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Never Alone (Kisima Ingitchuna)

장르 : 퍼즐, 어드벤처, 캐주얼

제작사 : Upper One Games

플랫폼 : PC

<본 리뷰는 직/간접적인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본 리뷰는 2014년 11월 20일에 작성되었으며, 2015년 4월 26일에 재작성되었습니다.>

횡방향 시점의 퍼즐 어드벤처은 그리 독특할 것이 없는 장르다. 대부분의 게임이 비슷한 구조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퍼즐이라는 재료만을 부각시키려고 한다면 그저그런 작품이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 제작자들은 다양한 재료를 게임에 집어 넣어 가공을 함으로써 게임이 보여줄 수 있는 매력을 극대화하려고 애를 쓰게 된다. 그 결과 퍼즐보다는 게임의 스토리나 분위기, 또는 연출 등이 더 많이 부각되는 게임들이 다수 나타나게 되었고, 현재 퍼즐 액션의 대부분이 이러한 형태를 따라가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Limbo]나 [Ori and the Blind Forest]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될 것이다.) 

이누이트족 소녀와 흰 여우의 모험을 그린 퍼즐 어드벤처

Never Alone은 전형적인 횡방향 시점 퍼즐 어드벤처에 이누이트족(흔히 에스키모라 불린다)의 설화를 결합한 게임이다. 게임이 전면에 내걸고 있는 주제가 이누이트족의 설화인데, 게임의 제작 과정에서 실제 이누이트족의 고증을 얻었을 뿐만 아니라 개발에 참여를 시켰다고 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 게임을 진행하다보면 이누이트족에 대한 여러 동영상들을 시청할 수 있는데, 동영상을 통해 그들의 문화와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게임 내 등장하는 요소들도 고증을 바탕으로 구현한 것들이기 때문에 독특한 디자인을 보여준다. 작품 내에 등장하는 부엉인(부엉이인간), 살인마 등은 상당히 기괴하게 디자인 되어 있으며, 게임 중에 종종 볼 수 있는 그림들도 실제 고대 이누이트족이 그렸을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게임 내 영상자료 - 이누이트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들의 문화에 대해 직접 들을 수 있다.

 특이한 점은 게임이 어떤 목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인데, 그 목적이란 게임을 통해 이누이트족의 설화를 플레이어에게 들려주는 것이다. 게임 제작 과정에서 실제 이누이트족을 만나 고증을 얻고 자문을 구한 것은 게임을 통해 그들의 설화를 조금이라도 더 생생하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뿐만 아니라 게임의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이나 작중 인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으며 설화를 읽어주는 사람의 목소리만 들리는데, 이 사람 역시 이누이트어를 통해 설화를 들려줌으로써 실제 이누이트인 곁에서 이야기를 듣는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여기에 더해 게임이 진행됨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인터뷰/사진/그림 자료는 그들의 문화를 더 깊게 알 수 있다. 그 외에 동화를 보는 듯한 3D그래픽과 여우와 소녀의 협력을 통해 장애물을 헤쳐나가는 게임진행방식이 설화의 구성과 잘 맞아떨어지면서 시너지를 내 플레이어가 설화에 빠져들 수 있게 만들었다.

퍼즐의 참신함이나 인공지능 부분에서는 아쉽다.

그러나 설화를 들려주고자하는 목적에만 집중했던 탓인지 퍼즐을 즐기는 데 있어서는 상당히 아쉬운 점이 많다. 퍼즐의 난이도가 높지 않기 때문에 퍼즐을 기대하고 온 사람이라면 조금은 맥이 빠질 수 있다. 게임 자체가 고난이도 퍼즐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난이도를 만들 필요는 없었겠지만 난이도의 쉽고 어려움을 떠나 전반적으로 퍼즐이 단조롭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후반부에는 퍼즐의 형태가 거의 비슷하다.) 그 뿐만 아니라 퍼즐을 풀기 위한 요소들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하는데 게임 내 연출 때문에 퍼즐을 해결하기 위한 요소들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조작 측면에서는 협력 플레이가 요구되는 게임의 특성상 뛰어난 인공지능이 도움이 되면서도 특정 상황에서는 어처구니 없는 인공지능으로 유저의 의도와는 달리 게임이 잘 풀리지 않는 상황도 발생한다. 물론 가볍게 게임을 즐기면서 설화를 들을 수 있게 하려는 제작자의 의도가 보이기에 지나치지 않고 깔끔하게 만들었다는 생각도 들지만, 퍼즐을 조금 더 참신하게 만들었다면 게임 그 자체로도 충분하게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게임이 끝나면 우리에게는 생소했던 '이누이트'의 이야기를 알게 될 것이다.

게임성으로는 조금 아쉽지만 Never Alone은 게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소기의 목적은 분명하게 달성해낸 것은 분명하다. 퍼즐 어드벤처 속에 이누이트족 설화를 담아 그 느낌을 게임을 통해 잘 드러내고 있으며, 설화의 전달 역시 게임의 진행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그 과정에서 철저한 고증을 통해 그들의 생각을 변형없이 담아냈고, 적절한 그래픽과 연출을 통해 게임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게 만들어냈다. 게임을 즐기면서 이누이트족의 문화를 알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게임이 또 다른 형태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봐야 할지도 모르겠다.

못다한 이야기

- 흔히 '힐링게임'이라고 불리는 장르라고도 볼 수 있다. 소녀의 모험, 여우와의 우정, 위기의 순간 등 매우 전형적인 전개의 해피엔딩 스토리다.

- 게임의 제작 의도가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아니기에 이 정도 게임성이면 사실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 다만 게임의 소비 대상이 성인이 아닌 아동에 맞춰져 있는 교육용 게임으로 본다면 퍼즐의 난이도가 납득이 될 것이다.

- 15개국 언어로 번역된 자막을 제공한다. 물론 한국어도 포함되어 있다.

오탈자 지적 / 의견교환 / 피드백 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