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방송은 하나의 큰 트랜드입니다. 너도나도 게임 방송을 하고 누구나 게임 방송으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기도 하죠. 하지만 대부분 게임 플레이에 한정된 방송만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임 방송으로 웃음과 즐거움을 느끼는 게 주류이긴 하지만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히 아쉽죠. 하지만 그 안에서도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고 있는 방송인들이 있기 마련입니다. 게임을 ‘하는’ 방송이 아니라 게임으로 ‘떠드는’ 방송을 합니다. 게임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는 남편과 게임을 늦게 알았지만 누구보다 게임을 사랑하는 아내가 함께 방송을 합니다.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의 림바님과 양양님을 만나보았습니다.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방송하는 게이머 부부 림바(좌)님과 양양(우)님

종미니멈 : 림바님. 양양님. 소개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느 분 먼저 해주시면 좋을까요?

림바 : 저는 림바고요. 나이는 81년생입니다. 항상 느끼는 건데, ‘너를 소개해봐라'라고 하면 한마디로 말하기가 힘들더라고요. 다른 사람처럼 직업이 정해진 게 없는 것 같아서 그냥 하고 싶은 거 하고 싶은 남자 정도로 할 수 있겠네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있는데, 지금은 게임방송이랑 팟캐스트를 하고 있지만, 내일 갑자기 여행 칼럼이 쓰고 싶어지면 내일 당장 여행을 떠날 사람이죠. 눈치 안 보고 하고 싶어하는 거 하는 사람.

종미니멈 : 요약하면 '하고 싶은 걸 하고 있는 남자. 림바’. 좋게 이야기하면 하고 싶어 하는 걸 다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남자?

양양 : 오호! 그렇게 되나?

림바 : (웃음) 나쁘게 이야기하면 특출나게 잘하는 건 하나도 없는 사람. 그리고 게으르고.

종미니멈 : 그렇군요. (웃음) 그 다음은 양양님 소개해주실까요?

양양 : 저는 양양이고요. 85년생입니다. 림바랑 4살 차이 나고요. 저도 이것저것 많이 하는 타입이어서 직업을 소개하기가 애매한데 전에는 미술관에서 일했어요. 그리고 림바랑 결혼하면서 3년 정도 방송을 하고 있고, 지금도 팟캐스트를 함께하고 있고요. 꿈이 있다면 성우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종미니멈 : 두 분 다 비슷하시네요? 하고 싶은 걸 자유롭게 하고 계신다고 하면 되겠네요.

림바 : 저는 조금 다르다고 보는데, 양양은 저한테 물든 경우죠. 직장 잘 다니던 애가 물들어서 따라오더라고요. 가만히 보면 이게 재미있어 보이거든. (웃음) 일도 안 하는 것 같고. 양양은 흉내 내는 거 같고, 저는 원래 이렇게 살아온 차이가 있지 않아 싶네요.

양양 : 순수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

림바 : 왜냐하면 양양은 저랑 결혼하기 전까지 계속 직장 생활을 했어요. 그리고 저한테 이런 이야기도 했어요. 자기는 두 달만 일을 안 해도 불안하다. 자기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다. 이러더니 지금은 일 년 넘게 일을 안 하는데도 불안해하지 않아요.

양양 : 이런 걸 조금 미리 알았더라면(웃음)

림바 : 양양은 따라쟁이고, 저는 태생부터 이런 거죠.

종미니멈 : 이걸 또 좋게 이야기하면 부부가 서로를 닮아가고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양양 : 생긴 것도 닮아간대요. (웃음)

종미니멈 : 그건 잘 모르겠는데요? (웃음)

림바 : (웃음)

림바님의 친구 Moon-land님이 연재하셨던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 웹툰 中

종미니멈 : 방금 하고 싶은 걸 하기 때문에 일 년 넘게 일을 안 하셨다고 하셨어요. 예전에 루리웹에 림바님 친구분께서 문랜드(Moon-Land)라는 필명으로 웹툰을 연재하죠. 그 내용을 보면 '나 림바는 백수다'라는 내용이 있어요. 실제로 그런 기간이 있으셨나요?

양양 : 지금도 백수죠. (웃음)

림바 : 그렇죠. 지금도 백수죠. 한국에서는 고전적인 백수의 기준이 뚜렷한 직장을 가지고 있지 않거나 직업이 분명하지 않은 사람이잖아요. 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도 어떻게 보면 사업이지만 전혀 수입이 들어오고 있지 않고 게임 방송도 재미있게 몇 년 했지만 아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돈이 들어오지 않아서 직업이라고 보기 힘들죠. 물론 저는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바라보기에는 돈도 안 버는데 무슨 직업이냐라고 할 수 있죠. 그런 점에서는 지금도 백수라고 보는 게 맞겠죠.

종미니멈 : 백수라는 의미가 사회적으로 바라보는 인식에 맞춘 거고 정기적인 수입이 없어서 그런 거군요?

림바 : 그렇죠. 저는 지금 제 직업을 정말 사랑하지만,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이 서지 않는다 정도로 말할 수 있겠네요.

종미니멈 : 하루 종일 게임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어요. 어떠신지?

림바 : 생각보다 많이 안 해요.

양양 : 맞아요. 저보다도 적게 해요.

림바 : 저는 좋아하는 게임이 나오면 집중해서 하다가, 잊고 살다가, 책 읽고 영화 보면서 살다가, 관심이 가는 게임이 나오면 냉큼 사서 집중해서 플레이하다가 한동안 안 하고요. 그런데 그 당시에는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진행하고 있을 때라서 게임을 안 하면 안 되겠더라고요. 일처럼. 내가 게임 방송을 진행하는 데 할 말이 없으면 안 되니까. 게다가 리뷰도 만들어야 했고요. 리뷰 때문에라도 이틀 만에 밤새워 엔딩보고 하다 보니 웹툰이 그렇게 그려진 것 같네요.

종미니멈 : 실제로 게임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고 방송 준비과정에서 그렇게 그려졌다는 거군요.

림바 : 그렇죠.

종미니멈 : 이번에는 양양님에 대한 질문! 아까도 말씀하셨다시피 림바님보다 게임을 많이 한다고 하셨어요. 방송에서도 '양양님 매일 엑스박스 접속해계신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죠. 

양양 : 맞아요. (웃음)

종미니멈 : 얼마나 게임을 많이 하시는지 이야기를 해주신다면요?

양양 : 저도 최근 한 달 사이에는 게임을 많이 못 했어요. 예전에는 보통 퇴근하고 와서 피곤해도 4~5시간씩 새벽까지 게임하다가 자고 그랬거든요. 특히 한 게임에 미쳐있을 때, [폴아웃]이나 [포르자 호라이즌], [기어스 오브 워] 같은 걸 열심히 했어요. 제가 육성하고 레벨 올리는 거에 집착하는 편이라서 부말 같은 경우에는 10시간씩 하고도 그랬어요. 이러면 림바가 '니가 더 덕후같다'라는 말도 했어요. 그런데 저는 게임을 늦게 알았어요. 게임 시작한 지 3년 정도 밖에 안 됬거든요. 인생에서 게임을 하는 시기는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30년이 되도록 게임을 안 했으니까 압축적으로 많이 하고 있는 거라고 봐야 겠죠. 실제로 재미도 있고요.

종미니멈 : 그러면 아까 양양님이 림바님한테 물들었다고 했듯 게임도 물든 거라고 봐야겠네요?

양양 : 그렇죠.

종미니멈 : 결혼하기 이전에는 게임을 안 하신 건가요?

양양 : 그때는 게임기 자체가 없었어요. 어릴 때 친척 집에 가서 손대본 정도?

