래픽으로 구성되었으나 PC버전으로 넘어오면서 약간의 그래픽 변화가 생겼다. 개인적으로는 도트 그래픽이 더 마음에 든다.

30초 안에 세상을 구해야한다고 했지만 '시간의 여신'의 도움을 받아 시간은 되돌릴 수 있다. 시간을 돌리기 위해서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하는데, 대다수의 에피소드가 레벨을 올리다보면 자연스럽게 돈이 모이기에 몇번이고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이로 인해 30초라는 제한된 시간이 주는 긴장감은 조금 줄어드는 편이다. 물론 시간을 되돌려도 정말 빡빡하게 시간을 사용해야하는 에피소드도 존재한다.

- 초반에는 참신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을 하다보면 '힌트 습득 - 서브 퀘스트 수행 - 레벨링 - 시간 돌리기 - 반복'의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금 식상해지는 구간도 있다. 퍼즐 요소를 좀 더 강화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 [용사 30] 이후의 이야기를 다루는 [마왕 30], [공주 30], [기사 30] 도 수록되어 있으며, 300초 동안 게임이 진행되는 [용사 300]과 번외편인 [용사 3]도 있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Sonic Generations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SEGA

플랫폼 : PC, PS3, X-Box 360, NDS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20주년. 이 말이 가지는 의미의 크기는 매우 크다. 단순히 이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되었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20년 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으며 많은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는 의미다. 2011년은 ‘고슴도치 소닉'이 이 세상에 나온지 스무번째 해였고 소닉에게는 매우 중요한 해였다. 그 당시 소닉 시리즈는 예전과 달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고, 연이은 시리즈의 참패 이후 2010년 1세대 소닉으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발매한 [Sonic the Hedgehog 4]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해 사실상 명성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소닉 시리즈가 발매된 지 20년째가 되던 2011년, 시리즈 20주년 기념작인 [Sonic Generations]을 발표하여 무너져버린 소닉의 가치를 단번에 회복하게 되었다.

수 많은 소닉 시리즈가 나왔지만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된다

[Sonic Generations]가 나오기 전까지 소닉 시리즈가 장기간 침체를 겪었던 이유는 ‘소닉답지 못함'에 있었다. ‘고슴도치가 초음속으로 달리며 악당을 무찌른다'라는 컨셉은 서로 상반된 요소의 결합으로 탄생하였고 이로 인한 묘한 괴리감은 소닉이 흥행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었다. 더욱이 빠른 움직임을 이용한 속도감있는 게임 전개는 소닉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무기이자 정체성이며 독창성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전적이었지만 속도감을 살리기 힘들었던 스테이지 구성, 컨셉과 어울리지 않는 게임 시스템 및 플레이 방식, 버그의 만연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속도감'이라는 핵심요소를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올드팬들도 고개를 돌리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순간 가속이 가능하도록 조작법을 구성하여 속도감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Sonic Generations]는 ‘속도감'이라는 소닉의 핵심요소를 완벽하게 살리는 데 성공했다. 우선 ‘조작법'과 ‘스테이지'를 속도감을 살리는 데 적합하게 구성해냈다. 우선 ‘조작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소닉의 움직임이 빨라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게임 자체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으며 그만큼 플레이어의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야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작법이 최대한 간단해야하는데, 이를 하나의 버튼에 하나의 행동(1 button = 1 action)만을 분배하는 것으로 해결해냈다. 특히 버튼 하나로 부스트(Boost) 및 스핀 대쉬(Spin Dash)가 가능해진 점은 조작이 더욱 간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더욱 용이해졌다. 더욱이 1세대 소닉(Classic Sonic)의 가속 방법이었던 스핀대쉬의 [아래 + 점프]의 조작법은 정확하게 입력을 하지 않을 경우 점프가 발동되어 불가피하게 조작을 반복해야했던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부분을 완벽히 해결하여 더욱 깔끔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잘 짜여진 스테이지 구성은 속도감과 조작감을 모두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잘 짜여진 스테이지 구성은 간단한 조작법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소닉의 속도감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소닉이 충분히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길게 연결된 스테이지는 버튼 하나로 가속할 수 있는 조작법을 활용하기에 충분하며, 소닉이 달리는 것을 강제로 가로막거나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고 단순히 길게만 연결된 형태가 아니라 같은 공간 내에서 최대한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구성한 나선형 트랙(Track)이나 쳇바퀴형 구조물 등으로 달리는 거리를 늘리면서 연출효과까지 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오랫동안 달릴 수 있도록 스테이지를 구성해 놓으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 조작이 요구되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는 소닉의 속도감을 살리면서 앞서 언급한 [1 button = 1 action] 조작법을 충분히 활용하게 만들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굴곡진 곡선 트랙(Track)으로 방향 조작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달리는 소닉을 넘어뜨릴 수 있는 턱([명사] 평평한 곳의 어느 한 부분이 갑자기 조금 높이 된 자리), 일정 수준 속도를 내어 뛰어넘어야 하는 낙사 구간, 시시각각 움직이는 발판(platform), 그리고 특정 구간에서 수행해야하는 버튼액션까지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조작하는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물론 조작에 실수가 발생하여 속도가 줄어들거나 멈추게 되었다 하더라도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가속페달, 스프링, 점프대, 서클링(Circle Ring) 등의 순간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구조물(object)들을 활용해 빠른 시간 안에 가속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충분한 가속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구조물을 연속적으로 활용한다면 더욱 속도감있는 게임 진행이 가능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으며, 이를 통해 속도감과 조작하는 재미를 모두 잡아내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점은 연출력과 조작의 다양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속도감을 살려낸 ‘조작법’과 ‘스테이지 구성’도 훌륭하지만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점’에 있다. 기존 소닉 시리즈의 시점은 대부분 한 종류의 고정된 시점이며 소닉의 빠른 움직임만큼 주변 사물이 빠르게 화면에 지나가는 연출을 통해 속도감을 살려냈다. 하지만 이러한 연출방법은 굉장히 고전적일 뿐만 아니라 2D가 아닌 3D로 만들어진 작품에서 적용하기에는 다소 뻔하고 지루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Sonic Generations]는 가장 기본적인 측면시점(Side View), 정면시점(Front View), 상면시점(Top View) 을 모두 활용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시야의 범위를 넓히고 줄이거나(Zoom In & Out), 카메라를 회전(Camera Rotation)시키거나, 수직으로 위나 아래를 바라보는 시점을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시점을 바꾸어가며 게임을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시점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효과는 소닉이 가진 속도감을 살려내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는 스테이지 구성을 돋보이게 해주어 연출력을 극대화 하고 있다.

