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Hyper Light Drifter (하이퍼 라이트 드리프터)

장르 : 어드벤처, 액션

제작사 : Heart Machine

플랫폼 : PC, Playstation 4, X-Box One, PS Vita

발매년도 : 2016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에게 질문을 하나 하겠다. 지금까지 즐긴 게임 중에 환상적인 그래픽을 가진 게임은 무엇인가? 극단적으로 현실적인 그래픽이든 미술작품처럼 아름다운 그래픽이든 상관없다. 오롯이 당신 스스로가 ‘환상적'이라고 느낀 그래픽을 가진 게임을 떠올려보자. 몇 개가 되든 상관없으니 글을 읽는 것을 잠시 중단하고 눈을 감은 채 당신의 손을 거친 모든 게임을 되돌아보며 골라보자. 골랐는가? 몇 개를 골랐는가? 세 개? 네 개? 아니면 열 손가락으로도 모자랄 만큼 많이? 몇 개가 되든 상관없지만 당신이 고른 게임인 만큼 매우 멋진 게임일 것이라 생각한다. 자! 그러면 이제 손가락을 하나 더 펴보자. (손가락이 모자라면 발가락이라도 펴라!) 당신이 고른 환상적인 그래픽을 가진 게임에 하나를 더 추가할 시간이다. [Hyper Light Drifter]. 이작품은 하얀 천 위에 자수를 놓듯 당신의 기억 속에 한 땀 한 땀 자리 잡아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이미지를 그려낼 것이다.

네 작품 모두 점을 찍어 이미지를 표현했지만 그 느낌은 확연이 차이가 난다 

본 작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하나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면 도트 그래픽(Dot Graphic)의 정의와 분류다. 도트 그래픽은 이름 그대로 점(dot)을 찍어서 이미지를 표현하는 그래픽의 형태이다. 그런데 사전적으로 정의 내려진 것과 게이머가 인지하는 것에는 조금 차이가 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자면 도트 그래픽은 범위가 굉장히 넓은데, 80년대의 [Supter Mario Bros 1]부터 2000년도의 [The King of Fighters 2000]까지 매우 다양한 시대의 게임을 포괄한다. 흥미로운 점은 예시로 든 두 작품 모두 점을 찍어 만든 그래픽이지만 눈에 보이는 모습은 매우 다르다는 것이다. 이는 좀 더 부드러운 이미지와 움직임을 표현하기 위해 점의 개수를 늘어났기 때문이며 시대가 흐름에 따라 이제는 도트 그래픽이라 할지라도 점을 인지하기 힘든 수준이 되었다. 그러다 보니 도트 그래픽이라고 할지라도 작품이 만들어진 시대에 따라 그 느낌이 천차만별이 될 수밖에 없다. 그뿐만 아니라 도트 그래픽임에도 초고해상도로 인해 도트임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도트 그래픽이라 생각했지만 다른 방법으로 만들어진 그래픽인 경우도 있기에 눈으로 보이는 것으로 구분을 하는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도트 그래픽의 사전적 정의가 썩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2016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Eitr] - 누가 봐도 도트 그래픽임을 단번에 알 수 있다

결국 최근에 들어서는 도트 그래픽이라 함을 작업 방식이 아니라 시각으로 인지되는 느낌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했고, 이에 따라 게임을 바라보았을 따라 사각형의 점을 인지할 수 있거나 점 사이의 계단현상이 느껴지는 그래픽을 도트 그래픽(또는 픽셀 그래픽)으로 부르고 있는 추세다.(좀 더 자세히 들어가면 작업 과정의 차이까지 반영하거나 8비트 이하는 픽셀 그래픽이라 부르는 등 개념의 위계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는 게이머 입장에서는 알 수 없는 부분이니 일단은 논외로 하도록 한다) 그러므로 여기서 말하는 도트 그래픽이란 사각형의 점을 인지할 수 있고 특유의 계단 현상이 보이는 그래픽을 말하며, [Hyper LightDrifter] 역시 이에 속한다.

