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Mighty Switch Force; hyper drive edition

장르 : 퍼즐, 액션

제작사 : WayForward 

플랫폼 : PC, Wii U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작은 구매하게 된 계기는 깔끔한 그래픽과 귀여운 디자인, 그리고 제작사가 ‘WayForward’라는 것 밖에 없다. 게임에 대한 사전정보나 평가가 전무한 상태에서 겉으로 보이는 것만 보고 구입한 것이기에 큰 기대를 걸지는 않았다. 무엇보다 퍼즐 장르를 썩 좋아하는 편은 아닌지라 틈틈히 가볍게 즐겨볼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게임을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생각이 바뀌게 되었다.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생각보다 매력있는 게임이라 느끼게 되었고, 틈틈히 즐기겠다는 생각은 사라지고 결국 퍼즐을 풀기 위해 애쓰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스위치를 눌러 전환하라! - 버튼을 누르면 상자가 나타나고 사라진다

[Mighty Switch Force; Hyper Drive Editon]는 이름 그대로 ‘Switch’를 통해 퍼즐을 풀어나가는 게임이다. 여기서 말하는 Switch란 전원을 켜고 끄는 ‘스위치’를 의미하기도 하며, 상태를 바꾸는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 역시 ‘스위치’를 이용해 스테이지 곳곳에 배치된 상자를 나타나고 사라지게 만들어 지형을 ‘전환’하는 형태이다.(좀 더 쉽게 표현하자면 ‘스위치를 눌러 상자를 켜고 끈다’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상자를 켜고 끄는 것을 이용해 길을 만들어 숨어 있는 다섯 명의 탈옥수 체포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목표다. 

단순한 규칙을 가지고 있지만 머리를 잘 굴려야 퍼즐을 해결할 수 있다

게임 진행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자’는 총 세 종류가 등장한다. 노랑 상자는 단순히 구조물로서의 효과만 있는 가장 기본적인 상자다. 보라 상자는 노랑 상자의 기능과 더불어, 플레이어와 겹친 상태에서 켤 경우 정해진 방향으로 플레이어를 날려 보낸다. 빨강/파랑 상자는 기본적으로 노랑 상자와 동일하지만 플레이어가 상자를 밟고 있을 경우 같은 색의 상자는 잠금상태가되어 전환 스위치에 영향을 받지 않게 된다. 예를 들어 빨강 상자를 밟고 있는 경우에는 맵 전체의 빨강 상자가 전환 스위치에 영향을 받지 않고 항상 켜져 있게 된다.(파란 상자를 밟고 있으면 파란상자가 전환 스위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각 스테이지별로 이 세 종류의 상자를 이용하여 다양한 퍼즐이 구성되어 있으며, 퍼즐을 풀기 위해서는 각 상자의 특징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록 두뇌 뿐만 아니라 타이밍 감각을 동시에 요구한다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두뇌’능력을 요구하지만 본작에서는 타이밍을 맞추기 위한 ‘감각’을 함께 요구한다. 초반에는 두뇌만으로 퍼즐을 해결할 수 있지만 스테이지를 진행할 수록 타이밍 감각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대표적인 예로 연속적으로 보라 상자를 이용해야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보라 상자의 효과를 받기 위해서는 꺼진 상태의 보라 상자와 완전히 겹친 상태에서 상자를 켜야만 한다. 하지만 보라 상자를 이용해 이동하는 중에 다음 보라 상자를 켤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다면 상자를 키더라도 상자의 효과를 받지 못하고 막혀버리게 된다. 무엇보다 스테이지마다 상자 간 거리가 천차만별이기에 타이밍 맞추기가 생각보다 까다롭다. 게다가 특정 스테이지에서는 몬스터와 함께 보라 상자를 통해 이동해야하는데 몬스터의 경우 플레이어보다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워서 더 예민한 타이밍 감각을 요구하게 된다.