또한 시점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조작의 변화로 이루어지면서 조작의 다양성을 일궈내고 있다. 정면시점(Front View)의 경우에는 상하좌우(↑↓←→)/360′ 모든 방향을 조작에 활용해야하는 반면, 측면시점(Side View)은 좌우(←→)방향만 조작에 활용하면 된다. 또한 일부 구간에서는 시점의 변화 전후로 좌우(←→)와 상하(↑↓) 조작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단조로움을 해소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점 변화에 의한 조작의 다양성’은 앞서 언급한 ‘조작감을 느낄만한 스테이지 구성’에도 적용이 가능하여 스테이지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 수 있었고 동시에 조작하는 재미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시점 및 조작 변화’와 ‘스테이지 구성’은 상호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던 소닉(좌)과 클래식 소닉(우) -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으로 차이를 만들어냈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Sonic Generations]에는 클래식 소닉(Classic Sonic/1세대)과 모던 소닉(Modern/3세대)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의 핵심 소재가 ‘시간 붕괴’이며, 서로 다른 세대의 소닉이 만난다는 컨셉으로 게임을 만들었기에 클래식 소닉과 모던 소닉을 동시에 등장시켜야 했다. 문제가 있다면 둘 다 ‘소닉’이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소닉이기에 외형에 차이가 있어야하는 것은 물론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던 소닉과 클래식 소닉에게 서로 다른 장르의 색깔을 부여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느낌의 게임으로 구성했는데, 이러한 해결방안은 본작의 게임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클래식 소닉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메가드라이브 시절의 [Sonic the Hedgehog]와 동일하며 플랫포머 장르의 색깔이 강해 좌우 움직임과 점프 정도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모던 소닉은 레이싱 장르의 색깔이 강하며 그에 따라 전방시점이 주를 이루고, 코너링을 해야하거나, 유동적인 속도조절을 요구하게 된다. 또한 액션 요소도 가미하여 슬라이딩을 하거나 공중제비를 도는 등 추가적인 조작을 요구, 더 다양한 버튼을 활용하게 하여 더욱 높은 수준의 조작을 필요로 하게 된다. 결국 모던 소닉과 클래식 소닉의 차이를 장르 색깔을 다르게 부여하여 명확히 만들어냈으며, 하나의 작품 속에 여러 장르를 아우르고 플레이어에게는 선택폭을 넓혀주게 되었다.

기존 스테이지 차용은 ‘시간 붕괴’라는 컨셉과 ‘20주년 기념’에 알맞은 선택이다

스테이지의 경우 모두 [Sonic Generations] 이전의 시리즈에서 나온 스테이지를 차용한 것인데, 스테이지 재활용의 문제를 지적받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적합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본작의 핵심 소재인 ‘시간 붕괴’는 소닉 세계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뒤섞는 것이기 때문에 1~3세대의 스테이지가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스테이지를 차용한 수준은 기존 스테이지의 컨셉을 그대로 사용한 정도이며, 전작들의 스테이지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가질 뿐만 아니라 모던 소닉이냐 클래식 소닉이냐에 따라서도 확연히 다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스테이지를 차용했다 하더라도 [Sonic Generations]만의 완전히 새로운 스테이지라 볼 수 있으며, 기존 작품의 스테이지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소닉의 20주년을 기념하는 [Sonic Generations]이기에 기존 스테이지의 차용은 지난 20년을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므로 매우 알맞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수십여가지의 다양한 챌린지 모드는 더 많고 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스테이지 활용은 ‘챌린지 모드’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챌린지 모드의 존재는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스테이지 컨셉은 같지만 구성은 완전히 다르며, 각 모드별로 달성해야할 목표가 정해져있다. 그리고 각 목표들은 [Sonic Generations]가 보여준 요소들을 따로따로 분리하여 그 특징을 극대화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링 모으기, 추격전, 타임어택, 노링 러닝(No-ring Running) 등이 대표적인 형태이며, 도플갱어 레이싱, 차오 구출, 라이벌 배틀 등 기존 스테이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챌린지 모드도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챌린지 모드를 메인 스테이지와는 관계가 없는 보조 컨텐츠로 배치한 것이 아니라 게임 진행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 수행하도록 만들어 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챌린지 모드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게 하여 작품 내 컨텐츠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소닉은 계속해서 달려왔고 앞으로도 달려갈 길이 많다

