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Rayman Legends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Ubiart (Unisoft)

플랫폼 : PS3, PS4, PS Vita, X-box 360, X-box One, Wii U,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Rayman] 시리즈는 1995년에 발매된 초기작 [Rayman]을 시작으로 2013년 [Rayman Legends]까지 이어져온 Ubisoft의 플랫포머 게임 시리즈이다. 2015년을 기준으로 20주년을 맞이했고, 초기작 [Rayman]부터 최신작 [Rayman Legends]까지 총 다섯편의 시리즈로 모든 시리즈가 좋은 평가를 받으며 2D 플랫포머 장르의 변함없는 명작 시리즈로 인식되어 왔다.

1995년 발매된 [Rayman] - 깔끔하고 귀여운 디자인의 명작 플랫포머

시리즈의 역사를 잠깐 살펴보자면, 1995년에 발매된 [Rayman]은 깔끔한 그래픽, 훌륭한 조작감, 귀여운 디자인, 그리고 높은 난이도 구성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이를 바탕으로 명작 플랫포머 시리즈의 초석을 다져놓았다. 후속작 [Rayman 2: The Great Escape](1999)와 [Rayman 3: Hoodlum Havoc](2003)는 2D에서 3D로 탈바꿈하면서 더 발전된 게임성을 통해 역시 좋은 평가를 받아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갔다.

8년이라는 긴 공백을 깨고 돌아와 플랫포머의 진수를 보여준 [Rayman Origins]

그 후 8년이 지난 2011년, 다시 2D로 회귀를 선언하며 게이머들에게 돌아온 [Rayman Origins]는 플랫포머 장르의 시대가 이미 저문 2000년대 후반의 고해상도/고프레임의 3D 또는 신규 장르의 게임들과의 경쟁에서도 전혀 밀리지 않았고, 메타크리틱 92점, IGN 9.5점, 2011 Game of the Year(이하 GOTY) 선정 등 평단의 극찬을 받기도 했다. 더욱이 [Rayman Origins]을 계승하면서 한단계 더 발전시킨 [Rayman Legends]는 2013년 GOTY를 3개나 수상하며 전체 성적 10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이는 단순히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 이상으로, 2D 플랫포머 장르임에도 다른 게임들과 비교/경쟁의 대상으로서 손색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참고로 2013년에는 [Last of Us], [Bioshock Infinite], [Tomb Raider], [GTA 5] 등 어마어마한 호평을 받은 작품들이 무수히 많이 발매되었다는 것을 기억하자.)

2013년 GOTY 수상에 빛나는 [Rayman Legends]는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간다

그렇다면 [Rayman Legends]가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플랫포머 장르에서 중요한 세가지를 꼽자면 작중 주인공이 활동하게 될 플랫폼(platform, 발판), 주인공의 액션, 그리고 다양한 스테이지 구성일 것이다. 그리고 [Rayman Legends]는 위 세가지에 매우 충실하며 그와 동시에 디자인에 상당한 공을 들이며 각 요소의 조화를 통해 성공적으로 작품의 완성을 이루어냈다.

레이맨은 언제나 밝고 명랑하며 괴짜같은 모습으로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게임을 시작하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독특하게 생긴 귀여운 디자인의 캐릭터들이다. 주인공 레이맨(Rayman)은 팔다리가 없이 손과 발, 몸통과 머리만 존재하는 매우 기이한 형체를 지니고 있다. 레이맨의 동료들도 둥글넓적한 개구리(글로복스, Globox)이거나 특이하게 생긴 꼬마요정(틴시, Teensy), 말괄량이 여자 바바리안(바바라, Babara) 등 평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는데, 괴상하다기보다 귀엽다는 느낌을 준다. 이들의 독특한 외형만으로도 게임을 바라보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느긋하고 신나보이는 이들의 모습은 플레이어가 게임하는 내내 매우 즐거운 기분을 들게 만들고 있다. 여기에 익살스럽게 생긴 적들의 생김새와 맞물리면서 그들을 물리치는 레이맨과 친구들의 모습이 더 즐겁고 유쾌하게 보이게 하는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

Origins(좌)와 Legends(우)의 그래픽 차이 - 같은 2D 이지만 느낌이 다르다

다만 캐릭터 디자인은 [Rayman Origins]에서 이미 완성된 상태였고, 초기작 [Rayman]으로부터 이어져온 것이기 때문에 [Rayman Legends]는 디자인의 대부분을 전작들로부터 물려받았다. 그러나 [Rayman Legends]는 단순히 이를 물려받기만 한 것이 아니라 좀 더 발전된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동일한 2D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전작과 다른 표현방식을 활용해 마치 3D 캐릭터를 보는 듯하게 만들어 캐릭터를 더욱 입체감있게 나타내고 있다. 이 같은 표현방식은 [Rayman Origins]의 플랫폼과 배경에 이미 적용되어 있었으며 [Rayman Legends]로 넘어오면서 캐릭터에게 까지 확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배경/플랫폼의 표현방식과 캐릭터의 표현방식이 달라 3차원 공간에 2차원 캐릭터를 배치한 듯한 부조화를 통해 묘한 매력을 발산하던 전작과 반대로 [Rayman Legends]는 캐릭터가 게임 내 공간 속에 매우 잘 녹아들어가 자연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다. 물론 부조화를 유발하는 표현방식이나 잘 녹아들어간 듯한 표현방식 모두 각자의 매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을 활용하더라도 문제가 없었을 것이며, 표현방식의 변화를 통해 [Rayman Legneds]가 전작과의 차이를 가질 수 있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더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이지만 간단한 조작으로 박진감있는 액션을 보여준다

