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Strider  Hiryu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Double Helix Games, Capcom

플랫폼 : PS3, PS4, X-box 360, X-box One,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Strider Hiryu]는 1989년 Capcom의 아케이드 게임으로 처음 세상에 나타났다. 지금 보면 80년대 게임다운 그래픽과 단순하기 짝이 없는 구성을 가진 플랫포머(platform) 게임이지만 주인공 ‘히류(Hiryu)’의 움직임은 당대 게임들에 비해 높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이유로, 게임 자체가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지만 [Devil May Cry]나 [Ninja Gaiden] 같은 후대 액션 게임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1999년에 발매된 후속작 [Strider Hiryu 2]와 Capcom이 참여하는 여러 콜라보(Collaboration) 작품에 꾸준히 등장하며 존재감을 유지해왔다. 이는 히류의 흥행은 실패했을지라도 Capcom이라는 거대 게임개발사가 중요하게 여기는 캐릭터임을 알 수 있으며, 게이머들이 ‘언제든지 후속작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은근한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다. 결국 이러한 기대가 희미해질 무렵인 2014년, 마지막 작품이 발매된지 15년 만에 리부트(Reboot)를 선언하며 [Strider Hiryu]가 다시금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989년 / 1999년 / 2014년 [Strider Hiryu] - 그래픽 발전과 함께 움직임도 개선되었다

[Strider Hiryu]는 시리즈 사이의 공백기간이 긴 만큼 시리즈별 차이가 분명히 드러나는 부분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래픽의 변화'다. 그래픽의 변화는 단순히 세월이 지나 기술력의 발전에 의한 당연한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만 본작은 그래픽 변화/발전을 넘어 캐릭터 탄생 25년만에 히류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구현해냈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2D로 만들어진 기존 시리즈는 당대 게임들에 비해서는 뛰어난 움직임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히류라는 캐릭터의 특성을 온전히 게임으로 구현하기는 부족했다. 또한 비슷한 시기 또는 후대의 콜라보 작품에 등장한 히류의 움직임과 비교가 되면서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2014년 리부트를 통해 3D그래픽으로 탈바꿈했는데 기존 2D에서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었던 히류의 움직임이 3D로 넘어오면서 완벽하게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이러한 이유로 기존작품보다 더 부드럽고 다양하게 움직이는 히류를 만날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히류의 움직임이 다양해진 만큼 게임을 진행하는 과정에서의 연출력이 강화, 부드러운 조작감을 구축해냈다.

메트로배니아 구성은 벽과 천장을 자유롭게 오고 가는 히류에게 매우 적합하다

리부트를 거치면서 변화한 점이 또 있다면 바로 ‘게임 구성'이다. 1989년과 1999년에 만들어진 [Strider Hiryu]는 아케이드용으로 개발된 게임이며 일직선 게임 구성을 취하고 있었다. 이는 아케이드 게임의 특성상 일정 시간 이상 게임을 연속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저장&불러오기(Save&Load) 기능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이번 리부트작은 가정용 게임으로 만들어진 만큼 더 많은 분량으로 게임을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이유로 이번 리부트에서는 기존의 일직선 구성을 벗어나 미로 같은 공간을 탐색하고 퍼즐을 풀어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메트로배니아(Metroidvania/던전탐색형 액션게임) 구성으로 바뀌었다.

일직선 구성에서 메트로배니아 구성으로의 변화는 1차적으로 단순한 스테이지 구성을 탈피하고 전반적인 게임 진행을 늘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퍼즐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는 효과가 있다. 게다가 이러한 효과 외에도 히류가 가진 특성이 메트로배니아 구성과 시너지를 내어 더욱 복잡한 공간 구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히류는 벽과 천장에서 붙어 자유롭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며 발판(platform)만이 아니라 히류를 중심으로 한 상하좌우의 모든 면(面)에서 활동할 수 있다. 이러한 특성을 반영하여 스테이지 구성을 복잡하게 만들어내었고, 퍼즐과 적을 좀 더 자유롭고 다양하게 배치하는 것이 가능해졌다. 더욱이 적과 싸우고 퍼즐을 풀이하는 과정에서 바닥-벽-천장을 자유롭게 오가는 히류는 이번 리부트에서 구현된 움직임을 보여주기에도 매우 적절하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조작과 전략 측면에서 다양성을 살리고 연출도 강화한다