속도감, 조작감, 화려한 연출, 장르의 구분과 조화, 지난 20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게임구성 등 [Sonic Generations]는 소닉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본작 하나만으로 소닉의 모든 세대를 포괄할 수 있으며, 본작 하나만으로 소닉이라는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본작 하나만으로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에 대해 알 수 있다. 이는 단순히 20주년 기념작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잘 만들어졌다. 20주년 그 이상의 가치, 20년간 이어져온 소닉 시리즈의 완전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긴 세월 동안 굴곡진 길을 달려왔지만 소닉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왔고,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도 달려갈 길이 많다. 달리는 모습이야 말로 가장 소닉다운 소닉인 만큼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 달려주기를 바란다.

못다한 이야기

- 본문에서 그래픽/사운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매우 훌륭하다. 깔끔한 3D 그래픽은 화면이 빠르게 지나가고 소닉이 빠르게 움직임에도 어색함이 없다. 클래식 소닉의 경우 고전적인 게임 구성함에도 3D 그래픽을 충분히 활용하여 촌스러움을 날리고 연출력을 보강하고 있다. 사운드 중 BGM의 경우 기존 스테이지의 배경음을 모두 리메이크하여 추억에 잠기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 각 스테이지별로 갈림길이 존재한다. 여러 가지 갈림길을 찾아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으며 이로 인해 반복 플레이를 해도 지루함이 전혀 없다. 무엇보다 스킬을 얻기 위해서는 스테이지 별로 5개씩 존재하는 레드토큰을 모아야하는 데 이를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반복 플레이를 통해 모든 갈림길을 한번씩은 지나야 한다.

- 소닉 외에 다른 캐릭터를 조작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오히려 소닉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덕분에 소닉의 움직임만을 고려하여 스테이지 구성으로 속도감을 더 잘 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Sonic the Hedgehog 4 - Episode 1 & 2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SEGA

플랫폼 : PC, PS3, X-Box 360, Wii, iOS, 안드로이드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초음속으로 달리며 악당 닥터 에그만(Dr.Eggman)의 야욕을 저지하는 고슴도치 소닉(Sonic the Hedgehog)은 SEGA의 대표 캐릭터로서, Nintendo의 마리오(Mario), Capcom의 록맨(Rockman)과 함께 게임 역사에 거대한 자취를 남긴 캐릭터 중 하나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각 회사의 대표 캐릭터 간의 경쟁이 치열했으며 각 회사의 상징이었던 소닉, 마리오, 록맨은 발매되는 게임마다 적잖은 파장과 많은 인기를 끌며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왔다. 하지만 오랜 기간 동안 성공과 실패의 반복, 정규 시리즈 외 작품들의 과도한 양산, 매너리즘, 매니아화에 의한 신규 유저 유입 차단, 경쟁 프랜차이즈의 등장 등으로 위의 세 캐릭터는 서서히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게임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세 캐릭터 - Rockman(좌), Mario(중간), Sonic(우)

이러한 상황에서 [Sonic the Hedgehog 4]의 발매는 제작사와 팬들에게 매우 큰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소닉의 시발점인 [Sonic the Hedgehog]의 시리즈가 다시 시작되는 것과 더불어, 시리즈 최고의 걸작이었던 [Sonic the Hedgehog 3](&Knuckles)의 후속작이자, 16년만의 1세대 소닉의 회귀이기에 팬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은 물론 회사측에서도 1세대 소닉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기 위해 심혈을 기울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16년만에 돌아온 [Sonic the Hedgehog 4]는 너무나 충격적인 모습이었고, 시리즈의 명성에 지울수 없는 먹칠을 하게 되었다.

깔끔해보이지만 움직임이 매우 어색하다. 그로 인해 속도감을 상당 부분 상실!