점진적 난이도 증가는 도전욕구를 강하게 자극한다

이처럼 두뇌와 감각을 모두 요구하는 퍼즐이기 때문에 처음부터 난이도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의외로 아주 쉬운 난이도부터 매우 어려운 난이도까지 난이도 분배가 매우 적절하게 이루어져 있다. 초반에는 상자의 특성을 이해하거나 타이밍 연습을 위한 간단한 퍼즐이 주를 이루다가 점진적으로 어려운 퍼즐 구성이 등장한다. 또한 스테이지 진행에 따라 조금씩 새로운 요소를 내놓음으로서 흥미를 유발함과 동시에 난이도 향상을 통한 도전욕구도 충분히 자극하고 있다. 물론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게임이 익숙해진다고 느껴지는 순간이 오는데, 그 때부터는 세 가지 상자를 모두 이용한 복잡한 상자배치를 통해 이전보다 더욱 어려운 난이도의 퍼즐을 제공하게 된다.

다섯 명의 섹시한 탈옥수를 체포하면 임무 완료!!

퍼즐 장르를 좋아하는 편이 아님에도 [Mighty Switch Force; hyper drive edition]는 매우 만족스러운 게임이었다. 스위치를 눌러 상자를 켜고 끄는 간단한 게임 방식과 단 세종류의 상자를 이용하여 만들어내는 복잡한 퍼즐은 퍼즐이 가져야할 충분한 난이도를 구축하면서도 게임을 부담없이 즐길 수 있게 만들어두었다. 또한 앞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깔끔한 그래픽과 아기자기한 디자인 역시 게임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물론 가장 인상깊은 요소는 독특한 복장의 주인공 경찰과 섹시한 5인의 탈옥수들이지만 말이다.

못다한 이야기

- 게임 볼륨은 의외로 크다. 게임의 평균 플레이타임을 알려주는 'HowLongToBeat'에 따르면 메인 미션은 약 4시간, 추가 미션까지 수행하면 약 10시간 정도의 분량이다. 사실상 메인 미션은 난이도가 그리 높지 않기 때문에 추가 미션까지 끝내는 것이 본작을 제대로 즐기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추가미션까지 모두 끝내는데 7~8시간 정도 걸렸다.

- 메인 미션인 'Incident'가 총 16개이며, 추가 미션은 5개의 Bonus 스테이지, 16개의 Hyper 스테이지, 5개의 Hyper Bonus Stage으로 총 42개의 스테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 스테이지 별로 Best Time이 존재하는데, 정해진 시간 안에 클리어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Best Time을 무시하고 게임을 해도 상관없지만 Best Time 이내에 맞추려고 한다면 난이도는 기존보다 더 높아진다. 스테이지 전체를 거의 외워야 가능한 수준??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WayForward

플랫폼 : PC, 3DS, Wii U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하프 지니(half genie, 반인 반정령) ‘샨테(Shantae)’는 의외로 시리즈가 오래된 작품이다. 초기작인 [Shantae]가 2002년, 두번째 작품인 [Shantae: Risky’s Revenge]가 2010년, 가장 최신작인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가 2014년 에 발매되었는데, 각 시리즈별 발매시기를 볼 때 상당히 오랜시간 공백기를 두었음에도 시리즈를 지속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이유 때문에 공백기가 발생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긴 공백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리즈가 지속된다는 것은 본 시리즈가 꾸준히 좋은 평가를 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초기작 [Shantae](2002)는 ‘게임보이 컬러 최후의 명작’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후속작인 [Shantae: Risky’s Revenge]와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가 메타스코어 80점대를 기록한 것 역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의 근거 중 하나가 될 수 있다.