2016년까지 진행되었던 시사-정치라디오 ‘新넘버4′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쩐당’

종미니멈 : 정해진 수입이 없다고 하셨지만, 직업은 두분 다 가지고 계세요. 현재 진행하고 계시는 시사라디오 '쩐당’, 이전에는 '신넘버4'에서 진행하셨고요. 이에 대해서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림바 : 팟캐스트를 하게 된 계기, 그러니까 방송을 시작한 근본적인 이유는 스탠딩 코미디를 하고 싶어서였어요. 제가 애니메이션 프로듀서로 일하다가 그만두고 집에서 놀고 있다가 미국의 루이스.C.K.를 보고 놀랐어요.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니까. 그야말로 여기는 성역이 없구나. 정치, 종교, 사회 모든 걸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걸 보고 '난 저런 걸 하면 성격에 잘 맞겠다.’ 싶었죠. 그래서 스탠딩 코미디 글도 써보고 친구들 불러서 해보고 했는데,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연습 없이는 안 되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연습으로 뭘 해볼까 하다가 아프리카 방송을 해보자 결정했고. 그리고 주제는 뭐로 할까 하다가 내가 좋아하는 게 게임이니까 방송 주제는 게임으로 결정했죠. 그런데 혼자 하면 인기 없을 것 같아서 양양한테 같이하자고 해서 하게 되었죠. 그러다가 신넘버4에서 오디션을 본다는 공고를 보고 재미있겠다 싶었죠. 어찌 보면 일종의 스탠딩 코미디와 비슷하고 내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다양한 시사 이야기를 할 수 있어서 지원했고, 어쩌다 보니 1등으로 선발됐죠.

종미니멈 : 1등. 역시 타고난 아가리 파이터.

림바양양 : (웃음)

종미니멈 : 그 포스터 봤거든요.

림바 : 그거 양양이 만들었어요.

종미니멈 : 놀랐어요.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겠다 싶더라고요.

림바 : (웃음) 그래서 하게 됐죠. 물론 여전히 많이 부족하지만 저는 그 일이 정말 재미있었어요. 가장 내 적성에 잘 맞는 일이 아닌가. 지금도 '쩐당'을 하고 있고, 순위가 엄청 많이 떨어졌지만, 전혀 불만이 없어요. 내가 재미있으면 하는 거니까요.

종미니멈 : 양양님은 예술 분야에서 많이 일하셨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지금 하는 일과는 분야가 달라요. 지금 하시는 일과 이전에 하시는 일의 차이라던가 그에 따른 느낌이라면 어떤 게 있을까요?

양양 : 재미있는 질문이네요. 저는 미술을 전공했고 관련 직종에서 일을 계속 해왔어요. 그런데 제가 해왔던 게 사무직이 아니었어요. 사람들 앞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말하는 일이었어요. 아이들을 가르치거나 성인들 앞에서 소개하기도 하고 항상 앞에 나서는 직업이었어요. 그런데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원래 약간의 관종끼가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웃음)

림바 : 약간이라니…

양양 : 남들 앞에서 떠는 것도 별로 없어요. 지금 하는 일과 잘 맞고 림바랑 같이 하면서 잘 맞아떨어지는 게 느껴져요. 좋은 파트너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게 항상 흥분되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요.

종미니멈 : 분야는 다르지만,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측면에서 공통분모가 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고 오히려 만족스럽다고 볼 수 있겠네요.

평생 게임을 등지고 살다가 남편 덕분에 뒤늦게 게임을 빠지게 되었다는 양양님

종미니멈 : 이번에는 게임 경험 전반에 관해 이야기를 해볼게요. 양양님께 먼저 질문을 드릴게요. 원래 게임을 잘 안 하다가 결혼을 하면서 시작하게 되신 거잖아요.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으시다면요?

양양 : 결혼을 한 지 얼마 안 돼서 림바가 3DS랑 게임을 몇 개 사줬어요. 그리고 그 게임을 들고 프랑스로 신혼여행을 가서 3개월 동안 3DS만 잡고 있었어요. 그때 림바랑 같이 했던 게임이…뭐였냐? 마리오?

림바 : 이렇게 기억력이… 그때 줬던 게임이 [포켓몬 XY]였어요. 양양한테 Y를 주고 저는 X를 했죠. 둘이 시작은 같이했고 저는 천천히 하고 있었죠. 그런데 프랑스에서 놀고 있는데 갑자기 양양이 소리를 지르면서 오는 거예요. 그런데 하는 말이 엔딩을 봤데요. 3DS에서는 스탭롤이 올라가고 있고. 그런데 양양이 막 울먹거리는 거예요. 너무 감동을 받아서 그런지. 첫 게임의 엔딩을 봤을 때 누구나 느끼는 그 감동 있잖아요. 성취감 같은 것. 그러더니 갑자기 금단증상이 온 거예요. 그래서 제가 뭘 줄까하고 고민을 하다가 [진여신전생]을 줬는데 너무 어려워하더라고요.

양양 : 길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림바 : 처음에는 흥미를 보이더니 나중에는 못하겠다고 하면서 포기했죠. 그런데 그때 제가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도 가지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건 취향에 안 맞겠다 싶어서 줄 생각도 안 했는데 갑자기 그걸 가지고 가서 잠깜 해보더니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양양 : 제가 화냈어요. 왜 이런걸 진작 안 줬냐고. 왜 포켓몬 같은 것만 주냐고.

림바 : 그러더니 딱 3일 만에 엔딩을 보더라고요. 완전히 집중해서 끝냈죠. 그리고 갑자기 바하빠가 되서 한동안 [바이오하자드]가 세계 최고의 게임이라고 떠들고 다녔죠.

양양 : 하지만 실제로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중에서 좋아하는 건 그 게임 하나고요. 다른 건 싫어합니다. (웃음)

종미니멈 : 장르는 다르지만 [바이오하자드 레벌레이션]도 3DS로 나왔잖아요. 생각해보면 3DS 게임이 마음에 들어서 게임에 빠지게 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양양 : 맞아요.

종미니멈 : 헤일로도 좋아하세요. 그런데 림바님도 헤일로는 엄청 좋아하신단 말이죠. 이것도 림바님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겠네요?

양양 : 그렇죠. 사실 제가 혼자서 그런 장르를 좋아하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도 방송에서 같이하면서 실력도 많이 늘었고, 처음에는 조작도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까 실력이 붙고 재미도 느끼게 된거죠.

종미니멈 : 그러면 방송 외에도 같이 게임을 하시는 경우도 있나요?

양양 : 네. [기어스 오브 워]나 [포르자 호라이즌] 같은 건 멀티플레이를 엄청 많이 해요. 우리 둘 말고도 친구들 불러서 같이하기도 하고요. 오히려 방송보다는 실제 생활에서 게임을 더 같이 자주 하는 편이에요.

림바 : 그런데 저는 생각보다 멀티플레이를 안 좋아해요. 저는 조금 고전적인 게이머라서 혼자 게임하는 걸 좋아해요. 그러다 보니까 가끔은 기이한 모습이 나와요. 저는 혼자서 컴퓨터 앞에서 게임하고 있는데 양양은 제 친구들이랑 멀티플레이 게임을 하고 있죠. 양양이 같이 하자고 해도 나는 혼자 하고 싶다고 그러고 혼자 게임하는 거죠. 나중에는 저는 신경도 안 쓰고 자기들끼리 게임하더라고요.(웃음)

종미니멈 : 제가 예상했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네요. 원래는 항상 두분이 같이 게임을 하시는 줄 알았어요. 한명이 게임을 하면 다른 한명을 옆에서 조언을 해주는 그런 모습을 생각했거든요.

양양 : 절대 안 그래요. 그리고 방송하면서 게임하다가 림바한테 욕먹는 것도 스트레스인데 방송 안 할 때도 굳이 그럴 필요가 있겠어요? (웃음)

종미니멈 : 방송에서 림바님이 양양님한테 게임 못한다고 뭐라 하시는 게 컨셉이 아니군요?

림바 : 성격이에요.

양양 : 저 말고도 친구들한테도 그래요.