다양한 기술의 추가를 통해 전투와 조작의 다양성을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전작들은 점프/공격의 단순한 조작법과 일정시간 동안 효과가 지속되는 소모형 아이템을 활용하는 구성이었으나 이번 리부트에서는 기존의 아이템들을 모두 기술(Skills, 스킬)로 옮기고, 새로운 기술과 속성 무기를 추가했다. 이러한 이유로 달려가서/공격하는 것(Hit and Run)만 가능했던 전작에 비해 좀 더 다양한 형태로 공격이 가능해졌다. 또한 일부 스테이지 보스와 적들은 특정 기술을 활용해야 공략이 가능하게 만들어 기술 활용 정도를 일정 수준 이상 끌어올리고 전략적 요소도 부여하고 있다. 기술이 추가된 만큼 조작법이 늘어났으며 적군의 패턴도 어려워져 단순한 점프/공격이 아닌 적재적소에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정교한 조작까지 요구하게 되었다. 물론 다양한 기술의 추가를 통해 히류의 액션과 연출을 강화하고 있어 여러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게임이 풍부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Hit and Run’의 비중이 큰 것은 변함이 없다

스테이지 구성의 변화, 개선된 그래픽을 통한 히류의 액션 및 연출 강화, 기술의 추가를 통한 전략적인 요소 등 게임이 전작에 비해 풍부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구간에서 기존의 ‘Hit and Run’ 전투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그러다보니 게임내 다양한 변화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전투방법에서 전작과의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적과 조우할 경우 무작정 달려가 제거하면 되고 보스들도 패턴이 까다로워졌기에 특정 기술을 활용하면 공략이 쉬워지지만 대부분 일반 공격만으로도 공략이 가능한 수준이다. 그 뿐만 아니라 게임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적들은 게임 초반부터 후반까지 비슷한 패턴을 가지기 때문에 동일한 전투방식은 더욱 반복될 수 밖에 없다.(중간보스 또는 상급병사 같은 특수한 적이 등장하더라도 특정 기술과 일반공격의 조합으로 간단하게 공략이 가능한 형태가 대부분이다) 
‘Hit and Run’ 전투방식이 보여주는 [적 발견 - 정면 접근 - 근접 공격] 패턴이 ‘암살자'로 설정된 히류와는 맞지 않는다는 점은 이전 시리즈부터 지적되어온 부분인데 개선은커녕 오히려 고착화되었다는 것도 문제다. 기존의 'Hit and Run’ 전투 방식은 유지하되, 적들의 특성을 다양화하여 뒤에서 공격을 해야하거나 시야에 발각되지 않고 암살을 해야하는 등 좀더 다양한 공격방식을 활용할 수 있게 구성했다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특히 이러한 부분은 벽과 천정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히류의 능력이라면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암살자'라는 컨셉을 살림과 더불어 진행 방식의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 더 큰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존재하지만 본작이 아주 오래된 고전 게임이었다는 것과 아주 긴 공백기를 거친 뒤 만들어진 것, 그리고 기존 시리즈의 틀을 지나치게 해치지 않고 새롭게 구성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성공적인 리부트인 것은 분명하다. 기존에 구현이 불가능했던 히류의 움직임을 완벽하게 구현해냈고 다양한 기술의 추가, 완전히 달라진 게임 구성, 화려한 액션과 연출 등 보완된 점이 많다. 더욱이 15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음에도 충분한 개선을 통해 다시금 세상 밖에 나올 수 있게한 Capcom의 행보는 [Strider Hiryu] 시리즈가 언제든지 또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Capcom이 생각하는 히류의 모습이 이번 리부트에서도 모두 드러나지 않은 것일지 누가 알겠는가? 다음 시리즈가 언제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더욱 화려한 모습으로 귀환할 것을 기대해 본다.

못다한 이야기

- 'Hit and Run' 전투가 고착화될 수 밖에 없었던 또 다른 이유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체력공급에 있다. 체크포인트마다 체력을 모두 채워주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스테이지 곳곳에 체력을 채워주는 아이템들이 많이 널려있다. 사실상 보스전을 제외하고는 체력이 부족할 일이 거의 없다시피 하다.

- 간단하게 이야기하자면 '나쁘지 않은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화려한 액션에 적당한 스피드, 그리고 충분한 조작감까지 플랫포머로써 이정도면 준수한 완성도인 것은 분명하다. 다만 우리는 '완성도 높고 정말 재미있는' 게임을 바라기에 좋은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 그래픽은 나쁘지 않은 수준이나 일부 컷신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인물 텍스처는 '폴리곤'에 가까운 모양이라서 약간의 거부감이 든다는 단점이 있다. 사실 스토리가 그리 중요한 게임은 아니라서 컷신이 아쉽더라도 별로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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