주인공 '샨테(Shantae)' - 머리카락을 채찍처럼 활용해 적을 물리친다

좋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의 경우는 게임이 전반적으로 매우 깔끔하고 짜임새가 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스토리의 시작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튜토리얼을 진행하는 것은 물론 게임을 진행하면서 새로운 요소들을 접하고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게 구성해두었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스테이지 진행에 따른 점진적 난이도 향상인데, 난이도 향상을 위한 요소를 한 곳에 밀집시키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요소들로 적절하게 분배해놓았다. 일반적으로 난이도 향상을 위한 요소를 생각해볼 때 스테이지를 진행함에 따라 새로운 적이 등장하고 그에 따른 적의 공격패턴 다양화를 통한 난이도 향상, 즉 ‘점차적으로 적의 공략방법을 까다롭게 만듦’으로써 난이도를 올려가는 방법을 떠올릴 수 있다. 하지만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는 적의 공격패턴 뿐만 아니라 스테이지 구조, 아이템의 습득과 그에 따라 수행가능한 액션 요소의 확장 등 여러가지 방면에서 난이도 향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이템 'Risky’s Hat’ - 아이템 습득에 따라 액션과 난이도가 점진적으로 증가한다

우선 아이템의 습득에 따라 수행가능한 액션의 종류가 증가하면서 수행 가능한 액션에 맞게 난이도 향상을 꾀하고 있다. 게임 초반에는 보유한 아이템이 없기 때문에 좌우 이동과 점프/공격 밖에 수행할 수 없지만 아이템을 조금씩 얻어가면서 활공이나 전력질주, 3단 점프 등 다양한 액션이 가능하게 된다. 그리고 단순히 수행 가능한 액션이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수행가능한 액션에 걸맞는 스테이지 구성을 통해 점진적 난이도 향상을 이루고 있다. 가령 새로운 아이템을 얻을 경우 다음 스테이지는 반드시 해당 아이템을 활용해야 하는 구간을 포함하고 있으며, 퍼즐을 풀기 위한 과정에서도 습득한 아이템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도록 만들어 두었다. 다시 말해 스테이지 진행 → 아이템 습득 → 수행가능한 액션 종류 증가 → 스테이지 구성 다양화 → 난이도 향상의 과정을 거치고 있다. 물론 앞서 업급한 ‘ 점차적으로 적의 공략방법을 까다롭게 만듦’ 또한 포함되어 있으며, 이 또한 스테이지별로 습득한 아이템의 활용과 연결지어 구성해두었다.

짜임새는 좋지만 ‘대단하다’라고 할만한 점이 없는 것은 꽤나 아쉽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장점들에 비해 본작만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을 찾기는 쉽지 않다. 각 스테이지 간 짜임새가 좋다보니 난이도 향상이 이루어지더라도 퍼즐의 경우에는 어렵지 않게 해결이 가능하다보니 맥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보니 구성이 아무리 좋다하더라도 ‘가볍게 즐길만한 좋은 게임’ 정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그 외에도 게임 플레이 외에 캐릭터 보이스나 제스처 등 시각적/청각적 요소들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많이 나타난다. 특히 캐릭터 간의 대화는 게임을 진행하는 퍼즐을 풀이하는 데 결정적인 요소인데, 텍스트만 보여줄 뿐 캐릭터의 목소리가 따로 녹음되어 있지 않다. 간혹 주인공 ‘샨테’의 대사에서 감탄사나 다른 캐릭터의 이름이 나올 경우 목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있으나 마나한 수준이며 가끔은 어색하게 들리기까지 한다. 게임 개발 당시, 일러스트의 경우 생동감을 주기 위해 100여장을 그렸다고 하는데 일러스트만큼 캐릭터 보이스에도 투자를 했다면 좀 더 흡입력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현재 개발 중인 [Shantae: Half Genie Hero]는 좀 더 방대한 분량을 보여줄 예정이라 한다.

대단한 강점이 없다는 것은 조금 아쉽지만 매우 깔끔하게 만들어진 게임인 것은 분명하다. 처음부터 어려운 난이도를 강제하는 것이 아닌 자연스럽게 게임에 익숙해지고 그에 따라 점진적으로 난이도를 증가시키며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두었다. 중소개발사에서 만든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오랜 공백기를 깨가면서 시리즈를 이어온 것은 분명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개발 중인 [Shantae: Half Genie Hero]가 킥스타터를 통해 기대 이상의 지원을 받아낸 것도 본작 [Shantae and the Pirate’s Curse]가 충분히 잘 만들어진 작품임을 보여주는 근거이기도 하다. 시리즈가 꾸준이 이어진만큼 차기작 또한 깔끔하게 만들어지기를 기대하며 본작의 아쉬움을 충분히 해소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못다한 이야기