먼저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그래픽 및 시각요소에 대해 살펴보자. 90년대 발매 되었던 [Sonic the Hedgehog] 시리즈와 달리 [Sonic the Hedgehog 4]는 3D그래픽을 갖추고 있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2D에서 3D로 그래픽이 발전한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2세대 소닉부터는 대부분의 작품이 3D로 제작되었기 때문에 1세대 소닉의 회귀라 할지라도 3D 그래픽의 활용에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오랫동안 3D그래픽으로 소닉의 움직임을 만들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본작에서의 소닉은 그 움직임이 매우 어색하다. 특히 소닉의 시그니처 무브(Signature Move)라고 할 수 있는 ‘달리기'의 경우 굉장히 뻣뻣하게 움직일 뿐만 아니라 매우 어색해 보인다. 문제는 단순히 뻣뻣하고 어색한 움직임이라는 것을 넘어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핵심 특징인 빠른 속도감을 느끼기 힘들게 만들고 있어 문제가 더욱 커지게 되었다. 결국 ‘속도감'을 주 무기로 게임성을 구축했던 소닉 시리즈이기에 그래픽에 의한 속도감의 상실은 소닉이 가지고 있는 매력을 반감시키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았다.

황당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낙사구간은 ‘달리지 못하는 소닉’을 만들고 있다

그런데 속도감 상실의 원인은 그래픽 만의 문제가 아니다. 소닉의 속도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가속도가 충분히 붙을만큼 달릴 수 있는 길이의 (장애물이 없는, 연속적인) 스테이지 구성이 필요하다. 기존 소닉 시리즈만 보더라도 한정된 공간 안에 최대한 긴 거리를 달릴 수 있게 만들기 위해 챗바퀴형길(track, 길)이나 나선형 길을 구성한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Sonic the Hedgehog 4]는 스테이지 전반에 걸쳐 ‘가속도가 충분히 붙을만큼 달릴 수 있는 구간'이 대폭 줄어들어 소닉의 속도감을 느끼기 쉽지 않다. 일정 거리를 달리다보면 장애물에 막히거나 특수한 형태의 플랫폼에 올라가야하는 상황에 처해 불가피하게 달리는 것을 멈춰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불필요하다고 느낄만큼 낙사(落死) 구간이 많아 답답함을 유발하기까지 한다. 특히 낙사구간은 링(Ring) 하나만 보유하고 있어도 죽지 않았던(+ 난이도를 낮춰 가볍게 즐길 수 있게 만들었던) 전작들과 달리 링 보유 상황과 무관하게 죽는 상황이 자주 발생하게 되면서, 달리지 못하는 소닉을 만듦과 더불어 게임의 흐름을 지속적으로 끊게 만들고 있다.

매우 단조롭고 성의없는 보스 디자인 - 생각없이 만들지 않았나 하는 의심이 든다

소닉의 속도감을 살리지 못한 상황에서 만나게 되는 보스의 디자인도 매우 실망스럽다. 보스의 성의없는 디자인은 보스의 단순한 공격패턴으로 이어졌으며, 난이도의 하락이라는 결과를 초래하여 보스 클리어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실망감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 더욱이 (만족스럽지 못했던) 각 스테이지 보스를 다시금 순차적으로 쓰러뜨려야하는 최종 스테이지의 구성은 게임의 분량을 억지로 늘려 모자란 플레이타임을 채우려고 한 의도로 보인다. 무엇보다 앞서 언급했던 ‘소닉과 맞지 않는 스테이지 구성’과 ‘성의없는 보스 디자인’이 합쳐지면서 제작자들이 게임의 완성도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고 급하게 게임을 발매하지 않았나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한다.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한 Episode.1 으로 인해 걱정이 커져만 간다

어색한 움직임, 잃어버린 속도감, 달릴수 없는-낙사 구간이 많은 스테이지 구성, 성의 없는 보스디자인. 모든 부분에서 퇴보해버린 [Sonic the Hedgehog 4]는 좋은 점을 찾을래야 찾을 수 없다.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개성을 잃어버린 것도 모자라 1세대 소닉 시리즈의 명성을 대폭 깎아버린, ‘졸작'이라고 불러도 될만한 수준의 작품이다. 여기까지는 Episode.1 의 이야기다.

그래픽과 모션 모두 개선되어 잃어버린 속도감을 확실하게 되찾았다

그렇다면 Episode.2 는 어떨까? 제작자들도 문제점을 인지한 것인지 Episode.1 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은 상당부분 해결해냈다. 우선 어색한 그래픽/모션과 ‘달릴 수 없었던’ 스테이지 구성은 대부분 개선이 되어 기존의 소닉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었던 속도감을 다시 되찾았다. 어색했던 모션이 좀 더 자연스러워졌고, 낙사 구간의 대폭 삭제와 충분히 가속을 내어 달릴 수 있는 스테이지 구성으로 소닉다운/속도감있는 게임 진행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일부 스테이지들은 달리는 중에 스프링을 이용한 다양한 점프액션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잃어버렸던 속도감을 찾음과 동시에 좀 더 신선하고 화려한 액션이 가능하도록 구성해두었다. 이는 ‘달리기'에만 집중되어 있던 기존의 소닉에서 벗어나 공중에서도 빠른 속도를 보여줄 수 있다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그와 동시에 ‘소닉다움'은 잃지 않은 아주 적합한 스테이지 구성을 만들어내었다고 볼 수 있다.

