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Sonic Heroes

장르 : 액션

제작사 : Sega

플랫폼 : PC, NGC, PS2, X-Box

발매년도 : 2004년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Sega의 마스코트 캐릭터이자 대표작인 ‘Sonic the Hedgehog'는 25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꾸준히 작품을 내놓으면서 다양한 변화를 일궈 왔다. 작품의 수가 워낙 많다보니 구분을 위해 세대를 나누게 되는데, 메가드라이브(MD, Megadrive) 시기를 1세대(또는 클래식), 드림캐스트(DC, Dreamcast)를 포함한 6세대 콘솔 시기를 2세대, 그리고 Playstation 3 와 X-Box 360, Wii 의 7세대 콘솔 시기를 3세대(또는 모던) 라 부르고 있다. 이는 그래픽 변화와 콘솔의 세대교체에 의한 분류이기도 하지만 세대별 게임성의 차이에 의한 것이기도 하다. 그러다보니 ‘소닉 시리즈'라고 불리는 작품이라도 세대간 게임성에 상당한 차이를 보이며 같은 세대 안에서도 각 작품별 고유한 특징이 드러나고 있다.

25주년을 맞이한 [Sonic the Hedgehog] - 정말 많은 변화를 보여주었다

작품별로 게임성의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매번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진행방식, 스테이지 구성, 핵심 시스템 등에 변화를 주어왔기 때문이다. 다만 ‘하이스피드 액션'을 핵심으로 삼은 소닉 시리즈의 특성상 속도감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야 했는데 안타깝게도 항상 그래왔던 것은 아니다. 새로운 요소들은 흥미롭고 신선했으나 간혹 속도감을 해치게 되어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결과를 낳았으며 이는 플레이어들에게 비판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로 인해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아온 [Sonic the Hedgehog] 시리즈임에도 불구하고 작품별로 평가가 극명하게 나뉘었을 뿐만 아니라 신작 발표가 나올 때마다 팬들의 기대보다는 불안과 걱정이 커지는 묘한 현상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렇다면 2004년 발매된 [Sonic Heroes]는 어떨까?

‘3인 1팀’ 과 ‘포메이션’ - 시리즈 중 유일하게 3명의 캐릭터를 조작한다

[Sonic Heroes]에서 가장 큰 변화는 기존의 1인 진행 방식에서 ‘3인 1팀’ 진행 방식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기존 작품들은 한 명의 캐릭터만을 조작하여 게임을 진행했지만 본작은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유일하게 세 명의 캐릭터로 이루어진 하나의 팀(team)을 조작하며 진행하게 된다. (세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조작하고 나머지 두 캐릭터는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 형태) 그리고 팀으로 움직인다는 게임 내 특성을 살리기 위해 포메이션(진영, formation) 시스템을 도입, 진영을 갖춰 움직이게 되는데 팀의 리더(=플레이어가 조작하는 캐릭터)에 따라 포메이션이 달라진다. 포메이션은 스피드/플라이/파워 포메이션의 세 종류가 존재하며 각자 다른 특성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 플레이어의 취향에 따른 선택이 가능하다. 물론 게임 진행 중에 팀의 리더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포메이션 교체도 자유롭다.

[Sonic Heroes]에서는 다양한 장르적 특성이 반영돼 게임 진행 방식이 다채롭다

재미있는 점은 포메이션 시스템을 통해 다양한 장르적 특성이 게임 내에 녹아있다는 것이다. 2세대 소닉이 시작된 이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함에 따라 각 캐릭터별로 서로 다른 게임 진행 방식을 부여해 다양한 장르를 게임 내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Sonic Heroes]에 접어들면서 다른 특징을 가진 캐릭터를 동시에 조작해야하다보니 여러 장르의 특성을 포메이션 시스템을 통해 묶은 것으로 보인다. 각 포메이션은 서로 다른 장르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는데, 스피드 포메이션은 빠른 가속능력을 바탕으로 한 기존의 소닉 시리즈와 동일한 특징을, 플라이 포메이션은 높은 도약력과 비행 능력을 활용한 플랫포머(platformer)의 특징을, 그리고 파워 포메이션은 다양한 공격 모션과 공격력을 바탕으로 액션/배틀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 각 포메이션 별로 장르적 특징이 다른만큼 게임 방식에도 차이가 나타나므로 다채로운 게임 진행이 가능해진다.