- 원래 Shantae 시리즈의 주요 컨셉은 '변신'을 통한 스테이지 진행인데, [Shantae and the Pirate's Cures]에서는 스토리상 변신을 못하게 되어 해적아이템으로 대신하게 되었다. 변신은 못하지만 이를 아이템으로 대체한 것이기에 게임성은 그대로 유지가 되었다고 한다. 후속작 [Shantae: Half Genie Hero]에서는 다시 변신기능이 돌아온다고 한다.

- [Shantae and the Pirate's Cures] 개발시기부터 'Inti Creates'(인티크리에이츠)와 협력관계를 맺게되었다. Inti Creates 는 록맨의 정신적 계승작인 [Mighty No.9]의 개발사인데, 협력관계가 알려지면서 샨테 시리즈의 인지도가 급상승하게 되었다고 한다. [Shantae and the Pirate's Cures]의 일러스트도 Inti Creates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제목 : Shovel Knight

장르 : 액션, 어드벤처

제작사 : Yacht Club Games

플랫폼 : PC, Wii U, 3DS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5년 1월 16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17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메타크리틱(metacritic) 90점. 2014 GOTY(Game of the Year) 등재. 이 두가지만 본다 하더라도 본 작품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점수가 게임을 평가하기 위한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며, 점수가 높다고 해서 다른 게임보다 더 훌륭한 게임은 아니다.(참고로 2014 GOTY 1~3위 작품 모두 메타스코어 90점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상당히 많은 이들이 본 작품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며, 훌륭한 게임이 쏟아져나오는 시기에 ‘고전'이라는 명찰을 달고 나와 당당히 자리매김한 것은 실로 대단한 것이 분명하다.

90년대 초에 발매된 게임이라고 해도 믿겨질 정도로 완벽히 구현한 그래픽이다.

고전게임을 정의하기란 쉽지 않다. 물론 발매일을 기준으로 고전게임을 판단할 수 있겠지만 이는 상대적인 것이며, 현재 최신게임 또한 몇년이 지나면 고전게임으로 분류될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고전게임이 아닌 '고전풍 게임'으로 판단한다면 어느정도 명확한 기준으로 분류가 가능할 것이며, 그 기준은 그래픽이 아닌가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를 든다면 80~90년대에 발매된 슈퍼마리오, 록맨 등의 작품들이 있겠다. 그리고 이러한 기준으로 바라볼 때 [Shovel Knight]는 과거 게임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고전게임들의 그래픽의 느낌을 제대로 살려냈음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의외로 고전게임 명찰을 달고 출시되는 게임은 많지만, 적지 않은 수의 게임들이 보여주는 그래픽은 고전게임의 느낌을 살려내지는 못했다. 도트그래픽을 사용했지만 너무 조잡하거나 과도하게 디테일했던 것이 그 원인일 것이다. 하지만 [Shovel Knight]는 이러한 실수를 범하지 않고 게임 전반에 걸쳐 고전게임이 보여주는 그래픽을 완벽하게 구현해 내며 많은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게 만들었다.(이는 사운드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보인다.)

월드맵 - 슈퍼마리오를 차용했음을 누가 봐도 알 수 있다.

그래픽과 사운드를 통해 고전게임의 느낌을 전면에 내세 향수를 강하게 자극하고 있으나 [Shovel Knight]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고전게임들 중 많은 이들에게 알려진 (또는 추억이 있을만한) 게임의 요소를 적극적으로 차용하여 게임 내에 배치하였다. 월드맵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에서 가져왔고, 스테이지 보스가 총 8명이 있는 것과 이름이 'OOO Knight'인 것, 그리고 최종스테이지에서는 8명의 보스와 연속적으로 싸우는 것은 '록맨'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 외에도 다른 게임들의 요소들을 상당히 많이 차용했음을 발견할 수 있으며, 이는 (20대 중후반 이상) 플레이어들에게 익숙함과 동시에 어린 시절 즐겨왔던 게임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해주고 있다.