림바 : 엄청 나쁜 놈 된 거 같다. (웃음)

양양 : 그래서 림바가 혼자 게임하다가 제대로 못 하면 옆에서 다 같이 공격해요. 너도 잘 못 하잖아! 이런 식으로. (웃음)

‘SEGA가 나를 만들었고 Nintendo가 나를 키웠다’ 주옥같은 명언을 남긴 림바님

종미니멈 : 그러면 방금 림바님께서는 스스로를 고전적인 게이머라고 하셨어요. 그러면 지금까지 엄청 많은 게임을 접하셨을 텐데,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림바 : 저는 SEGA 게임들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원래 그림 그리는 걸 좋아했고, 애니메이션과 게임을 좋아했고요. 그런데 SEGA 라는 집단이 다면체처럼 느껴지더라고요. 바라보는 각도에 따라 멋지기도 하고 웃기기도 하고 별로기도 하다가 하는 그런 느낌. 이런 SEGA스러움에 홀딱 반하게 된 거예요. 메가드라이브 할 때도 슈퍼패미콤을 봐도 '니네 게임 잘 만든 거 알겠어'라고 말하면서 시큰둥했고, 오히려 SEGA 게임들이 더 멋져 보였어요. 플레이스테이션1 시절에도 세가 새턴. 세가 새턴이 아니면 게임이 아니다 싶을 정도로 고집이 있었죠. 플레이스테이션2가 전 세계적으로 1억대 넘게 팔리던 시절에도 드림캐스트를 좋아했죠. 그러다가 드림캐스트가 망하면서 방황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SEGA의 DNA가 두 갈래로 나뉘기 시작했죠. 절반은 닌텐도 쪽으로, 나머지 절반은 엑스박스 쪽으로. 그중에서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게임이 엑스박스 쪽으로 많이 가서 엑스박스를 좋아하게 되었죠. 주류를 싫어하는 것 같아요. '나 1등이야. 내가 제일 잘 나가!’ 싶으면 '병신. 어쩌라고?’ 하는 식으로. 체질적으로 저는 2등을 좋아하는 게 있나 봐요. 그래서 아마 SEGA가 없었으면 제 게이머 인생도 없었을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그런데 조금 의아한 점이 생기는 게 지금까지 방송을 들어보면 '나 림바는 닌빠다'라고 하셨거든요.

림바 : 질문을 잘해주셨어요. 두 질문이 조금 포인트가 다른 게, 첫 번째 질문은 어떻게 하다가 게이머가 되었냐에 대한 질문이었죠. 그건 SEGA 가 맞아요. 그런데 지금 나한테 최고의 게임회사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무조건 닌텐도가 되죠. 저는 드림캐스트가 망하고 나서 게임큐브를 산 이후로 닌텐도 게임을 본격적으로 접하기 시작했어요. 물론 어릴 때 조금씩 해보긴 했지만요. 처음으로 [젤다의 전설 : 바람의 지휘봉]을 하고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왜 닌텐도를 지금까지 무시했지?’ 충격을 받았어요. 말이 안 될 수준의 퀄리티의 게임이라서 그 이후로 젤다의 모든 시리즈를 다 해봤어요. 마리오 시리즈도 그렇고요. 그때부터 괜히 제왕이 제왕이 아니구나 싶었죠. 닌텐도가 잘 나갈 때는 미웠는데 지금은 또 일인자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마음 편히 즐기고 있죠.

종미니멈 : 정리하면 이렇게 할 수 있겠네요. 1등은 아니야. 그런데 닌텐도가 1등에서 물러나니까 이제는 좋아. 이 정도일까요? 시대는 다르지만 기준은 똑같네요.

림바 : (웃음) 그렇죠. 어찌 보면 반골 기질이 있어서 그런가봐요. 요약하면 SEGA 가 나를 만들었고 닌텐도가 나를 키웠다. 이 정도?

종미니멈 : 그 사이에 엑스박스가 있었고요.

림바 : 엑스박스는 꾸준히 재미있게 즐기는 친구 같은 존재죠.

직접 돈을 모아 산 게임의 소중함을 느끼면서 본격적인 컬렉팅을 시작하셨다고

종미니멈 : 게임 컬렉팅을 많이 하세요. 제 생각에는 모든 컬렉팅은 림바님이 하시는 걸로 알고 있는데 언제부터 시작하신 건가요?

림바 : 컬렉팅의 시작이라고 하면 대학생 때부터인 것 같아요. 고등학생 때까지는 돈이 없고 복사 CD 쓰던 시기였죠. 저작권에 대한 개념도 전혀 없었고요. 반성을 조금 하자면 발매일 다음 날에 게임샵가면 5천 원주고 복사 CD사서 게임하던 거라서 컬렉팅이라 할 순 없죠. 대학생 때 드림캐스트를 한창 할 때부터였어요. 드림캐스트 CD랑 본체의 로고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더군다나 왠지 드림캐스트 게임은 복사 CD를 쓰면 마음이 찝찝하더라고요. 그래서 정품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면서 전투적으로 컬렉팅을 시작했죠. 워낙 돈이 없으니까 한 달 겨우 돈 모아서 CD 한 장 사고, 그게 엄청 소중하게 느끼게 되었죠. 그래서 게임 CD가 방에 굴러다니던 게 그 이후로는 책장에 깔끔하게 꽂아두기 시작했고 엄청 뿌듯함을 느꼈죠. 그래서 지금도 그 당시에 샀던 걸 가지고 있어요. 한번도 팔아보겠다는 생각도 안 했고 정품을 가지고 있었고 군대 제대 이후에 경제적 능력이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사 모으기 시작했죠. 그런데 제가 다른 컬렉터들에 비해서 훌륭하거나 대단하다는 생각은 안 해요. 특별히 더 좋은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도 아니고요. 다만 어릴 때 추억이 있는 물건들을 지금 와서 만지면 엄청 기분이 좋으니까요. 최근에도 메가드라이브1을 샀거든요. 16-bit라고 금색으로 쓰여 있는 거 말이에요.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그래서 컬렉팅을 시작한 건 대학생 때고, 본격적인 건 군대 제대 이후죠.

종미니멈 : 그렇군요. 이번 질문을 조금 조심스럽게 드려볼게요. 실례될 수도 있어서 원치 않다면 답을 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림바님은 결혼 이전부터 컬렉팅을 하셨고, 양양님은 결혼하면서 게임을 시작하신 거잖아요. 어찌 보면 양양님은 결혼하는 시기까지만 해도 게임이나 컬렉팅에 대해 꽤 생소하셨을 것 같아요. 그런데 한집에 사시게 됐을 때 게임이 집안에 가득 있는 걸 보면서 불편함 같은 건 느끼신적은 없나요?

양양 : 전혀 없어요. 저희는 신혼집이 원래 림바가 살던 집이었어요. 당연히 림바의 공간에 있던 게임과 만화책이었으니까 제가 불편할 이유는 없죠. 당연한 거고 한 번도 의문을 가진 적도 없어요. 싫다고 생각한 적도 없고요.

종미니멈 : 이 질문을 드린 이유가 있어요. 콘솔 커뮤니티를 보면 결혼하신 게이머들이 아내가 게임을 못하게 해서 힘들다라는 이야기를 많이 하거든요.

림바 : 게임 사서 숨기고…(웃음)

양양 : 와이프 결제라고도 하더라고요.

종미니멈 : 이런 점에서 두분은 참 보기 좋다고 생각을 해요.

게임에 좀 더 진지한 접근을 하고 게임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방송을 지향한다

종미니멈 : 아까 계기는 말씀해주셨어요. 스탠딩 코미디 연습의 일환으로 시작을 하셨다고 했어요. 그런데 연습치고는 일전에 5년짜리 프로젝트라고 말씀하신 적 있어요. 이게 스탠딩 코미디의 5년 프로젝트인 것인지, 아니면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의 5년 프로젝트인 것인지 말씀해주신다면요?

림바 : 부더비(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가 5년짜리라는 말이었어요. 그것도 최소한. 내가 게임 방송을 시작했는데 5년도 안 할 거면 뭐하러 하나 싶었던 거죠. 그래서 시청자와의 공약 같은 걸 한 거고요. 물론 잘 지켜지고 있지 않지만. (웃음)

양양 : (웃음)

종미니멈 : 휴식기!

림바 : 맞아요. 휴식기가 너무 잦아서 문제지만. 시청자들한테 약속하는 의미에서 던진 말이었고 그 정도는 해야 나중에 어디 가서 방송이라는 걸 해봤자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던진 말이었어요.

종미니멈 : 그러면 따로 방송이나 유튜브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있으신가요?

림바 : 당연히 세계 정복이요.