변함없는 속도감 -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요소를 배치/활용하고 있다

‘3인 1팀'과 ‘포메이션’ 시스템을 통해 다채로운 게임 방식을 구축했다 하더라도 ‘속도감'을 상실했다면 소닉 시리즈로써는 실패한 것과 다름없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Sonic Heroes]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속도감을 해치지 않고 충분히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포메이션 시스템은 독특한 시스템이긴 하지만 사실 속도감을 해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유인 즉 ‘플라이 포메이션'과 ‘파워 포메이션'이 가진 게임 진행 방식 때문인데, 플랫포머에 초점이 맞춰진 플라이 포메이션은 복잡한 구조의 발판을 밟아가며 이동하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기 어렵고, 액션/배틀에 초점이 맞춰진 파워 포메이션은 눈 앞의 적들과 싸워야 하기 때문에 제자리에 멈춰야 한다. 이에 따라 플라이 포메이션과 파워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빈도가 높을수록 속도감은 떨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스피드 포메이션의 가속 능력을 통해 속도가 느려진(또는 제자리에 멈춘) 상황에서도 짧은 시간 안에 빠른 속도를 낼 수 있어 나머지 두 포메이션에 의한 속도감 상실을 어느 정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충분한 속도를 끌어올릴 수 있는 스테이지 구성도 속도감 유지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포메이션을 번갈아가며 사용해야하는 게임 방식에 따라 플랫포머/액션 구간이 스테이지 곳곳에 존재하는데, 해당 구간이 끝나는 지점에 가속 패달을 배치하여 상실된 속도를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해두었다. 그 뿐만 아니라 포메이션에 상관없이 속도를 낼 수 있는 그라인딩 액션(레일 형태의 구조물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는 액션) 구간의 비중을 높이고, 기존에 존재하는 360’ 트랙이나 나선형 구조물과 그에 따른 시점 변화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충분한 속도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다. 물론 속도감을 살림과 동시에 플랫포머 구간과 액션/배틀 구간도 적절히 배치가 되어 있기 때문에 포메이션 및 장르적 특성 간의 균형적 분배도 성공적으로 일궈냈다.

다른 시리즈에 비해 이상하리만큼 낙사의 비중이 높은 [Sonic Heroes]

다양한 장르적 특성을 균형있게 녹여내면서 속도감을 유지해 독특한 게임 방식을 만들어낸 [Sonic Heroes]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낙사(落死)‘다. 어떤 게임이든 간에 낙사를 하게 되면 게임의 흐름이 끊기게 되는데, 빠른 속도를 유지하여 속도감 있는 게임 전개가 핵심인 소닉 시리즈는 낙사가 발생하는 순간 속도감을 상실해 게임의 흐름을 끊음과 더불어 몰입감을 해치게 된다. 그런데 [Sonic Heroes]는 이상하리만큼 낙사의 빈도가 높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속도감을 살리는 데 효과적인 그라인딩 액션이지만 그만큼 반작용도 생기게 되었다

낙사가 발생하는 요인은 몇 가지가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속도감을 살리기 위해 배치한 '그라인딩 액션’ 구간에서 낙사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 공중에 떠 있는 구조물을 타고 내려가는 그라인딩 액션의 특성상 낙사의 발생은 필연적이다. 게다가 게임 후반부로 들어설수록 그라인딩 액션 구간의 비중이 증가해 낙사 확률이 점차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여기까지는 게임의 난이도 증가와 속도감을 함께 잡았다고 바라볼수도 있다.) 그러나 그라인딩 액션이 이루어지는 구조물 자체의 특성이 아닌 다른 요인으로 낙사의 빈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게 된다. 이는 결코 좋게 바라볼 수 없는 [Sonic Heroes]의 치명적인 문제인데 원인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그라인딩 액션 중 레일을 옮기는 조작과 물리엔진이 불안정하다. 2~3개의 레일을 두고 그라인딩 액션이 이루어지는 구간은 함정을 피하거나 링을 모으기 위해 레일을 옮겨야 한다. 이를 위해 조작을 할 경우 캐릭터가 튕겨나가듯 움직이게 되는데 이때 튕겨나가는 경로에 레일이 있으면 정상적으로 레일을 옮길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레일이 없는 방향으로도 조작이 가능하기 때문에 바깥쪽 레일에서 조작을 실수할 경우 레일이 없는 곳으로 튕겨나가 그대로 낙사하게 된다. 그 뿐만 아니라 낙사할 이유가 전혀 없는 바닥 위의 레일에서도 상당히 먼 거리를 튕겨나가 절벽 아래로 떨어지기도 하며, 좌우로 레일이 정상적으로 배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옮겨타지 못해 낙사해버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부적절한 시점과 판정 오류 - 낙사의 빈도를 높이는 치명적인 문제점들이다