만약 그가 삽을 들고 있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그런데 얼핏보면 [Shovel Knight]는 기존에 잘나갔던 게임들을 죄다 한 곳에 모아만든 게임으로 비춰질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존 게임들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다양하게 차용하다보니 새롭다 할만한 부분들은 적으며, 한번쯤은 본듯한 느낌의 요소들이 게임 전반에 걸쳐 상당히 많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억지스럽지만) 혹평을 내리자면 기존의 게임들을 한대모아 만든 특별할 것이 없는 짬뽕게임, 올드 게이머들의 향수를 자극하는데 집중한 추억팔이게임이라고 평가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본 작품이 혹평을 받지 않은 (또는 호평을 받은) 이유는 게임이 가진 독특한 컨셉이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만약 주인공이 삽이 아닌 검을 들고 있었으면 어땠을까? 사실 검을 들고 있었다 하더라도 게임 전체에 있어서 어색한 부분은 없으며, 주인공의 연인인 shield knight와는 '검과 방패'라는 컨셉으로 하나의 쌍으로 인식하게 하여 더 익숙한 모양새를 만들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삽이 아닌 검을 들고 있었다면 땅을 파서 보물을 찾거나, 벽을 파내어 새로운 길을 만드는 등의 진행은 어울리지 않았을 것이며, 게임을 제작하는 과정에서도 생각하내기 힘들었을 것이다. 게다가 검이 아닌 삽을 들고 싸우는 기사를 통해 흔히 알고 있는 기사와는 다른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다소 우울하고 진지한 게임스토리와는 상반되는 익살스러운 행동으로 게임을 하는 내내 유쾌한 기분을 느낄 수 있게 하고 있다. (삽으로 스카이콩콩을 한다는 것이 그 예이다.) 결국 '삽을 든 기사'라는 분명한 컨셉을 통해 기존게임의 것을 그대로 가져와 섞어 놓은 게임이 아닌 분명한 컨셉 위에 적절한 재료들을 배치한 게임으로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이다.

게임 내 문제는 모두 해결해주는 아이템. 효과가 그것을 설명해준다.

잘 만든 게임이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가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데,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특정 아이템의 사용빈도가 매우 높아진다는 것이다. 각 아이템들의 기능은 매우 개성있으나 게임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굳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템들이 적지 않다. 또한 일부 아이템은 보너스 스테이지만을 위해서 사용하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보너스 스테이지의 구성처럼 아이템을 사용하여야만 지나갈 수 있는 구간을 만들어 놓거나, 특정 아이템을 사용해야만 없앨 수 있는 적을 배치하는 등의 게임구성을 통해 다양한 아이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Shovel Knight는 대박의 꿈을 꾸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Shovel Knight]는 분명히 잘 만든 게임이다. 과거 고전게임의 느낌을 그래픽과 사운드에서 완벽하게 재현했고, 고전게임의 요소를 차용해 향수를 불러일으키도록 게임 내 적절히 배치하였을 뿐만 아니라 [Shovel Knight]만의 컨셉으로 중심을 잡아 게임을 완성해냈다. 수많은 아이디어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무장한 게임들이 무수히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고전게임이라는 히든카드를 내세우는 것은 인디게임회사가 아니라면 쉽게 결정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고전게임의 향수를 자극한 것이 게임을 흥행하게 한 결정적인 전략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기까지 제작자들의 고전게임에 대한 끊임없는 분석과 고민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아마도 제작자들은 이 게임을 완성하기 위해 꽤나 삽질(digging, 디깅)을 했을 것이다. 이 같은 삽질이라면 게이머들은 언제든 환영할 준비가 되어 있다.

못다한 이야기

- 난이도 분배가 매우 적절했고, 각 스테이지별 컨셉과 특징이 분명해서 게임 내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게임을 구입하고 난 즉시 게임을 시작했고, 중간에 끊지 않고 엔딩까지 볼 정도로 몰입해서 즐겼는데, 4~5시간 정도면 클리어할 수 있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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