양양 : (웃음)

종미니멈 : 세계 정복. 맥도날드도 햄버거로 세계정복했으니까 불가능한 일은 아니죠. 어떤 거로 세계정복을 하시려는 건가요? (웃음)

림바 : 게임 방송이라고 하는 게 게임 플레이 위주가 많아요. 물론 게임 플레이하면서 재미있는 장면이 나오는 건 알죠. 하지만 저는 리뷰라는 장르가 일종의 저널리즘이라고 생각해요. 글로 쓰면 문학이고 영상으로 찍으면 하나의 작품이 되고요. 그런데 게임에 진지하게 접근하는 사람이 너무 없는 거에요. 그게 조금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물론 게임 플레이하면서 웃고 떠드는 게 트랜드인걸 알아요. 하지만 그런 건 관음과 비슷하다고 봐요. 영화를 같이 볼 순 있지만, 영화를 보면서 반응하고 떠드는 걸 같이 볼 이유는 없어요. 아마 재미는 있겠죠. 유튜브에 리액션 영상들도 많으니까요. 다만 그건 제 취향이 아니에요. 게임에 대해서 공부를 해서 역사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 게임에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가 바라보는 게 저에게는 더 재미있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어요. 그래서 ‘게임 리뷰 중에서는 림바라는 녀석이 괜찮았지. 사람들이 게임을 진지하게 다루지 않을 때 이 사람은 진지하게 다뤘지.’ 라는 소리를 듣는 게 제 목표죠.

종미니멈 : 아까 게임 방송을 영화에 비유를 드셨어요. 이런 말이 있어요. 영화나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틀어주면 저작권를 걸고넘어지면서 게임은 처음버투 끝까지 플레이를 올리면 왜 아무도 저작권을 걸고넘어지지 않느냐. 그리고 이런 걸로 돈을 버는 게임 실황 방송은 근절되어야 한다 라는 말이 있어요. 반면에 오히려 게임 방송을 해주면 게임 판매량에 도움이 된다는 말도 있어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양 : 게임회사나 개발자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궁금해지네요.

림바 : 회사마다 다르지. 닌텐도 쪽은 심하게 걸지.

양양 : 회사에서 걸고넘어지지 않는다면 게임 실황을 그만둬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인 것 같아요. 스포일러 당하기 싫으면 안 보면 된다고 봐요.

림바 : 저는 조금 다르게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도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 영상을 올리는 걸 적절치 않다고 봐요. 가령 [라스트 오브 어스] 같이 스토리가 엄청 중요한 게임은 영상을 보고 나면 게임을 할 이유가 없어져요. 스트리밍을 한다고 해서 게임 회사에 금전적 이익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요. 그런 점에서는 앞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저도 처음부터 끝까지 보여준 적이 있긴 해요. 그때 시청자가 천 명이 넘어가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트랜드인가 싶었는데 죄책감이 들더라고요. 별로 의미 없는 데, 사람들이 직접 사서 해보는 게 맞는데 싶었죠. 그래서 처음부터 끝까지 스트리밍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봐요. 이 게임의 매력을 소개해주는 정도로 스트리밍을 해준다면 그게 최선이고, 그 선에서 멈추는 게 좋다고 봐요. 저작권 문제에 관해서는 게임 회사와 게임 스트리머 사이에서 조율이 있어야겠죠. 어쨌든 방금 이야기했다시피 게임의 매력을 보여주는 정도라면 게임 회사에게 도움이 될 것 같고, 게임을 이해하는 데 있어 조금 더 넓은 시야를 갖게 해주는 거라면 훨씬 좋을 거라고 봐요.

종미니멈 : 짧게 이야기하면 풀버전 영상은 아니지만, 사람들에 흥미를 느낄 정도로 맛보기로 보여준다면 적절할 것 같다는 말씀이시군요.

방송을 위한 자료 준비와 게임 방송에 대한 인식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한다

종미니멈 : 방송을 보면 소재가 굉장히 많아요. 유튜브만 봐도 200화가 넘는데 한 화마다 주제가 모두 달라요. 주제 선정은 어떻게 하시나요?

양양 : 림바가 하죠.

림바 : 제가 합니다. 제가 하고요. 처음에는 ‘게망나니’라고 해서, '게임의 역사를 망라하여 나도 알고 니도 알자'라는 코너가 있었죠. 역사 쪽을 파고 싶었어요. 남들이 안 하는 것도 있지만, 저도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장르에 비해서 비디오 게임은 역사가 너무 짧아요. 영화는 최소 100년, 미술은 몇천 년까지 가는데, 비디오 게임은 길어봐야 30년 남짓이죠. 그리고 자료가 너무 없어요. 특히 한국에는. 한국어로 된 자료는 잘 안 보이고 제대로 된 자료를 찾으려면 영어권이나 일어권으로 가야죠. 번역기 막 돌려가면서 찾아보고 그랬어요. 저는 역사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정치 팟캐스트 할 때처럼 현재 대통령에 대해 이야기할 때 과거 대통령과 비교하듯이. 소닉의 최근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처음 하는 사람은 재미있을 수 있어요. 그런데 과거 작품을 알고 배경과 음악, 역사 같은 걸 알고 하면 더 재미있어지거든요. 그런데 자료가 너무 부족해지다 보니 다른 쪽으로 찾아본 게 광고나 디자인, 캐릭터 같은 거였고, 쥐어짜 내다시피 했죠. 중요한 건 다양한 측면을 보고 싶었어요. 게임을 하면 리뷰 점수와 재미 여부, 얼마나 팔렸냐 이런 거 말고. 음악은 어떠냐. 미술은 어떠냐. 아니면 기종 비교 같은 것들요. 가령 플레이스테이션3로 나온 게임이 당연히 드림캐스트보다 그래픽이 좋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 1차원적이라고 봐요. 이건 크래파스로 그렸고 이건 유화로 그렸으니까 유화가 더 멋진 그림이야라고 말하는 거랑 똑같거든요. 드림캐스트 게임 중에서도 플레이스테이션3 게임보다 그래픽이 좋은 게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레즈] 같은 게임. 아트워크는 폴리곤 잘라서 만든 게임이지만 그래픽 성능과 상관없이 새로운 그래픽을 보여준 게임이라고 보거든요. 이런 것처럼 새로운 관점을 보여주는 게 저희 방송의 취지였다고 봐요. 

종미니멈 : 방송을 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주제 선정뿐만 아니라 리뷰나 인터뷰 등 여러 방면에서요.

림바 : 어려운 건 게임에 대한 인식 자체의 고민이죠. 열심히 인터뷰하거나 방송을 하다 보면 이런 사람이 있어요. ‘이런 거 하지 말고 게임 플레이나 해주세요.’ 정말 많아요. 답답하죠.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전보다 시청률도 낮아지고 사람들이 좋아하지도 않고. 이러면 내가 뭐하러 준비하나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 외에는 아까 말했던 자료가 너무 없다는 것 말고는 없었어요. 지금도 당장 하려면 신나서 떠들 것 같아요.

종미니멈 : 결국 자료 외네 어려운 점은 없었네요.

림바 : 자료 이야기를 조금 더 하자면 재능있는 분들이 많이 번역을 해줬으면 좋겠어요. 자료가 쌓이거나 책이 나오면 좋겠어요. 해외에 나가서 서점에 게임 코너를 살펴보면 책이 엄청 많아요. 이론이나 역사부터 시작해서 게임사 이야기까지. 그런데 그런 책이 번역이 안돼요. 들어오지도 않고.

종미니멈 : 솔직히 잘 안 팔리니까요.

림바 : 난 살건데! (웃음) 그런다고 제가 직접 번역을 하자니 쉽지가 않죠. 그래서 외국어 잘하는 게이머들이 번역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있고요. 블로그 글도 참고를 많이 해요. 그때마다 항상 조금 더 있으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있어요.

종미니멈 : 자료 수집과 방송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아쉬운 거군요.

림바 : 어찌 보면 푸념에 가깝죠. 반응이야 대중의 취향이니 어쩔 수 없죠. 만약 그런 거로 고민했으면 오래 못했죠. 내가 재미있는 거 하고 있으니까 좋은 거죠. 저는 40~50명이 제 방송을 보고 있으면 정말 행복해요. 왜 이 사람들이 내 방송을 보고 있지? 무시하는 건 아니에요. (웃음) 정말 고맙다는 거죠. 40명이면 고등학교 한 반의 인원이잖아요. 그 인원이 제게 집중하고 있다는 게 기쁜 일이죠.