독특한 게임성과 깔끔하고 아름다운 도트 그래픽으로 찬사를 받은 [Titan Souls]

그렇다면 [Hyper Light Drifter]의 그래픽은 어떤 수준이길래 환상적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일까? 도트 그래픽은 부드러운 움직임을 표현하기 쉽지 않다. 사각형의 점으로 이루어졌다는 특성 때문에 크고 작은 부분에서 계단 현상이 보이며 이에 따라 딱딱하고 경직된 느낌을 받게 된다.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고해상도, 즉, 사각형을 인지하기 힘들 정도로 점의 개수를 늘려 경직된 느낌을 희석해왔으며, FPS(frame per second / 초당 프레임 / 1초에 지나가는 그림의 장수)를 높여 동작의 연결성을 강화해 움직임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냈다. 그러나 그래픽 작업을 위해 점을 하나씩 찍어야 하는 도트 그래픽의 특성상 해상도와 FPS가 높아질수록 작업량이 기하급수로 늘어나 게임 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질 뿐만 아니라 해상도가 일정 수준 이상 도달하게 되면 사각형의 점과 계단현상이라는 도트 그래픽 특유의 느낌이 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부드러운 움직임을 위해서는 해상도와 FPS를 높여야 하지만 이로 인해 도트 그래픽 특유의 느낌을 상실과 과도한 작업량의 발생이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결국, 도트 그래픽 특유의 느낌을 살리면서 부드러운 움직임을 만드는 것은 많은 연구와 고민, 그리고 매우 정교하고 신중한 작업을 필요로 한다고 볼 수 있다.

[Hyper Light Drifter] 오프닝 - 마치 살아 움직이는듯한 느낌을 주는 점들의 향연

이런 점에서 [Hyper Light Drifter]는 도트의 느낌과 부드러운 움직임을 모두 잡아내어 지금껏 볼 수 없었던 환상적인 도트 그래픽을 보여준다. 본 작을 바라본 느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자면 ‘점 하나하나가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게임 전반에 걸쳐 크고 작은 점들이 끊임없이 움직이지만, 그 움직임은 매우 부드럽다. 각 점은 작은 생명체 같은 느낌이 들며 이들은 어떤 규칙에 맞춰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느낌을 가장 강하게 받을 수 있는 부분은 게임의 오프닝인데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색상이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은 물론 점의 움직임도 매우 복잡하고 부드러워 그 어떤 게이머들도 오프닝에 혼을 빼앗기게 된다. 더군다나 매우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음에도 점과 점 사이의 계단 현상이 뚜렷하게 보여 도트 특유의 느낌이 살아있으면서도 경직되거나 딱딱하다는 느낌을 전혀 느낄 수 없는 모순된 장면을 보여준다. 정말 환상적이라 부를만하지 않는가? 더욱이 이런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며 하나하나 점을 찍었을 제작자들의 인내와 고민을 생각하면 [Hyper Light Drifter]가 보여주는 이미지들이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게임 전반에 깔린 파스텔컬러를 통해 부드러움을 더하고 분위기 연출까지 해냈다

살아있는 듯한 점의 부드러운 움직임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색채를 통해 작품 전반의 분위기를 효과적으로 연출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앞서 언급한 부드러운 도트 그래픽이 기술적 극대화라고 한다면 색채를 통한 분위기 형성 및 연출은 예술적 극대화에 해당한다. [Hyper Light Drifter]는 원색이 아닌 파스텔 컬러(Pastel Color; 파스텔로 그린 것처럼 부드럽고 옅은, 고명조의 색을 총칭)가 게임 전반에 깔렸다. 파스텔 컬러가 가진 부드러운 느낌으로 인해 전반적인 분위기가 차분하고 은은하다. 여기에 작중 이야기를 직접 알려주지 않는 본작의 특성(후술)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작품 전반에 깔린 파스텔 컬러로부터 신비로움을 느끼기까지 한다. 게다가 각 지역에 따라 특성에 맞는 서로 다른 색깔을 중심적으로 활용하여 다양한 분위기를 더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마을의 경우 다양하지만 따뜻한 계통의 색깔로 이루어져 평화로운 느낌을, 깊숙한 숲은 차가운 계통의 색깔을 활용해 신비로운 느낌을 주며 이 외에도 지역별로 색깔의 차이를 분명히 하여 해당 지역의 특색을 색깔을 통해 잘 살려내고 있다. 점을 하나씩 찍어내는 단순한 작업이지만 그 안에서 기술과 예술이 조화롭게 존재하니 환상적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아주 단순한 조작법으로 누구나 쉽게 게임에 적응할 수 있다