소닉과 테일즈의 합동 액션은 유기적인 게임 진행을 가능하게 만든다

테일즈(Tails)의 등장도 Episode.2 가 보여준 개선점에 해당된다. Episode.1 은 소닉만 등장하지만 Episode.2 에는 테일즈가 등장하면서 좀 더 다채로운 액션이 가능해졌다. 주목해야할 점이 있다면 테일즈의 등장은 단순히 Episode.1 을 개선했다는 것을 넘어 전작 [Sonic the Hedgehog 3]에 대한 아쉬움을 해결하기에도 충분했다는 것이다. [Sonic the Hedgehog 3]에서 소닉과 테일즈를 동시에 조작하기가 상당히 불편했으며 특정 스테이지를 제외하고는 테일즈를 활용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나 본작에서는 테일즈의 조작이 좀 더 간편하게 바뀌었고, 테일즈와의 합동 액션이 가능하도록 만듦으로써 좀 더 유기적인 게임 진행이 가능해졌다. 또한 합동 액션을 활용해야만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을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 소닉만이 아닌 테일즈를 충분히 활용하도록 하여 게임 진행에 있어 소닉과 테일즈의 균형을 적절하게 이루고 있다.

스케일이 다른 스테이지 보스 - Episode.1에 비해 많은 신경을 썼음을 알 수 있다

보스 디자인도 Episode.1 과 Episode.2 를 비교해보면 큰 차이가 난다. 매우 단조롭고 성의없어 보였던 Episode.1 의 보스와 달리 Episode.2 의 보스는 외관과 크기부터 차이가 난다. 모든 보스가 위협적이고 거대해졌으며 공격 패턴도 다양해져 전반적으로 난이도가 향상되었다. 여기에 보스를 파해하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한 소닉과 테일즈의 합동 액션도 충분히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보스와 싸우는 재미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Episode.2에 들어와 많은 부분이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아쉬운 점은 존재한다

충분한 개선이 이루어졌음에도 아쉬운 부분은 존재한다. 게임을 진행하는 중에 만나는 일부 구간들은 자동진행(Auto Play)에 가까울 정도로 조작의 필요성이 떨어진다. 원인은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활용했던 ‘가속 페달'이 다소 많이 배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정 구간에서 가속 페달을 밟을 경우 특별히 조작을 하지 않아도 여러 개의 가속페달을 거치며 게임이 상당 부분 진행이 된다. 이같은 구간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종종 조작하는 재미를 떨어뜨리며 별로 손 댄 것도 없는데 스테이지가 끝나버리는 허탈함을 느끼게 만들기도 한다.

게다가 많은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고 생각되는 스테이지 보스들에 비해 오히려 최종보스와의 전투가 단조로운 구성이기에 끝맺음이 다소 허무하다. Episode.1 에서는 몇 번의 전투를 통해 (기존 스테이지 보스의 반복 등장이라는 문제가 있지만) 최종 보스를 만나게 되는 반면 Episode.2 는 최종보스만 등장할 뿐 다른 요소들은 나오지 않는다. 이 때문에 최종 보스와의 싸움에서 느껴야할 치열함이나, 처음으로 쓰러뜨린 후 그 다음에 등장할 보스의 모습에 대한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허무한 결말을 맺게 된다.

실망감 뒤의 안도감은 개발이 취소된 Episode.3 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Episode.1 의 실패를 Episode.2 에서 어느 정도 만회를 했지만 이 모두를 두 작품을 종합하더라도 [Sonic the Hedgehog 3]와 비교하기에는 힘들어 보인다. 16년만의 후속작이지만 충분한 완성도는 커녕 소닉다운 모습을 잃어버리게 했고, 뒤늦게나마 문제점을 보완했다는 점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한다. 1세대가 아닌 2세대, 그리고 3세대에서도 굴곡이 있었던 소닉 시리즈이지만 Episode.1 같은 작품이 또 다시 나온다면 소닉 시리즈의 수명은 머지않아 끝나버릴 수 있다. 문득 Episode.1 의 실망감과 Episode.2 의 안도감은 개발이 취소되어버린 Episode.3 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며 16년 전 그때 그 소닉의 모습을 다시금 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기대감이 든다. 물론 세상 밖으로 나올 일은 없겠지만 말이다.

못다한 이야기

- Episode.1 의 첫 스테이지를 끝낸 후 '정말 이 게임을 계속해야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임의 질적 수준이 너무나 떨어져 돈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더 컸다. 하지만 다행히도 Episode.1을 끝냈기에 Episode.2를 만날 수 있었다고 본다.

- Episode.2 는 전반적으로 괜찮으나 메탈소닉과의 결전을 벌이는 공중전 스테이지는 다소 루즈한 느낌이 든다. 진행 속도가 느린 편이라 플랫포머의 느낌으로 만들긴 했으나 소닉의 매력이라 보기는 힘들다.

