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Sonic Generations

장르 : 액션, 플랫포머

제작사 :  SEGA

플랫폼 : PC, PS3, X-Box 360, NDS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20주년. 이 말이 가지는 의미의 크기는 매우 크다. 단순히 이 세상에 나온지 20년이 되었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20년 동안 우리와 함께 해왔으며 많은이들에게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는 의미다. 2011년은 ‘고슴도치 소닉'이 이 세상에 나온지 스무번째 해였고 소닉에게는 매우 중요한 해였다. 그 당시 소닉 시리즈는 예전과 달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었고, 연이은 시리즈의 참패 이후 2010년 1세대 소닉으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발매한 [Sonic the Hedgehog 4]가 만족스러운 성과를 내지 못해 사실상 명성을 회복하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소닉 시리즈가 발매된 지 20년째가 되던 2011년, 시리즈 20주년 기념작인 [Sonic Generations]을 발표하여 무너져버린 소닉의 가치를 단번에 회복하게 되었다.

수 많은 소닉 시리즈가 나왔지만 성공한 작품은 손에 꼽을 정도 밖에 안된다

[Sonic Generations]가 나오기 전까지 소닉 시리즈가 장기간 침체를 겪었던 이유는 ‘소닉답지 못함'에 있었다. ‘고슴도치가 초음속으로 달리며 악당을 무찌른다'라는 컨셉은 서로 상반된 요소의 결합으로 탄생하였고 이로 인한 묘한 괴리감은 소닉이 흥행할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이었다. 더욱이 빠른 움직임을 이용한 속도감있는 게임 전개는 소닉 시리즈의 가장 중요한 무기이자 정체성이며 독창성이기도 했다. 하지만 도전적이었지만 속도감을 살리기 힘들었던 스테이지 구성, 컨셉과 어울리지 않는 게임 시스템 및 플레이 방식, 버그의 만연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속도감'이라는 핵심요소를 상실하게 되었고 결국 올드팬들도 고개를 돌리게 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다.

순간 가속이 가능하도록 조작법을 구성하여 속도감을 살리는 데 일조하고 있다

그러나 [Sonic Generations]는 ‘속도감'이라는 소닉의 핵심요소를 완벽하게 살리는 데 성공했다. 우선 ‘조작법'과 ‘스테이지'를 속도감을 살리는 데 적합하게 구성해냈다. 우선 ‘조작법’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자.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특성상 소닉의 움직임이 빨라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게임 자체의 진행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으며 그만큼 플레이어의 반응 속도도 매우 빨라야 한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조작법이 최대한 간단해야하는데, 이를 하나의 버튼에 하나의 행동(1 button = 1 action)만을 분배하는 것으로 해결해냈다. 특히 버튼 하나로 부스트(Boost) 및 스핀 대쉬(Spin Dash)가 가능해진 점은 조작이 더욱 간편해졌을 뿐만 아니라 필요에 따라 속도를 조절하는 데 있어서 더욱 용이해졌다. 더욱이 1세대 소닉(Classic Sonic)의 가속 방법이었던 스핀대쉬의 [아래 + 점프]의 조작법은 정확하게 입력을 하지 않을 경우 점프가 발동되어 불가피하게 조작을 반복해야했던 문제가 있었는데 이 부분을 완벽히 해결하여 더욱 깔끔한 게임 진행이 가능하게 되었다.