‘남편 사주세요’ 진행 中 - 역대 방송 코너 중 가장 반응이 좋고 재미있었다고

종미니멈 : 이번에는 양야님께 질문을 드릴게요. 방송 대부분이 토크쇼인데 즉흥적으로 진행되는 느낌이 강해요. 림바님은 게임에 대한 경험치가 어느 정도 쌓이셨고 자료를 직접 찾으시니까 큰 문제가 없을 텐데, 양양님은 게임에 대한 경험치가 조금 부족해서 림바님만 알고 양양님은 모르는 내용이 나올 수 있어요. 토크쇼를 진행하다가 어려운 경험이 있으셨을 것 같은데?

양양 : 방송 시작한 지 1년 동안은 엄청 어려웠어요. 그때는 직장을 다닐 때고 퇴근하고 돌아오면 밥 먹고 바로 화장하고 방송을 할 때였으니까요. 실제로 그때는 아는 것도 없었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도 없었으면서 방송을 하면서 짜증은 났고요. 이런 상태로 1년 가까이 하다가 더 이상은 안 되겠다. 모르는 상태에서 할 수 있는 농담이나 반응도 있지만 나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제가 준비할 수 있는 코너를 생각했죠. 처음에는 '남편 사주세요'라고 해서 가지고 싶은 게임을 사달라고 조르는 코너였어요.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림바를 설득하는 내용으로요. 그 코너는 제가 했던 것 중에 가장 마음에 들었고 인기도 많았어요. 그 이후에는 '개발사가 궁금해요’ 같은 것들도 있었어요. 양양이 준비한 개발사의 뒷이야기. 그리고 중간중간에 Top 5 같은 것들도 했고요. 그러면서 하면 할수록 개선이 된다는 걸 느꼈죠.

림바 : 제가 '남편 사주세요'를 하기로 하고 어떤 생각을 했냐면, 뭘 사달라고 하려면 알아야 해요. 사고 싶은 게임에 대한걸. 그 이전에 양양이 맨날 방송하고 나서 하는 말이 있었어요. ‘오빠는 다 알고 나는 모르고 맨날 혼나서 짜증 난다.’라고 했거든요. 그러면 '공부를 좀 해.’라고 말을 하는데 막상 공부를 안 해요. (웃음) 그래서 어떻게 게임에 대해 공부를 하게 만들까 생각을 하다가 나온 게 그 코너였죠. 사달라고 조르려면 공부를 해야 하고, 그렇게 해서 산 게임은 적어도 열심히 하고, 다음 방송에서 할 이야기도 많아지고요. 그래서 그 코너는 정말 잘 됐어요. 조르는 과정도 좋아했고, 제가 게임을 사주면 시청자들한테 칭찬받고요. 그리고 그 게임을 플레이하면 시청자들도 더 재미있게 봐줬고요.

양양 : 그런데 그 이후로 돈이 없어서 코너가 폐지됐어요. (웃음)

종미니멈 : 나중에 방송하실 때 화면 상단에 써두셔야겠어요. 후원이 일정액수 이상 들어오면 '남편 사주세요’ 코너가 부활한다고. (웃음)

양양 : 그 생각도 하고 있어요.

지스타2016 中 - 시청자가 많지도 않은데도 찾아주는 분들이 있어 감사하다고 

종미니멈 :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가 시작된 지 2년 정도 되었어요. 지금까지 성과가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림바 : 구독자가 많지도 않고 시청자가 많지도 않은 데 저희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G-Star 2016에 초청돼서 방송도 했고, 각종 게임 관련 프로그램에 불러주기도 했고요. 사실 보시는 분들은 '얘네가 다른 애들이란 차별화되어 보인다'라고 이야기해주는 분들이 있다는 게 제일 큰 성과죠. 그리고 아마도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안 했으면 팟캐스트도 못했을 거예요. 정말 많은 연습이 됐거든요. 사람들 앞에서 말하고 반응하고 방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공부한 셈이 된 거죠.

양양 :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종미니멈 : 앞으로는 더 성과가 많아지겠네요. 작년에는 휴식기가 많았음에도 여러 행사에 참석하셨으니까요. 스튜디오도 개설하셨고요.

림바 : 열심히 해서 사람들이 잘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구독자도 늘었으면 좋겠네요. 정말 많은 사람이 보는 방송을 만들겠다기보다는 보는 사람들이 인정하는 방송을 만들고 싶어요.

양양 : 저도 지금보다는 사람이 더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림바 : 시청자가 적다는 건, 맥이 빠지면 방송하다가 지치게 되니까요. 시청자가 너무 없으면 왜 하나 싶을 때도 있죠. 그리고 어느 정도 돈은 들어와야 해요. 이 일을 하려면 유지비 정도는 최소한 들어와 줘야 하거든요. 어떨 때는 4시간 떠들었는데 1,000원 들어오고 끝날 때가 있어요. 이럴 때면 ‘대체 왜 하고 있는 걸까?’ 싶을 때가 있어요.

양양 : 특히 준비를 더 열심히 했을 때 그러면 더 허무해요.

림바 : 으쌰으쌰해서 준비했는데 반응이 별로면 그렇게 되죠.

양양 : 눈에 보이는 칭찬이잖아요? 좋아요나 추천 한번씩 눌러주는 것도 감사하지만, 수입이 너무 안들어오면 힘들죠. 일종의 선물 같은 거니까요. 그래서 가끔 성과가 별로인 날은 방송을 끝나고 나면 대체 뭐 하는 건가 싶은 적도 있었죠. 잘하고 있는 건가 의구심이 들 때도 있고요.

종미니멈 : 그렇죠. 수입이라는 게 무시할 순 없으니까.

림바 : 그렇다고 많은 돈을 벌자는 것도 아니에요. 그냥 유지할 수 있는 정도만 들어왔으면 하는데 그게 힘들다는 거죠.

종미니멈 : 스튜디오 개설하고 글을 쓰신 걸 보면 앞으로 트위치에서도 방송할 예정이라고 하셨어요. 앞으로 방송 계획은 어떻게 될까요?

림바 : 요즘은 유튜브의 매력을 알아가는 중이에요. 유튜브가 라이브를 진행하면 바로 저장이 되니까 시청도 편리하고요. 그래서 일단은 유튜브를 먼저 진행할 생각이에요. 트위치 동시 송출도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컴퓨터 사양이 따라줘야 하는 문제니까요. 아프리카는 요즘 들어서는 좋아지긴 했는데 화질이나 폐쇄성 문제가 조금 있어서 앞으로는 조금씩 줄이면서 닫을 생각이에요. 그런데 아프리카가 우리는 키워준 플랫폼이고, 아프리카 시청자분들도 남아있으니까 바로 끝내버릴 순 없어요. 시간을 두고 아프리카-유튜브 병행을 하다가 방향을 잡아나가야겠죠.

Studio 1-23의 내부 - 스튜디오와 카페가 공존하는 림바님과 양양님의 꿈의 공간

종미니멈 : 스튜디오1-23. 뭐라고 읽어야 하나요?

림바 : ‘스튜디오 일이삼’이라고 읽으면 되요.

종미니멈 : 스튜디오에 대해 소개를 해주신다면요?

양양 : 지금 이 스튜디오는 저희의 꿈의 공간이죠. 여러 가지 이유가 합쳐져서 만들어졌어요. 놀고 있던 공간이었고, 지원도 있었고, 팟캐스트도 하고 있고, BDC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고, 성우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용 가능하고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이용할 수 있죠, 그리고 놀러 오시는 분들이 음료라고 한잔할 수 있게 카페도 차려뒀고요. 그걸로 적은 돈이라고 벌 수 있고. 노후를 위한?