- '호밍 어택'이 도입되었는데 액션성은 더 부각시킬 수 있으나 소닉답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소닉 애니메이션에서 호밍 어택 느낌의 공격을 많이 하긴 하지만 게임에서는 어울린다고 생각지는 않는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Titan Souls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Acid Nerve

플랫폼 : PC, PS4, PS Vita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인디게임 개발사 ‘Acid Nerve'가 만든 [Titan Souls]는 우리가 생각하는 일반적인 액션 게임에 비해 게임 내에 담겨진 것이 많지 않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은 주인공과 거인들(Titans) 뿐이다. 게임 내 이야기가 전무하며, 조작법 이외에 게임 진행 방식을 알려주지 않고, 지도와 아이템 같은 보조도구조차 제공하지 않는다.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컷신도 없고, 눈을 즐겁게 해주는 화려한 액션이 있는 것도 아니며, 플레이어와 상호작용할 구성물이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까지의 내용만으로 생각해볼 때 과연 이게 게임이 맞는지 의심이 들 수 있으며 과연 무슨 재미로 즐기는 게임인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요소들이 포함되지 않더라도, 게임을 시작한지 오래되지 않아 [Titan Souls]가 충분히 매력적인 게임이며 독특한 게임성과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화살 하나로 거인을 쓰려뜨려라! - [Titan Souls]의 핵심이자 모든 것

[Titan Souls]는 주인공이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며 여러 거인들(Titans)을 만나고 그들을 쓰러뜨리면 되는 아주 단순한 구성을 지니고 있다. 플레이어는 한 자루의 활과 한 발의 화살을 들고 어디인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을 활보하게 되며 그 과정에서 대면하게 되는 거인들과 피할 수 없는 싸움을 하게 된다. 그런데 거인과 플레이어 모두 ‘단 한번'의 유효한 공격으로 죽게되는데 이 과정에서 본작이 가진 아주 독특한 게임방식을 보여 주게 된다.

싸움을 반복하고 패턴을 학습하여 회심의 일격으로 거인을 쓰러뜨려야 한다

거인은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쓰러지지만 공격을 적중시키기까지의 과정은 매우 어렵고 복잡하다. 각 거인들마다 약점이 존재하는데 약점에 공격을 적중시켜야만 거인을 쓰러뜨릴 수 있으며 약점 외에는 모든 공격이 통하지 않는다. 또한 거인들은 가만히 있는 것이 아니라 고유한 행동 패턴에 따라 끊임없이 움직이며 플레이어를 공격한다. 그렇기 때문에 거인의 움직임을 잘 살피면서 약점을 파악한 뒤 패턴을 이해하고, 예측하여, 이용해야만 공격을 적중시킬 수 있게 된다. 물론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수 많은 죽음을 경험할 것이며, 몇 번의 도전 끝에 패턴을 온전히 파악했다 하더라도 약점을 공격하기 위한 타이밍을 잡아낼 센스와 적절한 컨트롤을 요구하기에 더 많은 죽음과 도전에 직면하게 된다. 결국 거인을 쓰러뜨리기 위해 플레이어는 매우 높은 수준으로 게임에 몰입할 수 밖에 없으며, 수십번의 도전 끝에 거인을 쓰러뜨리게 되면 극도의 성취감과 함께 다음 거인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도전의식을 느낄 수 밖에 없게 된다.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공간들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형성한다

거인을 쓰러뜨리고 다음 거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미지의 공간을 지나게 된다. 게임 초반에는 아주 좁고 정형화된 신전에서 거인들을 만나게 되지만 게임을 조금만 진행하게 되면 매우 넓고 다양한 환경을 담은 공간에 도달하게 된다. 이때부터는 미지의 공간을 탐색하며 거인을 찾아나서야 하며, 얼음계곡, 바람절벽, 용암지대, 비밀숲 등 다양한 환경을 가진 공간을 만나 신비로운 분위기를 접하게 된다.

미지의 공간이 풍기는 신비로움은 작품 내 이야기를 완전히 배제하는 방법을 활용하여 그 분위기를 강화하고 있다. 게임의 진행을 위해 이야기가 필요한 작품이라면 스토리의 부재가 독이 될 수 있지만 [Titan Souls]는 ‘거인과의 싸움'만이 중요할 뿐이기에 스토리의 부재로 인해 문제가 되는 부분은 없다. 게다가 오히려 게임 내 스토리의 부재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진행하면서 작중 이야기를 상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게임 전반에 걸친 신비로운 분위기를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거인 이외의 모든 생물을 배제함으로써 거인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다

이야기의 부재와 함께 게임 내에 포함되지 않는 또 다른 요소는 게임 곳곳에 산재되어 있어야 할 크리쳐(또는 몬스터)다. 거인을 만나러 가는 과정에서 수 많은 공간을 지나치지만 그 어떤 크리쳐도 만날 수 없다. 간단한 조작 연습이나 게임 내 공간을 채우기 위한 보조요소로서 거인 이외의 크리쳐를 집어넣을 수 있었겠지만 [Titan Souls]에서는 거인을 제외한 요소는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 이는 작품의 중심 소재인 거인(Titan)에 온전히 초점을 맞추고자 했음을 알 수 있으며, 플레이어가 거인과의 싸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스테이지를 구성 해놓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RPG같은 주인공의 성장 요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점, 그리고 거인과의 싸움이 고도의 집중력과 조작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거인 이외의 크리처가 포함되었다 하더라도 그 비중은 매우 적었을 것이다.