환상적인 도트 그래픽도 멋지지만, 게임 방식도 매우 인상적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Hyper Light Drifter]는 ‘아주 단순한 조작 방식을 가진 매우 어려운 구성을 가진 게임'이다. 조작 방법은 ‘One Button One Action’(1 버튼 1 행동)으로 구성되어 있고 특별한 명령어(command, 커맨드)를 요구하지 않아 아주 쉽게 플레이어의 생각대로 조작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게임 극초반에 이루어지는 튜토리얼(tutorial) 과정만 거치더라도 조작에 완벽히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며, 의도와 달리 움직이거나 조작 실수로 죽는 경우는 많지 않다. 물론 공격 범위나 회피 이동 거리등에 대한 감각을 익히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정교한 조작을 요구하는 것이 아닌 데다 버튼을 누른 이후 행동을 취하기까지 지연(delay)이 거의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누구든지 짧은 시간 내에 조작을 학습하고 감을 익힐 수 있다. 또한, 게임 진행에 따른 습득하게 되는 기술(skill)은 버튼을 눌렀다 때거나 버튼을 연타하는 추가 조작법을 활용하기는 하지만 이조차도 1 버튼 1 행동의 범위에서 벗어나지는 않기 때문에 어렵다고 말할 수는 없다. (본 작에서 가장 어렵다고 할만한 조작은 조준-사격인데, 조준 버튼을 누른 채 방향을 맞춘 뒤 공격 버튼으로 사격하는 형태로 유일하게 버튼 두 개를 요구하지만 이조차도 매우 단순한 조작체계다)

[Hyper Light Drifter]를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빨간색 화면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러나 간단한 조작 체계와 달리 게임의 난이도는 상당히 높다. 관찰/체험/반복을 통한 학습을 요구하는 적들의 까다로운 공격 패턴, 예상할 수 없는 다양한 형태의 함정, 미궁에 가까운 스테이지 구조, 상점에서 살 수 없는 제한된 수량의 회복제, 피격 후 무적판정의 부재 등 고난도 액션 어드벤처 게임에 녹아 있을법한 요소들은 빠짐없이 존재한다. 이러다 보니 조작은 쉬울지언정 결코 쉽게 게임 진행이 이루어지지 않는 소위, ‘죽어가면서 배우는’ 게임이 되어버린다.

여러 가지 요소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여 난이도를 높이고 있는 일반 스테이지

흥미로운 점은 일반 스테이지와 보스 스테이지의 난이도 구성 방식과 플레이어에게 요구되는 역량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우선 일반 스테이지의 경우 [다수의 적 + 복잡한 구조물 + 다양한 함정]이라는 다소 복합적인 요소들로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기본적으로 적들의 패턴에 대한 학습을 요구하기는 하나 각각 하나의 공격 형태/패턴만을 가지고 있으므로 적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패턴을 학습하는 데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일대일( 一對一) 상황인 경우에는 플레이어가 일방적으로 공격해서 죽일 수 있을 만큼 무력한 수준이다. 그러나 대부분 여러 종류의 적이 함께 등장해 일대다(一對多) 상황에서 전투가 이루어지며, 전투가 이루어지는 공간은 지역마다 확연히 다른 구성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여러 적의 패턴과 현재 플레이어가 처한 장소의 공간적 특성(구조물, 함정 등)을 동시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역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략 수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즉, 일반 스테이지는 여러 복합적 상황에 대한 이해 능력과 임기응변이라는 빠른 판단력을 주로 요구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패턴에 대한 학습과 신속-정교한 조작만을 요구하는 보스 스테이지