종미니멈 : 아직 젊으시잖아요. (웃음) 어찌 보면 '목소리'를 위한 공간이 되겠네요. 방송도 목소리, 라디오도 목소리, 성우도 목소리니까요. 이런 점에서는 스튜디오를 오픈하신 게 정말 좋은 결정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림바 : 여담이지만 한마디 하자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모두 차고에서 시작했어요. 보시다시피 여기도 차고 옆 공간을 개조해서 만들었거든요. 한국에 자수성가한 재벌이 없는 이유는 차고가 없어서다. 그런데 우리는 차고가 있다. 그래서 나중에 성공하면 차고 옆 스튜디오여서 성공을 했다고 말하려고요. (웃음)

종미니멈 : 이거 이상하게 와전되면 '너희는 차고 없어서 성공을 못했다'가 되는거 아닌가요? (웃음)

림바 : '꼬우면 니네도 만들어!’ (웃음)

종미니멈 : 지금은 웃으면서 농담처럼 이야기를 하지만 나중에는 꼭 잘되었으면 좋겠네요.

림바 : 항상 하는 이야기지만 저도 그렇고 양양도 그렇고 금전적 욕심은 별로 없어요. 밥 먹을 수 있고, 두 다리 뻗을 수 있고, 가끔 여행 갈 돈 있으면 돼요.

양양 : 게임기 살 돈도.

림바 : 그렇지. 그게 다 부자가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그 정도만 있으면 충분히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방금 차고 이야기는 농담에 가깝고 (웃음) 금전적 성공보다는 우리만의 공간을 만들어서 방송도 하고 팟캐스트를 하면서 시청자들이 잘한다고 평가를 해주면 좋겠어요.

양양 : 돈보다는 명예다?

림바 : 명예까지는 아니고. (웃음)

종미니멈 : 그래도 기왕이면 더 비싼밥 먹고, 더 편한 곳에서 자고, 더 오래 여행다니고, 더 많은 게임을 사면 좋잖아요?

림바 : 너무 부자는 안되려고요. 돈을 너무 많이 벌면 피곤해요.

양양 : 내가 못살아. 어떻게 살어. (웃음) 이렇게 림바처럼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 돈까지 많으면 피곤해지죠. 그래서 지금은 자발적 거지!

종미니멈 : 아까 말씀하셨던 백수랑 비슷하네요. 자발적 백수.

두 분 모두 자타공인 닌빠인만큼 정말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는 닌텐도 스위치

종미니멈 : 콘솔에 대해 이야기를 조금 해볼게요. 다음 주에 닌텐도 스위치가 발매돼요. 소문에 따르면 스위치를 4대나 예약하셨다고 들었는데 진짜인가요?

림바 : 저희가 한 게 아니고요. 지인이 4대를 예약해뒀어요. 그중 한대를 우리에게 넘기라고 이야기를 했고 승낙을 받았는데 돈이 없어서 못 받을 수도 있어요. (웃음) 그래도 조금 늦춰지더라도 오픈케이스를 할 생각이에요.

종미니멈 : 아이고. (웃음) 그런데 닌텐도 스위치가 정식 발매 소식도 없는데 이상하리만큼 국내에 관심이 높아요. 동시에 우려도 아주 크고요. 일단 하드웨어가 부실하다는 점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

림바 : 닌텐도의 딜레마죠. Wii도 그랬고, Wii U도 그랬고, 3DS도 그랬고요. 새로운 게임을 지향하다 보니 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이에요. 서드파티 게임들은 PC-XB-PS라는 멀티플랫폼을 지향하다 보니 Wii U로는 게임을 내놓지 못했죠. 성능 차이가 나다 보니까. 그런데 이건 해결하기가 참 난감하죠. 더 좋은 콘솔을 내놓으면 닌텐도스러움이 사라지고, 지금처럼 밀고 가면 서드파티 게임이 뒷전이 될 거고요. 다만 저는 닌텐도의 방향을 존중해요. 왜냐하면, 비슷한 성능의 콘솔이 세 종류나 있을 필요가 없어요. 닌텐도한테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걸 바라는 건 말이 안 돼요. 혁신은 좋으나 혁신하지 말라는 거랑 같아요.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죠. 닌텐도를 즐기실 분은 즐기고, 좀 더 고사양을 원하면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을 사는 게 맞아요. 그리고 스위치는 두 가지 차원에서 접근을 해야 해요. 거치용 게임기로는 성능이 떨어질지도 모르지만, 휴대용 게임기로는 역사상 최고의 성능이거든요. 이런 점에서 보면 닌텐도의 선택은 훌륭하다고 봐요. 3DS나 PSP 유저들이 흡수가 될거고 기존 닌텐도 팬들이 합해지면 Wii U만큼 망하지는 않을 거라고 봐요. 정말 기대중이에요.

종미니멈 : 방금 림바님이 닌텐도스러움이라 하셨는데 이에 대해서 양양님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게임에 빠지게 된 계기가 3DS 게임들이기도 하니까요.

양양 : 제 머릿속에 닌텐도하면 떠오르는 키워드는 대중성이에요. 멀티기종을 가지고 있는 하드 게이머들을 제외하고, Wii나 Wii U만 가지고 있는 분 중에서는 스스로 게이머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고 봐요. 3DS도 마찬가지인 것 같고요. 그래서 림바가 말했던 것처럼 닌텐도에게 고사양 차세대 게임기를 논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더 가벼운 플랫폼, 더 가벼운 콘솔로 가는 게 닌텐도스러운거고 그게 대중의 관심을 많이 끌 거라고 봐요. 이번에도 사양이니 어쩌니하며 말이 많지만, 휴대용과 거치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는 점에서도 대단한 콘솔이 되지 않을까 싶죠.

종미니멈 : 대중성이 뛰어나다는 점에서 이번 닌텐도 스위치는 훌륭하다는 거군요. 생각해보면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 그러니까 거치용 게임기가 대중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오히려 대중성은 PC가 더 크고요.

양양 : 한마디 더 하자면, 닌텐도의 역사를 따져보면 이번 스위치는 엄청난 발전이라고 봐요. Wii U도 따로 가지고 놀 수 있었지만, 집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잖아요. 하지만 이번 스위치는 집 안이라는 공간을 벗어날 수 있게 되었으니까 발전을 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얼마 전에 [포켓몬Go]를 하다가 느낀 거였는데, 지금 포켓몬에 대한 전국민적인 관심이 일어나고 있어요. 길 가다 모르는 사람인데도 [포켓몬Go]를 하는 걸 보면 반응을 하기도 하고, 고속도로를 가다가 '운전 중 포켓몬Go는 위험합니다'라는 판넬도 있고요. 이 정도 관심과 사회적 반응이면 진짜 우스갯소리로 하던 닌텐도가 세상을 지배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싶네요.

포켓몬이라는 컨텐츠의 파급력은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에도 큰 영향을 미칠거라는 

종미니멈 : 그러고 보니 [포켓몬Go]가 성공이 닌텐도 스위치의 성공에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그에 대한 반론으로 모바일로 나왔기 때문에 성공한 거지 그 관심이 닌텐도 스위치로 이어지지는 않을 거다고 이야기하기도 하고요.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림바 : 컨텐츠에 대해 먼저 이해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예를 들어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요. 극장을 사지는 않죠. 7~8,000원 주고 영화를 보는데, 여기서 더 좋아하게 되면서 블루레이나 DVD를 사고 신발도 사고 티셔츠도 사고 하는 거죠. 이게 컨텐츠가 가지는 힘이에요. 포켓몬이라는 컨텐츠가 가지는 힘은 모바일에서 한정되어 있지 않아요. 포켓몬을 많이 좋아하면 포켓몬을 하기 위해 스위치를 살 수 있어요. [포켓몬Go]는 포켓몬이 얼마나 킬러 타이틀인지 증명을 한 셈이고요. 그리고 현재 3DS로는 포켓몬 후속작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에는 후속작이 스위치로 나올 것이 거의 확실하니까 파급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게 맞아요. 보통 많은 사람이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공에 대해 이야기할 때 성능으로 이야기해요. 하지만 그건 코어 게이머들끼리 이야기하는 거고 사실상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공은 발매 시기와 가격기 가장 중요해요. 가격이 엑스박스보다 저렴하고, 발매 시기가 빨랐어요. 초반부 콘솔 경쟁은 빠른 발매와 가격이지 성능으로는 쉽지 않아요. 일반인에게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4의 성능을 비교해보라고 하면 차이를 느낄 수 없어요. 정말 코어 게이머들에게나 성능이 중요하지 보통 게이머들이 성능에 환장하지는 않아요. 그런 점에서 생각을 해보면 어떤 컨텐츠, 어떤 게임이 나오느냐가 중요한 거고, 스위치는 가격도 저렴하고 [젤다의 전설]이라는 런칭 타이틀이 있어서 충분하다고 봐요. 물론 지금은 타이틀이 부족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나의 트랜드가 될 거라고 봐요. 예전에 NDS가 성공을 거둔 이유 중 하나가 사람들이 들고 다니는 것 때문이거든요. 밖에서 스위치를 들고 다니면 정말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아요. 누군가 지하철에서 스위치를 들고 게임을 한다? 궁금증이 생길 거에요. 그리고 카페에서 게임을 하고 있으면 누군가는 가지고 싶다는 생각을 할 거예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트랜드가 될 거 같아요. 20~30만 원 정도의 저렴한 가격에 카페에서 애인이랑 게임할 수 있고 가지고 다닐 수 있고 하니까요. 다만 국내는 잘 모르겠고, 유럽에서 판매가 잘 될 것 같아요. 생활환경이나 경제적 수준 같은 걸 고려해보면 말이죠. 그리고 유럽 쪽에서 흥한 콘솔이 결과적으로 이긴다는 말이 있거든요. 예전에 엑스박스 360이 북미에서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에서 플레이스테이션 3가 치고 올라와서 비슷하게 마무리 지은 걸 생각하면 스위치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종미니멈 : 포켓몬의 컨텐츠가 파급효과가 있다는 걸 [포켓몬Go]로 증명을 했고 그게 스위치의 성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거군요.