불필요한 요소는 온전히 배제하고 오로지 거인과 주인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토리의 부재를 통한 신비로운 분위기의 강화, 거인 이외의 크리처를 배제하여 거인에 대한 집중도 향상, 그리고 ‘상호간 한 방 싸움’이라는 독특한 게임성. 이 모든 것은 ‘거인과의 싸움’에 집중하기 위해 불필요한 것들을 최소화하여 작품의 핵심 컨셉에 집중하고자 한 것이라 볼 수 있다. 게임 내 어떤 이야기도 들려주지 않지만 작품 속에 담긴 요소들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며, 거인을 만날수록 다음 거인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간다. 여기에 패턴의 학습과 정교한 조작이 요구되는 독특한 게임성으로 도전의식까지 자극하게 되면서 [Titan Souls]만의 고유한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게임은 정말 단순하다. 화살로 거인을 맞춰 쓰러뜨리면 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당신의 감정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이다.

못다한 이야기

- 처음 엔딩을 보기까지 167번 죽었다. 게임을 진행하는 중에 워낙 많이 죽다보니 얼마나 죽었는지 감이 오지 않을 정도다. 일부 거인들은 운이 좋아서 공략을 하게 되었는데, 아마 운이 나빴다면 더 많이 죽었을지도 모른다.

- 엔딩을 보기까지 모든 거인과 싸우지는 않아도 되는데, '진엔딩'이 따로 포함되어 있어서 반복플레이를 가능하도록 구성해두었다. 물론 한번 싸워본 거인이라 할지라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2회차, 3회차 플레이를 해도 충분히 재미를 느낄 수 있다.

- 본문에 언급은 하지 않았지만 도트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깔끔한 그래픽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게임 자체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연출될 수 있었던 것이기도 하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Rayman Legends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Ubiart (Unisoft)

플랫폼 : PS3, PS4, PS Vita, X-box 360, X-box One, Wii U,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Rayman] 시리즈는 1995년에 발매된 초기작 [Rayman]을 시작으로 2013년 [Rayman Legends]까지 이어져온 Ubisoft의 플랫포머 게임 시리즈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20주년을 맞이했고, 초기작 [Rayman]부터 최신작 [Rayman Legends]까지 총 다섯편의 시리즈로 모든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2D 플랫포머 장르의 변함없는 명작 시리즈로 인식되어 왔다.

1995년 발매된 [Rayman] - 깔끔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명작 플랫포머

시리즈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면, 1995년에 발매된 [Rayman]은 깔끔한 그래픽, 훌륭한 조작감, 귀여운 디자인, 그리고 높은 난이도 구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명작 플랫포머 시리즈의 초석을 다져놓았다. 후속작 [Rayman 2: The Great Escape](1999)와 [Rayman 3: Hoodlum Havoc](2003)는 2D에서 3D로 탈바꿈하면서 더 발전된 게임성을 통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아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갔다.

8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와 플랫포머의 진수를 보여준 [Rayman Origins]

그 후 8년이 지난 2011년, 다시 2D로 회귀를 선언하며 게이머들에게 돌아온 [Rayman Origins]는 플랫포머 장르의 시대가 이미 저문 2000년대 후반의 고해상도/고프레임의 3D 또는 신규 장르의 게임들과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고, 메타크리틱 92점, IGN 9.5점, 2011 Game of the Year(이하 GOTY) 선정 등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Rayman Origins]을 계승하면서 한단계 더 발전시킨 [Rayman Legends]는 2013년 GOTY를 3개나 수상하며 전체 성적 10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이상으로, 2D 플랫포머 장르임에도 다른 게임들과 비교/경쟁의 대상으로서 손색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참고로 2013년에는 [Last of Us], [Bioshock Infinite], [Tomb Raider], [GTA 5] 등 어마어마한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 무수히 많이 발매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2013년 GOTY 수상에 빛나는 [Rayman Legends]는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간다

그렇다면 [Rayman Legends]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플랫포머 장르에서 중요한 세가지를 꼽자면 작중 주인공이 활동하게 될 플랫폼(platform, 발판), 주인공의 액션, 그리고 다양한 스테이지 구성일 것이다. 그리고 [Rayman Legends]는 위 세가지에 매우 충실하며 그와 동시에 디자인에 상당한 공을 들이며 각 요소의 조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작품의 완성을 이루어냈다.