둘째, 연출에 의한 시점이 부적절하며 레일 착지시 간혹 오류가 발생한다. 게임 후반부에 들어서면 레일이 끝남과 동시에 다른 레일 위로 떨어지게 되는 연출이 잦은데, 이때 레일 위에 정확하게 올라타는 것이 쉽지 않다. 이유인 즉, 낙하 중에는 레일이 캐릭터의 아래 쪽에 있어 시점이 매우 불편해 캐릭터와 레일의 위치를 정확히 맞추기가 어렵다. 설상가상으로 레일의 폭 자체가 굉장히 좁기 때문에 위치를 맞추기는 더욱 힘들어진다. 물론 게임에 숙련도가 생긴다면 레일을 정확히 옮겨탈 수 있으나 숙련도를 갖추기까지 겪게 되는 수십번(심하면 수백번)의 낙사로 인해 게임에 흥미가 떨어질 수도 있게 된다. 게다가 위치를 맞춘다 하더라도 게임 내에서 발생하는 오류들(가속이 적용되지 않아 수직으로 떨어져 레일을 옮겨탈 수 없게 되거나 제대로 올라탔음에도 미끄러져 떨어지는 경우)로 레일에 올라타지 못하고 낙사하는 경우도 존재해 플레이어의 실력과 상관없이 게임의 흐름이 끊기게 된다는 문제도 존재한다.

그라인딩 액션과 관련된 낙사 문제는 조작을 통해 오류의 빈도를 줄임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한 수준이지만 그 외에는 조작으로도 해결이 불가능한 낙사 사례도 다수 있다. 평지라고 생각했던 곳에 턱이 존재해 멈추는 것 대신 옆으로 미끄러져 낙사하게 되는 '스테이지 구조'의 문제도 있으며, 호밍어택(Homming Attack)을 연계하여 건너가야하는 구간에서는 불안정한 호밍어택의 판정으로 인해 연계를 이어나가지 못하고 낙사하는 조작/시스템 상의 문제도 존재한다. 여기에 스프링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포메이션 체인지 시 캐릭터가 모이면서 튕겨나가버리는 황당한 상황도 자주 발생하여 낙사의 빈도는 더욱 높아지게 된다.

독특한 게임성은 매우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잦은 낙사는 난감하다

다양한 캐릭터를 특성에 맞게 적절히 활용하고, 포메이션 시스템을 도입해 여러 장르의 특성을 하나로 뭉쳐 독특한 게임성을 구축한 [Sonic Heroes]이지만 스테이지 구조와 불안정한 조작, 시스템상 오류로 인해 '조금은 아쉬운’ 게임이 되었다. 조작을 통해 낙사의 빈도를 줄일 수 있다는 점은 게임의 난이도를 높였다고 좋게 설명해볼 수도 있겠으나 근본적으로 조작에 실수가 없었음에도 낙사가 발생하는 것은 결코 변호할 수 없는 분명한 문제점이다. 더욱이 낙사와 관련된 모든 문제들은 [Sonic Heroes] 이후에 발매되는 작품들에서 조작법과 시스템 구축을 통해 말끔하게 해결했다는 점에서 본작의 불안정함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 독특한 게임성은 신선하게 다가와 정말 좋았지만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해 정말 난감할 따름이다.

못다한 이야기

- 앞서 언급한 '오류'는 발생하는 구간이 어느 정도 정해져있어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낙사할 확률은 현저히 줄어든다. 물론 모든 게임이 숙련자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것은 아니며, 애초에 높은 난이도를 내세우는 소닉 시리즈가 아니기 때문에 의도치 않은 문제인 것은 분명하다

- 팀별로 진행하는 것이긴 하나 비슷한 형태의 스테이지를 반복한다는 점에서 조금 아쉽다. 난이도의 차이나 스테이지 구조의 미묘한 차이는 존재하지만 어느 정도 진행하면 다소 지루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가장 낮은 난이도에 해당되는 '팀 로즈'를 나중에 진행할 경우 게임이 너무 쉬워져 재미를 느끼기 힘들다.

기술적 문제 ( 사용 플랫폼 : PC / CD)

- 로딩이 엄청 길다. 또한 오래된 게임CD이다보니 간혹 실행이 안되는 경우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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