그러나 보스 스테이지는 완전히 다른 성향을 가진다. 일반 스테이지가 복합적인 요소로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면 보스 스테이지는 ‘다양한 공격 패턴’ 하나 만으로 난이도를 높이고 있다. 각각 하나의 공격 패턴만을 가지고 있는 일반 몬스터와는 달리 보스는 최소 3개 이상의 공격 패턴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공격 패턴은 형태, 유효 범위, 타이밍, 딜레이 등에 차이가 있어 그 움직임이 매우 복잡하다. 이러한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플레이어의 공격을 적중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패턴에 대한 학습이 필수적인데, 보스는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공격을 시도하기 때문에 느긋하게 움직이며 공격 패턴을 관찰할 겨를이 없어 패턴 학습이 굉장히 까다롭다. 더군다나 구조물이 존재해 잠시 몸을 숨겨 숨을 고르며 전략을 세울 수 있는 일반 스테이지와 달리 보스 스테이지는 완전히 개방된 공간이어서 공격에 항상 노출되게 된다. 그래서 플레이어는 보스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쉴 틈 없이 움직여야 하며 그와 동시에 패턴 학습을 해야 하는 것은 물론 끊임없이 움직이는 보스의 빈틈을 공략하기 위한 정교하고 신속한 조작까지 해내야 한다. 다시 말해, 보스 스테이지는 정교하고 신속한 조작과 높은 수준의 패턴 학습을 요구하여, 판단력과 전략 수립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는 일반 스테이지와 분명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

막혀있는 비밀공간 - 어드벤처 게임으로써도 탄탄하고 매력적인 구성을 갖췄다

다양한 해금 요소와 비밀공간, 복잡한 진행경로 등 어드벤처 게임으로써 구성도 매우 탄탄하다. 게임 진행을 위해서는 특정 장치를 활성화해야 하며, 이 장치를 찾으려면 매우 넓고 복잡한 공간을 탐험(adventure) 해야 한다. 탐험하면서 자연스럽게 몬스터와 조우하고 전투에 돌입하게 되며, 함정을 피하고, 길을 만들고, 비밀 공간을 발견하는 등 플레이어의 호기심을 자극할만한 요소들을 적절히 배치해두었다. 이에 따라 보스와 싸워 이야기의 결말을 보는 것과 상관없이 탐험하는 행위 자체도 굉장히 재미있다. 게다가 다양한 해금의 조건들은 게임 진행을 위해 충족해야 하는 조건들의 연상선 형태를 가지는데, 즉, 해금을 위한 조건은 게임의 결말(ending)을 보기 위한 조건보다 더 많은 것을 요구하여 작중 이야기와 상관없이 탐험의 요소만으로 즐길만한 것들이 많다는 의미다. 물론 이과정에서 함정을 피하고, 몬스터와 싸우기도 하기에 액션 게임으로써의 모습도 잘 갖추고 있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대사 없이 그림으로만 설명하는 스토리는 신비감을 주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있다