잘 짜여진 스테이지 구성은 속도감과 조작감을 모두 살려내는 데 성공했다

잘 짜여진 스테이지 구성은 간단한 조작법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소닉의 속도감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소닉이 충분히 달릴 수 있을 정도로 길게 연결된 스테이지는 버튼 하나로 가속할 수 있는 조작법을 활용하기에 충분하며, 소닉이 달리는 것을 강제로 가로막거나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리고 단순히 길게만 연결된 형태가 아니라 같은 공간 내에서 최대한 긴 거리를 달릴 수 있도록 구성한 나선형 트랙(Track)이나 쳇바퀴형 구조물 등으로 달리는 거리를 늘리면서 연출효과까지 일으키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점은 오랫동안 달릴 수 있도록 스테이지를 구성해 놓으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 조작이 요구되도록 만들어 놓았다는 것이다. 이는 소닉의 속도감을 살리면서 앞서 언급한 [1 button = 1 action] 조작법을 충분히 활용하게 만들고 있다. 다양한 형태로 굴곡진 곡선 트랙(Track)으로 방향 조작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달리는 소닉을 넘어뜨릴 수 있는 턱([명사] 평평한 곳의 어느 한 부분이 갑자기 조금 높이 된 자리), 일정 수준 속도를 내어 뛰어넘어야 하는 낙사 구간, 시시각각 움직이는 발판(platform), 그리고 특정 구간에서 수행해야하는 버튼액션까지 단조로움을 탈피하고 조작하는 재미를 충분히 줄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다. 물론 조작에 실수가 발생하여 속도가 줄어들거나 멈추게 되었다 하더라도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되어 있는 가속페달, 스프링, 점프대, 서클링(Circle Ring) 등의 순간적으로 가속할 수 있는 구조물(object)들을 활용해 빠른 시간 안에 가속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있다. 물론 충분한 가속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구조물을 연속적으로 활용한다면 더욱 속도감있는 게임 진행이 가능한 것은 두말할 것도 없으며, 이를 통해 속도감과 조작하는 재미를 모두 잡아내고 있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점은 연출력과 조작의 다양성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속도감을 살려낸 ‘조작법’과 ‘스테이지 구성’도 훌륭하지만 이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점’에 있다. 기존 소닉 시리즈의 시점은 대부분 한 종류의 고정된 시점이며 소닉의 빠른 움직임만큼 주변 사물이 빠르게 화면에 지나가는 연출을 통해 속도감을 살려냈다. 하지만 이러한 연출방법은 굉장히 고전적일 뿐만 아니라 2D가 아닌 3D로 만들어진 작품에서 적용하기에는 다소 뻔하고 지루한 방법이었다. 그러나 [Sonic Generations]는 가장 기본적인 측면시점(Side View), 정면시점(Front View), 상면시점(Top View) 을 모두 활용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라 시야의 범위를 넓히고 줄이거나(Zoom In & Out), 카메라를 회전(Camera Rotation)시키거나, 수직으로 위나 아래를 바라보는 시점을 사용하는 등 다양하게 시점을 바꾸어가며 게임을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시점의 변화가 만들어내는 효과는 소닉이 가진 속도감을 살려내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액션을 보여주는 스테이지 구성을 돋보이게 해주어 연출력을 극대화 하고 있다.

또한 시점의 변화는 자연스럽게 조작의 변화로 이루어지면서 조작의 다양성을 일궈내고 있다. 정면시점(Front View)의 경우에는 상하좌우(↑↓←→)/360′ 모든 방향을 조작에 활용해야하는 반면, 측면시점(Side View)은 좌우(←→)방향만 조작에 활용하면 된다. 또한 일부 구간에서는 시점의 변화 전후로 좌우(←→)와 상하(↑↓) 조작을 유연하게 변화시켜 단조로움을 해소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시점 변화에 의한 조작의 다양성’은 앞서 언급한 ‘조작감을 느낄만한 스테이지 구성’에도 적용이 가능하여 스테이지를 더욱 다채롭게 만들 수 있었고 동시에 조작하는 재미를 확보하는 역할을 하게 되어 ‘시점 및 조작 변화’와 ‘스테이지 구성’은 상호간 시너지를 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던 소닉(좌)과 클래식 소닉(우) - 서로 다른 장르적 특성으로 차이를 만들어냈다

재미있는 점이 있다면 [Sonic Generations]에는 클래식 소닉(Classic Sonic/1세대)과 모던 소닉(Modern/3세대)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스토리의 핵심 소재가 ‘시간 붕괴’이며, 서로 다른 세대의 소닉이 만난다는 컨셉으로 게임을 만들었기에 클래식 소닉과 모던 소닉을 동시에 등장시켜야 했다. 문제가 있다면 둘 다 ‘소닉’이면서 동시에 서로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소닉이기에 외형에 차이가 있어야하는 것은 물론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모던 소닉과 클래식 소닉에게 서로 다른 장르의 색깔을 부여함으로써 완전히 다른 느낌의 게임으로 구성했는데, 이러한 해결방안은 본작의 게임성을 풍부하게 해주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되었다.

클래식 소닉의 경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메가드라이브 시절의 [Sonic the Hedgehog]와 동일하며 플랫포머 장르의 색깔이 강해 좌우 움직임과 점프 정도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반면 모던 소닉은 레이싱 장르의 색깔이 강하며 그에 따라 전방시점이 주를 이루고, 코너링을 해야하거나, 유동적인 속도조절을 요구하게 된다. 또한 액션 요소도 가미하여 슬라이딩을 하거나 공중제비를 도는 등 추가적인 조작을 요구, 더 다양한 버튼을 활용하게 하여 더욱 높은 수준의 조작을 필요로 하게 된다. 결국 모던 소닉과 클래식 소닉의 차이를 장르 색깔을 다르게 부여하여 명확히 만들어냈으며, 하나의 작품 속에 여러 장르를 아우르고 플레이어에게는 선택폭을 넓혀주게 되었다.

