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Ori and the Blind Forest

장르 : 퍼즐,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Moon Studios

플랫폼 : PC, X-box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게임 개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게임 그래픽의 진화 역시 급속도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래픽 수준의 상향 평준화가 이루지고 있으며 최고의 게임이라는 찬사를 받기 위해서는 압도적인 그래픽 기술은 거의 필수적인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일부 플레이어들은 그래픽 하나로 게임의 완성도 여부를 판단하고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경우도 있다. (허나 우리는 그래픽만으로 게임 전체를 판단할 수 없으며, 그래픽이 뛰어나지 않아도 최고의 게임이 되는 경우도 있음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런데 그래픽 기술의 발전을 통해 표현의 수준이 높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현실에 가까운 그래픽 구현’은 많은 반면 ‘한 폭의 예술작품과 같은 표현’을 보여주는 게임은 많지 않다. 다시 말해 플레이어의 ‘시선을 압도하는 화려한’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은 많았지만, 플레이어의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은 만나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게임의 주된 배경인 신비하고 아름다운 숲을 한 폭의 그림처럼 표현하고 있다

[Ori and the Blind Forest]는 앞서 언급한 플레이어의 마음을 흔드는 아름다운 그래픽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정밀하고 현실에 가까운 표현보다 섬세하고 부드러운 질감의 표현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의 배경인 숲(forest)은 일반적인 숲의 모습과는 달리 매우 다양한 형태를 보여주고 있는데, 그에 걸맞게 매우 풍부한 색채로 숲을 그려내고 있다. 여기에 빛과 그림자를 이용한 명암효과는 색감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며, 숲을 몽환적이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만들어내고 있다. 또한 숲을 표현하는 데 있어 플레이어가 활용하는 공간(platform, 플랫폼)과 게임의 배경이 되는 공간 (background, 백그라운드) 의 그래픽 표현에 차이를 두고 있다. 보편적인 횡방향 시점의 게임들이 배경을 표현하는 방법과는 달리 3D그래픽을 충분히 활용하여 ‘플랫폼’을 기준으로 더 멀리있는 배경과 더 가까이 있는 배경을 여러 층으로 표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횡방향의 시점에서도 충분한 원근감을 형성하고 더 나아가 공간감을 부여하면서 숲을 더욱 깊이 있게 표현하고 있다.

프롤로그 中 - 컷신(cutscene) 하나만으로 이미 분위기에 취하게 된다

게임 진행 중에 볼 수 있는 요소들 이외에도 컷신(cutscene)과 배경음(BGM, background music) 역시 플레이어의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컷신의 경우 마치 한편의 움직이는 동화를 보는듯한 연출로 게임의 시작과 진행 상황에 맞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배경음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플레이어가 처한 상황에 맞는 음악을 통해 현재 상황을 더욱 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눈을 감고 음악만 듣더라도 게임 속 배경이 눈 앞에 보이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정도다. 물론 게임을 직접 플레이할 때는 눈으로 볼 수 있는 시각적 요소와 귀를 통해 들을 수 있는 청각적 요소들이 플레이어의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기 때문에 게임이 풍기는 분위기에 더욱 취할 수 밖에 없다.

아름다운만큼 치명적인 난이도를 보여 주지만 퍼즐 구성이 매우 독창적이다

게임은 플레이어의 감성을 자극할만큼 매우 아름답지만 난이도는 치명적일 정도로 높다. 기본적인 퍼즐 액션의 구성 뿐만 아니라 [Ori and the Blind Forest]만의 독특한 구성들이 상당 수 포함되어 있다. 다만 일반적인 퍼즐 액션이 충분한 시간을 들여 고민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면 본작은 즉각적인 반응과 정확한 컨트롤을 요구한다는 구간이 상당히 많다. 또한 게임의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주인공 ‘Ori’가 수행할 수 있는 행동이 많아지면서 조작법이 다양하고 복잡해지며 퍼즐 구성도 수행가능한 행동 수준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난이도는 더욱 증가한다.

독특한 점이 하나 있다면 [Ori and the Blind Forest]에서 플레이어가 활동하는 공간이 모두 하나의 공간으로 이어져있으며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그렇기 때문에 플레이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숲의 구석구석 돌아다닐 수 있으며, 이는 마치 오픈월드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게다가 게임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숲 전체의 배경이 달라지는데, 이전에 한번 지나친 공간이라 하더라도 완전히 새로운 공간처럼 느껴지며 숲이 생명력을 얻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 ‘Ori’의 수행가능한 행동이 증가함에 따라 기존에는 진입할 수 없었던 공간에 진입하면서 숨겨진 아이템을 찾고 숲을 탐험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조금씩 생명력을 얻어가는 숲과 함께 당신도 본작의 아름다움에 빠지게 된다

[Ori and the Blind Forest]처럼 예술성과 게임성을 둘다 잡은 작품은 많지 않다. 플레이어의 시각적/청각적 만족도를 충족해주기에 충분하며 게임을 진행하면서 만나는 공간, 들을 수 있는 소리 하나하나가 작품처럼 느껴진다. 더 나아가 어렵지만 독창적인 스테이지 구성까지 더해지면서 게임성까지 충족시켜주고 있으니 게임의 완성도는 말할 것도 없다. 누군가에게는 어려운 난이도로 게임 진행이 더딜 수 있지만 다시금 생명력을 얻어가는 아름다운 숲의 모습은 당신의 마음을 울리게 할 것이다. 이 작품은 게임으로 탄생한 예술이니까 말이다.

못다한 이야기

-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언급하지 않았는데, 게임이 풍기는 분위기와는 달리 아름답기만한 스토리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나 가슴 아픈 이야기다.

- 맵 구성이 일방향 구성이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게 만들어 둔것도 좋은 평가를 내리고 싶다. 자연스럽게 숲의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밖에 없고, 예전에 가지 못했던 장소에 가기 위해 자연스럽게 길을 돌아가기도 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볼 수 있는 아름다운 배경이 압권

- 게임 중에 에너지를 소비하여 원하는 장소에서 '세이브(save)'가 가능한데 자칫 엉뚱한 곳에서 저장할 경우 완전히 처음부터 게임을 다시 시작해야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영상을 찾아보면 정말 웃지못할 사례가 굉장히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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