[Hyper Light Drifter]의 독특한 특징이 또 하나 있다면 작중 이야기를 알 수 있는 음성/문자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작중 이야기를 보여주는 것은 게임 진행 중에 주인공의 몸에 나타나는 변화(피를 토하거나 환영이 보이는 등), 그리고 NPC(Non-Playable Character)와의 대화에서 볼 수 있는 그림들 뿐이다. 오로지 이미지만으로 이야기를 보여주는 방식은 플레이어의 궁금증과 상상력을 자극해 주인공이 왜 여정을 떠나게 되었는지, 주인공이 걸린 병의 근원이 무엇인지 나름대로 추측을 해볼 여지를 주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듯 색채를 통해 만들어낸 신비감을 더욱 강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플레이어가 추측할 수 있는 이야기의 깊이가 얕다는 것은 상당히 아쉽다. 이미지를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기에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나 대부분 NPC로부터 볼 수 있는 그림만으로 전반적인 이야기의 정리가 가능하며 ‘과거에 이런 일이 있었고 그로 인해 현재의 상황에 처했다'라는 단순한 형태로 끝난다. 무엇보다 이미지 외에 작중 이야기를 추측하기 위한 요소가 없으며, 보조 이야기(sub story)와 중심 이야기(main story)는 서로 관련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중심 이야기의 분량이 많지 않아 플레이어가 추측을 하더라도 단편적인 내용만을 떠올릴 수 있을 뿐이다. 더군다나 '알 수 없는 병에 걸린 전사의 여정'이라는 흥미로운 소재, 기계와 마법이 공존하는 독특한 세계관을 통해 더 방대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음에도 이를 활용하지 못했다는 점은 더 큰 아쉬움을 자아낸다.

환상적인 도트그래픽과 훌륭한 게임성을 갖췄으니 칭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Hyper Light Drifter]는 정말 대단한 작품이다. 도트 그래픽으로 보여줄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과 특유의 느낌을 환상적으로 표현해냈고, 어드벤처 게임으로써의 구성, 액션 게임으로써의 게임 방식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다. 작중 이야기의 전개 방식과 분량에 대해서 약간의 아쉬움이 들지만 이마저도 독창적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 작품은 훌륭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으며, 그저 본 작을 만들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쳤을 제작자에 대한 경외감이 들뿐이다. 결말을 보고 나면 게임 속에서 볼 수 있었던 수많은 이미지들이 머리 속에 그려질 것이며 ‘아름답고 환상적이었다’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고 도트 그래픽의 한계가 어디까지일지, 앞으로 나올 도트 그래픽의 작품들은 어떤 모습일지 정말 기대가 된다. 왜냐고? [Hyper Light Drifter]가 도트의 예술적, 기술적 수준을 엄청나게 끌어올렸으니까 말이다.

못다 한 이야기

- 일반 스테이지와 보스 스테이지의 차이점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일반 스테이지는 전략만 잘 세워도 난이도가 급격하게 낮아진다. 공격과 회피만으로 각개격파를 하고자 한다면 엄청 어려워지지만 적을 구석으로 유인한 뒤 수류탄만 잘 던져줘도 쉽게 끝낼 수 있는 구간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만큼 일반 스테이지는 정교하고 빠른 조작/반응보다는 상황판단을 바탕으로 한 전략 수입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난이도 어렵다는 점에서 [Dark Soul] 시리즈와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큰 차이가 있다면 모든 행동에 어느 정도 지연(delay)이 있어 조작 및 패턴 학습에 까다로움을 느끼는 [Dark Soul] 시리즈에 비해, 행동 지연이 거의 없는 [Hyper Light Drifter]이기에 학습이 훨씬 쉬운 편이다. 게다가 새로운 구간에 들어설 때마다 죽어가며 학습을 해야 하는 것과 달리 어느 정도 게임에 익숙해지면 죽지 않고 스테이지를 돌파하는 것도 가능하다. 단, 게임이 '쉽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을 기억해두자. 

- 해금 요소에 대해 아쉬운 점이 하나 있는데, 진 엔딩/숨겨진 엔딩 요소가 없다는 것이다. [Hyper Light Drifter]에서 게임 진행을 위해 작동해야 하는 장치의 이름은 모듈(module). 이 모듈은 각 지역별로 8개씩, 총 32개의 모듈이 있는데 마지막 스테이지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별로 4개 이상의 모듈을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16개를 작동하든, 32개를 모두 작동하든 엔딩은 동일하기 때문에 '다회차'를 유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생각도 든다. 만약, 작동한 모듈의 개수와 종류에 따라 최종 보스의 형태나 패턴이 달라지도록 구성했다면 다회차 진행을 끌어내기에도 좋지 않았을까 싶다.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PC )

-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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