림바 : [GTA]나 [어쌔신 크리드] 같은 게임들 유명하잖아요.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거 몰라요. 게이머들 사이에서 파급력이 큰 거죠. 그런데 포켓몬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파급력이 있으니까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죠.

종미니멈 : 런칭 소프트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어요. 런칭과 동시에 아홉 개의 타이틀이 나오는데, 신작이 2~3개밖에 안되요. 선점 효과를 생각해보면 결코 작은 문제가 아닐 텐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림바 : 저도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해요. 오랫동안 준비했는데 런칭 타이틀이 확실히 부족하죠. 그런데 과거 콘솔의 역사를 살펴보면 런칭 소프트의 부족은 기기가 얼마나 팔리느냐에 따라 소프트의 개수가 금방 해결돼요. 가령 Wii 같은 경우도 발매 초기에는 할 게임이 없어서 문제였는데, 나중에는 게임이 너무 많아지는 상황에 다다랐죠. 그런 선례를 볼 수 있듯이, 지금은 문제지만 스위치의 성공과 실패를 이야기하기에는 무리라고 봐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스위치로 게임 개발이 쉽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타이틀이 금방 늘어날 거라고 봐요. 이런 점은 닌텐도가 머리를 잘 쓴 거고요. 그리고 예전에 방송에서 예측으로 이야기했던 건데, 스위치가 잘 팔리면 많은 수의 모바일 게임이 스위치로 이식이 될 거라고 봐요. 코어 게이머는 대작을 위주로 즐기겠지만, 그 이외에는 그때그때 모바일 게임을 받아서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닌텐도는 이미 선점효과를 놓쳤다는 것과 성능 면에서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아예 다른 방향으로 전략을 세운 걸 수도 있죠. 물론 예측이니까 장담은 못 해요. 정치 팟캐스트 할때도 예측이 제일 어렵거든요. (웃음) 그래도 감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스위치는 큰 성공을 할 거라고 봐요.

신규 IP [암즈]에 대해서는 예상 밖으로 두분이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종미니멈 : 신규 IP도 공개가 되었어요. [암즈]라는 게임이죠. 어떻게 생각하세요?

양양 : 오! 완전 재미있어 보였어요. 조이콘을 잡고 권투하는 게임이잖아요. 딱 제 스타일에요. 사실 제가 키넥트 게임을 좋아해요. 몸으로 하는 형태요. 그리고 스위치의 특성을 잘 활용한 것 같아요. 시원시원하게 게임을 할 수도 있고요. 새롭기도 하고요.

종미니멈 : 어찌 보면 Wii의 위모콘과 비슷한 형태에요. Wii Pit이나 Wii Sport를 그대로 가져온 거라고 볼 수 있단 말이죠. 충분히 성공한 내용을 이어가는 모습. 그런 점에서 신규 IP로써 얼마나 성공할 거라 보시나요?

양양 : 저는 좋지만, 기존 게이머들에게 먹힐지는 모르겠어요. 키넥트 게임이나 위모콘을 이용한 게임들은 적절히 잘 살린 경우라면 좋지만, 대부분 몸을 활용한 게임들은 장기적으로 먹히긴 힘들었잖아요. 그래서 썩 잘 될 것 같지는 않아요.

종미니멈 : 그러면 대중의 입장에서는 어떨까요?

양양 : 닌텐도의 국내에서의 성공을 예측해보면, 아예 게임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들이 스위치를 살 확률은 적다고 봐요. 오히려 기존 게이머들이 닌텐도의 새로운 동향을 어떻게 바라보느냐가 관건일 것 같아요. 왜냐하면, Wii U의 실패도 있었고, Wii는 조금 특이한 경우였고요. 그런 점에서느 스위치 자체는 기존 코어 게이머들의 관심이 더 큰 거라고 봐서, [암즈] 같은 게임은 코어 게이머들에게 먹히기는 힘들지 않나 싶네요.

림바 : 저는 조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어요. 처음 DS가 나왔을 때 제가 일본판 DS를 샀어요. 국내 정식발매되기 전에. 그때 정말 많은 친구가 관심을 보였어요. 그리고 몇 년 뒤에 DS가 나오면서 큰 성공을 거뒀잖아요? 정말 많은 대학생들이나 중고등학생들이 들고 다니면서 게임하고 그랬거든요. 그런 면에서 한 번쯤 DS를 구입해본 사람이 스위치를 안 살 것 같지는 않아요. 새롭기도 하고요. 그리고 누군가가 들고 다니면 게임을 안 하던 사람도 관심이 생길 거고요. 물론 어느 정도의 광고와 프로모션이 진행되어야겠지만요. 그래서 DS가 성공했던 것처럼 프로모션을 제대로 한다면 다른 콘솔보다 국내에서 더 많은 판매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어요.

종미니멈 : 생각해보면 DS나 3DS는 어린아이들을 타겟으로 삼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를 애들에게 사주기는 부담스럽죠.

림바 : 그리고 엑스박스나 플레이스테이션이 거실을 장악하잖아요. 사실 거실이 아이들에 노는 공간은 아니거든요. 어른들의 공간이지. 그런 점에서 스위치는 가지고 다니면서 놀 수 있으니까 타겟이 훨씬 넓죠.

X-Box의 현 상황과 [스케일 바운드]의 취소는 분명 아쉽지만 앞으로가 중요하다

종미니멈 : 프로모션 이야기하니까 엑스박스 이야기도 해야겠네요. 엑스박스가 국내에서 상황이 여러모로 안 좋아요. 프로모션도 거의 안 하고 사건사고도 많았고요. 국내 엑스박스 상황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림바 : 사람들이 엑스박스 코리아를 엄청 욕하는데, 사실 욕해봤자 바뀔 건 없어요. (웃음) 단순하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코리아는 아시아의 지부 중 하나에요. 그래서 독단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어요. 어찌 보면 마이크로소프트가 한국 시장에 관심이 없다고 봐야겠죠. 워낙 작은 시장이기도 하고요. 그래서 가장 좋은 방법은 게임기가 많이 팔리면 마이크로소프트도 관심을 가질 거에요. 물론 거꾸로 말할 수도 있죠. 광고를 해야 팔린다는 식으로. 어쨌든 욕한다고 해결될 건 아니고, 요즘은 많이 아쉽다는 거죠. 엑스박스 원이 사람들의 인식보다 매력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너무 플레이스테이션 쪽으로 편중되어 있으니 어쩔 수 없죠. 그래서 스콜피오가 나올 때쯤에는 아시아 시장에 투자를 좀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스콜피오는 업그레이드라기보다는 신기종에 가깝다고 봐요. 그때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해서 한국시장에도 투자하면 좋겠다 싶어요.