레이맨은 언제나 밝고 명랑하며 괴짜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하게 생긴 귀여운 디자인의 캐릭터들이다. 주인공 레이맨(Rayman)은 팔다리가 없이 손과 발, 몸통과 머리만 존재하는 매우 기이한 형체를 지니고 있다. 레이맨의 동료들도 둥글넓적한 개구리(글로복스, Globox)이거나 특이하게 생긴 꼬마요정(틴시, Teensy), 말괄량이 여자 바바리안(바바라, Babara) 등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괴상하다기보다 귀엽다는 느낌을 준다. 이들의 독특한 외형만으로도 게임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느긋하고 신나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플레이어가 게임하는 내내 매우 즐거운 기분을 들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익살스럽게 생긴 적들의 생김새와 맞물리면서 그들을 물리치는 레이맨과 친구들의 모습이 더 즐겁고 유쾌하게 보이게 하는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Origins(좌)와 Legends(우)의 그래픽 차이 - 같은 2D 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다만 캐릭터 디자인은 [Rayman Origins]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였고, 초기작 [Rayman]으로부터 이어져온 것이기 때문에 [Rayman Legends]는 디자인의 대부분을 전작들로부터 물려받았다. 그러나 [Rayman Legends]는 단순히 이를 물려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좀 더 발전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동일한 2D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전작과 다른 표현방식을 활용해 마치 3D 캐릭터를 보는 듯하게 만들어 캐릭터를 더욱 입체감있게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표현방식은 [Rayman Origins]의 플랫폼과 배경에 이미 적용되어 있었으며 [Rayman Legends]로 넘어오면서 캐릭터에게 까지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배경/플랫폼의 표현방식과 캐릭터의 표현방식이 달라 3차원 공간에 2차원 캐릭터를 배치한 듯한 부조화를 통해 묘한 매력을 발산하던 전작과 반대로 [Rayman Legends]는 캐릭터가 게임 내 공간 속에 매우 잘 녹아들어가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부조화를 유발하는 표현방식이나 잘 녹아들어간 듯한 표현방식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을 활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며, 표현방식의 변화를 통해 [Rayman Legneds]가 전작과의 차이를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더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이지만 간단한 조작으로 박진감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또한 [Rayman Origins]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다양한 액션들이 그대로 계승되면서 [Rayman Legends]의 발전된 그래픽과 만나 더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조작버튼과 조작방식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복잡한 조작법 없이도 캐릭터의 화려한 (또는 정신나간) 액션을 볼 수 있으며, 액션의 추가와 개선으로 더욱 역동적이고 멈춤이 없는 빠른 전개의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2D 플랫포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딱딱하고 단조로운 움직임이 아닌 물흐르듯 유연하면서, 동시에 역동적인 모습으로 플레이어에게 높은 수준의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지의 독특한 컨셉과 다양한 구성으로 즐길거리가 상당히 많다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스테이지의 구성도 단순하지 않다. 고정된 플랫폼을 밟고 올라가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이 주가 되는 초반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플랫폼의 모양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형태를 지나, 물 속에서 수영을 하거나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 플랫포머의 기본 형태를 뛰어넘는 모습으로 점차 변화해간다. 게임 진행에 따른 플랫폼의 변화/다양화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차 다양한 액션을 수행하도록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점진적인 난이도 향상과 함께 더 높은 수준의 조작을 요구하므로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각 스테이지(또는 월드) 별로 독특한 컨셉에 따라 그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로 플랫폼의 배치와 디자인이 설계되어 있고, 단순 진행 방식 뿐만 아니라 리듬액션, 타임어택, 보스전 등의 다양한 형태로 구성해두었기 때문에 즐길거리와 도전과제가 충분히 담겨 있다.

월드별로 형태는 다를지 언정 진행과정은 동일하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든다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2D 플랫포머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월드 진행 과정과 컷신의 반복'이다. 서로 다른 월드일지라도 월드 전체의 진행 과정은 [일반 스테이지 → 보너스 스테이지 → 일반 스테이지 → 추격전 → 일반 스테이지 → 보스전]으로 반복되고 있다. 또한 추격전/보스전 전후에 볼 수 있는 컷신은 월드별 컨셉에 따른 배경만 다를 뿐 [납치 → 추격전 → 구출 → 2차 추격전 → 마무리]의 완전히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캐릭터/스테이지 디자인과 비교되면서 게임의 진행 단계가 다소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에 따라 컷신을 월드별로 다르게 만들고, 진행 과정을 다양하게 구성했다면 앞선 요소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더욱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러한 반복적 구성은 [Rayman Origins]에 들어서면서 스토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게 되어 각 월드의 '기승전결'에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도였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며, 게임을 진행하는 데 지루함을 유발하지는 않기에 '조금 아쉬울 뿐 문제될 것 없는’ 부분이다.

괜히 ‘명작’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그에 합당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보기만해도 즐거워지는 캐릭터, 부드럽고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액션, 독특한 컨셉과 함께 그에 걸맞는 디자인을 가진 스테이지, 다양한 게임 형태, 점진적 난이도 향상 등 각각의 요소가 훌륭하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Rayman Legends]는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기에 충분하며 본 시리즈가 왜 '명작'이라고 불리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8년 간의 공백을 깨뜨리고 2D 플랫포머로서 높은 평가를 받은 [Rayman Origins]도 훌륭하지만, 이를 이어받은 [Rayman Legends]가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2D 플랫포머라는 하나의 장르가 여전히 게이머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앞, 뒤, 점프만으로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 얼마나 되겠는가? 레이맨의 명성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못다한 이야기

- 아주 어린 시절 게임에 대한 별다른 지식없이 [Rayman]을 즐긴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15년이 훌쩍지난 후에 후속작으로 만난 [Rayman Legends]는 플랫포머가 여전히 매력적인 장르임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 [Origins] 월드를 제외하고 모든 월드의 틴시를 빠짐없이 구출했다. 틴시를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반복플레이가 어느 정도 필요한데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스테이지 구성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게임을 즐겼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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