기존 스테이지 차용은 ‘시간 붕괴’라는 컨셉과 ‘20주년 기념’에 알맞은 선택이다

스테이지의 경우 모두 [Sonic Generations] 이전의 시리즈에서 나온 스테이지를 차용한 것인데, 스테이지 재활용의 문제를 지적받을 수도 있지만 오히려 적합한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본작의 핵심 소재인 ‘시간 붕괴’는 소닉 세계의 모든 시간과 공간을 뒤섞는 것이기 때문에 1~3세대의 스테이지가 한 곳으로 모이는 것이 충분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스테이지를 차용한 수준은 기존 스테이지의 컨셉을 그대로 사용한 정도이며, 전작들의 스테이지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를 가질 뿐만 아니라 모던 소닉이냐 클래식 소닉이냐에 따라서도 확연히 다른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스테이지를 차용했다 하더라도 [Sonic Generations]만의 완전히 새로운 스테이지라 볼 수 있으며, 기존 작품의 스테이지와는 분명히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 소닉의 20주년을 기념하는 [Sonic Generations]이기에 기존 스테이지의 차용은 지난 20년을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과 동시에 과거의 향수를 느낄 수 있게 하므로 매우 알맞은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수십여가지의 다양한 챌린지 모드는 더 많고 더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스테이지 활용은 ‘챌린지 모드’에서도 이루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챌린지 모드의 존재는 플레이어에게 더 많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스테이지 컨셉은 같지만 구성은 완전히 다르며, 각 모드별로 달성해야할 목표가 정해져있다. 그리고 각 목표들은 [Sonic Generations]가 보여준 요소들을 따로따로 분리하여 그 특징을 극대화한 것들이라고 볼 수 있다. 링 모으기, 추격전, 타임어택, 노링 러닝(No-ring Running) 등이 대표적인 형태이며, 도플갱어 레이싱, 차오 구출, 라이벌 배틀 등 기존 스테이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챌린지 모드도 존재한다. 중요한 점은 챌린지 모드를 메인 스테이지와는 관계가 없는 보조 컨텐츠로 배치한 것이 아니라 게임 진행을 위해 일정 수준 이상 수행하도록 만들어 둠으로써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플레이어가 챌린지 모드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했을 뿐만 아니라 여러 목표들을 달성할 수 있게 하여 작품 내 컨텐츠를 충분히 즐길 수 있게 하고 있다.

지난 20년간 소닉은 계속해서 달려왔고 앞으로도 달려갈 길이 많다

속도감, 조작감, 화려한 연출, 장르의 구분과 조화, 지난 20년을 되돌아볼 수 있는 게임구성 등 [Sonic Generations]는 소닉 시리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임에 틀림없다. 본작 하나만으로 소닉의 모든 세대를 포괄할 수 있으며, 본작 하나만으로 소닉이라는 게임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본작 하나만으로 소닉이라는 캐릭터의 정체성에 대해 알 수 있다. 이는 단순히 20주년 기념작으로만 보기에는 너무나 잘 만들어졌다. 20주년 그 이상의 가치, 20년간 이어져온 소닉 시리즈의 완전판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긴 세월 동안 굴곡진 길을 달려왔지만 소닉은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왔고, 어떤 길이 펼쳐질지는 알 수 없지만 앞으로도 달려갈 길이 많다. 달리는 모습이야 말로 가장 소닉다운 소닉인 만큼 오래도록 우리와 함께 달려주기를 바란다.

못다한 이야기

- 본문에서 그래픽/사운드에 대해서는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매우 훌륭하다. 깔끔한 3D 그래픽은 화면이 빠르게 지나가고 소닉이 빠르게 움직임에도 어색함이 없다. 클래식 소닉의 경우 고전적인 게임 구성함에도 3D 그래픽을 충분히 활용하여 촌스러움을 날리고 연출력을 보강하고 있다. 사운드 중 BGM의 경우 기존 스테이지의 배경음을 모두 리메이크하여 추억에 잠기면서도 새로운 느낌을 주고 있다.

- 각 스테이지별로 갈림길이 존재한다. 여러 가지 갈림길을 찾아가며 게임을 진행하는 것도 상당히 재미있으며 이로 인해 반복 플레이를 해도 지루함이 전혀 없다. 무엇보다 스킬을 얻기 위해서는 스테이지 별로 5개씩 존재하는 레드토큰을 모아야하는 데 이를 모두 모으기 위해서는 반복 플레이를 통해 모든 갈림길을 한번씩은 지나야 한다.

- 소닉 외에 다른 캐릭터를 조작할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오히려 소닉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본다. 덕분에 소닉의 움직임만을 고려하여 스테이지 구성으로 속도감을 더 잘 살릴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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