종미니멈 : 엑스박스가 매력적인 콘솔이라고 하셨는데, 양양님께서는 어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양양 : 제가 미술을 했던 사람이라 그런지 플레이스테이션의 인터페이스를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리고 패드 버튼이며 디자인이며 그런 것들이 얼마나 직관적으로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그런 점에서 엑스박스 원이 훨씬 뛰어나다고 봐요. 사실 독점작 타이틀 비교나 사양 비교는 무의미하다고 봐요. 하지만 인터페이스 디자인이나 패드의 디자인은 엑스박스가 뛰어나다고 생각해요. 패드도 새로운 것들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고요. 닌텐도의 아미보랑 비슷한 것 같아요.

종미니멈 : 독점 타이틀 이야기를 하셨는데, 작년에 [스케일 바운드]가 제작취소 되었어요. 이게 향후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림바 : 필 스펜서라는 사람의 게임 철학이 이해가 돼요. 간단하게 이야기를 하자면 게이머 친화적인 환경을 만들고 싶은 거에요. 그래서 X-Box play Anywhere 정책을 시작하고 하위호환에 많은 신경을 쓰는거죠. 이렇게 전체적인 플랫폼을 잘 구축해두면 평생 간다고 판단한 것 같아요. 그리고 이에 대해서는 저도 동의해요. iOS를 떠올려보면, 앱스토어가 만들어질 때는 킬러타이틀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환경이 문제였지. 맥, PC, 타블렛 등 어떤 기종에서든 앱스토어에서 산 것들은 호환이 된다. 그래서 언제든지 열어서 즐길 수 있고 그 이익이 개발사와 플랫폼 사이에 얼마나 돌아가게 되고, 일종의 시장이 된 거죠. 그런 면에서 필 스팬서가 개발사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시장을 만들어 둘 테니 게임을 만들어'라는 거죠. 지금 엑스박스 원으로 게임을 내놓으면 다음 세대 그다음 세대까지 팔린다는 의미죠. 만약 지금 닌텐도 스위치로 게임을 낸다면 3년 정도 팔리다가 끝나겠지만, 우리에게 오면 10년이고 20년이고 계속 팔린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듯해요. 그래서 시장 구축에 많은 신경을 쓰다 보니 각각의 개발사들에게는 많은 신경을 못 쓴것 같아요. 그런 점이 필 스펜서의 성공과 실패라고 보고요. 그래서 [스케일 바운드]는 정말 아쉬워요. 엑스박스 쪽에서 제일 부족한 게 일본식 RPG에요. [스케일 바운드] 하나 있었는데 없어진 거죠. 그리고 필 스펜서가 많이 신경 쓰는 게 멀티플레이라고 봐요. 아마 [스케일 바운드]가 취소된 가장 큰 원인일 거에요. 처음 [스케일 바운드]를 봤을 때 [데빌 메이 크라이]나 [몬스터 헌터] 같은 게임이라고 생각했는데, 지난 2016년 E3에서 갑자기 멀티플레이가 발매되었어요. 엄청 뜬금없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그것 때문에 취소되었다는 설이 유력하다고 봐요. 카미야 히데키는 지금까지 게임을 만든 걸 보면 싱글플레이 게임을 많이 만들었거든요. 그런 점에서 핀트가 어긋나지 않았나 싶어요. 그래서 정말 아쉬워요. 차기 엑스박스는 일본 제작사를 잘 구워삶아야 한다고 봐요. 게임업계의 양대축이잖아요. 북미 시장이 지금은 크지만 여전히 일본 게임은 무시할 수 없거든요.

종미니멈 : 타이틀 수가 정말 중요하다는 거군요. 엑스박스 스콜피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림바 : 사실 저는 크게 신경 안 써요. 좋아하는 게임도 할 시간이 부족한데 그 많은 게임을 언제 다해요. (웃음) 다만 다양한 유저를 끌어들이려면 다양한 게임이 필요한 게 자명하죠. 항상 이야기하지만, 유저끼리 기종 싸움하는 게 바보 같다고 생각해요. 회사들끼리 경쟁하는 건 좋아요. 서로 경쟁하면서 더 잘 만들겠다고 노력하게 되니까. 매번 말하는 게 비율이 4 대 3 대 3 이 제일 좋다고 봐요. 소니가 4, 마이크로소프트가 3, 닌텐도가 3 이런 식으로. 이렇게 시장이 분할되면 가격은 내려가면서 게임은 더 잘 만들어질 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소니가 6이고 나머지 둘이 2씩 먹은 상황이죠. 그래서 4 대 3 대 3 정도로 균형을 가지고 싸우는 게 게이머들에게는 가장 행복한 상황이 되죠.

종미니멈 : 하긴 엑스박스 360, 플레이스테이션3, Wii 시절이 딱 그런 시기였네요.

림바 : 그렇죠. 판매량도 모두 잘 나왔고, 독점작도 다들 훌륭했고요. 세일도 많이 했었죠. 전체적으로는 그런 시장이 형성되는 게 좋지 않나 싶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즐겁게 사는 두 분. 오래도록 행복하게 활동하시기를!

종미니멈 :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양양 : 일단은 2017년이 벌써 두 달이 지나갔어요. 제가 일은 쉰 지 14개월이 지났다는 의에요. 그래서 올해 가장 바라는 건 풀타임 근무를 하지 않으면서 방송과 성우일 같은 거로 돈벌이가 되면 좋겠다 싶어요. 그러면 저희도 힘이 생기고 더 큰 일을 도모해볼 수 있으니까요. 물론 그러려면 저희가 결방 없이 열심히 하는 게 맞지만요.

림바 : 아직도 많은 고민 중이에요. 지금 말하는 게 앞으로 꼭 할거라는 장담은 못 하겠어요. 이제 스튜디오를 막 오픈했으니까 열정은 가득해요. 가장 큰 계획은 팟캐스트 '쩐당'을 어느 정도 위치까지 올려놓는 게 목표고, 다음 목표는 부부 더 비디오 게이머즈를 재개해서 시청자들이 믿을만한 방송으로 복귀시키는 거예요. 일주일에 한 번이든 두 번이든 정기적으로 같은 시간이 시청자를 만나 뵙는 게 목표에요. 이 두 가지만 잘한다면 그다음 목표는 또 생겨날거라고 생각해요. 다른 방송이든 뭐든. 그래서 시사-정치든 게임이든 림바라고 하면 '걔가 참 잘했지. 매력 있지’ 같은 말을 듣는 게 목표라고 봐야겠죠.

종미니멈 : 마지막 질문입니다. 팬분들께 한마디씩만 해주세요.

양양 : 준비하고 있었어요!

종미니멈 : 정말요? (웃음)

양양 : 저는 이런 프리토크 좋아하거든요. 게임에 관심이 없는 제가 이렇게 된 건 림바 덕분이에요. 저는 림바를 '게임 큐레이터'라고 부르고 싶어요. 림바가 게임에 대해 가이드를 해주고 제 반응을 보면서 또다시 가이드를 해주는 능력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BDC에서 저와 림바를 두 축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 림바의 기여도가 더 높다는 걸 인정해요. 그리고 우리가 하고 싶은 게 게임을 하나의 예술 장르이자 대중문화로 바라보고 사람들에게 재미있게 전달하는 거예요. 이런 것들이 우리 방송에서 충분히 잘 보였으면 좋겠어요. 올해는 여러 가지 코너를 하면서 더 발랄하고 똘끼있기 해보고 싶어요. 그만큼 더 많은 사람이 사랑해줬으면 좋겠고요.

종미니멈 : 그다음 림바님께서도 한말씀!

림바 : 저는 부더비 방송 보시는 분들이 정말 인내심이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방송을 잠깐 하다가 결방하고를 반복하는데도 저희를 기다려주시니까. 그래서 정말 고마운데…(침묵) 더 인내심을 키우면서 저희 방송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웃음)

종미니멈 : 2시간 20분 정도 인터뷰 진행을 했는데, 정말 지금까지 인터뷰 중 가장 길어요. 긴 시간 동안 인터뷰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앞으로 부더비든 쩐당이든 모두 잘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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