또한 [Rayman Origins]에서 보여준 캐릭터의 다양한 액션들이 그대로 계승되면서 [Rayman Legends]의 발전된 그래픽과 만나 더 부드럽고 유연한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조작버튼과 조작방식이 매우 간단하기 때문에 복잡한 조작법 없이도 캐릭터의 화려한 (또는 정신나간) 액션을 볼 수 있으며, 액션의 추가와 개선으로 더욱 역동적이고 멈춤이 없는 빠른 전개의 게임 진행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2D 플랫포머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딱딱하고 단조로운 움직임이 아닌 물흐르듯 유연하면서, 동시에 역동적인 모습으로 플레이어에게 높은 수준의 시각적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

스테이지의 독특한 컨셉과 다양한 구성으로 즐길거리가 상당히 많다

주인공들이 활동하는 스테이지의 구성도 단순하지 않다. 고정된 플랫폼을 밟고 올라가는 가장 기본적인 구성이 주가 되는 초반 스테이지를 시작으로, 플랫폼의 모양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형태를 지나, 물 속에서 수영을 하거나 바람을 타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 플랫포머의 기본 형태를 뛰어넘는 모습으로 점차 변화해간다. 게임 진행에 따른 플랫폼의 변화/다양화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점차 다양한 액션을 수행하도록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점진적인 난이도 향상과 함께 더 높은 수준의 조작을 요구하므로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각 스테이지(또는 월드) 별로 독특한 컨셉에 따라 그에 가장 부합하는 형태로 플랫폼의 배치와 디자인이 설계되어 있고, 단순 진행 방식 뿐만 아니라 리듬액션, 타임어택, 보스전 등의 다양한 형태로 구성해두었기 때문에 즐길거리와 도전과제가 충분히 담겨 있다.

월드별로 형태는 다를지 언정 진행과정은 동일하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든다

모든 부분에서 부족함이 없는 2D 플랫포머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그것은 바로 ‘월드 진행 과정과 컷신의 반복'이다. 서로 다른 월드일지라도 월드 전체의 진행 과정은 [일반 스테이지 → 보너스 스테이지 → 일반 스테이지 → 추격전 → 일반 스테이지 → 보스전]으로 반복되고 있다. 또한 추격전/보스전 전후에 볼 수 있는 컷신은 월드별 컨셉에 따른 배경만 다를 뿐 [납치 → 추격전 → 구출 → 2차 추격전 → 마무리]의 완전히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굉장히 높은 수준의 캐릭터/스테이지 디자인과 비교되면서 게임의 진행 단계가 다소 단조롭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에 따라 컷신을 월드별로 다르게 만들고, 진행 과정을 다양하게 구성했다면 앞선 요소들과 시너지를 내면서 더욱 완성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물론 이러한 반복적 구성은 [Rayman Origins]에 들어서면서 스토리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게 되어 각 월드의 '기승전결'에 통일성을 부여하기 위한 의도였을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며, 게임을 진행하는 데 지루함을 유발하지는 않기에 '조금 아쉬울 뿐 문제될 것 없는’ 부분이다.

괜히 ‘명작’이라고 불리는 것이 아니다. 그에 합당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보기만해도 즐거워지는 캐릭터, 부드럽고 유연하면서도 역동적인 액션, 독특한 컨셉과 함께 그에 걸맞는 디자인을 가진 스테이지, 다양한 게임 형태, 점진적 난이도 향상 등 각각의 요소가 훌륭하면서도 조화를 이루고 있는 [Rayman Legends]는 전작의 명성을 이어가기에 충분하며 본 시리즈가 왜 '명작'이라고 불리는지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8년 간의 공백을 깨뜨리고 2D 플랫포머로서 높은 평가를 받은 [Rayman Origins]도 훌륭하지만, 이를 이어받은 [Rayman Legends]가 여전히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은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가는 것 뿐만 아니라 2D 플랫포머라는 하나의 장르가 여전히 게이머들의 마음을 끌어당길 수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앞, 뒤, 점프만으로 게이머의 마음을 사로잡는 작품이 얼마나 되겠는가? 레이맨의 명성은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못다한 이야기

- 아주 어린 시절 게임에 대한 별다른 지식없이 [Rayman]을 즐긴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굉장히 재미있게 즐겼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15년이 훌쩍지난 후에 후속작으로 만난 [Rayman Legends]는 플랫포머가 여전히 매력적인 장르임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 [Origins] 월드를 제외하고 모든 월드의 틴시를 빠짐없이 구출했다. 틴시를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반복플레이가 어느 정도 필요한데 전혀 지루함을 느낄 수 없는 스테이지 구성이기에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게임을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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